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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

▲ 유동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갑 13일 치러질 지방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삼남지방으로 출장을 다녀오던 어느 날의 일이다. 늦은 시각 기차를 타기 전 역 앞 허름한 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는 필자 옆에,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의자에 앉자마자 대뜸 요즘 선거유세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다라는 말을 꺼냈다. 그런데 이들의 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저녁을 먹는 내내 어차피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이나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 누가 당선되든 바뀌는 것도 없어서 난 지금껏 투표를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나온 후보들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자기네들끼리만 신나서 민폐를 끼친고 있다와 같은 정치에 대한 혐오 일색이었다. 그들은 아마 바로 옆 자리에서 앉은 사람이 인천지역 국회의원임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필자는 혹 계양구 주민들도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함께 앞으로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쳐야겠다는 자기반성을 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대화가 정치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선거가 갖는 의미를 일깨워줘야 할 의무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 역사에 등장했던 여러 다른 정치체제와 비교할 때, 민주주의의 가장 큰 특징은 국가의 주권이 왕과 같은 특정 개인이 아닌 국가에 소속된 모든 국민에게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자신의 주권을 선거를 통해 특정 대리인에게 위임하며, 위임된 권력의 정당성을 기반으로 통치행위가 전개되는 것이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작동원리다. 여기서 중요한 건, 국민 주권을 대리인에게 위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권자인 국민이 자유의사에 기반 한 투표라는 정치적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는 대변자를 선출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선거이자 현대 민주주의가 과거의 다른 정치체제와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만약 앞서 거론한 두 젊은이들과 같은 사람들로 인해, 선거에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혹 왜곡돼 반영됐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것이 가져올 결과는 뻔하다. 국민의 위임을 받지 않은 권력이 탄생할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의 뜻과 다른 정치로 이어질 것이다. 그럼 누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을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앞서 거론한 두 젊은이와 같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 따라서 누구든 투표를 해야 하며 선거가 갖는 중요성도 바로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방선거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유권자들의 뜻대로 만들어간다는 걸 의미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혈세를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에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전시성 행정에 사용할 것인지를 내 손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국민의 여론이다. 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그 존재가치를 상실하는 것이 정당과 정치인의 숙명이다. 누군가를 반드시 국민 대표로 선출해야 하는 선거라면, 설령 자신의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하더라도 가장 나쁜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해 자신의 의사를 드러내야지만 정당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을 공천할 것이고, 정치인들 또한 조금이라도 더 국민이 원하는 바를 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서로 비슷해 보여 특정인을 선택하는 게 어렵다면, 단순히 자신에게 가장 큰 편익을 제공할 후보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민이 원하는 대로 정치인들이 움직일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투표권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을 속이고 자신의 영달을 위한 정치인들이 활개 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전북 주민들이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우리 정치인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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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3 22:38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업에 대한 조사…고백

김종회 국회의원(민주평화당김제 부안) 예의(禮義)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지켜야 할 예절과 의리다. 관계에 대한 도리다. 관계란 사람과 사람 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 사람과 사물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는 관혼상제(冠婚喪祭-관례,혼례,상례,제례)로 대표된다. 백일잔치, 돌잔치, 해마다 여는 생일잔치, 입학식과 졸업식, 성년식, 약혼식, 결혼식, 금혼식, 환갑잔치, 칠순, 장례, 제사 등 인간에 대한 예의는 시작과 삶의 전환점, 끝을 기념하고 추억하는 일의 연속이다. 국가기념일, 운동선수 은퇴식, 군인과 경찰의 퇴역식 등 관혼상제는 무궁무진하다. 예의는 범주를 동물 뿐 아니라 사물에까지 확대하는 추세다. 다음은 예의의 확대 사례다. #1. 너에게 묻는다(시인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워가며 엄동설한 우리들에게 뜨거운 아랫목을 만들어 줬던 연탄재에 대한 헌시다. #2. 2017년 2월4일(현지 시각) 미 해군은 버지니아주 뉴포트 뉴스 조선소에서 엔터프라이즈함의 공식 퇴역식을 거행했다. 엔터프라이즈함은 세계 최초 핵 추진 항공모함이다. 1961년 11월 취역 후 쿠바미사일 위기와 베트남전쟁, 푸에블로 피랍 사건 등에서 맹활약했다. 취항 55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3. 자, 케일러 옳지! 2015년 4월 군견병이 군견 퇴역식에서 군견에게 마지막 내린 명령이다. 대한민국 특공대에 소속된 군견 케일러는 수색과 추적 등 막중한 임무를 수행했다. 윤기 나는 황갈색 털, 사방을 주시하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지만 테일러 역시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고, 수색능력이 떨어진 케일러는 10년여 군 생활을 이날부로 마쳤다.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예의에 대한 범위는 더욱 확대된다. 우리는 이에 대해 품격있는 사회 멋진 사회라고 논평한다. 지난달 31일은 전북 경제사에 있어 매우 슬픈날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지난 1996년 바다를 매립해 만든 39만평의(129만㎡)의 부지에, 연간 27만대의 완성차 생산능력을 보유하며 힘찬 시동을 걸었다. 첫 가동 22년만에 전북에서 가장 큰 기업 중의 하나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날 유감스럽게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추모하고 위로하는 책임 있는 전북지역 지도자의 조사(弔辭)나 유감 표명하나 없었다. 최소한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함께 군산지역 총생산의 23.4%, 수출의 43%를 점유했던 전북의 효자기업이자 간판기업이었다. 22년 동안 군산시민을 먹여 살린 삶의 터전이자 전북경제의 버팀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弔辭)나 고별사 한줄 없었다는 것은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전북의 책임있는 지도자라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멀쩡한 기업을 지켜주지 못한데 대해 도민들에게 송구하다고 석고대죄하는 것이 마땅했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폐쇄됐지만 자율주행 미래차 생산기지화 등 회생 가능성은 남아 있다. 나는 정상화 때 고백하련다. 그동안 전북도민을 위해 숨 가쁘게 돌아가느라 수고했다는 말 못해 미안하다. 회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너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이것이 한국지엠 군산공장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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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6 18:35

열반 길에서도 웃음꽃 활짝 피워주소서!

