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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투표! 그대에게 보내는 투표소

김혜성 남원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김혜성 남원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온 나라를 태울 듯이 강력한 햇살을 뿌려대던 성난 태양도 서늘한 가을바람에 진정되니 북녘에서부터 오색단풍이 내려온다. 그에 맞춰 내 근무경력도 짙어진다.

새벽별, 밤별과 함께했던 국회의원선거가 갈무리되고 이마에 땀이 스멀스멀 올라온 2016년 초여름 날이 생각난다. 찻잔을 두고 나와 마주앉은 아파트 동대표선거 선관위 위원은 공정한 선거관리방법과 투표율 제공방법을 물었다.

1명만이 대표가 되는 소선거구제하에서 엄정중립이 훼손되면 곧 부정선거로 귀결됨을 익히 알고 있던 나는 선거관리규정을 물었고 노인은 무턱대고 찾아온 것이 미안한 듯 수줍은 웃음을 건넸다.

그럼에도 공정한 선거분위기 속에서 정당성과 대표성을 두루 갖춘 당선인이 탄생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아파트 숙원사업이 척척 해결되었으면 하는 갈망은 눈빛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간의 선거행태를 물었을 때 그는 규정에 없는 선거관리방법은 자체 선관위에서 결정하는데 대개 목소리 큰 위원의 뜻에 따라 결정되고, 선거공보가 있다가 없고 벽보 첩부장소도 제각각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엘리베이터 안에 붙은 선거벽보는 광고전단지에 제자리를 양보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방문투표를 하고서야 겨우 선거를 마치면 부정선거였다는 뒷말이 이어졌고 낮은 투표율로 인해 대표성이 결여된 동대표는 각종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하였다. 그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 하나 ‘K-Voting’.

‘K-Voting’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IT기술을 접목해 개발한 ‘온라인투표시스템’으로 2013년 10월부터 민간단체의 선거, 기관·단체의 의사결정 수단으로 지원되고 있다.

내 손안에 투표소인 온라인투표를 활용해 선거를 치르면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투표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자연스레 대표성이 확보되고, 후보자의 공약과 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며 투표용지를 인쇄할 필요가 없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하나의 양념이 되어 공정성까지 담보할 수 있다.

이렇듯 편리성과 공정성, 경제성이 담보되다 보니 온라인투표는 날이 갈수록 수요처가 늘어나고 있다. 도내에서는 완주군청에서 2016년 조례를 정비해 공동주택 동대표선거에 온라인투표를 적극 도입했고, 전북대학교에서도 2017년도 학생회 임원을 온라인투표로 선출했다. 최근에는 정당의 당대표선거에서도 온라인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투표는 주민생활에 밀접한 사안에 대한 주민의사를 집약해 직접민주주의, 책임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원전·쓰레기 소각장·공항이전 등 이해관계에 얽힌 사회갈등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올해 전라북도교육청에서도 주민제안사업선정을 위해 자체개발한 온라인투표를 활용한다고 한다.

자꾸 쓰면 진화하고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고 했던가. 수요 증가에 발 맞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도 보안기술의 혁명이라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안정성과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좀 더 안정적인 온라인투표시스템을 위해 블록체인기반 온라인투표시스템 개발에 나선다고 하니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의 부활을 볼 날도 머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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