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3-21 19:17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연서

당신 때문인가요? 딱히 할 말은 없는데, 마구 가슴이 뛰어요. 이제 곧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5000만의 배우자와 70억 지구촌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를 하게 됩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그 다음은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1974년 8월 15일 드골 공항에서 받아 든 어머니의 비보와 1979년 10월 26일의 국난에도 초월적 침착을 보여 주셨으니 그런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흉탄에 아버지를 잃은 상황에서도 휴전선을 걱정했던 그 모습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보호 속에 살았던 당신은 이제 국민을 보호해야 될 위대한 시작을 다짐하게 됩니다. 삶의 한 장을 넘기고 새로운 세계로 비상하는 당신의 얼굴은 미래에 대한 흥분과 희망으로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이 시작하는 세상은 당신이 염원하는 세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곳일 수도 있습니다. 진리보다는 허위가, 선 보다는 악이, 정의보다는 불의가 더 큰 목소리를 내고 한탕주의와 패배주의가 활개를 치는 곳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정글북'의 작가 키플링은 "네가 세상을 보고 미소 지으면 세상은 너를 보고 함박웃음 짓고 네가 세상을 보고 찡그리면 세상은 너에게 화를 낼 것이다"고 했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신념, 당신의 꿈, 당신의 야망으로 세상을 보고 웃으십시오. 세상을 껴안으십시오 그리고 사랑하십시오. 시끄러운 봄이 오고 있습니다. 1982년생 김정은과 핵을 놓고 담판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값 등록금 등 당신이 약속한 복지공약 때문에 안팎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이 다시 나올지도 모릅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당신이 선택한 일꾼들이 당신의 마음을 닮아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국민의 48%가 행복해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호남의 경우 90%이상이 트라우마에 빠졌던 사람들입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치유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놓쳤습니다. 인사 대 탕평 때문입니다. 혹시 당신을 괴롭히던 불통 때문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50년 공인으로 살았던 고건 전 총리도 "국정은 소통이더라"고 했데요. 전북의 경우 일당독재 30년, 나라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아픔을 안고 있습니다. 인재를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는 어려움도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보석은 널려있지 않습니다. 깊은 땅 속에 묻힌 보석이 더 값질 수 있습니다. 또 써 본 그릇만 쓰다보면 좋은 음식을 맛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고질적인 지역 불균형 문제도 당신이 풀어야 합니다. 반세기가 넘는 지역 편중정책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는 허울일 뿐입니다. 소득격차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해결방법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떠오르는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이 될 새만금을 당신의 임기 초에 완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희망이고 미래인 새만금을 국정과제로도 챙기지 않았더군요. 당신이 생각하는 국정 목표 '문화가 있는 삶'의 바탕 위에 박근혜 5년은 비핵화 한반도, 하나 된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의 초석이 돼 국운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역사의 불길함을 들어 당신의 청와대 입주를 만류하고자 했지만 지천태(地天泰:땅이 위고 하늘이 아래라는 뜻)의 괘로 여자와 궁합이 맞는 터라 해 얼마나 다행스럽게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당신의 이름 위에 붙은 어떤 수식어보다 '최초의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어느날 당신은 알게 되었다/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그리고 마침내 그 일을 시작했다/…당신은 멈추지 않았다/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알고 있기에/…당신이 살아야할 단 하나의 삶이 무엇인지를.대통령 박근혜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2.25 23:02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

서울시가 협동조합 서울 만들기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완주군에서는 협동조합 바로알기 교육을 확대하고, 전북경제통상진흥원에서는 협동조합스쿨을 개강해 도민에게 협동조합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또한 '나꼼수'로 유명한 정봉주 전 의원이 21세기 운동은 협동조합운동이다며 본인의 팬클럽을 조만간 협동조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지자체와 각기관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열풍이 불고 있다.농협 자료(2013.1.15)에 의하면 지난해 협동조합법 시행이후 전국에서 사회적 협동조합은 21건 신청에 2건이 인가를 받았으며 일반협동조합은 160건 신고에 93건이 수리됐다. 전북은 일반협동조합 9건 신고에 9건이 수리돼 협동조합 설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최소 8000개에서 최대 1만 개정도의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협동조합의 중심인 농업과 농촌에서도 협동조합에 대한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자재 공동구매 사업, 영농조합과 농업회사 법인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농촌관광사업과 마을기업들이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설립과 운영, 동종업종 간, 기존 조합원 간, 인적 구성과 사업적인 마찰이 발생될 것이다. 더불어 협동조합의 맏형격인 농협의 존재감과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필자는 부임해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협동조합 이념 재무장을 통해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한 사업발굴과 효율적인 추진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협동조합에 길을 묻다!"라는 가제로 협동조합 가치 실현을 위한 세미나를 매주 하루 씩 실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3회에 걸쳐 협동조합 전문가, 농민단체, 농촌현장운동가, 공무원 등 각개각층의 강사를 초빙해 현재의 농촌 현실에 대해 조명하고 농협의 역할을 짚어주며 직원들과 상호토론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협동조합의 공동발전과 지역과 조합여건에 맞는 다양한 협력방안을 도출하여 협동조합의 사업방향을 도출하기 위한 세미나이다.세미나에서는 "농업의 쇠퇴에만 몰두하지 말고 고령화, 소수의 주민을 위한 지역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라." "행정과 농협, 농민조직이 3박자가 맞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농협이 파는데만 집중했지 지역 농산물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모르고 있다." " 준비되지 않는 농산물 가격 결정으로 농민과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형식적인 운영 공개와 비민주성으로 패쇄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왜 협동조합을 만들려 하는지 심오한 고민이 필요하고 진정한 협동조합 운동가가 필요하다." 등등의 주장이 제시됐다. 이와같이 강사들은 높은 수위의 비판과 냉정한 평가를 내리며 협동조합 방향에 대한 현장 경험을 여과없이 전달하고 있다. 긍정보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다. 이러한 평가와 시각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변화에 부응하기위해 그동안 농협의 지속적인 사업과 함께 교육과 현장경험을 통해 차분히 준비해 나갈 것이다. 4월경이면 각 지역에 적합한 생활협동조합의 청사진이 그려질 것이다. 농협은 협동조합의 리더로서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협동조합 운동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협동조합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2.18 23:02

지역 의료 발전을 기대하며

중국 고대 왕조인 은나라를 세운 탕왕은 자신의 세숫대야에 '日新又日新(일신우일신)'이라 새기고 매일 새로운 정치를 펼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왕뿐만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도 언제나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새로운 것을 바라고 추구하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새로워진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도 하다. 어찌됐든 새로움은 희망과 긴장을 동시에 불어넣으며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요소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이달에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 걸고, 국민의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는 정치를 펼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가져본다.직업이 의사이고, 더구나 지역 대표 거점병원의 경영을 책임지는 입장이다 보니 대통령 당선인과 새 정부의 의료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성 질환 등 환자들의 부담이 큰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 전액을 보장하고, 저소득층 및 중산층의 환자 본인부담 의료비를 경감하는 등 민생 위주의 의료정책을 펼 예정이다. 현장에서 암 등 중증질환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 환자들을 많이 보아 온 입장에서 이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과 일선 병원의 경영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해 현실적인 정책을 펼쳐주기를 바란다.이 지면을 통해 새 정부에 의료정책과 관련한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지역의료발전을 위한 청사진과 현실적인 발전 정책을 고민해 달라는 것이 그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말 발표한 '2011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병원 환자 3명 중 1명이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온 환자라고 한다. 우리 전북은 지역 의료기관 이용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2011년 한 해동안 37만여 명의 환자가 타지역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의료비로 쓴 돈이 무려 3,497억원에 달했다는 것이다. 의료는 국민의 삶 자체와 삶의 질에 직결된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국민 행복을 꿈꾸는 새 정부의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지역민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의료 발전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로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지역병원이 그 지역민의 의료를 책임질 수 있을 때 타지역으로의 유출을 막고 비로소 나라 전체가 골고루 의료복지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먼저 장기적인 안목에서 지역 의료의 발전 청사진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 지역 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인력과 인프라 구축이 모두 중요하다. 이를 감안해 지역의 인재가 지역 내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국책보건의료 사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어린이병원과 같이 수익창출이 아닌 공공의료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 의료기관들이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 못지않은 장비와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것도 필요하다.이러한 것들을 지역 병원의 이기적인 요구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국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새 정부의 비전의 관점에서 지역 의료의 발전에 대한 정책을 펴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2.04 23:02

