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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문자 15통’…지방선거 여론조사 ‘문자 폭탄’에 괴로운 시민들

26일부터 30일까지 전북 주요 언론사 연말 여론조사
출마예정자들 총력 홍보전…SNS까지 동원 ‘표심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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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체 대화방에 올라온 언론사 여론조사 일정표 갈무리. 독자 제공 

내년 6월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전북지역 유권자들이 출마예정자들의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일보를 비롯해 JTV 전주방송, KBS 전주총국, 뉴시스·전북도민일보 등 3개 기관이 연말 여론조사를 실시하면서 각 선거구 출마예정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취재에 따르면 한 유권자는 전날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에만 10명의 후보로부터 총 15통의 선거 관련 문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지사, 전북도교육감, 전주시장, 군산시장, 완주군수 등 주요 선거구 출마예정자들이 일제히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전주시 송천3동에 거주하는 이 유권자는 “크리스마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계속 선거 문자가 와서 성탄절 분위기가 완전히 깨졌다”며 “가족들과 식사하는 중에도 문자 알림이 계속 울려서 휴대폰을 꺼버렸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출마예정자들이 보낸 문자의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여론조사 일정을 안내하고, “02 또는 063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꼭 받아달라”며 구체적인 응답 방법까지 안내하는 식이다.

일부 후보는 “끝까지 응답해 달라”, “중간에 끊으면 무효처리 된다”며 주의사항까지 상세히 알렸고, 자신의 정당과 이름을 선택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또 다른 후보는 크리스마스 인사와 함께 자신의 성과나 공약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

문제는 문자메시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출마예정자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채널 등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도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5일 페이스북에는 완주군수 출마예정자가 여론조사 일정과 함께 “①02 전화 꼭 받아주세요! ②△△△ 선택 ③끝까지 듣고 통화 종료!”라며 3단계 응답 방법을 안내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투샷 사진과 함께 3개 언론사의 여론조사 일정을 상세히 안내하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완주군에 사는 박모(52)씨는 “문자는 물론이고 페이스북, 카카오톡까지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계속 온다”며 “어떻게 내 연락처와 SNS 계정을 알았는지도 모르겠고,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가 싶어 불쾌하다”고 말했다.

군산시의 한 직장인 이모(38)씨는 “여론조사 전화를 받으라는 문자, 응답 방법을 알려주는 문자, 재차 부탁하는 문자까지 한 후보가 여러 번 보내니 스팸 수준”이라며 “선거가 아직 5개월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시달려야 하나”라고 우려했다.

전주시 덕진구에 거주하는 최모(61)씨는 “크리스마스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계속 문자가 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휴일도 없이 문자를 보내는 건 유권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마예정자들이 이처럼 연말 여론조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번 조사가 선거 5개월 전 실시되는 여론조사로, 향후 선거전략 수립과 공천 심사, 당내 경선 준비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출마 여부 결정, 언론 노출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1위 후보’ 프레임을 선점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주요 언론사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만큼 1월 1~2일 새해 첫 정치 뉴스로 대대적으로 보도될 예정이어서 후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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