▲ 정동영 국회의원(민주평화당전북 전주시병) 설악산 신흥사 조실 오현 스님이 입적하셨다. 승려시인인 스님의 필명은 조오현, 법명은 무산, 법호는 만악, 자호는 설악이다. 설악무산스님은 올해 승납 60, 세납 87세다. 정확한 입적 날은 26일 오후 5시 11분에 강원도 속초 소재 신흥사에서다. 스님은 우리시대 마지막 무애(無碍)도인이라 일컬어진다. 그 이유는 세상사에 막힘이나 거침이 없는, 그야말로 일평생을 바람과 같이 허허롭고도 시원한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무산스님을 대면한 이들은 묵은 화두나 관념의 세계에 갇히지 않은 호쾌함에 매료된다. 혹자는 말하길 스님 앞에만 서면 어줍잖은 종교 갈등이나 남남갈등, 좌익이나 우익 갈등과 같은 속세의 아귀다툼이 무색해진다고 말한다. 스님이 발산하는 평점심에 자신들도 모르게 감화를 받는 이유에서다. 박해받고 억압받는 평화인권운동가들도 스님의 그물망에 걸리면 영락없이 도움의 대상이 된다. 무산스님의 도량이 이처럼 넓고도 편안한 탓이다. 스님과 필자와의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도 초입 때였다.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스님을 처음 뵈었다. 연말, 며칠 전 까지만 해도 필자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제17대 대통령 후보로서 전국을 갈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집권 여당의 후보로 뛰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선거가 끝나자 온갖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 많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힘찬 응원의 박수는 사라지고 없었다. 낙선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정체불명의 환청에 정신과 몸이 따로 노는 것이 문제였다. 힐링의 시간이 필요했다. 떠나자. 잠시 도시를 벗어나 조용한 곳을 찾기로 했다. 짐을 꾸리며 찾아 갈 마땅한 곳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때 도움을 준 사람이 지금의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이셨다. 강원도 백담사 아래 만해마을을 찾아가 보라고 권하셨다. 가서 누구를 찾아야 할지도 잘 몰랐다. 그저 유랑하는 심정으로 떠난 것이 전부였다. 신산한 마음을 추스르며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길 고대하며 말이다. 어스름 저녁 무렵이었을 거다. 노(老)스님 한분이 서 계시다가 우리를 향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 부부를 반겨주시기 위해 스님은 먼 절집에서 일부러 내려와 기다리고 계셨던 것이다. 설악무산스님이었다. 스님과 함께 했다. 낙엽을 밟으며 바람을 맞으며 오솔길을 걸었다. 차담도 나누고 밤늦도록 곡주도 마셨다. 스님은 나에게 하심하라는 화두를 주셨다.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는 뜻이다. 선거에 떨어진 사람인데 하심 할 게 무엇이 또 있을까 싶었지만 스님은 내게 자꾸만 하심 하지 않으면 무겁고도 처절한 시간을 길게 보내게 될 거라며 되 뇌이고 계셨다. 무언중에 건네는 스님의 웃음이 가슴을 찔렀다. 스님은 또 반야심경의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생각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고 뒤바뀐 헛된 생각 멀리 떠나고 없다는 말을 들려주셨다. 스님은 그러면서도 특유의 파안대소를 놓지 않으셨다. 득도자의 무념무상이란 저런 것인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야속한 생각이 마음 한편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러나 하심 하라! 스님의 거침없는 기상 앞에서 나도 모르게 무장해제를 당하고 있었다. 스님을 따라 웃는 시간이 찾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님은 어린 시절에 대해 7살에 절머슴으로 들어가 늘어지게 낮잠이나 잤으니 언제공부나 해봤겠느냐며무식한 노승이라고 소개를 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학구열이 남달라 대장경 원문을 외워 그대로 암송해낼 수 있는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전해진다. 스님은 답답한 관념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창공을 시원하게 나는 천년학과 같은 존재라 여겨졌다. 세인들은 평한다. 그의 시에는, 어릴 적에 절집에 맡겨진 가엾은 동자승의 한이 서려있고, 중생들의 아픔이 녹아들어 있다고. 1966년 시조시인으로 등단한 스님은 살아서도 수많은 선시와 파격적인 법문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자신 마지막으로 읊은 시 즉 열반게송 한편만큼 우리의 가슴을 두드리는 시도 다시없을 것 같다. 천방지축(天方地軸) 기고만장(氣高萬丈)/허장성세(虛張聲勢)로 살다보니/온 몸에 털이 나고/이마에 뿔이 돋는구나/억!이라는 시(詩)다. 억! 억! 벼락 한번 제대로 쳐주십니다. 이 아니 날 것 그대로가 아닌지요 억! 소리 한 번 내뱉고 싶어도 체면 때문에 억! 소리 한 번 못 지른 삶이었습니다 내 몸 상하게 이를 악무느니 억! 소리 한 번 내뱉을 것을, 내뱉어도 괜찮다는 것을 무산스님 당신을 통하여 알았습니다. 속상한 일, 상처받은 일, 억울한 일 있으면 이제 저도 막다른 골목에 있는 사람처럼 세상에서 제일 황당한 일 당한 사람처럼 날 것 그대로 억! 소리 그냥 한 번 질러 볼 랍니다. 억! 소리 내뱉은 인연으로 다음 생에서도 다시금 스님 얼굴 뵙겠습니다. 웃음꽃 활짝 피우며 극락왕생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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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30 18:38

정당은 원칙의 토양에서 성장한다

▲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 민주당서울 영등포구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공천이 마무리됐다. 신도 결과를 알 수 없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을 수밖에 없는 게 공천이라는데 이번 공천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전히 미흡하고 부적절한 공천도 부분적으로 있었을 것이다. 공천과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자. 정당의 정책과 비전도 결국 공천 받은 후보의 선거 결과를 통해 평가받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정당의 실력은 공천으로 집약되어 표출되고 평가받는다. 이렇게 중요한 공천이지만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돈 공천이 뉴스에 오르내리곤 했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우리나라 정당 공천 제도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고 공천 문화가 아직 공고하게 확립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2012년 이후 공천에서 국민여론조사가 본격적으로 활용되었고, 국민여론과 권리당원 여론을 함께 반영하는 공천 절차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 국민과 당원을 떠나 정당이 존립할 수 없다는 자각에 기반한 진일보로 볼 수 있다. 또한 당 지도부가 마음대로 공천을 좌지우지한다는 국민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변화였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에 더하여 2018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 7대 부적격 사유자 배제 원칙 등을 천명하면서 강화된 공천 기준을 선보였다. 그런데, 비교적 정립된 절차에 따라 공천을 진행한 민주당도 일찌감치 정해놓았던 공천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예를 들면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 원천 배제 원칙이 어느새 10% 감점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사례는 사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공천의 배후에 권력 핵심과 당 상층부의 입김이 작동했다는 소문, 심지어 이들 간의 갈등과 알력 때문에 공천이 난항을 겪는다는 뉴스도 있었다. 결국 이번에도 공천에 대한 의심과 의혹을 없애는데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다. 원칙과 시스템을 세웠으나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도록 만드는 인간적 한계들을 정당이 여전히 떨쳐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외가 자꾸 발생하면 원칙일 수 없다. 친소와 은원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공적 심사기구에 의해 공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이렇게 성공하는 공천의 역사가 축적되고 문화가 만들어지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원칙이 흔들린 소수의 몇 사례들이 대부분의 성공적 사례를 빛바래게 만든다. 성공하는 정당의 문화와 역사는 원칙의 뿌리 위에서만 꽃필 수 있다. 정당은 책임감을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문턱은 낮추고 문을 넓히기 위해 법을 고쳐 공무원, 학자, 언론인처럼 정당에 필요한 인재군에게 정당에 참여할 기회를 줘야 한다. 동시에 그런 좋은 인재들이 국가와 지역 정책을 놓고 토론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넓고 큰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와 함께 절대로 공천의 원칙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공천의 원칙을 흔드는 세력을 시범적으로 응징해야 한다. 언론은 선거 국면에서 중앙 정치에만 집중하여 보도하는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 인터넷 시대, 스마트 환경에서 마음만 먹으면 중앙 언론과 지방 언론, 지역 언론은 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치열하게 검증하고 보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가독성, 열독율, 시청률로 핑계 댈 일이 아니다. 의지의 문제다. 유권자는 자신을 둘러싼 일자리 문제, 쓰레기 문제, 환경 문제, 주거 문제에 대해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사람을 꼼꼼하게 검증해서 뽑아야 한다. 난 구청장 후보 중 누가 누군지 모른다. 아무나 줄투표 했다.가 자랑이 되어선 안 된다. 그렇게 투표했다면 뒤늦게 생활의 불편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자격을 잃는다. 결국 유권자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투표다. 구호로만 민주와 지방자치를 논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진정한 7기 지방자치를 논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지방자치 0.7기에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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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23 19:49

한반도 평화, 21세기 대한민국의 커다란 한 걸음

▲ 유동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갑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다. 10년 7개월 만에 다시 개최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정상의 최초 방남, 남북 정상만의 도보다리 산책, 한국전쟁의 종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판문점 선언 등 과거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능가하는 파격의 연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혹자는 북한이 지난해 연말까지 ICBM 발사, 6차 핵실험 등 도발을 지속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화전양면전술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 화전양면전술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제시했던 조건보다 더욱 강한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한국전쟁의 종전과 비핵화를 명시적으로 선언했다. 이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일시적인 이득을 취한 후 항구적인 국제사회의 정치경제적 제재를 각오한 소위 올 인 전략이 아닌 한 취하기 어려운 행보이다. 칼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의 세계대전을 예언했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불로소득을 통해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는 대자본가들에게 부가 집중되는데, 대자본가들은 끊임없이 착취할 대상을 찾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국가 단위의 대자본가들이 식민지 확보를 위해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1차 세계대전까지는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하지만 이후 세계 경제는, 정부가 경찰관 역할을 담당하는 혼합경제체제로 전환했고 자본주의는 기술의 발전과 생산량 증대를 통해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에 성공해 현재에 이르렀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지 못한다면 곧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수 시장만으로도 경제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규모를 인구 1억으로 추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그 절반에 불과하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타국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개방은 곧 대한민국 경제에 30년 이상의 성장동력이 확보됨을 의미한다. 철도전력건설 등의 막대한 수요가 예상되며, 이미 관련 주식은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남북한 간의 언어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인 만큼, 문화 콘텐츠 시장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안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은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을 제거해 그만큼 억제돼 있던 성장동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 넘어야 산은 많다. 사회주의 국가 중에서 가장 경제력이 탄탄했던 동독도 통일 이후 서독과의 경제문화적인 격차를 메우고 사회 통합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남북한의 격차는 동서독의 그것보다 더욱 큰 만큼, 더욱 세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는 대한민국의 커다란 한 걸음이다. 이제 대한민국호는 향후 100년의 성패를 결정하는 첫 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여기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는 크게 바뀔 것이다.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북 주민 여러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길을 밝혀주실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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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05.16 21:13

