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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사회적기업의 가치 평가 달라져야 한다

지난달 2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4회 SK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사진제공= 천년누리 전주빵
지난달 2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4회 SK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 사진제공= 천년누리 전주빵

사회적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형태로 사회적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조직)을 말한다. 전북 지역에 인증 사회적기업은 127개소로 서울 389개소, 경기 354개소, 경북 133개소에 이어 4위이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가장 많은 사회적기업이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고 볼 수 있고 수익을 내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10개 중 1.5개로 분석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수익을 내는 사회적기업 비율이 매우 적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이 경제적 수익보다 사회적가치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을 중심에 두고 평가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평가와 보상 필요

사회적 가치란 사회적가치란 사익을 초월해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복지, 안전, 봉사, 연대, 협력, 균형, 생태, 윤리, 인권, 공정 등의 가치‘를 의미한다. 사회적가치 구현은 고도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분야나 배제된 사람을 지원하는 일에 최고의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재무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둘 다 창출해야 하지만 사회적가치를 중심에 두고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일반 기업에 비해 재무 성과가 높게 창출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이유로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가치를 재무 성과로 평가하도록 화폐가치로 환산해서 인센티브를 주는 움직임이 시도되고 있다. 민간기업인 sk에서 시도하고 있는 사회 성과 인센티브(spc, social progress credit)가 그 대표적인 움직임이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하는 사회적 성과에 정당한 가격을 매겨 경제적으로 보상하는 시장 시스템을 통해 사회적기업에게 새로운 현금 흐름이 생기고, 투자자에게 매력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제도다.

사회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 다른 사회적기업 정보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필자가 일하고 있는 전주빵카페(천년누리)를 예로 들어 설명해본다.

전주빵카페는 고령자를 비롯한 장애인, 청년, 다문화여성 등 경제적 취약 계층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빵을 굽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며 약 36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전주빵카페(천년누리)는 spc를 통해서 사회생태계 가치 창출 효과 2억원, 고용성과 2억5000만원, 사회서비스 성과 540만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2017년도에 약 2000만 원, 2018년도에 약 6000만 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그 인센티브로 사회적 약자들을 더 고용했다. spc는 주로 고용 부분에서만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인정해주고 있지만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고군분투하면서 로컬 브랜들 가치 경쟁력을 키워왔고 지금도 치열하게 골리앗을 대상으로 다윗의 전투를 하고 있다. spc가 평가항목과 관계없이 전주빵카페가 창출하는 중심적인 사회적 가치는 사회적 약자 고용 가치, 사회생태계 가치, 환경생태계 가치, 사회서비스 가치라는 4가지 영역이다. 그 영역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용·사회생태계 가치 높아

첫째, 고용 가치다. 일자리를 구하기에 어려운 사회적 약자, 노인과 장애인, 지역 청년, 경력단절 여성, 다문화 여성 등을 위한 일자리 마련을 통한 가치 창출이다. 전주빵 카페(천년누리)는 빵을 구워 판매한 수익 즉, 재무성과를 취약계층들의 일자리 창출로 돌려 고용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다. 2015년 4명으로 시작한 할머니들의 일자리가 2019년 6월 36명의 일자리로 늘어났다. 19세부터 80세까지 일하고 있고 할머니, 장애인들을 포함하여 직원들 평균 급여는 약 220만원 정도이다. 성과 공유제도 실시하고 있어서 목표 달성 시 전체 직원들이 재무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영리 기업의 목표인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것은 두 번째 목표가 되는 것이다.

둘째, 사회생태계 가치이다. 일거리가 없는 동종업계의 사회적기업이나 자활 단체 등과 공동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그 수익으로 경쟁력이 약한 동종업계 사회적기업에게 일거리를 주면서 사회생태계를 튼튼하게 연계하고 있다. 지역의 자활단체(3개소)와 사회적 기업(1개소)이 전주빵이라는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천년누리는 그 수익을 사회적경제 업체들을 위해 배분하고 있다. 이렇게 콘텐츠 경쟁력이 있는 전주빵이라는 로컬 브랜드로 제품을 함께 생산하면서 내부 고용 효과뿐 아니라 외부 고용 효과도 톡톡히 내고 있는 셈이고 폐업 위기에 있는 사회적 경제 업체들의 생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셋째, 환경생태계 가치이다. 전주빵카페는 우리밀과 로컬 농산물 사용을 통해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로컬 농산물을 생산하는 소농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면서 로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높이고 있다. 우리밀은 약 100톤, 팥, 감자, 보리, 채소 등 로컬 농산물은 약 50톤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밀가루가 수입해오기 까지 이동 거리는 미국, 캐나다산 1만1949km, 호주는 6948km이다. 우리나라가 한해 수입하는 400만 톤인데, 약 1억9600만 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면서 수입하고 있다.

넷째, 사회서비스 가치이다. 전주빵카페는 사회복지기관, ngo, 학교, 농촌, 시골 교회, 예술인, 청소부, 폐지 줍는 노인, 택시운전사 등 지역을 위해서 일하시는 다양한 분들과 빵이 필요한 곳에 무료로 빵을 보내고 후원하면서 그들의 삶을 응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 등 모든 부문의 동참 필요

사회 성과 인센티브 같은 제도를 통해서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며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하지만 현장에서는 시장경제 안에서 생존을 위해 외롭게 분투하고 있다. 공공기관 상업시설 입점 시 사회적 기업 인센티브는 전혀 받지 못하고 영리 기업과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내고 있으며, 또 다른 공공기관 휴게소 매장의 경우에는 우리의 매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니까 계약 체결 시 수수료보다 더 인상해야 하는 현실이다. 지자체 공식 대외 행사 때 사회적기업 우선 선정보다는 가격 경쟁으로 제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최저가 입찰을 할 수밖에 없고 각종 자자체 행사에는 로컬 브랜드와 사회적 기업 제품보다는 스타벅스 기프티콘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 다반사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 고용을 사회적 기업이 대신하고 있다면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서 사회적기업들이 돈 벌기보다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적기업이 경쟁력을 갖도록 비용 절감 평가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 평가도 함께 구성하도록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

/장윤영 천년누리 전주빵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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