한국도 보수정당 장기집권 시나리오 현실화되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가 무척 흥미롭다.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수행 전망이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이후 소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월 둘째 주 결과, 박근혜 당선인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63.6%로 나타났다. 인수위 초기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도가 70%를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높다고 할 순 없지만 박빙의 선거결과와 재검표 논란 등 후유증을 감안한다면 선방하고 있다는 평이다.한편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면 박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국민소통 미흡(23%), 인사를 잘못함(16%), 공약실천 미흡(9%), 인수위 구성 잘못(9%) 등 주로 소통분야에 집중돼 있다. 박 당선인이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선다면 현재의 지지율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 만약, 박 당선인이 일정정도 국정수행에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 지도는 향후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야권 지지자들 일부에선 실패한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것도 충격이겠지만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경우 보수정당이 장기간 지배할 수 있다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최근 SNS 등에서 확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50년간 장기 집권해온 일본 자민당은 한국 대선 직전 민주당에게 3년간 빼앗겼던 정권을 되찾아왔다. 일본 자민당은 창당 이후 정권을 빼앗긴 기간은 채 4년도 안 된다. 이같은 자민당의 장기집권 성공비결은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라는 정치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는 부차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다양한 파벌의 존재와 대립이 더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일본 자민당의 다양한 파벌과 대립은 '유사정권교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대선 결과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그동안 당내에서 극한적인 대립을 하더라도 탈당하거나 분당하지 않고 결과에 승복해왔다. 또 선거 때면 보수대연합을 통해 힘을 보태는 등 파벌을 안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이번 대선 국면에서 '유사정권 교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 일부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를 통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한다는 정치적 의사를 표출했고, 이런 민심이 표심으로 작동했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한국도 일본처럼 보수정권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필자는 매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한국과 같은 대통령제에선 박근혜 당선인이 일정기간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하더라도 청와대 밖의 정당과 측근 정치인들의 전횡을 통제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지난 대선 때 측근들의 총선공천 비리처럼 측근비리가 결정적인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또 저성장으로 전환되는 세계경제의 흐름에서 박 당선인이 정책패러다임을 바꾸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와 복지 정책에서 결국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문제는 단순한 대통령의 태도나 직무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정신 양상을 띠고 있어 박근혜 정부가 폐쇄적이고, 불통정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결국 박근혜 당선인이 이끄는 보수정권은 장기집권보다는 10년을 주기로 한 정권 교체현상에 굴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때로는 왼쪽으로, 때로는 오른쪽으로 왔다갔다는 하는 소위 '시계추 진동운동'이 우리나라 선거에서도 패턴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앞으로 5년 동안 정신 차리지 않는다면 보수정권이 장기집권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황 위원은 행정자치부 장관 정책보좌관, 군산 지방자치개혁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사)자치분권연구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1.28 23:02

그래도 바꾸지 않을 겁니까?

"지금 난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 끔직한 시기를 견디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1940년대 영국의 대표적인 여류 작가 버지니아 울프가 외투 주머니에 돌멩이를 가득 넣고 강물에 뛰어 들며 남편에게 남긴 유서의 한 대목이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심정에 매몰되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연이은 패배감과 상실감 박탈감과 열등감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지도자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허탈감까지 더해진다.프로야구 10구단 유치 프로젝트는 이 모든 것에 대한 변명이 불가능한 사례로 남게 됐다. 시장성과 자금력, 사회성과 정치력, 정밀성과 준비력을 무시하고 설득력 없는 배분논리로 여론몰이를 앞세워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 당연한 결과다."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KT의 물량 공세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철저하게 시장논리로 가야하는 것이 프로구단의 운영 현실이다. 그럼에도 추진주체자들은 이를 간과했거나 무시했다. 발표 직후 젊은 부지사가 눈물을 흘리며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정작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LH유치 실패로 상처 입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당한 이 아픔은 2배, 3배일 수밖에 없다. 차별당하고 괄시 받던 세월을 처연(悽然)하게 살아낸 우리지만 이번 일은 경우가 다르다. 백성을 하늘처럼 받들어야할 사람들이 백성을 우습게 아는 패륜에서 오는 현상이다. 강제 동원된 군중집회, 하늘을 뒤덮으려한 깃발과 현수막, 삭발 행렬, 껴안고 죽을지언정 빼앗길 수 없다는 공허한 외침 그리고 끝내 정확하게 밝히지 못한 예산의 행방, LH유치 운동의 분통 터지는 결산서였다. 전시관행의 표본이었고 자치민주주의의 태생적 병폐이었으며 오만과 편견의 소산이었다. 도전은 좋으나 무모한 도전은 깊은 상처와 실망만 낳을 뿐이다.이토록 무례한 오만과 편견, "그래도 바꾸지 않을겁니까?" 엎친데 덮친격으로 12·19대선 결과 '멘붕' 상태에 빠진 사람이 부지기수다. 전국적으로 멘붕족을 48.2%라고 한다면 우리는 87% 가 넘는다. 멘붕의 결과는 대통령을 우리 대통령과 너희 대통령으로 나누는 정신적 충격으로 나타난다. 내가 지지한 대통령은 우리 대통령이고 네가 지지했으면 너희 대통령이라는 식이다. 2013년도 신년하례식에서 정동영은 이런 생각이 잘못이었음을 뉘우치는 건배사를 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맥케인이 오바마를 우리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성숙함을 보고 정동영은 많은 것을 뉘우쳤다는 것이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충동'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 개표방송에서 지도에 표시 된 색깔을 보았는가? 그리고 250명 선출직의 유니폼 색깔과는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생각해 보았는가? "그 또한 지나가리라." 솔로몬의 지혜처럼 역사는 결코 고착될 수 없는 것이지만 DJ로부터 비롯된 야성도, 외로운 섬에 함몰된 고집도 이제는 바꿀 때가 되었다. 낙후의 쓰라림을 더 이상 참을 수는 없다. 우리야말로 "잘 살아보세"를 다시 불러야 한다. 새해도 벌써 20일이 지났다. 어느 누구도 1월을 죽음의 행진으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1월 1일 아침 새해를 보면서 생명의 행진을 다짐했다. "그래도 바꾸지 않을 겁니까?"를 화두로 던졌다. 모든 유기체는 변하지 않고 생존할 수 없음을 확인하면서…. △ 안 대표는 MBC 편성국장과 (주)하림 전무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애향운동본부 부총재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1.21 23:02