대륙으로 통하는 철도와 '제2의 칭기즈칸'

▲ 김종회 국회의원민주평화당김제시 부안군 나는 10대 후반부터 20여 년 동안 전국을 돌아 다녔다. 버스를 탄 것도, 기차를 탄 것도 아니다. 오로지 두발로 하루에 오십여리를 걸으며 이 산하와 맨살을 부딪쳤다. 인문학의 필수인 천문과 지리를 온 몸으로 익혔다. 눈을 감고 있어도 대한민국 어디든 위치와 형세, 특징, 각 고을 사람 특유의 억양과 사투리가 선명하게 떠오른다. 남북정상의 판문점선언은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 경제협력을 판문점 공동선언문에 전격 포함시켰다. 남북정상은 2007년 104 선언에서 합의한 사업을 전격 추진하며 1차적으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남북경협을 통해 70년간 단절된 남북의 혈맥이 연결되고 한반도가 하나의 경제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걸어서 도달할 수 있는 끝까지 가봤다. 땅 끝 마을에서부터 설악산 끝까지. 북으로 향하는 길은 민통선이 가로 막았다. 강원 고성이 끝이었다. 그럴 때 마다 북한의 개마고원을 거쳐 백두산 천지에 도착하는 모습을 그리곤 했다. 광개토대왕이 누비던 길을 걷고 싶었다. 10대와 20대 푸르른 청춘의 꿈이었다. 포기했던 그 꿈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다시 새싹을 틔우고 있다. 도보가 아니어도 좋다. 철도여도 좋다. 남북정상은 동해선과 경의선을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것을 남북경협의 첫 번째 사업으로 제시했다. 동해선은 부산~포항~영덕~삼척~강릉~원산~함흥~청진~나진~러시아 하산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동해안 구간이다. 대륙으로 곧장 연결되는 노선이다. 동해선이 이어지면 부산에서 출발,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나 만주횡단철도(TMR)을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분단으로 반도국의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대한민국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해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는 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갖고 있었으나 냉전의 벽에 가로막혀 섬처럼 고립됐었다. 분단 70년은 우리의 삶과 기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대륙으로 통하는 길이 막히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좁은 땅에서 피 터지게 제 살 깎기 경쟁을 하는 소인배로 일부 전락했다. 원대한 꿈이 망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대의가 공허한 이상으로, 대범함이 허세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대륙으로 가는 길이 열리면 우리에게 잠재된 기마민족의 특성이 만개할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력,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대담성과 속도, 세계로 뻗어 나가는 호연지기가 꽃을 피울 것이다. 고립된 섬 같은 상황에서도 기마민족의 본성을 잃지 않으며 강대국들의 위협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살아남아 글로벌 톱을 향해 전진해 온 저력이 물 만난 고기처럼 때를 만날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군사-정치적 변화 뿐 아니라 경제와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다시 일으켜 세울 일대 사변이다. 그동안 결박된 대륙적 기질이 풀려나는 기분이다. 국가와 민족의 병을 치유하는 중의(中醫)가 되겠다던 초심을 잃지 않았는지, 정치적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지는 않았는지, 당리당략에 매몰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본다. 대륙으로 향하는 철도길이 열리면 아무리 바빠도 우리 젊은이들과 기차를 타고 유럽의 끝까지 가련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경제와 IT, 문화, 예술 분야 등에서 제2의 칭기즈칸이 되는 부푼 꿈을 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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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9 19:46

전북경제의 밥솥을 다시 걸자

▲ 정동영 국회의원민주평화당전주시병 충격이었다. 지난주 월요일 전북일보가 1면 톱으로 보도한 전북경제 꼴찌 기사를 읽고서였다. 2016년 국세청이 걷은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 등 국세 총액은 240조 원이고 그 가운데 전북에서 걷은 세금 총액이 2조 4천억으로 전체의 1%였다. 세금 액수만큼 정확하게 경제력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는 없다. 잘 살면 세금도 많이 낼 것이고 못 살면 세금 낼 돈도 없기 마련이다. 전북 아래에 있는 시도는 없다(제주도를 제외하면). 전북 바로 위에 강원도가 낸 세금이 3조 2천억, 그 위에 충북이 3조 5천억이었다. 전남은 9조 원이었다. 전북이 아무리 못살기로니 강원도나 충북보다야 경제 덩치가 크려니 생각했던 고정관념은 빗나갔다. 그동안 전북의 인구는 전국의 4%, 경제는 2%라고 알려졌던 낙후 전북의 위상은 알고 보니 더 처참했다. 2%는커녕 대한민국 경제의 1%에 불과한 전북경제의 총량이 충격을 넘어 서글프다. 더구나 이 통계는 군산 조선소가 문을 닫고 군산 GM 자동차가 폐쇄되기 전 2년 전 통계 수치이니 이것을 포함하면 앞으로 전북 경제 비중은 1%도 아니고 0.몇 %로 추락할 판이다. 조선소와 자동차가 문을 닫은 것은 큰 밥솥 두 개가 엎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밥을 지어야 나누어 먹을 텐데 밥을 짓는 솥이 엎어졌으니 이만저만 큰일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밥솥을 다시 걸고 밥을 지을 수 있을까. 판이 고정돼 있을 때 뒤떨어진 후발주자에게는 기회가 없다. 판이 크게 흔들릴 때 기회가 생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물러가고 평화가 제도화되며 한반도 경제지도가 새로 짜이게 될 지금부터가 새로운 기회다.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담은 USB와 책자를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5월 말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큰 산을 넘으면 곧바로 남북 경제협력 시대가 구체화 된다. 북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와 동해안 자원-에너지벨트, 휴전선 환경-관광벨트 세 축을 중심으로 삼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목포-수도권-개성 해주-남포 평양-신의주를 잇는 서해안 벨트가 핵심이다. 이미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한 서해 서쪽에 김천-상해-청도-천진-대련 벨트가 있고 그 맞은편에 새로이 목포-신의주 벨트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 새만금을 서해안 벨트의 중심에 갖다 놓아야 한다. 새만금에 첨단 산업을 유치하고 새만금 항만과 공항을 서해안 물류의 거점으로 키우고 목포-새만금-신의주로 연결되는 고속철도 도로 교통망 건설을 통해 서해안 산업-물류-교통 벨트의 중심으로 치고 들어가야 한다. 여기서 전북이 빠지면 영영 기회는 사라진다. 김정은은 조선반도가 지정학적 피해국에서 벗어나 지정학적 수혜국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피해국이란 지난 100년 식민지와 분단, 전쟁, 가난의 역사와 함께 남북 분단과 갈등으로 민족 내부 에너지를 소진한 것을 지칭한 것이며, 지정학적 수혜국이란 남북이 공동번영을 향해 손잡고 가는 길을 말한다. 서로 물고 물리는 황새와 조개를 어부가 횡재하듯이 남북이 적대하면 주변 강대국 좋은 일만 시킬 따름이다. 작년만 해도 남북 둘 다 힘들었다. 북은 핵 개발로 미국으로부터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받았고, 남은 가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로 고통을 겪었다. 이유는 각각 달랐지만, 강대국이 남북의 팔을 비틀던 형국이었다. 그러던 남북이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손을 잡자 갑자기 남북의 위상이 달라졌다. 전 세계가 한반도를 의식하고 주목한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주변 강대국 모두가 도보 다리 벤치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나눈 이야기가 무엇일까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남북이 손잡으면 동북아 안보지형이 천지개벽한다. 천덕꾸러기 분단국이 아니라 주변 4강대 국 모두가 손을 내미는 형국으로 변한다.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이 멈추고 안보협력으로 방향이 바뀌게 된다. 유럽처럼 동북아 지역 안보 공동체의 지평이 열리게 된다. 남북이 손잡으면 동북아가 경제적으로 천지개벽한다. 1억 동북아 경제권이 새로 등장한다. 중국 동북지역이 한반도 경제와 조응하게 되고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동시베리아 지역이 동일 경제권으로 들어온다.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시대가 열린다. 사람과 물자와 돈이 대륙으로 흘러가고 흘러들어오게 되면 전북 같은 낙후 지역에도 기회가 펼쳐진다. 30년 동안 계속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새만금을 올가을 새만금 공사의 출범과 함께 한반도 신경제지도의 중심으로 밀어 넣자. 다시 전북의 밥솥을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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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02 19:24

