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동행 혹은 사랑’
4일부터 전주 지후갤러리
인생 행로 희로애락 포착
“남들이 보지 않는 것, 또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시와 사진은 같습니다.”
사진으로 시를 쓰는 교육자, 김판용 시인이 첫 개인전을 연다. 4일부터 23일까지 전주 진북동에 위치한 지후갤러리 초대전으로 열리는 ‘동행 혹은 사랑’전.
지난 2009년 진안 계남정미소 기획전 ‘시간의 향기, 학교’전시 참여 이후 11년 만의 외출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김 시인은 아련한 향수와 따뜻한 인간애가 스며든 작품 33점을 펼쳐놨다.
‘봄날, 칸타타’, ‘정지된 기다림’, ‘개벽의 산상’, ‘아름다운 소풍’ 등, 유아부터 노년까지 인생 행로의 희로애락이 있는 풍경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전시 작품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독립된 여러 개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뤄졌다.
‘봄날, 칸타타’는 벚꽃 흐드러진 남원 서도역 플랫폼을 걷는 청춘을 담았고, ‘정지된 기다림’은 세월 흐름의 절절함이 고스란히 배여 있는 나무 두 그루와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 두 노인을 촬영했다.
이밖에 새벽안개 자욱한 충남 부여 성흥산성 풍경을 찍은 ‘개벽의 산상’, 유채꽃 환하게 핀 길 위를 지나는 휠체어 부부의 ‘아름다운 소풍’ 등 깊은 인문학적 사유와 온기가 넘치는 작품을 소개한다.
“카메라는 물리적 기계이지만 여기에 작가의 심장이 장착돼야 합니다.”
1990년대 초 필름 카메라인 ‘니콘 FM2’로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는 김 시인.
시를 쓰듯 감성 어린 사진 작업을 이어온 김 시인이 그간 추구한 작품 컨셉트는 바람을 새긴다는 ‘풍인(風印)’이다. 이는 풍경·풍조·풍류 등 삶의 많은 것들을 아우른다. 그래서 그의 작품세계는 폭이 넓고 그의 작품을 아끼는 팬들도 적지 않다.
김 시인은 “지후갤러리 측이 개인전을 제안을 했을 때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망설였다. 어려운 시기에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오는 9월 열리는 베트남 주재 한국문화원 초청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를 찍는 작가와 함께 ‘한국-베트남의 풍물전’으로 진행할 예정으로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고창 출신으로 전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했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88년 교편을 잡았고, 현재 임실 지사중 학교장으로 있다.
지난 1991년 <한길문학> 신작시집에 시 ‘그대들 사는 세상’을 발표해 등단했으며,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상아포리즘 <꽃들에게 길을 묻다> , <교실 속의 우리 문학> , <모악산> 등이 있다. 모악산> 교실> 꽃들에게> 한길문학>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