전국 희망의 1번지 전라북도

필자는 연초에 본부장으로 부임해 농업 농촌현장을 방문하고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의아한 점을 느꼈다. 전북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협동조합 설립과 완주군 로컬푸드사업에 대한 우리 지역의 인식이 타지역에서 느끼는 온도와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타지역에서는 전북지역의 협동조합의 선도적인 변화와 완주 로컬푸드사업이 국민건강 증진과 농가소득 향상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며 전국적인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완주 로컬푸드 매장을 중앙정부는 물론 외국단체와 국내 지자체들이 서로 앞다투어 방문하여 사례를 연구하는 전국 방문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우리지역 대다수 사람들은 전북도가 지금 농업·농촌의 지속발전을 위해 하고있는 가치들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또한 자부심마저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에 근무하면서 전북 협동조합의 변화에 많은 관심과 존경을 느꼈던 필자는 이러한 지역 분위기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잘 아는바와 같이 지난해는 협동조합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의 시기였다.12월 1일 협동조합법이 시행됐고,지난해 말 기준 130개 협동조합이 설립인가 신청을 했으며 신청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시행 첫 해인 금년에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더 많이 탄생되게 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전라북도는 세계 협동조합 모델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왔고, 협동조합 공동체를 현장에 접목하려는 활동이 다른 지자체보다 상당히 앞서서 진행되고 있다.농협에서도 지난해 사업구조개편을 단행하여 새로운 형태의 농협이 출발했다. 이는 중앙회 수익원 이었던 금융을 독립해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우리 농업농촌을 건실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최근 협동조합의 맏형격인 농협도 생산자협동조합으로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농촌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농, 은퇴농, 영세농, 부녀농 등에 대한 즉, 생활협동조합으로서 역할은 아직도 취약 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영세소농이나 고령의 농민들이 농촌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개발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작은 농사지만 힘을 합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사업들. 예를 들면, 꾸러미사업, 농업인끼리 공동 운영하는 식당, 그린투어리즘, 파머스마켓, 노인 복지 관련사업 농가주부들끼리 모여하는 소규모 가공사업, 학교급식에 대한 공동참여 등 많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 숨어 있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이른바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생활협동조합으로서 소득도 올리지만 일을 함으로써 가치와 보람을 느끼고 종사하는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농촌사업을 추진해야 한다.협동조합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의 리더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농촌과 농민들의 소득감소는 더욱 가속화되고 특히 농도지역인 전북의 농축산인들의 피해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간 감소만 하던 전북지역 인구가 최근 2년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새만금 간척지는 산업자원, 관광자원, 농업자원으로서 미래 전북의 희망이 되고 있다. 도민과 행정 농업인 모두가 전북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함께 공유한다면 희망의 1번지! 참! 괜찮은 전라북도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김 본부장은 김제 출신으로 전북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농협중앙회 식품사업분사 분사장 경제구조개편부 부장, 원예상업부 부장을 역임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1.14 23:02

건강하게 겨울나기

요즈음 날씨가 말그대로 엄동설한이다. 수년째 기록적인 극심한 한파가 계속되고 있고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훨씬 추울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매서운 추위에는 크고 작은 질환이나 사고 등이 발생하기 쉬워서 건강에 적신호가 생길 수 있다. 이 시기에 올바른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희망찬 2013년 한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우리 몸은 날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특히 온도 변화에 따라 혈관의 수축 정도가 달라져 혈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차가운 영하의 온도에 노출되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이로 인해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특히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은 뇌졸중 예방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이런 고령자들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추운 겨울 야외 운동이나 활동을 자제하고, 갑작스런 체온 변화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따라서 외출시에는 따뜻하게 몸을 감싸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방한 복장을 갖추고 가급적 얇은 옷을 여러벌 겹쳐 입도록 권유하고 있다. 더불어 머리도 모자등으로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것이 좋다.혈압 상승으로 인해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나 혈전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등으로 인해 이차적으로 뇌가 손상을 입는다면 한쪽 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증상이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물체가 잘 보이지 않거나 두 개로 보이는 시각장애, 심한 어지럼증, 의식장애, 심한 두통 등의 뇌졸중 증상이 나타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즉시 혈전용해제 투여, 스탠트 삽입술, 응급수술 등의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정상으로의 복구가 빠르다. 그리고 차가운 날씨는 치질환자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수축된 피부와 항문관에 있는 근육들이 모세혈관을 압박해 혈류 순환 장애가 생겨 치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문 부위가 차가운 곳에 노출됐을 때 증상이 심해지므로 이런 경우 환부를 깨끗하게 하고 따뜻한 물에 좌욕하면 좋아질 수 있다. 치질 예방을 위해서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좌욕하는 습관과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배변 습관이 중요하다.또한 겨울철에는 사고로 인한 부상 방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눈이 많이 오고 길이 군데군데 얼어 있는 경우, 특히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이나, 교량 등은 눈이 녹지 않고 빙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낙상사고에 더욱 주의를 해야한다.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지말고 장갑을 착용해 손을 내놓고 균형을 잡으며 걷는게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주위에 보호난간 등을 손으로 잡고 서둘지 않고 여유있게 걷는게 좋다. 요즘에는 스키나 보드 등 겨울 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눈 위에서 진행되는 위험한 운동인 만큼 부상 방지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겨울 스포츠 사고로 중상을 입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상을 막기위해서는 꼭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약 10분 정도의 준비운동으로 근육과 인대를 서서히 늘려 신체의 유연성을 증가 시켜주어야 하며 처음부터 욕심부려 근육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 손상의 전문가들은 적절한 준비운동, 장비 안전 점검, 보호장구 착용, 실력에 맞는 슬로프 선택 등을 당부하고 있다. 연초부터 폭설과 혹한으로 인한 각종 질환과 사고의 발생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연초 세운 계획들을 실행하고, 아쉬움 없는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건강 챙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면 더욱 행복한 계사년 한 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 병원장은 전주고와 전북대 의대를 졸업했고, 현재 한국유방암학회 부회장,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민사·가사조정위원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3.01.07 23:02

얼굴 없는 천사의 '나비 효과'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는 전북을 대표하는 익명의 기부자인 '얼굴 없는 천사'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10년간 한결같이 익명으로 선행을 베풀어 온 얼굴 없는 천사의 숭고한 나눔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9년 전주시에서 마련한 것이다.올해도 어김없이 얼굴 없는 천사는 찾아왔다. 지난 2000년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민원 창구에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자그마치 13년째다. 지금까지 3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기부한 천사의 신원은 아무도 모르지만, 그가 단지 사회적 명예와 유명세를 타기 위해서 매년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는 몇 해 전 성금과 함께 이런 쪽지를 남겼다고 한다. '대한민국 모든 어머님이 그러셨듯이 저희 어머님께서도 안 쓰시고 아끼시며 모으신 돈이랍니다.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였으면 합니다.'전북에는 유독 얼굴 없는 기부천사가 많다. 전주 노송동의 천사 외에도 햇수로 3년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을 찾아온 '얼굴 없는 노신사'는 올해도 1000만원권 수표 2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는 "결식아동을 돕는 데 썼으면 좋겠다"는 말만 남긴 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최근 익산시에 100만원을 기부한 '붕어빵 천사' 역시 사실은 얼굴 없는 익명의 기부자였다. 익산 원광대병원 맞은편 작은 상가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는 김남수씨는 애초 사랑의열매 지정기탁을 통해 "저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었다"며 익명으로 봉투를 건넸다. 언론보도를 통해 신분이 밝혀졌지만, 그는 처음부터 남에게 알리기 위해 기부한 것은 아니었다. 슬하에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넷을 키우고 있는 그의 형편 역시 여유로운 편이 못 된다. 그는 붕어빵 장사를 하면서 조금씩 모은 돈이라며 내년에는 어려운 익산 시민들이 희망을 품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해 우리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도 했다.매번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얼굴 없는 천사들의 사례처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익명의 기부만이 나눔의 미덕인 것은 아니다. 기부를 하는 사람들은 살아온 인생, 현재의 환경, 기부 여건과 동기 등을 고려해 기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익명으로 할 것인지 아닌지 역시 기부자의 성향에 따라 다르므로 어떤 기부이든지 그 선행 자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나눔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이름과 금액이 아니라 나눔 활동을 하게 된 동기와 어려운 이웃을 헤아리는 따뜻한 진심이다. 누구든 자신의 재화와 노력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소중하며, 이를 실천하는 용기는 박수받아야 한다. 최근 사랑의열매에 1억원 기부를 약정한 탤런트 겸 영화배우 수애도 이미지로만 보면 넉넉한 환경에서 자랐을 것 같지만 어린 시절을 서울 봉천동 달동네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는 구두수선을 하던 성실한 아버지와 사랑이 넘치는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지만, 소녀 수애는 꿈이라는 게 없던 아이였다고 술회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세상으로 나왔듯이 나의 기부로 아이들이 '될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을 가지면 참 좋겠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모습을 감추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 얼굴 없는 천사들. 거리를 스치는 수많은 사람 가운데 누구일 얼굴 없는 천사는 그래서 모든 누구의 아름다운 선행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별하고 잘나서가 아니라 누구나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는 나눔의 손짓. 마치 '나눔의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2.31 23:02