드루킹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

▲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구을) 드루킹 사건은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21세기형 민주주의가 기회 요인뿐만 아니라 위기 요인 또한 만만치 않게 크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과거의 유언비어와 권력기관의 공작이 악성댓글과 가짜뉴스가 되었고, 조직 브로커가 사이버 정치 브로커로 진화했다. 드루킹의 여야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권력추종적 행태는 분명하다. 입법 미비와 포털의 관리부재에 기생하는 제2, 제3, 제4의 드루킹이 더 있으리라는 점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필자가 발의한 매크로방지법이나 박광온 의원이 발의한 가짜뉴스방지법만으로 충분치 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장서서 드루킹 사건 군불 때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 언론은 최소한의 확인조차 거치지 않은 오보를 남발했고, 심지어 부도덕한 취재가 들통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기관이 오히려 국민적 의혹을 키우고, 언론의 오보를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불과 10여일의 기간 동안 야당 측의 정치 공세는 활화산처럼 쏟아졌고, 보도 초점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했다. 이제 애초 사건의 핵심 따위는 기억하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었다. 그러나 오보와 정치공세의 홍수 속에서도 핵심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 사건은 드루킹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기사에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사이버 여론조작을 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다. 2018년 1월 19일 네이버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올랐던 이 건을 경찰에 수사의뢰했고, 31일 더불어민주당도 이 사건만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네이버댓글조작 의혹을 경찰에 고발했다.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피해를 입은 것은 정부여당과 네이버이고 추정되는 가해자는 드루킹이라는 점이다. 드루킹 사건은 국가의 명운을 가를 중차대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관련 뉴스도, 개헌 국민투표 무산도 모두 가려버렸다. 과연 사안이 그만큼의 심각성과 무게를 지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정치적 의도와 계산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부풀려진 것일까? 공교롭게도 지금은 지방선거를 50 여일 앞둔 시점이다. 자유한국당의 적반하장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자유한국당은 국정원, 경찰, 군대를 동원하여 댓글조작, 대선개입을 조직적으로 자행했던 시절의 집권여당이었다. 또한, 관련 수사와 진상규명을 철저하게 가로막았던 과거가 있다. 이런 집단이 국정원 댓글사건과는 비교조차 민망한 사안을 가지고 특검을 운운하고 국정조사를 운운한다. 얼굴에 철판 깔고 지방선거에서 최소한이라도 건져보자고 정치공세 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의 토대인 소중한 소통공간을 지키기 위해 현상유지 수준의 미미한 개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첫째,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 사업자들은 권력이 되었고 자신들이 누리는 경제적 이익에만 탐닉해왔다. 누리는 권력과 이익의 크기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 툭하면 외부에 민간위원회를 만들고 개선책을 그럴듯하게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과감하게 뉴스와 댓글의 아웃링크화, 뉴스편집권의 포기까지를 포함한 고민에 들어가야 한다. 둘째, 야당은 모든 문제를 정치투쟁화 하는 나쁜 습관을 잠시 내려놓고 개선책 마련에 진지하게 협조해야 한다. 지난 1년 야당은 이유같지 않은 이유를 들면서 국회일정을 7번이나 중단시켰다. 평창올림픽도 정쟁화, 방송법도 정쟁화, 개헌도 정쟁화, 남북정상회담도 정쟁화하니 어떤 국민이 야당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주겠는가. 이렇게 해야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딱한 야당에게 어떤 국민이 표를 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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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25 19:18

끝없는 갑질, 이제는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

▲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인천계양갑 소위 라면 상무로 불리는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이 대한민국에 커다란 충격을 안긴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을관계와 갑질은 하나의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됐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5년이 넘은 지금도 국민들의 공분을 이끌어내는 갑질 사건은 끊이지 않는다. 특히 최근 보도되는 사건들을 보면 갑질은 사회적으로 권력과 위세가 있는 대기업이나 일부 특권층만이 저지르는 것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도 자신보다 힘없는 사람에게 부당한 경험을 강요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사회 전체에 뿌리깊이 박힌 악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를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분배라고 정의했다. 절대 다수의 욕심은 끝없는 그릇과도 같아 아무리 담아도 온전히 채울 수 없기에, 한정된 자원을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각자에게 분배하는 작업이 정치라는 것이다. 자연히 그 분배의 규칙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사람은 권력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인간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는 이상 필연적인 현상일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돈을 가진 사람(갑)의 수는 적고, 그 돈을 받으며 일하고 싶은 사람(을)은 많기에 자연히 을은 갑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권력에 의한 상하종속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다. 3세기 전의 에이브러햄 링컨도 그 사람의 진정한 인격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권력을 쥐어줘 보라는 말을 남겼을 정도다. 그러나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갑질이 만연한 것일까? 필자는 식민지와 전쟁, 그리고 이후의 분단 속에서 이뤄진 압축적인 경제성장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수직적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일제의 식민지 경험과 해방, 그로 인한 외부로부터 주어진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우리 스스로 과거 신분제 사회가 갖는 병폐를 해소할 기회를 앗아갔다. 이런 가운데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짧은 순간 이뤄낸 경제적 부는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일탈을 가져왔다. 다시 말해 식민지와 해방, 분단과 고도성장의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각 개인을 존중하고 서로 평등하다는 인권의식을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만들지 못했던 것이다. 수직적인 조직 문화 내에서 갑질은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한 수단 중 하나이자 권력자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돼 왔다. 나아가 권력자들은 이를 통해 하급자들의 자존감을 무너뜨려 조직과 자신에게 충성케 하는 도구로 활용해 왔다. 이를 학습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자에게 자신이 당한 행동을 그대로 반복하며 스스로 억압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됐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의 의도대로 조종되는 것에 중독됐다. 현재 갑질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권력중독자들이 사회 기준과 규범에 대한 판단이 무뎌지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한 환자처럼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잡코리아가 직장인 6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갑질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88.6%에 달했지만, 본인이 갑질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3.3%에 불과했다. 피해자일 때는 예민하지만 가해자일 때는 둔감해지는 것이다. 이제는 갑질의 사슬을 끊을 때가 왔다. 먼저 우리는 갑질에 대한 명확한 사회적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 갑질을 고발한 내부 고발자들이 배신자로 낙인찍혀 고통 받게 해서는 안 된다. 동시에 교육사회화 과정에서 모든 국민은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기본적인 가치를 학습해야 한다. 재산이나 권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존엄한 존재이며, 타인 또한 모두 나와 같은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체득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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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8 18:37

