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출신의 독립운동가 송재 장현식 선생(1896~1950)의 항일운동 공적을 기리기 위한 기적비(記績碑) 제막식이 11일 김제시 금구면 서강사에서 열렸다.
제2대 전북도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장현식 선생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교육·문화사업 후원 등을 통해 민족 혼을 일으키는 데 큰 족적을 남겼음에도 공적은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만석꾼의 집안에서 태어난 선생은 1919년 독립운동단체인‘조선민족대동단’에 거금 3000원을 냈는가 하면, 중앙고보와 보성전문 본관 도서관 신축에도 크게 힘을 보탰다.
조선어학회 회원이기도 했던 선생은‘우리말 큰 사전’ 편찬에 3000원을 헌납한 죄로 옥고를 치렀다. 수감 당시 혓바닥에 대침을 맞는 극악한 고문을 당해 그 후유증으로 발음을 제대로 못하게 될 지경이었다. 해방 후 전북도지사로 재임 중 1950년 6.25 전쟁 때 북한군에 납치돼 그 해 10월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정부 기념사업회장 김자동 선생은“4년의 옥고를 치른 장현식 선생에게는 집안의 막대한 재산이 전부 독립운동에 쓰여 해방 후 토지개혁 때는 한 조각 땅도 없었다”고 회고록에 남겼다. 정부도 뒤늦게 선생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이날 기적비 건립은 선생의 숭고한 뜻을 다시 기억하기 위해 전북문화원연합회 주관으로 마련됐다. 제막식에는 송하진 도지사와 김종회 국회의원, 박준배 김제시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 회장, 황영석 도의원, 온주현 김제시의회 의장, 장성원 전 국회의원, 곽인희 전 김제시장, 서재영 김제 금구면장과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장씨 문중은 송하진 지사에게 기적비 건립과 비 전면 글씨 및 비문을 지어준 공로로 감사패를 전달했다.
송하진 도지사는 축사에서 “송재 선생의 업적이 만세에 길이 이어지길 소망한다”며 “앞으로 세미나와 학술회의 등을 통해 선생의 공적을 선양해 나가는 것이 우리 후손들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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