주목과 어우러진 태백산

어머니 가슴처럼 푸근한 태백산(太白山·1567m)은 이름 자체의 무게가 만만치 않으며 흔히 '민족의 영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명산이다. 그래서 가보지 않은 사람은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산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태백산은 그리 험하지 않다. 정상부는 연로하신 어머니의 가슴처럼 넉넉하고 평평해 편안함을 준다. 게다가 산행 기점의 고도가 해발 850m 정도여서 정상에 오르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태백산은 험하지 않고 경사가 완만하여 겨울등반이 유명하며 봄철의 진달래, 철쭉,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朱木)이 자생하고 있는 영산으로 왕이 천천히 올라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천제단, 단종비각, 문수봉, 최고지대의 샘인 용정, 해돋이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매년 1월 중순에 열리는 태백산 눈축제는 환상적인 설경 속에 1월 중순경 전국 눈조각 경연대회를 비롯해 등반대회, 오궁썰매타기 눈축제 전야, 축하공연, 댄스경연 등이 펼쳐져 겨울의 향기를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매년 5월 말~6월 초에 열리는 태백산 철쭉제는 하늘에 닿을 듯한 영산 태백의 산자락들이 다홍치마를 두른 듯 화사한 철쭉꽃으로 붉게 물드는 5월 하순경 태백산의 고운 철쭉과 함께 전야제, 모닥불 놀이, 전국등반대회, 전국유일의 화석축제 등이 다채롭게 펼쳐져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태백산 정상에는 봄이면 화사한 철쭉이 주목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지리산에서 4월말에 시작된 철쭉꽃은 6월이면 태백산에서 절정을 이루는데 정상인 천제단 일대와 장군봉 일대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분홍빛으로 산을 물들인다.태백산을 등산할 당시 천제단에 피어있는 철쭉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지리산 바래봉 철쭉에 익숙해 있는 필자는 큰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바래봉 철쭉은 꽃 색깔이 원색적이어서 그야말로 선홍색, 진분홍색으로 산 전체가 붉은 꽃바다를 이루고 있지만, 태백산 천제단 철쭉은 연한 분홍색 철쭉으로 지리산 바래봉 철쭉과 같은 강렬함을 느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은은한 여운을 남기는 철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 정상에 올라 11시 방향에 보이는 태백시도 멀게만 느껴졌다. 사방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산세가 완만하여 어머니의 가슴과 같이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느낌을 쓰고 있는 필자의 손등에 꿀벌이 날아와 앉았다가 날아 간다. 필자에게도 향기가 있나 보다. 태백산에 와서 필자도 벌이 좋아하는 선남(仙男)이 되었단 말인가? 흘러가는 구름의 그림자가 산등성이를 휘감고 지나갈 때,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니 고래 모형의 흰 구름이 푸른 바다에서 요동치는 고래처럼 느껴진다.태백산은 살아천년 죽어천년 간다는 주목으로 유명하다. 우리 인간도 주목처럼 오랜 세월동안 타인에게 도움을 주며, 아름다운 향기를 발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2.24 23:02

대선 후보의 의료 공약

어느 식당이 있다. 손님이 오는데 손님은 음식을 시킬 줄 모른다. 그저 식당 주인이 알아서 주는 대로 먹어야한다. 그리고 계산은 다른 사람이 한다. 먹는 사람이나 주인이나 식대에 대해 직접적인 부담은 없다. 손님은 먹어서 좋고 식당주인은 많이 먹일수록 이익이 남는다. 그리고 손님은 더 좋은 새로운 음식을 원하고 식당주인은 그에 따라 더 좋은 음식을 개발해 손님에게 권한다. 서로가 좋은 일이다. 그저 비용은 다른 사람이 내니까. 그리고 손님은 날로 증가한다. 물론 지나치게 먹이면 계산하는 사람의 적절한 견제는 있다. 그런데 비용을 부담하는 자가 국가이고 그 돈은 국민들이 내는 것이라면 모두의 이해관계가 몹시 복잡해진다. 이것이 바로 한국 의료보험의 행위별 수가체계의 문제점이다. 즉 환자 개인에 대한 의료행위가 많아질수록 환자와 병원은 좋을 수 있지만, 의료보험공단의 재정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국민 각자의 의료보험료이든, 세금에 의한 정부의 지원이든 간에 결국은 의료보험 가입자인 국민의 부담이 증가한다.의료의 소비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다음 세 가지이다. 즉 첫째 의료의 질적 수준, 둘째 의료보험비의 저렴함, 셋째 병원 이용의 용이성이다. 이러한 조건을 가장 잘 갖춘 나라가 한국이라고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내부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하다지만 결코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의료의 질은 향상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지만 한국 전체의 평균적인 수준은 아직 부족하다. 특히 서울과 지방 시골간의 지역적 의료기관 간의 편차는 아직도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군 의료시설은 매우 열악하고 대형화재, 대형교통사고, 폭발, 지진 등의 동시 다발적인 중증 외상 환자나 시골에서의 출산, 야간 응급실의 당직의 문제 등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둘째 한국의 의료보험비가 과연 저렴한가이다. 물론 저렴하다. 그러나 병원에서 환자가 최종 부담하는 비용은 전체 치료비의 35% 정도에 이른다. 즉 의료보장인가 진료비 할인인가 구분이 모호해진다. 기본 진료비가 저렴하니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선택진료라는 부가적 특진비, MRI, 초음파 등의 자기 부담인 여러 가지 비급여 검사, 간병비 등의 추가 부담이 결코 만만치 않다. 셋째로 병원 이용의 용이성은 한국의 병원출입이 너무 쉬워 문제이다. 마치 병원을 쇼핑이라도 하듯 중복적 이용과 과잉 검사, 과잉 투약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모두가 모르는 것은 물론 아니다.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다. 최근 대선을 앞두고 모든 대선 후보들이 앞을 다투어 이구동성으로 이러한 문제점에 의한 국민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한다. '국민 각자의 의료비 부담금 상한선을 연 100만원으로 하겠다', '중증질환은 본인부담금을 전혀 없도록 하겠다', '비급여 항목을 줄이겠다, 아니 없애겠다', '간병인 비용을 의료보험에서 처리하겠다' 등등 매우 다양하고 많다. 그러나 이것 말고도 시급한 문제는 많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노인 환자의 치료비, 그리고 정신 질환자, 치매 등 공공의료에서 감당해야 할 문제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 들을 일거에 해결하겠다고 한다. 한국의 사회복지가 모두 의료에만 집중돼도 과연 해결될까 싶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기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결국 비용이다. 비용 부담의 최종 귀착점은 국민 각자인데 우선 국가 재정에서 지출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들은 상대방이 하니 나도 질수 없다 하는 것일까? 내가 직접 부담하지 않는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사탕발림이 우선 통할 거라고 생각하는 후보도 과연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계산될 수 없는 공약이 난무 할수록 왠지 더욱 더 허무해지고 근본적인 해결점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것 같다.사회복지 특히 국민의 기본권이라 할 수 있는 의료에 있어서 국가의 기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그 부담은 과연 누구에게 귀착되는 것인가 하는 회의에 빠진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2.17 23:02