'청와대발 개헌안 발의'가 아쉬운 이유

▲ 김종회 국회의원(민주평화당김제 부안) 숱한 논란 속에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했다. 1987년 6월 항쟁 직후 대통령 직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제9차 개헌이 이루어진지 31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에 이어 네 번째로 개헌안을 발의한 대통령이 됐다. 이승만과 박정희는 영구집권을 위해 헌법을 개정했다. 헌법은 권력 연장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제헌헌법을 포함해 8차 개헌까지 헌법의 수명은 5년여에 불과할 정도로 단명했다. 87년 체제가 30년 넘게 수명을 이어온 이유는 권력에 저항하며 호헌철폐와 대통령 직선제를 외치던 주권자들의 의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87년 체제도 그 한계를 드러내며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역대 대통령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으면서 권력구조 개편이 핵심 의제로 부각됐다. 국정농단 주범 박근혜를 탄핵시킨 촛불민심에 따라 대선 후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개헌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대선 이후 흐지부지 됐다. 최근 청와대발 개헌열차가 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0%에 육박하는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는데다 제7회 지방선거가 열리는 6월13일을 개헌의 골든타임으로 보는 듯 하다. 이른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다. 거사를 치르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과 내용이다. 청와대가 제시한 개헌안의 골자인 △대통령 4년 연임제 △4년 연임제 적용 대상에 문 대통령 배제 등은 동의한다. 단 전제가 있다. 대통령 권력 분산의 핵심인 국회의 총리 추천제가 포함돼야 한다. 그래야 분권과 협치에 기반한 책임정치 실현이 가능해진다. 61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자는 타이밍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개헌을 지방선거 필승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백년대계 설계도인 개헌은 선거 승리를 위한 전략적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 집권 여당 스스로 이러한 논란의 여지를 차단했어야 옳다. 청와대발 개헌안에 대해 야당이 강력히 반발함에 따라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개헌 저지선은 국회의원 3분의 1. 현재 재적의원은 293명이다. 98석이면 개헌을 막을 수 있다. 자유한국당의 의석수는 116석이다. 굳이 선거용이라는 폄훼를 자초하면서 개헌열차를 출발시킬 필요는 없었다. 물론 고도의 전략차원에서 자유한국당을 여론으로 압박한 뒤 이번에 안 되더라도 제2의 타이밍을 도모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정치행위에 있어 여론이 최우선적 고려사항이 아닐 때도 있다. 여론보다 실속을, 국민보다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행위가 적지 않았다. 오기의 정치도 작동했다. 한번 궁지에 내몰린 정당은 여론보다 호승심으로 몽니를 부리곤 했었다. 따라서 집권여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적절한 제2의 타이밍이 아니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단 한번으로 해결하는 원샷 원킬을 고려했어야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조급증이 아닌 야당과 지구전을 펼치며 연내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했어야 했다. 개헌이 목적이지 개헌안 발의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노련하게 개헌 로드맵을 실행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 국회 역시 당리당략을 떠나 합의와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시대정신을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 필자 역시 박근혜를 탄핵한 촛불민심은 권력의 사유화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주권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뿌리 깊은 나라다운 나라 건설임을 단 한시도 잊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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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1 18:30

동굴에서 광장으로 나오려는 북한

▲ 정동영 국회의원(민주평화당전북 전주시병) 단군신화에 보면 곰이 백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되었다. 북한은 지난 25년 동안 동굴 속에 스스로 고립된 채 쑥과 마늘을 씹으며 절치부심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던 북한이 마침내 동굴에서 나오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 4월 집권자로 공식 등장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더이상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지 않겠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주겠다. 지난 6년 동안 김정은은 북한에 22군데 경제개발구역을 지정했다. 외국자본을 유치해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로 질주하면서 대북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는 환경 속에 외자유치와 경제발전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상이었다. 지난 6년 동안 미국의 전면적 압박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4차례 핵실험을 하고 50여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질주했다. 마침내 작년 11월 29일 뉴욕과 워싱턴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직후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역설적으로 핵무기 완성 선언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의 협상에 착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이제 트럼프 정권에게 북핵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베트남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한 나라이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뒤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전쟁을 치렀을 뿐만 아니라 1948년 북한정부 창립 이래 미국으로부터 한번도 국가로 인정받은 적이 없다. 북한은 지구상에 남은 미국의 유일한 적국이다. 이번 427 남북정상회담은 오래 미뤄둔 휴전을 끝내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불안정한 휴전체제 또는 정전체제를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바꿔내야 한다. 427 정상회담과 역사적 맥락에서 유사한 정상회담은 어떤 회담일까. 내 생각으로는 2차대전 후 44년 만에 냉전시대를 종식한 1989년 몰타 미-소 정상회담이다. 지중해의 몰타 섬에서 만난 부시 미국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쵸프 서기장은 우리는 더 이상 적이 아니다고 선언했다. 몰타 정상회담으로 세계사적 냉전은 끝이 났지만,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8년 올해 우리 앞에는 냉전 종식의 기회가 다가왔다. 427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우리는 적이 아니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남북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절차를 시작한다는 발표가 나와야 한다. 1972년 동서독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친 뒤 기본조약을 체결했다. 동서독 기본조약은 동등한 권리, 무력위협과 무력사용 포기, 갈등의 평화적 해결 원칙, 그리고 상주대표부 교환, 군비 축소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기본조약 체결 당시 서독내에선 동독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는데 어떻게 동등한 권리를 동독에게 인정하는가, 동독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서 붕괴시켜야 하고 흡수해야 할 대상인데 기본조약은 영구분단 방안이다고 브란트 수상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 기본조약은 정권이 바뀌어서도 실천되었고 17년 뒤에 독일통일로 이어졌다. 427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동서독처럼 기본조약에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1991년 노태우 정부 때의 남북 기본합의서와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615 선언을 합치고 국회에서 동의를 받으면 그것이 남북기본조약이 된다. 사람들에게 625가 언제 끝났는지 아느냐고, 휴전협정일이 언제인지 아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모른다. 1953년 7월 27일, 다른 사람은 다 잊어버려도 나는 이날을 잊을 수가 없다. 왜냐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생일 자랑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태어났을 때도 휴전체제, 내가 청년이 되어 군대에 갔을 때도 휴전체제, 내가 결혼해서 태어난 두 아들이 육군과 해병대에 갔을 때도 휴전체제, 도대체 동서고금의 전쟁사에서 전후처리를 65년 동안이나 미뤄둔 전쟁이 한국전쟁 말고 또 있던가. 내가 아는 한 없다. 아직도 사람들은 묻는다. 김정은이 정말로 핵을 포기하겠느냐고. 나의 대답은 한결 같다. 저절로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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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04 20:31

정당의 배신:신화와 이미지의 정치

▲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구을 예상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었다. 지금까지의 혐의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고 사자방을 비롯한 권력형 비리들을 캐자면 앞으로 일 년 수사로도 모자랄 것이다. 역시 예상대로 이명박 측과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구속되던 날 이명박 자택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던 면면들을 잘 기억해 두시라. 두고 보자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정치인도 기억해야만 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대국민 사죄를 했어야 한다. 너무나도 모자란 두 사람을 연달아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 냈지 않은가. 이미지는 자주 우리를 배반한다. 특히 정치판에서 실체 없는 이미지는 정당과 언론의 공조를 통해 확대반복 생산되어 대중의 판단을 흐리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다. 정당의 임무는 이명박의 포장된 성공 스토리, 박근혜의 비운의 공주 스토리를 파고들어 공직을 맡을 능력과 자격을 검증한 뒤 후보 자격을 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공당이 해야 할 가장 큰 일 중의 하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전신 정당은 그 일에서 연거푸 실패했고 나쁘게 말하자면 대국민사기극에 나섰다. 그런데 과연 당시 그 당의 정당인들이 이명박을 몰랐을까? 박근혜의 능력과 정신세계를 몰랐을까? 따져보면 이명박 이상으로 박근혜도 신화와 이미지의 산물이었다. 박근혜는 독재국가가 만들어 낸 원조 아이돌이었다. 독재자 박정희의 이미지를 완충하는 역할을 현모양처 육영수가 했고, 어여쁜 영애 박근혜가 했다. 박정희 피살 이후 정당은 양친이 모두 총탄에 숨진 비운의 공주라는 박근혜 이미지를 충실하게 이용했다. 14년에 걸친 국회의원 생활을 통해 박근혜의 공직 능력은 이미 평가가 났고 대통령 파탄은 충분히 예고 됐다. 그러나 당선가능성에 눈먼 정당은 이를 숨겼고 언론은 눈 감았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의 거부와 고집으로 딱 세 번만 열린 법정 TV토론에서 그의 턱도 없는 인식과 능력이 잘 드러났다. 심지어 마지막 토론이 이정희 후보의 전격 사퇴로 2자 토론으로 변경되자 박후보는 부담을 느껴 토론거부를 검토할 정도로 허약했다. 당의 원로들이 박후보를 집에서 끌어내 토론장에 밀어 넣어야 했고 그는 결국 토론장에 지각을 했다. 이명박의 공천에서도 정당기능은 마비됐다. 정치권이 나서 이명박의 선거법 위반 족쇄를 사면복권으로 풀어줬다. 선거법 위반은 신뢰의 기초를 저버린 범죄이므로 공적 세계로의 진입을 봉쇄해야 한다는 기본을 저버리는데 정당이 앞장선 셈이다. 이명박 신화와 이미지는 한 꺼풀만 벗겨내면 진면목이 드러남에도 정당은 오랜 기간 철저하게 덧칠을 했다. 언론은 맞장구치고 검찰은 비호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의 혐의는 이미 대선 당시에도 입증만 부족했을 뿐 국민 모두의 상식에 해당했다. 다스, BBK, 도곡동 땅에 대해 국민은 이미 그 당시에 답을 알고 있었다. 정당이 이익단체와 다른 점은 공익을 목표로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권력획득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 당은 정치권의 막나가는 이익결사일 뿐 정당일 수 없다. 거짓에 가까운 신화와 이미지를 재생산하는데 주력한다면 구멍가게 홍보회사도 존립하기 어렵다. 하물며 정당이 주력 상품인 대통령 후보를 선정하는데 두 번이나 실패했다면 홍보회사보다도 못한 짓을 한 것이고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 정당이 원칙에서 벗어난 공천을 계속한다면 존립의 이유를 제도적으로 물어 퇴출시키는 절차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의 대통령 후보 공천 실패 사례가 아니더라도 정당의 공천이 그 막중함에 비해 너무 허술하게 진행되어왔다는 비판을 계속 받고 있다. 당선가능성에 압도되어 보다 중요할 수 있는 근본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꽤 있었다. 계파와 인연과 압력에 의해 공천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촛불 이후 민주주의 정당은 재조산하(再造山河)의 결기로 추상같은 원칙에 입각한 엄숙한 공천 심사를 진행해야 한다. 정당 지도부의 결의와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언론의 감시와 검증 노력을 빼 놓을 수 없다. 언론은 정당의 스피커나 공명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언론의 일은 신화와 이미지를 깨고 실체를 보여주는 것이지 신화와 이미지를 굳혀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촛불국민은 이미 과거를 심판했고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언론이, 정당이 국민을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은 계몽의 시대에 살고 있는데 정당과 언론이 여전히 미몽의 시대에 머물러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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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8 19:02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워크라이프 밸런스

