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신흥고 75회 졸업생 3학년 7반 제자들 특별한 ‘스승의 은혜’
한번도 빠지지 않고 49년째 감사, 지난 11일 스승의 날 행사 가져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49년이 흘렀다. 하지만 동기들과 함께 선생님의 수업을 듣던 순간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선생님은 늘 "꿈을 찾으라"라는 말을 가슴에 새겨줬다. 그 말을 실천하며 사는 제자들은 지금까지 매년 스승의 날이면 선생님을 찾아뵙고 가르침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전주 신흥고 제75회 졸업생, 3학년 7반 친구들의 이야기다.
1975년 5월부터 올해까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모인 20여 명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49년째 감사를 표하고 있다.
지난 11일 전주 중화산동 한 음식점. 일흔 가까이 된 이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한자리에 모였다. 당시 30대 초반의 담임 선생님과 함께 꿈을 꾸던 19살 학생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흰머리와 눈가의 주름이 가득해졌지만, 은사님을 향한 감사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해마다 돌아오는 5월 행사는 당시 학급 실장이었던 조익형 씨(68)의 주도로 삼칠회(3학년 7반) 모임을 꾸준히 이어왔다.
조 씨는 “당시 3학년 8개반 중 개구쟁이가 가장 많이 모였던 학급이었지만, 선생님은 한 번도 소리를 지르시거나 체벌로 가르치지 않았다”며 “그때 선생님께 받은 사랑과 가르침이 가장 기억에 남아 지금까지 이 모임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3학년 7반의 1년은 5월의 모임 없이는 지나칠 수 없다”며 “선생님을 꾸준히 찾아뵈며 감사의 의미를 전하는 것도 좋지만, 오랜만에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니 더욱 반갑다”고 소감을 전했다.
3학년 7반 담임이었던 전봉권 선생님(80)은 “한 해도 빠짐없이 이렇게 제자들이 찾아줘 너무나도 고맙다”며 “교직에 있으면서 많은 제자를 배출했지만 이처럼 꾸준히 찾아주는 제자들이 있어 한편으로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제자들은 ‘꿈을 찾으라’는 전 선생님의 가르침에 대해 입을 모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선생님의 가르침 덕에 이들은 교사, 사업가 등을 거치며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노년의 신사들로 활동하고 있다.
삼칠회 회장인 한방수 씨(68)는 “수학 선생님이셨던 은사님의 가르침이 자양분이 되어 저 또한 수학 교사로 교직생활을 했다”며 “이 중에는 목회자,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친구들이 있어 모임에 나올 때면 항상 든든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60회를 목표로 이 모임을 이끌어갈 것을 약속했다”며 “최근 선생님께서 모교에 3000만 원을 기부하신 것처럼 우리 모임도 후학 양성에 힘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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