또 하나의 희망, 협동조합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주의가 지배하는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실업, 부의 편중 등의 문제는 시장에 대한 깊은 성찰을 낳았다. 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유력한 전략이자 실천수단으로서'협동조합'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UN은 2012년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하고 시장경제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협동조합을 언급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12월 1일부터'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돼 다양한 협동조합이 실험 무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협동조합에 바르게 접근해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의 역사와 성공을 위한 기본조건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협동조합 역사의 뿌리는 150여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848년 영국 로치데일에서 영세한 직공 28명이 약자인 서민들을 위해 식료품 공동구매를 목적으로 구성한'로치데일 협동조합'이 기원이 돼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 후 미국의 AP통신과 선키스트, 스페인의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 유럽의 경제 위기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 몬드라곤협동조합 등 세계적으로 성공적인 협동조합이 나타났다.이에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몇 가지 점들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첫째, 협동조합의 기본정신의 구현이다. 협동조합은 자조·민주주의·평등·공정·연대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것을 협동조합의 기본적 가치라고 한다. 협동조합 조합원은 성실·공개·사회적 책임·타인에 대한 배려를 신념으로 삼고 있는데, 이것을 협동조합의 윤리적 가치라고 한다. 진정한 협동조합이란 가치와 원칙을 잘 지키는 조합을 말하며, 이러한 조합이야말로 성공한 협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둘째, 교육의 중요성이다. 협동조합은 일인일표(一人一票)의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협동조합의 이념과 가치에 동조하는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의사를 존중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가지고 있어, 조합원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을 통하여 조합원간에 협동조합의 이념과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육을 통해서 신규 조합원이 양성되고 조직이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협동조합에 있어서 교육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셋째, 협동조합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실패하면 피고용자는 직장만을 잃지만, 협동조합의 조합원은 재산(출자금)과 직장을 함께 잃게 된다. 어떤 협동조합이던지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남아야 한다. 시장에서의 생존을 좌우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이다.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우수한 컨텐츠와 품질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하면 성공할수 없다.협동조합운동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것은 협동조합은 경영체적 성격과 운동체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라는 협동조합의 또 다른 정신에 따라서 신설 협동조합도 적정선의 영리와 함께 지역사회에 기여라는 정신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 지역에서 협동조합을 환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동안 전라북도는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전북협동조합스쿨'을 개설해 협동조합의 기본에서 실무까지 교육했고, 이들이 사회 각 층에서 협동조합의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전라북도의 노력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필자가 근무하는 농협 또한 협동조합의 한 형태이다. ICA(국제협동조합연맹) 협동조합 7대 원칙에는 협동조합간의 협동의 원칙이 있다. 협동조합간 협력하고 상생하는 만큼 협동조합이 발전하므로 협동조합간에는 우선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정신이다. 전북농협 또한 협동조합으로서 50여년간 쌓은 노하우 및 협동조합의 정신을 새롭게 출발하는 협동조합들과 함께 나눌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2.10 23:02

당신의 손이 두 개인 까닭

이 세상의 어느 사람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추고 태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린 스스로 힘을 키울 때까지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 이후에도 인생의 고비가 찾아올 때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그러고 보면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것은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빈틈을 메우며 생존해 나가기 위해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하는 사회적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외모만큼이나 선행이 아름다운 완벽한 삶을 살았지만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눔과 봉사에 늘 부족함을 느꼈던 오드리 헵번은 아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만약 너에게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사용하면 된단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알게 되겠지.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란다."오드리 헵번이 숨을 거두기 일 년 전 크리스마스이브 때 아들에게 읽어준 샘 레벤슨이 쓴 '오랜 세월 아름다움의 비결(Time tested beauty tips)'이란 시다. 그렇다. 우리 모두에겐 각자 자기 자신을 돕는 손, 그리고 다른 사람을 돕는 또 하나의 손이 있다. 나눔을 위한 능력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우리에겐 누군가를 일으켜 주고, 또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하고 격려해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손이 있다. 이 손을 들어 누군가에게 내민다면 우리는 충분히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누군가의 나눔이 나에게 닿아 나를 채워주고, 나의 나눔이 어딘가 있을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마치 우리가 동그랗게 모여 서로 손에 손을 맞잡은 것처럼.연말연시는 특히 자신을 채워준 나눔에 보답하기 위한 나눔의 테두리가 넓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주 시내에는 도민들의 나눔 온도를 상징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다.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살아온 한 해를 뒤돌아보면서 새로운 각오와 함께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도 돌아보며 나눔을 실천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줄줄이 늘어서 연탄을 나르는 사람들의 행렬과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김장 양념을 버무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더없이 아름답게 보이는 계절이 돌아왔다.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지난달 30일 '희망2013나눔캠페인' 출범식을 갖고 나눔 온도를 높이는 데 동참했다. 올해 나눔캠페인의 슬로건은 '나눔으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이다. 전 국민이 '나눔' 안에서 하나가 될 때, 행복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특히 올 연말에는 대선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있어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갈등이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그 부담은 저소득 소외 이웃들에게 가중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나눔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공생을 위해서도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안도현 시인의 '연탄 한 장'이라는 시 일부다. 비단 연말연시가 되었기 때문에 이 시가 와 닿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연탄 한 장만큼이나마 진심으로 따뜻한 사람이었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더 뜨겁게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올겨울은 유난히도 길고 춥다지만 한파를 포근하게 녹일 도민들의 성숙한 마음을 믿는다. 연탄 한 장, 전화 한 통만으로도 나눔 온도를 쑥쑥 올릴 수 있고 서로에게 부족한 행복을 채워줄 수 있음에 함께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2.03 23:02

태백의 아름다움

강원도 태백시에 있는 황지연못은 옛 신라 가야의 문화를 꽃 피웠으며, 이 겨레와 숨결을 같이한 낙동강 1300리의 발원지로 태백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어느 날 노승이 시주를 청하자 외양간을 치고 있던 인색한 황부자는 시주대신 두엄 한 가레를 퍼 주었다고 한다. 이를 본 며느리가 시주를 올리며 용서를 빌자 이 집은 운이 다했으니 어떠한 일이 있어도 뒤돌아보지 말고 따라오라는 말에 며느리는 노승을 따라 가다 뇌성벽력이 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노승의 당부를 잊은 채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아기를 업은 며느리는 돌이 되어버리고 집터는 연못으로 변해 버렸다고 한다. 황부자의 집터가 황지연못으로 변해, 낙동강의 발원지가 되어 하루 2000~3000톤의 물이 용출되며 한국 명수 100선 중 한곳이다.검룡소는 한강 514㎞의 발원지로서 자연 생태계 보호구역인 금대봉 기슭에 위치한 자연의 보고이다. 서해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려고 올라와 머무르고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하루 2000여 톤의 물이 용출되어 한강으로 흐르고 있다. 이 곳에서 용출되는 물줄기는 70년대 대도약의 기적을 일궈낸 한강의 발원지로서 포석정이 연상되는 수로는 물안개와 이끼로 신비로움을 자아낸다.검용소로 가는 태백의 길 주변에 있는 목장이 한가롭게 보이고, 목장 안에 군데군데 서있는 잣나무는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목장에 드리워진 잣나무 그림자는 연록색의 풀과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 내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정성의 화암팔경 중 화암약수는 그림바위 산속에 바위를 뚫고 샘솟는 약수이며, 거북바위는 절벽위에 큰 거북이가 남쪽을 향해 기어가고 있는 모양의 바위로 주변의 전경은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이 절경을 이룬다.계곡의 맑음이 끊일 줄 모르는 용마소는 용마가 주인을 따라 이 소에 빠져 함께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며, 화암동굴은 천연종류동굴과 금광갱도를 이용하여 '금과 대자연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개발한 국내 유일의 테마형 천연종류굴이며, 지금도 생성중인 석화로 유명하다.화표주는 뾰족하게 깎아 세운듯 솟은 기둥형상의 바위로 산신들이 이 기둥에 신틀을 걸고 짚신을 삼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며, 소금강은 수십미터의 기암절벽과 숲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고 하여 소금강이라 불리고 있다. 몰운대는 층층 절벽위에 커다란 반석이 펼쳐져 있으며, 절벽 아래로 맑은 시냇물이 흘러 예부터 시인묵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경치가 좋아 천상선인들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다 갔다고 전해진 곳이며, 광곡대는 하늘과 구름과 땅이 맞붙은 신비의 계곡으로 예로부터 부정한 사람들이 함부로 출입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이렇듯, 태백은 관광명소로도 유명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태백의 아름다움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어야 되고, 이것이 하나 되어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안목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러한 안목만 형성된다면 일상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반으로 줄일 수 있어, 맑고 건강한 영혼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1.26 23:02

