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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떼와 풍등

버드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할 때 새(새 떼)와 부딪쳐 발생하는 사고를 가리킨다. 항공기가 이륙할 때 최고 속도는 시속 370㎞에 달하는데, 인근에서 날아다니던 새 떼가 있다면 피하기 힘들다고 한다. 새가 비행기에 부딪치는 데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면 기체가 추락한다. 비행기와 약1㎏ 정도의 새 한 마리가 부딪칠 때 가해지는 충격은 무려 5톤이 넘는다고 한다.

2009년 1월 15일 미국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US 에어웨이스 1549편 항공기는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 직후 거위 떼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엔진에 불이 붙은 비행기는 뉴욕 센트럴파크 인근 허드슨강에 불시착해야 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버드스트라이크 사건은 2013년 136건에서 2016년 288건에 달할 만큼 증가 추세다. 이런 사고로 인한 피해는 세계적으로 연간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공항마다 비상이다. 조류를 퇴치하기 위해 유해조수 사냥꾼 등을 동원해 엽총을 쏘아 잡거나 첨단 음향기기를 동원한다. 이제는 드론까지 동원되고 있다. 드론에 적외선 카메라를 장착, 공항 주변의 새 떼를 포착한 다음 공포탄 소리를 내거나 맹금류인 독수리나 매의 울음소리를 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버드스크라이크의 약5% 정도는 큰 사고로 이어진다고 한다. 크든 작든 항공기 사고는 ‘큰 사고’이니, 공항이나 항공사, 그리고 항공기 제작사들의 고민이 크다.

지난 7일 오전에 발생한 경기도 고양 저유소 폭발사고 원인으로 ‘풍등’이 지목됐다. 경찰이 풍등을 날린 남성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여론은 저유소 폭발이 풍등 때문만이 아니라 저유소 관리 부실 책임이 크다고 한다. 저유소에 45개 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었지만 화재 후 18분간 무용지물이었다. 앞서 저유소 800m 거리 초등학교에서 열린 풍등 행사는 불법이었다. 공항에서 이륙한 여객기를 향해 청둥오리떼를 날려 격추시킨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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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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