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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상담] 근로자추정제가 가져올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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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권 세무사

세무사로서 현장에서 다양한 업종의 사장님과 종사자분들을 만나다 보면 최근 노동 시장의 경계가 무척이나 흐릿해졌음을 실감합니다. 특히 배달 라이더, 프리랜서, 학원 강사 등 계약서상으로는 사업소득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사업체에 속해 일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자 추정제’는 우리 지역 경제 현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중요한 화두입니다.

그동안 소위 특수고용직이라 불리는 이들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처럼 일하면서도, 법적으로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퇴직금이나 연차, 산재 보험 같은 기본적인 보호의 울타리 밖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근로자임을 인정받고 싶어도 수년간의 지루한 법적 공방을 통해 스스로 그 사실을 증명해야만 했기에 입증의 무게는 늘 노동자의 몫이었습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근로자 추정제는 바로 이러한 ‘입증의 책임’을 개인에게서 사업주와 정부의 영역으로 옮겨옴으로써,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각지대 없이 법적 보호를 받게 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제도의 핵심은 일하는 사람이 근로자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일을 하고 있다면 법적으로 근로자로 간주하는 데 있습니다. 만약 사업주가 해당 종사자를 독립적인 사업자로 보고 싶다면, 이제는 사장님이 직접 그 지휘·감독 관계가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즉, 증명하지 못하면 근로기준법상의 권리가 자동으로 부여되는 대전환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는 배달 플랫폼 종사자나 프리랜서들에게는 불의의 사고 시 산재 처리가 용이해지고 퇴직금을 정당하게 청구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입니다.

물론 사업주 입장에서는 노무 관리와 비용 측면에서 당장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계약 단계부터 업무의 실질에 맞는 투명한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소송 비용이나 노사 분쟁의 리스크를 미리 방지하는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습니다. 세무사로서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이제 더이상 ‘3.3% 프리랜서 계약’이 만능 절세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우리 사업장의 고용 형태를 미리 점검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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