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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세사기 안전지대 아니다

피해자 617명, 청년 주거불안 ‘현재진행형’
LH 매입주택은 45호 그쳐…보호대책 시급

클립아트코리아.

전세사기 공포가 수도권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에서도 600명이 넘는 피해자가 공식 인정받은 가운데 상당수가 청년층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지역 주거안전망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및 피해자 등으로 인정된 사례는 모두 3만9121건이다. 이 가운데 전북은 617건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0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광주(666건)와 비슷한 수준이며 충북(427건), 강원(405건), 울산(240건), 제주(141건)보다 많다. 

전세사기 피해는 더 이상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전북은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어렵게 지역에 정착한 사회초년생들이 전세사기에 노출될 경우 지역 정주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전국 피해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20대가 9992명(25.5%), 30대가 1만9717명(50.4%)으로 전체 피해자의 75.9%가 40세 미만 청년층이었다.  전북 역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과 다세대주택 비중이 높은 만큼 유사한 피해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해 주택 유형도 청년층 주거 형태와 맞닿아 있다. 전국적으로는 다세대주택이 28.9%로 가장 많았고 오피스텔(20.8%), 다가구주택(18.3%), 아파트(13.4%) 순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피해 구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만 618건의 피해가 추가 인정됐고 현재까지 누적 피해 인정 건수는 3만9121건에 달한다. 피해자들에게는 금융·법률·주거 지원 등 총 6만6417건의 지원이 이뤄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피해주택 매입도 확대되고 있다. 전국 매입 실적은 9033호까지 늘었지만 전북 지역 매입 물량은 45호에 그쳤다. 서울(3008호), 경기(1462호), 대전(1189호), 인천(944호) 등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문제는 피해 규모보다 예방 체계의 취약성이다. 전북은 수도권처럼 대규모 조직형 전세사기가 빈발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정보 접근성이 낮은 청년층과 사회초년생들이 계약 과정에서 위험을 사전에 걸러낼 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깡통전세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대응이 사후 구제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대인 체납 정보와 근저당 현황,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계약 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세 계약 교육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시행된 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전북의 617건이라는 숫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주거 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부동산 범죄를 넘어 청년의 삶과 지역 정착을 위협하는 사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사기는 한 번 발생하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진다”며 “전북도 청년층 비중이 높은 만큼 피해자 지원과 함께 예방 시스템 구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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