▲ 유동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갑 우리나라 기업들은 3명의 인원이 8시간씩 일해서 끝낼 수 있는 일을 2명만 고용해서 12시간씩 일하게 시킨다. 그리고 그마저도 1명을 쳐낼 수 있는지 주판을 굴리고 있다. 연이은 과로사가 발생한 어떤 회사를 다루는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의 내용이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을 자신의 생존수단으로 삼는 경제 단위체이다. 따라서 각 기업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대한의 이윤을 얻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법과 제도를 통해 정해진다. 기업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인건비 축소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앞서 언급한 댓글의 내용은 그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지난 2월 28일,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고,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가능하도록 허용했던 특례업종을 4종의 운송서비스업과 보건업만으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 통과와 함께 많은 경제단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천문학적인 비용추계서를 첨부하며 우려를 쏟아냈다.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우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으며, 이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대한민국에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다. 4차 산업혁명을 눈앞에 둔 우리 경제의 화두는 공정과 분배이다. 사람이 반드시 필요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이 분명하며, 이는 곧 다수의 실직자 양산이냐 일자리 수를 유지한 채 근로자 개개인의 노동량을 줄이느냐의 양자택일로 연결된다. 각 개별기업은 이 중 당연히 전자를 택할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실업률 증가는 국가 경제의 기반을 흔들 것이다. 요컨대 각 기업의 합리적인 선택이 사회적으로는 비효율적인 선택으로 이어져 시장 실패로 귀결되는 것이다. 결국 국가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경제 환경에 부합하는 최대 근로시간의 단축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장시간 근로는 근로자의 삶을 파괴하고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필자가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며 도출해 낸 일종의 공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인이 얼마나 사람에 대해 투자하는지가 곧 기업의 성패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다수 경영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열심히 일하는 것이며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반드시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의 정당한 급여 지급은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근로자들은 정당한 대가 없이는 경영자만큼 기업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경영인들을 볼 때마다 노동자의 임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하면서 근로시간은 도리어 단축해 큰 이득을 냈던 헨리 포드의 사례가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동시간을 줄여 오히려 생산성 향상을 거둔 사례는 아주 많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우수한 인재를 비교우위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근면으로 비교우위를 창출했다면, 이제는 창의성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시대다. 창의성은 자유로운 사고와 휴식에서 도출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워크라이프 밸런스, 소위 워라밸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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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1 18:06

'권력의 사유화' 종착지는 감옥

▲ 김종회 민주평화당김제부안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민생경제가 어렵고 국가 안보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이런 일로 심려를 끼치게 되어 죄송합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다섯번째 검찰의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하 이명박)의 말이다. 엄중한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을 검찰에 소환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경제와 안보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뉘앙스다. 이 상황을 누가 초래했는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양극화가 심화했고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성장동력이 약화됐으며 냉전시대로 회귀하면서 한반도 평화가 백척간두의 위기로 내몰렸다는 것을. 이명박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죄값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말했어야 옳다. 시중에는 이런 말이 나돈다. 박근혜는 인간적으로 안됐다는 생각이라도 든다. 그러나 이명박은 동정의 여지조차 없다. 그는 철면피로 일관했다. 2007년 대선 후보 등록 때 가훈을 정직이라고 적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온갖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상태에서도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도곡동 땅 의혹에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제 땅은 아닙니다, 다스는 누구의 것입니까?라는 물음에 왜 나에게 묻습니까? 국민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심지어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 정권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거짓말을 10년 가까이 들어온 국민들은 그를 국민 밉상으로 낙인 찍었다. 진실은 이명박 정권 탄생 과정을 가장 깊숙이 들여다본 최측근으로부터 흘러 나왔다. 17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했던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MB에게 돈은 신앙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에 대해 국민이 분노하는 지점은 바로 권력의 사유화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은 정권을 잡은게 아니라 이권을 잡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 20개에 달하는 혐의 대부분이 돈과 직결돼 있다. 그의 행적을 보면 국리민복을 위해 대통령에 뜻을 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대통령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대표적 사례 두 가지만 소개한다. 이명박 재직 시절 석유공사가 매입한 하베스트라는 캐나다 유전과 정유시설 날은 빚만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부실 기업이었다. 석유공사는 애초 시세보다 2배나 높은 4조5000억원을 주고 하베스트를 인수했다. 부실기업은 배짱을 부리고 석유공사는 제발 팔아달라는 이상한 거래를 했다. 국민의 자랑거리이자 연간 6000만명이 오가는 인천공항을 이명박 정부는 재임기간 동안 세차례에 걸쳐 헐값 매각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700만평인 땅값만 50조원인데 최저 시세를 적용, 자산 가치를 2조8000억원으로 축소 평가했다. 부실기업을 살 때는 2배 이상을, 국민의 자산을 팔 때는 수십분의 일도 안되는 헐값을 적용하려한 의도는 무엇일까? 시세 차익의 최종 종착지와 최고 권력자의 연관성에 대해 국민들은 합리적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대통령을 한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을 검찰이 속시원하게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권력의 사유화를 자행한 자의 종착지는 감옥이어야 한다. 이제 권력의 사유화에 종지부를 찍고 사유화됐던 권력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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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4 19:38