의료봉사는 민간외교

지난주 원광대학교 병원 자원봉사자 36명이 각자 성금을 거출해 캄보디아 바탐방으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원광대학교 병원과 캄보디아와는 오랜 그리고 가슴 아프면서 깊은 사연의 역사가 있다. 1997년 9월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떠났던 일행들이 프놈펜 공항에 착륙하면서 기체가 폭발해 일행이 전원 사망했다. 그 이후 원광대학교 의과대학과 캄보디아와는 더 깊은 유대를 이어왔다. 유일한 의과대학이었던 프놈펜 의대에 5층 높이의 기초의학 교육관인 '한-캄'우호관을 한국정부의 지원과 함께 지어주었다. 지금도 프놈펜 의대 교정에는 그때 희생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다. 그 이후로도 우리는 재정 또는 의학서적 기증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프놈펜 의대 교수들의 연수 등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또 캄보디아 시골지역인 바탐방에는 원불교 교당과 함께 구제 무료 시혜병원을 지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으며 매년 원광대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결코 일회의 홍보성 이벤트가 아닌 꾸준한 의료봉사 활동으로 지금껏 희생정신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은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이전에는 항상 유엔 총회에서 남북한 표 대결을 해왔다. 많은 표를 얻기 위해서 남북한은 국가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상주 대사관을 경쟁적으로 설치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지원을 해왔다. 남아프리카 공화국내의 조그만 내륙국가인 스와질랜드에도 1968년 남한 대사관이 설치했다. 그러다가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이 이루어지자 남한은 너무나도 성급하게 1993년 스와질랜드 공관을 철수시키고 주남아공 대사관에 겸임 업무를 시키려 했다. 그러나 스와질랜드 정부는 바로 남한과는 단교 조치를 취하고 주남아공 대사관의 겸임업무를 못하게 해 국가적인 망신을 초래했다. 그 이후로도 남한 정부는 지속적으로 스와질랜드와 수교관계를 회복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2003년 7월 원광대 병원에서는 스와질랜드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필자 역시 참여했다. 그곳은 원광대 약대 교수였던 김혜심 교수가 원불교 교당을 설립하고 현지 한국의사와 함께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정말 성심껏 현지 주민들을 위해 봉사했다. 이러한 우리의 진심이 그곳 TV 방송에도 보도됐고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도 전달됐다. 떠나는 날에는 갑자기 스와질랜드 수상이 우리들을 불러 차를 대접하면서 선물로서 남한과의 외교관계를 회복시키겠다고 했다. 그때까지도 우리는 수교 회복의 의미를 잘 몰랐다. 그러자마자 주남아공 대사관의 관계자가 남아공 수도인 프리토리아에서 부랴부랴 찾아와 굉장히 놀라워했다. 그리고 귀국길의 경유지인 남아공의 한국 대사관저로 우리 일행을 전원 초대했다. 당시 한화길 주남아공 대사는 오랫동안 시도했던 수교 회복을 우리들이 성사했으며 본국에서도 오랜 숙원을 풀었다고 매우 기뻐한다고 전했다. 외무부에서도 우리들을 위해서 프랑스 파리 대사관저에서 한국음식을 그날 바로 공수해 즐거운 시간을 현지 관계자들과 함께 갖도록 지원했다.가끔 해외 의료봉사 관련 기사를 접할 때마다 그 곳의 종교적 문화적 환경과 잘 어울리는지 또는 이벤트성이 아닌지 염려될 때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의료봉사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민간 외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1.19 23:02

농업인의 날 '土月 土日'에 대한 소회

11월 11일인 어제는 항간에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로도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좀 더 의미있게 되새겨야 하는 것은 법정기념일인'농업인의 날'이라는 점이다.예부터 우리나라는 농본국가(農本國歌)로서 조선시대에도 춘경기(春耕期)때 임금이 손수 소에 맨 쟁기를 잡고, 사직단에 제사를 드리고 왕비는 준비된 비원(秘苑)안의 초가에서 누에에게 뽕잎을 주었다고 한다.이와같이 우리나라는 옛부터 권농의식이 있었고, 정부는 1996년에 그동안 유지해오던'권농일(勸農日)'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11월 11일을'농업인의 날'로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올해로 17회째를 맞이했다.11월 11일을'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은 쌀농사가 추수를 마치는 시기를 맞아 수확의 기쁨을 온 국민이 함께 나누는 국민의 축제일로 하기 위한 것이며, 흙토(土)자를 파자(破字)하면'十'과'一'이 되는데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뜻에서 흙'土'자가 겹친 土月土日을 아리비아 숫자로 풀어 11월 11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한다.2012년 제17회 농업인의날 행사가 "농업,국가발전의 주춧돌! 농촌, 푸른 미래의 디딤돌"이라는 주제로 전국 각지에서 성대히 치루어졌다. 그러나 농업인의 날을 맞이하는 농업인들의 마음이 밝지만은 않은 듯하다. 농업이 처한 현실이 무겁기 때문이다. 수출지향형 성장을 이룩한 우리나라는 경제영역 확대를 통한 국가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여러 국가와 동시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농업대국인 EU(2011년 7월 1일), 미국(2012년 3월 15일)과의 FTA가 발효된데다, 우리나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되는 한·중 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농업인의 날을 맞이하는 농업인들의 심경은 매우 복잡하기만하다.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하여 농업을 삶의 근간이 되는 산업으로 중요시 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가지는 의미 하나로만으로도 농업관련 종사자들에게 큰 자부심이 되어 왔다. 이제 농업은 생계의 문제를 떠나'식량주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9월 농수산식품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쌀 자급률은 전년 대비 21.6% 떨어진 83%로 1981년 이후 최저치이다. 또 곡물자급률(사료곡물포함)에 있어서는 선진국가의 자급률은 100%를 상회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는 1990~2011년 기간동안 곡물생산은 31% 하락한 반면, 수요는 32% 증가해 곡물자급률이 22.6%(잠정)선으로 자급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의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곡물가의 상승은 식량의 안정적 확보, 식량주권의 중요성을 재삼 느끼게 만든다. 식량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대책이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 첫걸음은'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정신을 되살리는 일에서부터 일 것이다.전라북도는 '농도전북(農道全北)'이라 불릴 만큼 농업의 뿌리가 깊은 곳이다. 이를 반영하듯 농촌진흥청,한국농수산대학,농업과학원,식량과학원,축산과학원, 원예특산과학원 등 농업관련기관이 향후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해 농업정책과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또 정부의 종자 주권확보 프로젝트인 골든시드(Golden Seed) 프로젝트 일환으로 김제에 민간육종단지인 시드밸리(Seed Valley) 건설 사업이 2013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종자산업은 농업 뿐만 아니라 생명·식품산업 등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매우 큰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지식집약적 고부가가치 산업이다.이러한 성과를 이끌고 있는 전라북도가 그린 청사진처럼 전북이 '종자에서 식품산업(Seed to Food)'까지 상호 연계·발전시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여 농도 전북이 우리나라의 농업수도가 되고 '약무전북 시무국가(若無全北 是無國家)'라는 말을 되새기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그 날 까지 필자가 근무하는 전북농협도 농정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 농업·농촌에 열정을 쏟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1.12 23:02

희망을 주름 잡는 '번영세탁소'

