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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해양 오염의 민낯 ‘씨스피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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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나 전북대 졸업생

해변을 걷다 해안가 곳곳에 쓰레기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빨간 초장통, 초록 그물더미, 하얀 부표 부스러기, 그 외에도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있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약 100만톤에 다다른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 플라스틱은 3년 동안 평균적으로 해양쓰레기의 83%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쓰레기에 해당했다. 수년 전 거북이의 코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통스러워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충격적인 영상과 함께 플라스틱 빨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강조되어왔고, 현재 많은 카페에서 친환경 빨대 혹은 종이 빨대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큰 문제라고 생각해왔던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쓰레기에서 차지하는 양은 0.03%밖에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은 섬유형, 발포형, 경질형, 필름형으로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해안에서 3년동안 발견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11.3%는 어업용 밧줄, 10.9%는 부서진 부표에서 나온 발포형 파편이 차지했다. 이렇게 항목을 정리해보면 어업용 쓰레기가 27.6%, 생활 쓰레기가 37.6%에 해당했다. 하지만 섬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사람이 적다는 특징때문에 스티로폼 부표와 어업용 밧줄이 55.8%를 차지했다.

해양쓰레기의 원인이 플라스틱 빨대가 아닌, 상업적 어업용 쓰레기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를 소개하려고 한다. ‘씨스피라시’란 ‘sea’와 ‘conspiracy’를 합친 말로 ‘바다에 관한 음모’라는 뜻을 가진다. ‘씨스피라시’는 해양쓰레기의 44.6%가 그물이었다고 설명한다. 지금도 매일 하루에 지구 500바퀴를 감을 수 있는 양의 낚시줄이 바다에 설치되고 있다. 바다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상업적 어업으로 인한 해양쓰레기와 부수 어획으로 인한 남획으로 인해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죽고 있다. 부수 어획이란 어획 대상이 아닌 어종을 잡는 일을 뜻한다. 어획 대상이 아니기에 바다에 돌려보내지만 이미 손상을 입어 죽는 경우도 많고, 어획되더라도 폐기하는 경우가 많다. 한 단체에서는 플라스틱때문에 죽는 바다거북은 1천마리로 계산한다. 하지만 부수어획으로 죽는 바다거북은 연간 25만 마리이다. 심지어 가장 극심한 바다오염 사고로 유명한 딥워터 호라이호의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해 3달간 죽은 물고기의 숫자보다 단 하루의 어업으로 죽은 물고기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한다. 전세계에서는 하루에 2조 7천억마리의 물고기가 잡히고 있다. 부수 어획을 통해 상어, 고래, 바다 거북 등 멸종 위기종도 잡히고 있고, 먹이사슬의 최상층에 위치한 고래와 상어와 같은 종들이 사라지면 하위 생물들이 최상층이 되며 바다생물의 멸종을 앞당기게 된다. 이 속도로 남획이 지속된다면 2048년에는 바다가 텅 비어버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 단체에서는 상업적 어업이 해양오염의 원인이라 지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환경 단체의 후원 단체가 상업적 어업을 하는 회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속가능한 어업’이라는 말로 소비자들을 관심을 돌리고 현혹시키지만 ‘씨스피라시’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속가능한 어업’의 정의가 없을 뿐더러 소비자가 현재 어류가 지속가능한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생선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상업적 어업으로 인한 해양 오염에 관심을 가지고, 생선 소비량을 줄이려고 노력한다면 위의 행태들은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해양생태계는 인간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양생태계의 소중함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 지금부터 실천한다면,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설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씨스피라시’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서하나 전북대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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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오염 #해양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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