한국지엠 군산공장 문제, 오바마처럼 해결하라

▲ 정동영 민주평화당지엠군산공장폐쇄특별대책위원장 2008년 미국 GM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때 경제부처 관리들에게 맡기지 않고 금융시장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특별대책반(TF)을 만들었다. 시장의 전문가들이 만든 GM 회생 방안을 나침반으로 삼아 오바마는 GM을 살려냈다. 지금 정부에 군산 GM 문제의 사령탑이 보이지 않는다. 기재부 따로, 산자부 따로, 산업은행 따로, 금융위 따로, 청와대 따로, 도대체 컨트롤 타워가 어디인지 혼란스럽다. 일사불란한 대책반이 가동돼야 믿고 기다릴 수 있을 터인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 군산 GM 폐쇄 발표를 정부가 언제 알았는지 불분명하다. 설 명절 전전날 GM은 뒤통수 치듯 군산공장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국회에 나와 언제 보고받았는지 묻는 의원들의 추궁에 발표 전날 밤 보고받았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언제 알았다는 말인가. 사실 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나흘 전인 2월 9일 이사회를 열어 군산 폐쇄를 결정했다. 이사진 10명 가운데 3명은 산업은행이 파견한 한국 측 이사였다. 그들은 기권했다. 그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면 그리고 즉각적인 보고체계가 작동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 민주평화당은 산은 측의 직무유기와 배임 혐의에 대해 고발 절차를 밟고 있다.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GM 본사는 이미 군산공장을 포기했다. 우리 정부 역시 사실상 군산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본사는 2조7천억 원의 본사 부채를 출자로 전환해줄 테니 한국 정부(산업은행)가 지분 17% 만큼에 해당하는 5천억 원을 새로 출자해달라고 요구한다. 미국이 출자로 전환해주겠다는 돈은 장부상 숫자일 뿐 새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거기 더해 운영비 1조 원을 지원해줄 것과 명예퇴직 인원들의 퇴직금 5000억도 부담해달라고 요구한다. 완전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정부가 그 돈을 다 댄다고 해도 군산공장이 재가동 되는 것도 아니고 겨우 부평과 창원공장에 대해 몇 년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따름이다. 대우조선을 살리느라 그동안 8조 원의 국민 세금을 부었으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한국지엠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럴 바엔 차라리 그 돈으로 미국 GM의 주식을 사서 전략적 투자자가 되고 미국 GM의 세계 생산 판매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발상의 전환을 하자고 구조조정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다. 한국 지엠을 연명하기 위한 돈의 1/3에 해당하는 1조 원의 투자기금(펀드)을 산은이 조성하고 국내외 민간 투자자들을 참여시켜 3조 원 규모로 투자하면 미국 GM의 2대 주주로 등극할 수 있다. GM은 지난 수년간 호주 스웨덴 러시아 영국 독일 등에서 철수했다. 이익이 나지 않는 해외 사업은 모두 정리하고 있다. 대신 미국과 중국 양대 시장을 목표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핵심 경쟁력은 배터리와 반도체 통신장비 기술에 있다. 한국은 이 세 가지 분야에서 강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대신 GM의 2대 주주로 등극하고, GM의 미래 생존전략으로 군산공장을 전기차의 전략적 거점으로 삼도록 견인하는 것이 유일한 회생 방안이라고 믿는다. 오바마처럼 팀을 짜야 한다. 오바마는 GM 부실에 책임이 있는 금융기관, 정부 관료들을 빼고 시장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불러서 TF를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시장의 구조조정 전문가들을 불러 모아 TF를 만들어서 민주평화당이 제안한 전략적 지분 투자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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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07 20:29

그를 보면서 '연'을 생각하다

▲ 신경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영등포구을)처음 만난 건 그가 90년대 초 전설로 포장된 현대건설 경력을 끝내고 민자당 전국구 초선 국회의원일 때였다. 당시 여당 출입기자였던 김재철 차장의 주선으로 MBC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김재철 차장은 언론 관행과 달리 초선인 그를 지나칠 정도로 챙겼다. 방송장악의 씨앗이 그 무렵부터 뿌려진 셈이다. 식사 중 오간 화제는 단연 돈벌기였고 그는 남 속이는 수법을 끝없이 자랑했다. 그동안 전해들은 평판과 다름이 없었다. 미래의 서울시장이나 대통령의 풍모를 읽을 수 없었다. 그는 96년 초 종로에서 노무현, 이종찬과의 경쟁 끝에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그 해 7월 대정부질문에서 길이 500 킬로에 이르는 경부운하 건설을 제안했다. 4대강은 이 때 이미 시작되었다. 그는 곧이어 총선 선거법 위반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적 빈사상태에 들어선 셈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묘수로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선거법 재판을 받는 상태에서 더 큰 공직에 도전한다는 것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위기돌파와 공직 담임을 명분과 가치의 문제로 보기 보다는 투자와 계산으로 본 것이 아니었을까. 700만원 선거법 벌금형이 나오자 그는 망명하듯 워싱턴으로 떠났다. 누가 봐도 객관적으로 정치적 사망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라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에 해당하는 중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필자가 2000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했을 때 그는 직전에 서울로 떠나 만나지 못했지만 미국 행적을 여기저기에서 들을 수 있었다. 에피소드에서 정치적 반성이나 사망의 흔적을 읽을 수 없었다. 여전했던 것은 그에게서 미래의 대통령 풍모를 읽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그는 2000년에 귀국해서 김경준과 함께 LKe 뱅크를 설립했다. 놀랍게도 선거법 유죄 판결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사면복권을 받아냈다. 그는 부활했다. 그것도 화려한 부활이었다. 2002년 서울시장으로 날개를 달고 우여곡절을 거쳐 결국 2007년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온갖 흠결에도 불구하고 공천에 공천을 거듭한 승승장구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더구나 사망 후 부활이 가능했을까. 대선 당시 한나라당은 그를 내세워 온 국민이 돈을 벌수 있다는 허황된 신화 전파에 앞장섰다. 과거 검찰과 법원이 그의 정치적 사망을 결정했지만 당시 여권은 구원투수로 나서 그를 부활시켰다. 언론은 검증을 멈춘 채 받아 옮겼다. 국민은 믿고 싶은 것을 믿었다. 민주의 근본인 법과 제도, 시스템은 장식품이 되고 말았다. 인간으로서의 우리와 우리의 총화인 한국 사회의 민낯 모습이 드러났다. 그가 몇 번의 위기에서 오히려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던 것은 혈연, 학연, 지연, 종교연 등 수없이 많은 ‘인연’들이 끊임없이 법과 제도와 시스템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그가 영남-고대-재벌-기독교의 ‘연’이 없었다면 과연 승승장구할 수 있었을까? 정치권, 기업, 관계, 법조, 언론, 종교에 수없이 많은 ‘연’들이 지금도 청산과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 그가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의 혐의들 중에서 작은 혐의에 대한 법적 입증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원외교, 4대강, 방산비리 등 거대 혐의의 전모와 금액을 제대로 밝혀내는 일은 길고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다. 아마 상당 기간 또는 영구하게 불가능할지 모른다. 뜻있는 국민들이 보기에 답답하고 섭섭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는 공사간 수법을 동원해 법과 제도와 시스템을 무력화하려고 할 것이다. 정치보복 프레임을 방어무기로 이미 첨가했고 일부 야당이 이를 도울 태세다. 정작 잘못된 공천의 책임을 져야할 정당이 자신들의 거듭된 실책을 전혀 문제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연’이 정의와 제도를 무력화하는 상황을 이번에는 제대로 막아낼 수 있을까. 쉽게 낙관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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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8 19:54

친환경 에너지 전환,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 유동수 국회의원(민주당·인천 계양갑)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02년부터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동안 ‘경제급전’ 논리에 따라 발전비용이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화력을 우선 가동하던 것에서 앞으로는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우선하는 ‘환경급전’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기조 하에 지난해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한편 2017년 대비 원자력·석탄 화력 비중을 15.6%만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앞서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 금지와 함께 미세먼지가 급증하는 3~6월 중 노후 화력발전소 정례 셧다운(가동 중단) 등을 통해 국민안전과 환경문제를 잡겠다는 방침도 확고히 했다.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반대론자들은 이와 관련, 안정적인 기저전력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매몰돼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은 ‘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구호 하에 지금까지 도외시됐던 환경 문제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기존의 방침을 완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혹은 2030년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원전을 폐쇄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원전의 수명연장 없이 설계수명이 다 할 때까지만 이용하며, 현재 건설 중인 5기의 원전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완전한 탈핵은 현재 건설되고 있는 신한울 1·2호기의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2079년에야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과연 현 정부가 원자력을 홀대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현 정부의 원전 건설 축소를 ‘홀대’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전력 목표수요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임과 동시에 오히려 우리 후손들이 짊어질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 1978년 첫 원전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우리는 아직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원전 내에 폐기물을 보관해 왔으나, 2019년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2038년 신월성원전까지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소는 이내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원전이 폐로 될 때 보유하고 있던 고준위 방폐물들을 다른 원전으로 이전하는 ‘폭탄돌리기’ 외에는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경제성장률 추정치가 실제보다 높아 전력수요가 과도하게 예측됐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보완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전력 목표수요가 7차 계획 대비 11.2%(12.7GW)만큼 줄어들었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빨라야 2050년대에 완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목표수요가 줄어든 만큼 우선적으로 신규 원전을 축소한 것은, 곧 폐기물과 건설비 측면에서 다음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현 정부는 에너지전환과 원전 수출은 별개의 문제이며, 원전 및 원전 해체기술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당장 필자부터 이번 2월 임시회에서 안전 점검 등으로 원전 가동률이 57.5%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겠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빠른 마무리를 주문한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성공을 통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윗세대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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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2 18:35