'소년소녀가장 중·고생 교복 무료 세탁!!' 전북 군산시 문화동 군산상고 앞 사거리에 자리한 '번영세탁소' 문 옆에 붙여 놓은 종이 문구다. 이 문구는 세탁소 주인 고정곤(69) 씨가 7년 전부터 붙여 놓은 것이다. 고 씨가 다림질하는 책상 앞에는 '착한가게' 현판도 붙어 있다. 매달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는 증표다. 고 씨는 원래 양복을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친척이 운영하는 양복점에 들어갔다. 15년 동안 기술을 배운 뒤 군산시 선양동 상가에 작은 양복점을 열었다. 하지만 1980년대 기성복 바람이 몰아닥치자 종업원을 2명이나 두며 장사가 잘됐던 양복점 문을 닫아야 했다. 그 후 아내와 아들, 딸 네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어판장에서 일하며 어렵사리 빚을 내 지금의 세탁소 자리를 얻었다. 그런 고 씨가 소년소녀가정과 보육원 아이들 옷을 무료로 세탁해 주는 봉사를 결심한 것은 지난 2005년 정신과에서 우울증 진단 후 약을 먹고 얼마간 병세가 호전될 때였다. 다행히도 건강을 회복하자 세상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고 씨는 물질적으론 부족하지만 가지고 있는 기술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봉사와 기부를 시작하면서 건강도 좋아졌다."사람들이 건강을 위해서 봉사하고 기부한다는 말, 저도 건성으로 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내가 해보니 그 말을 이해하겠더군요. 아마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가 봐요.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기니까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그의 아름다운 선행이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나눔을 실천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흔히 내가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남을 도와야겠다는 말을 한다. 옛말에 '광에서 인심 난다'고 했지만 꼭 경제적으로 넉넉해야지만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 씨와 같이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주머니를 털어 나눔을 실천하기도 한다.사실 우리 주변에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이런 '서민형 기부자'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김제에서 진행된 지평선축제 기간 중에 각설이 공연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칠봉이 품바(본명 최경규)가 엿을 판매한 수익금을 소년소녀가정을 위해 써 달라며 사랑의열매에 기부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평선축제 기간 중 각설이 공연 및 엿 판매 수익금을 불우이웃에게 지원해 달라며 기탁해 오고 있다. 또 축제 기간에 행사장에서 노점상으로 활동해온 25명이 뜻을 모아 생활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성금을 기탁해 훈훈한 귀감이 되기도 했다. 전북 각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은 축제기간 모은 성금으로 자신들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저소득 조손가정에 지원해달라며 당부했다고 한다.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을 서로 돕는 것은 우리 조상의 나눔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남도 지역에는 '세 덤이 있어야 한다.'라는 옛말이 있다. 세 덤은 셋을 더한다는 뜻으로 밥을 지을 때 식구 수에다가 세 사람의 몫을 더하여 밥을 지어야 한다고 풀이될 수 있다. 과거 가난했던 시절,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해 숟가락을 들고 이웃을 찾아가 밥을 얻어먹는 가정이 많았다. 우리 조상들은 그러한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먹을 것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과 언제든 나누어 먹기 위한 아름다운 풍습이었던 것이다.반드시 남보다 많이 가져야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정곤 씨의 번영세탁소도 사실 '번영'과는 거리가 멀고 언제 번영할지 알 수 없지만, 구겨지고 주름진 세상의 절망을 칼 주름 반듯한 희망의 내일로 세탁하는 그의 사랑은 더없이 영화롭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1.05 23:02

지리산 천년송 부부의 멋

지리산 뱀사골 와운마을을 가기 위해 전주에서 국도로 남원을 향해 달리다 보면, 남원터널 근처 좌측 산자락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눈에 들어온다. 이 소나무 숲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백면을 지나 운봉을 끼고 돌아, 산내를 거쳐 뱀사골을 향해 계곡을 따라 올라 가다보면, 달리는 차창가로 내다 보이는 계곡의 아름다움은 지리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긋한 멋이다.뱀사골 입구에서 와운 천년송이 있는 와운마을까지는 약 3㎞ 정도 되는데,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잘 만들어 놓았으며, 중간쯤에는 출렁다리도 있어 재미가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 가면서 계곡물에 발도 담그니, 시원하다 못해 발이 시릴 정도였으며, 시원한 물로 세수를 하였더니, 머리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아름다운 풍경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었으니, 그 영상은 이제 오랫동안 필자와 함께하는 지리산이 될 것이다. 그리고 노각·허어리·철쭉·때죽·서어·굴참·단풍나무 등이 즐비하며, 산다람쥐·매미·고추잠자리도 지리산의 멋을 돋구어 주며, 자연의 소리를 내면서 유유히 흐르는 맑고 맑은 청아한 자연수가 흐르는 뱀사골 계곡을 잊을 수가 없다.와운마을에 도착하면, 하늘 아래 첫동네처럼 하늘과 맞다은 느낌을 주며, 시원함과 맑은 공기의 단맛과 아름다운 계곡물 소리에 흠뻑 취하게 된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천년송이 있는 언덕까지는 나무계단으로 잘 다듬어져 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주위에서 다람쥐들이 여유롭게 노닐고 있으며, 매미는 세차게 노래를 부르고, 고추잠자리는 흥겹게 춤을 추며 필자를 반겼다.언덕 남쪽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제424호인 지리산의 천년송은 할머니 소나무라고 부르는데, 이로부터 20여m 남짓 떨어져 언덕 위쪽에 할아버지 소나무도 있다. 할머니 소나무는 높이가 대략 20여m에 이르며, 나무둘레는 6m, 사방으로 뻗은 가지의 폭은 18m 정도이다. 소나무 앞쪽에는 구름도 누워서 지나간다는 와운(臥雲) 마을이 있다. 와운마을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정월 초사흘에 나무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뱀사골 상류 명선봉으로부터 뻗어 나온 산자락에 자리한 이 소나무는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모습에서 장엄한 기품을 느낀다. 두터운 용비늘 모양의 나무껍질이 오랜 세월의 연륜을 말해 주고 있다. 특이한 것은 할머니 소나무와 할아버지 소나무가 마주보는 가지들이 더 푸르고 복스럽고 생기가 넘치는 것을 보면서, 천년 노부부의 열렬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 소나무와 할아버지 소나무를 에워싼 산자락들은 이 두 부부의 멋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들을 낮추고 모든 초목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할머니 소나무의 자태는 그 어느 나무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자태가 아름답고 장엄하기까지 하다.할머니 소나무는 층층으로 뻗어 있는 가지가 마치 정교하게 쌓아 놓은 탑과 같다. 나무 아래쪽은 껍질이 두껍지만, 위로 올라 가면서 빠알간 속살을 드러내 보여 빠알간 적송 줄기와 푸른 소나무 잎이 조화를 이루어 산봉우리와 하늘이 조화를 이루어 한폭의 동양화가 완성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0.29 23:02

미생물과 인간의 타협

집안의 조그마한 강아지는 주인이 계속 애정으로 쓰다듬어주면 순하고 꼬리 흔드는 귀여운 강아지가 되지만, 주인일지라도 강아지에게 신경질적으로 발로 차고 박대하면 어느덧 그 강아지는 주인을 피하고 주인에게 짖어대는 거칠고 포악한 강아지로 전락한다. 사회의 대인 관계도 마찬가지이며, 집단과 집단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영화 '대부(God father)'에서 볼수 있듯이 뉴욕 마피아들 간에도 서로의 영역을 건드리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익 다툼에 의한 치열한 전쟁이 이루어지면, 패한 집단의 대부분은 압도돼 사라지나,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소수의 갱들은 기회를 기다리며 더욱 강한 갱들이 돼 언젠가는 역전의 상황을 만든다. 즉 건드리지 않으면 반격하지 않으며, 강력한 공격이 있더라도 살아남은 소수가 강하게 변화해 반격의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유사한 극단적인 경우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서 되새겨 볼 수 있다. 1967년 6일 전쟁이후 아랍은 더 이상 무력적 적수가 될수 없었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은 더욱 더 심해져 갔다. 급기야 1972년 9월 독일 뮌헨의 올림픽 경기 도중 팔레스타인의 검은 9월단은 인질극을 벌려 이스라엘 선수 13명과 함께 모두 자폭하게되고 올림픽 경기는 중단되고 말았다. 이후 양자의 관계는 최악이 됐지만 PLO(팔레스타인 해방기구) 의장 아라파트는 대화와 대결을 공히 구사하면서 소강 상태에 이르렀고 그에 따라 1994년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양손에 평화의 올리브 가지와 공격의 화살을 들고 있으나 어떠한 경우에도 평화의 올리브 가지는 놓지 않겠다" 고 했으나 그 후에도 대화와 대결은 반복된듯하나 지금은 다시 최악의 상태가 된듯 싶다.이러한 관계 형성을 미생물과 인간이 만든 항생제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수많은 병균들은 질병으로서 인간들을 괴롭히며 자연사의 일부분을 이루어왔다. 그러다가 1946년에 이르러 페니실린의 출현과 함께 병균들은 소멸된듯하다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여 페니실린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인간은 다시 반합성 페니실린을 개발해 병균들에 타격을 가해 대부분의 병균이 다시 소멸됐으나 살아남은 일부의 병균은 또 다시 반합성 페니실린에 대한 내성을 갖게돼 반합성 페니실린을 무용하게 한 듯했다. 다시 인간은 세파로스포린을 개발해 다시 반합성 페니실린 내성균들을 공격했으나 병균 역시 또 내성을 획득해 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이러한 과정중에 많은 항생제가 개발됐다가 다시 짧은 시간내에 내성을 가진 병균들에 의해 무력화 되기 일쑤였다.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면 많은 약한 균들은 없어지나 내성을 획득한 소수의 균들이 번식해 다수를 형성해 그 항생제를 무력하게 만든다. 아미노 글리코시드, 메이크로라이드, 퀴놀론 등의 수많은 항생제들이 나왔다가 잠시 후 힘을 잃고 다음 세대의 항생제에게 바통을 넘기게 됐다. 이러한 과정이 1946년부터 35년 정도 지속됐다.그러나 198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강력한 새로운 항생제는 더 이상 개발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존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들이 번식해 많은 항생제들을 무력화시켜 인간들은 다시 옛날처럼 감염질환에 시달려야 할것이다. 놀랍게도 1980년대 이후 감염질환은 전에 비해 크게 문제되지 않고있다. 인간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하지 않으니까 아니 개발하지 못하니까 미생물들도 더 이상 방어의 방법으로서 내성 획득을 잠시 멈춰 준 것일까 ?원인이야 어쨌든 간에 최근 30년에 보여준 인간과 미생물간의 화해 즉 건들이지 않으면 반격하지 않는다는 법칙이 적용된 것일까? 말이 통하지 않는 인간과 미생물간에도 화해와 조정이 가능한데, 말이 통하는 인간들끼리 화해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해결이 결코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0.22 23:02

