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응찰자 수 제한적…지방 부동산 침체 반영 전문가 “미분양·인구 감소 겹치며 회복 속도 더딜 것
전북 부동산 시장의 침체 흐름이 경매시장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매매 거래가 위축되고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일부 물건이 경매로 넘어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낙찰가율과 경쟁률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지역 부동산 시장의 체력 약화를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발표한 경매 동향 보고서를 보면 전국 경매 진행건수는 1만9635건, 낙찰건수는 4704건으로 낙찰률은 24.0% 수준에 그쳤다. 낙찰가율 역시 60% 안팎으로 집계돼 투자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전북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전주와 일부 혁신도시 주변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졌지만 청약과 매매 수요가 기대만큼 따라붙지 않으면서 미분양이 빠르게 늘었다. 거래가 줄어들자 자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일부 물건이 경매로 넘어오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방 경매시장은 투자 수요가 얇은 구조를 보인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감정가를 웃도는 낙찰 사례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지방은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지역 부동산 시장의 가격 기대가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북의 경우 전주 일부 인기 단지를 제외하면 응찰자가 많지 않다. 경매 참여자들이 입지와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면서 외곽 지역이나 노후 단지의 경우 여러 차례 유찰을 겪는 사례도 나타난다.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이 충분히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관망 분위기가 강하다.
도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매시장 흐름을 지역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해 해석한다.
전주지역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매 물건이 늘고 낙찰가율이 낮게 형성된다는 것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가격 지지력이 약해졌다는 뜻”이라며 “전북은 전주 일부 선호지역을 제외하면 실수요층이 두텁지 않아 경매시장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지역 공인중개업계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온다. 전북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시세보다 조금만 낮아도 바로 응찰이 붙었지만 지금은 입지와 상품성이 분명한 물건만 움직인다”며 “외곽이나 노후 단지는 여러 차례 유찰된 뒤에야 겨우 낙찰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전북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여부가 실수요 회복과 미분양 해소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 기반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매 물건 증가와 낮은 낙찰가율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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