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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진안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진의 의미와 과제

전춘성 진안군수

지방 소멸과 인구 감소가 일상이 된 시대, 농산촌의 삶은 구조적 불안에 놓여 있다. 소득은 기후와 시장 변화에 흔들리고,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생활비 부담은 여전하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삶의 토대를 안정시키는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며, 그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주목받고 있다.

진안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산촌의 구조적 소득 불안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며 근본적 해법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기본소득을 단기적 복지가 아닌, 군민의 삶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미래 전략 과제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사람 중심의 지역 발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적 도전이다.

농산촌의 소득 구조는 농산물 가격 변동과 불안정한 고용 등 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이로 인해 소규모 농가와 고령층, 청년층은 지속적인 생활 불안에 노출돼 왔다. 선별적 복지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고, 이에 진안군은 소득의 최소 기준을 보장해 삶의 불안을 낮추고 지역 구성원 모두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기본소득에 주목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진안군은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유치에 전 행정력을 집중했다. 2026년부터 2년간 농어촌 주민 1인당 월 1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이 사업은 인구소멸 위기 농산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정책이었다. 진안군은 전담 TF팀 구성과 사회단체 연대, 범군민 결의대회 등 행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뜻을 모아 적극 도전했다.

그 과정에서 진안군은 전국 12개 군 가운데 하나로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하며 충분한 가능성과 준비도를 입증했다. 비록 최종 선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국회 공동 기자회견과 예산 증액 논의로 이어지며 농어촌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전국적으로 환기했고, 진안군의 문제의식은 정책 논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진안군의 기본소득에 대한 의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미 관련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전담 조직 구성과 기본계획 수립, 재원 확보 방안 검토 등 진안형 기본소득 모델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양수발전과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익을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군의회와 군민과의 폭넓은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쌓아갈 계획이다.

기본소득을 통해 소득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교육·돌봄·건강·주거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뒤따를 수 있다.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청년과 젊은 세대에게 진안은 보다 현실적인 삶의 선택지가 될 것이며, 이는 지역 활력 회복과 인구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기본소득은 단순한 분배 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기반 정책이 될 수 있다.

물론 기본소득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정책이다. 재정 부담과 정책 효과, 형평성에 대한 검토와 단계적 시행, 객관적인 성과 분석이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이는 포기해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할 이유다. 진안형 기본소득은 농산촌의 구조적 한계를 넘어 군민의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기반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다. 한 번의 도전이 전부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의지다.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길을 향한 진안군의 선택이 지역 균형 발전과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을 여는 사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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