'와일드푸드 축제'와 '食사랑農사랑운동'

우리나라는 경제영역 확대를 통한 국가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여러 국가와 동시 다발적으로 FTA를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농업대국인 EU(2011년 7월 1일), 미국(2012년3월 15일)과의 FTA가 발효된데다, 우리나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견되는 한·중 FTA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농업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농업부문에 대한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생각된다.1990년대 중반 WTO체제 출범이후 FTA에 이르기까지 기간동안 많은 사회문화적 변화가 있었다. 그 중 눈에 뜨이는 부분이 주5일제 근무의 정착, 국민 여가행태의 변화, 식생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이러한 사회적 트랜드를 반영하고 농촌·농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의 하나로 '농촌·농업관광'을 떠올려 본다. 농촌·농업관광은 농촌에 머물면서 자연경관이나 생태환경·전통문화·농촌생활·농산물 생산활동을 구경·관찰·체험해보거나 지역농산물의 구매 등을 통해 심신의 휴양과 즐거움을 느끼는 여가활동을 의미한다. 농업인의 입장에서는'관광농업'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농업관광'으로 이해가 될 것이다. '그린투어리즘'이나 '팜스테이'등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할 것이나 이보다는 광의의 개념이라 할 것이다.농촌·농업관광은 농가소득증대에 기여함은 물론 농촌지역경제 활성화, 도농간 문화적 동질성 증대, 국민관광패턴의 다양화, 농촌의 전통문화의 보전과 계승, 농촌의 자연환경의 보전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필자는 이러한 모습들이 잘 반영된 모델이'완주와일드푸드축제'라고 생각한다. 지난주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펼쳐진 제2회 완주와일드푸드축제장은 많은 인파로 성황을 이루었다. 완주지역에서 농업인들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산물을 재료로한 풍부하고 차별화된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그리고 자연속에서 천렵,메뚜기,미꾸라지잡기 체험과 함께 화덕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이색 체험 활동 및 직거래 장터 등에서 느껴지는 활기와 관심은 또 하나의 기네스 축제로 자리매김 하리라 생각한다. 이번'완주와일드푸드 축제'는 현대인이 가지는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에 주목한 축제로서 이는 食생활·食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 국민의 건강과 農의 가치를 지키고 나아가 건강한 대한민국 건설에 기여하고자 하는 농협의'食사랑農사랑운동'과도 일맥상통 한다고 본다'食사랑農사랑운동'은 건강·음식·우리농산물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인식의 확산으로 먹거리 및 農의가치에 대한 회복을 도모하고, 도시에서는 食의 중요성 인식으로 국민 食생활을 개선시키고, 이는 農의 중요성을 제고시키고 우리농산물을 소비촉진 하려는 기본적 구상을 가지고 있다. 농협은 생산자단체로서 또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교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 생산자의 권리를 적극 보호하고 존중받아야할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하는'食사랑 農사랑운동'을 꾸준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팜스테이마을 운영의 활성화를 통해서 체류형축제, 체류형 관광 농업의 확대를 통한 농가소득증대에도 관심을 기울여갈 것이다.이번 '완주와일드푸드축제'는 지역의 농산물과 먹거리를 널리 홍보하고, 판매하며,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많은 외지인들이 우리지역을 찾게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성공적인 농촌·농업관광모델이 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발전된 모델이 많이 확대 보급돼 우리나라의 농촌·농업도 더욱 발전된 형태를 갖추어져 나갈 것으로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0.15 23:02

좋은 기업과 위대한 기업

공생하는 기업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가 마음대로 좋은 나뭇잎을 골라서 뜯어 먹을 수 있는 목이 긴 기린의 행복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면 아사(餓死)하는 목 짧은 기린의 수난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자유방임주의의 종언〉에서 자본주의의 위험성을 이렇게 비유했다. 오늘날 우리는 목이 긴 기린과 목이 짧은 기린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양극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한다는 20대 80의 사회를 넘어서,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미국 뉴욕에서 1%에 점령된 월가를 99%가 점령하자는 운동이 일만큼 양극화 심화현상에 대한 위기감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셈인지 기업의 나눔 활동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나눔'을 양극화로 인해 위기에 처한 다수의 약자를 배려하고 함께 공생하는 방법, 즉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을 위한 필연적 의무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히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이라 하지만, 매년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사회공헌 활동은 분명 제도권이 챙겨주지 못하는 그늘진 곳, 이른바 사각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어 우리사회가 조금씩 나아지도록 힘을 보태 주고 있다."좋은 기업과 위대한 기업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좋은 기업은 훌륭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대한 기업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기업의 사회공헌은 분명 우리들 모두가 바라는 좀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동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으로 미혼모, 장애인 등 사회의 취약계층이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이 생겨나고, 책이 귀한 마을에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생기고, 어르신들이 끼니를 걱정하지 않도록 매일 양질의 점심을 챙겨드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고, 또 치료비가 없어 병을 안고만 살았던 사람들은 치료를 받아 건강해질 수 있었다.사실 기업의 나눔 활동은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 왔다.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위한 수단으로 나눔 활동을 펼치던 시기가 기업 사회공헌의 초기 모델이다. 이후 이미지 쇄신을 위해 일회성의 시혜적 기부활동을 하던 기업들이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나눔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신발 및 의류 제조기업인 팀버랜드(Timberland)는 매년 전 세계 직원들이 참여하여 환경과 관련한 활동을 전개하는 '지구의 날(Earth Day)'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사회 녹지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팀버랜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까지 자원봉사를 확대시켰으며, 이를 발전시켜 2009년에는 '커뮤니티 지킴이 프로그램(Community Stewards Program)'을 도입했다. 매년 미국 포춘지가 뽑는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에 팀버랜드가 9년 연속 선정된 비결이다.전라북도에도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이 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비롯해 일부기업에서는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 중 집수리가 필요한 대상자를 지원하는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전개하는 등 임직원 모두가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세상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열정과 책임을 공유하는 기업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사회는 우리가 바라는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진일보할 수 있을 것이다.기업은 사회와 긴밀히 연결돼 있고 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기업은 공생의 중심에 있다.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우리가 이 지구에 더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호모 심비우스(공생하는 인간)'로 거듭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업이 사회와 공존을 모색하는 것은 윤리적 지향점인 동시에 이기적 기업은 도태되고 공생하는 기업이 살아남는 호모 심비우스 시대의 생존법이기도 하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2.10.08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