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폄훼한 것 중의 하나가 악취 문제였다. WSJ는 기금운용본부가 축사와 분뇨 처리 시설에 둘러싸여 올들어 155건의 악취 민원이 제기됐다는 기사와 함께 돼지 삽화까지 넣어 한껏 조롱했다. WSJ의 보도가 상당 부분 과장돼 도민들의 분노를 사기는 했으나 올 여름 혁신도시 주민들이 악취로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전북혁신도시는 지난 2013년부터 공공기관과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고 입주민이 늘어나면서 인근 농가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자치단체간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지금껏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전북도, 전주시가 지난달 전북혁신도시 악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서도 악취 대책을 놓고 자치단체간 이견을 노출했다. 축산단지와 가축분뇨처리시설이 밀집해있는 김제시의 경우 축산단지보다 뒤늦게 조성된 혁신도시의 악취 해결을 위해 김제시가 전부 책임을 지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결자해지의 원칙으로 맞섰다.
전북도가 이 같은 논란과 대립 속에 해결사로 나서 대책을 내놓았다. 총 1198억원의 예산을 들여 악취 저감 정책을 본격 실시한다는 것이다. 당장 내년부터 202억원을 들여 김제 용지면의 가축분뇨처리시설과 축산농가에 시설개선사업을 벌인다. 액비·퇴비저장소 등 가축분뇨처리시설의 지붕을 ‘돔’ 형식으로 밀폐한다. 악취발생이 많았던 시설은 농식품부와 축산환경관리원에서 개발한 ICT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암모니아 센서 등을 부착해 실시간 측정 시스템을 가동한다. 축사농가에게 안개분무시설을 설치토록 하고, 민간 감시단을 통해 야간 등 취약시간대에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관련 사업비는 전북도와 김제시, 전주시, 완주군이 일정 비율씩 분담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혁신도시 악취 해결에 대한 기본 대책이 세워진 만큼 일단 첫 단추는 꿴 셈이다. 그러나 축산농가의 악취 해결이 결코 쉽지 않다. 김제 용지 축산단지의 경우 한센촌이라는 특수성도 있다. 비슷한 형태의 익산 왕궁축산단지도 악취 해소를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많은 노력과 대규모 예산을 투입했다. 중복투자와 예산낭비가 없도록 익산의 사례를 꼼꼼히 들여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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