친환경 에너지 전환,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02년부터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동안 경제급전 논리에 따라 발전비용이 저렴한 원자력과 석탄화력을 우선 가동하던 것에서 앞으로는 청정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을 우선하는 환경급전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이 같은 기조 하에 지난해 말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하는 한편 2017년 대비 원자력석탄 화력 비중을 15.6%만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앞서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 금지와 함께 미세먼지가 급증하는 3~6월 중 노후 화력발전소 정례 셧다운(가동 중단) 등을 통해 국민안전과 환경문제를 잡겠다는 방침도 확고히 했다.현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반대론자들은 이와 관련, 안정적인 기저전력을 포기하고 신재생에너지에 매몰돼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은 싸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구호 하에 지금까지 도외시됐던 환경 문제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기존의 방침을 완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우선 문재인 정부 임기 내, 혹은 2030년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원전을 폐쇄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원전의 수명연장 없이 설계수명이 다 할 때까지만 이용하며, 현재 건설 중인 5기의 원전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완전한 탈핵은 현재 건설되고 있는 신한울 12호기의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2079년에야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둘째로 과연 현 정부가 원자력을 홀대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현 정부의 원전 건설 축소를 홀대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전력 목표수요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임과 동시에 오히려 우리 후손들이 짊어질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있다.1978년 첫 원전이 가동을 시작한 이래 우리는 아직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지금까지는 원전 내에 폐기물을 보관해 왔으나, 2019년 월성원전을 시작으로 2038년 신월성원전까지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소는 이내 포화상태에 도달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원전이 폐로 될 때 보유하고 있던 고준위 방폐물들을 다른 원전으로 이전하는 폭탄돌리기 외에는 방도가 없는 실정이다.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경제성장률 추정치가 실제보다 높아 전력수요가 과도하게 예측됐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보완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0년 전력 목표수요가 7차 계획 대비 11.2%(12.7GW)만큼 줄어들었다. 특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이 빨라야 2050년대에 완공되는 점을 고려할 때, 목표수요가 줄어든 만큼 우선적으로 신규 원전을 축소한 것은, 곧 폐기물과 건설비 측면에서 다음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현 정부는 에너지전환과 원전 수출은 별개의 문제이며, 원전 및 원전 해체기술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당장 필자부터 이번 2월 임시회에서 안전 점검 등으로 원전 가동률이 57.5%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겠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빠른 마무리를 주문한 것이다.친환경 에너지 전환의 성공을 통해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윗세대로 기억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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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22 13:36

왜 민주평화당의 깃발을 올렸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밥과 자존감으로 산다. 옛날부터 밥은 곧 하늘이었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배고픔으로부터의 해방과정이었다. 밥의 해결과 함께 민주주의도 왔다. 자존감은 정체성이다.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이 자기 정체성이다.정당도 밥과 정체성으로 산다. 정당에게 밥은 민심이다. 정당이 배라면 민심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재작년 전북과 호남을 중심으로한 민심은 양당제를 깨고 다당제를 선택했다. 그 결과 국민의당이 물 위에 떠올랐다. 하지만 민심과 아랑곳하지 않고 보수정당인 바른정당과 합당을 밀어부침으로서 정체성을 포기했고 그 결과 국민의당은 침몰했다.민주주의는 공정함의 기반 위에 발전한다. 인간사회는 불공정에 분노한다. 자존감의 발로이다.한 동물학자가 원숭이 실험을 했다. 원숭이 두 마리에게 조약돌을 주워 오게 하고 조약돌을 가져올 때마다 두 마리 모두에게 오이를 주었다. 똑같이 오이를 주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한 마리에게는 오이를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는 포도를 주었더니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그 오이를 먹지 않고 실험자에게 내던져 버렸다. 하물며 원숭이도 불공정에 분노하는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사회에서 불공정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것은 인간 본성이다.안철수 대표는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를 무시했다. 당 소속 의원들의 의사는 중요치 않다며 묵살했고 당의 규정들을 마음대로 뜯어고쳐 일방적이고 인위적인 합당을 밀어부쳤다. 공당을 자신의 사유물처럼 다루는 횡포에 의원들이 분노하고 저항하는 것은 당연했다.그는 내용으로서 민주주의도 무시했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위해 쓰라고 한 특수 활동비를 국정원에서 매달 상납 받고 신성한 국방의 책임을 진 군대를 댓글부대로 변질시킨 엄중한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이것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적폐청산이 아니라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다. 이렇게 MB의 적폐를 비호하는 입장에 서 있는 그와 어떻게 동조하고 함께 할 수 있겠는가.민주평화당은 법 앞에 현직 대통령이든, 전직 대통령이든 헌법과 질서를 파괴하는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사법처리 대상이 돼야 한다는 원칙을 지지한다.전북과 호남은 민주주의와 함께 남북 평화와 화해의 엔진이고 주체이다. 호남과 햇볕정책을 버리고 우향우를 계속하는 것은 정체성 배신이다.평창 올림픽에서 안철수, 유승민 대표는 한반도기를 들지 말라고 주장한다.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태극기를 자랑스러워하지만 평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는 남북 선수단의 공동 입장과 한반도기를 지지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열망하는 민주평화당에게 한반도기는 정신적 깃발이자 정체성이다.이제 가면무도회는 끝났다. 안대표는 지금까지 써온 개혁과 합리의 가면을 벗고 보수와 우향우의 길을 가고 있다. 정당은 정체성을 먹고 산다. 밥 먹여주는 민주주의와 평화주의가 바로 국민의당을 접고 민주평화당의 깃발을 올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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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8 23:02

1987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면

영화 1987은 성공으로 끝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현실의 1987은 실패였다. 2017년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이 바로, 30년 전 1987이 성공한 듯 보였던 실패였다는 반증이다.1987의 기폭제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배경과 전개에는 5개의 큰 축이 움직이고 있었다. 검찰, 교도관과 종교계재야세력, 언론, 부검의사,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이 그들이다.검찰이 사건의 발단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검찰이 개혁적 원칙을 견지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조직생존 차원의 기동이었다. 당시 검찰은 경찰과 청와대의 밀월, 권인숙 성고문 사건과 잇따르는 의문사 사건 등으로 위상과 입지가 약화된 상태였고, 사실상 경찰의 지휘를 받는 조직이라는 무력감과 오명 속에서 조직 위기감이 고조된 상태였다. 때문에 최환 검사의 소신이 통할 수 있었고, 고문치사 가능성을 제기한 오연상과 국과수 부검의로서 경찰지휘부의 강요에 굴복하지 않았던 황적준의 양심과 원칙이 채택될 수 있었다.결과적으로 각각의 축이 자기가 처한 상황과 자신의 고유한 행위 논리에 따라 움직인 것들이 우연히 유기적으로 연계된 결과,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축인 대학생들이 결합하면서 이루어진 것이 바로 1987 민주항쟁이다.1987년 민주항쟁의 결과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직선제 개헌이라는 제도적 변화는 당시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야권의 분열로 군부독재 연장선인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그 빛을 잃어버렸다. 1987년 12월 대선 결과 허탈해했던 사회적 분위기를 기억한다. 현실 1987은 그렇게 총체적 실패였다.30년이 지난 지금 과연 1987년의 꿈,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는가? 국정원, 검찰, 경찰, 법원, 정당, 언론 그 어느 것도 바뀌지 않았다. 국정원, 검찰, 경찰은 여전히 국민 위에 군림했고, 법원은 3권 분립의 한 축이 아닌 법무부와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났다. 정당의 민주화도 이루어지지 않았고, 언론은 보도지침을 어기고 사실을 보도했던 당시보다 오히려 후퇴했다.대공수사를 한 예로 보자. 1987년 당시 안기부와 경찰은 모든 국민과 학생을 빨갱이로 보고 고문을 통해 사실을 조작했다. 과연 지금은 변했나? 최근까지도 국정원은 간첩사건을 조작하고 민간인을 사찰하는 등 공권력을 악용해 국민을 기만했다. 경찰은 국민을 폭도로 간주하고 과잉진압작전을 펼쳤다.이는 지난 30년 동안 각 기관들이 국민을 위한 자신의 원칙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적폐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이다.촛불을 통해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현재도 1987년보다 좀 더 나아간 것은 맞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다. 토론과 비판적 태도, 합리성에 입각한 반성과 성찰을 한 기초 위에서 국가 전반을 변화시키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다시 타협적 법과 제도를 만들고 북한 리스크에 굴복한다면 1987년의 실패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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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2.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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