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던’ 어버이의 사랑과 노고는 이 세상 그 어느것보다도 지고지순(至高至純)한 가치를 지닌다.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 ‘어버이 날’이다. 그러나 1년중 단 하루(5월 8일) 행사로 충분한 보은의 기회를 충족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계산이 없는 부모의 가이없는 사랑은 1년 3백65일 계속돼도 모자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효(孝)는 ‘老’자와 ‘子’자가 합해진 글자이다. 나이 들어 늙은 어버이를 자식들이 받들고 섬겨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효경(孝經)에는 ‘사람의 행실에 있어서 효보다 큰 것이 없다’했고 그래서 공자는 효를 천륜(天倫)으로 행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 전통사회에서 아직도 유교적 가치관이 뿌리 깊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중 바로 이 효사상은 으뜸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자식들은 효도의 방법을 용돈을 드리는 것 정도로 떼우려 드는 경향이 있다. 노인정에 나가 장기나 바둑판에 앉아 무료함을 달래는 부모들의 지루한 하루일과에 시선을 돌리는 젊은 세대는 그리 흔치 않다. 많은 나이 든 어버이들이 남아도는 여가로 고통을 느끼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에게 새로운 취미를 찾아 주는 일은 좁게는 그 부모의 여가를 위해서, 넓게는 사회에 공헌하는 기회도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실버사회’의 도래가 현실화한 지금 범정부 차원의 노인대책중 키워드가 바로 이 대목임에도 정작 자신들의 관심은 이에 못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마침 서울의 모 대학 교수가 인터넷을 통해 효사상을 일깨우기 위해 ‘스위트케어닷컴’을 어버이날을 맞아 개설했다고 한다. 이 사이트는 기존의 동호인 모임이나 쇼핑몰 중심이 아니라 ‘현대적 의미의 효’를 실천하기 위해 부모를 모시는 20∼30대에 필요한 노인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 중에는 여가 정보를 담은 ‘신나는 노후(老後)’라는 콘텐츠도 있다니 관심을 끌만하다. 바야흐로 효도도 인터넷이 선도하는 시대가 온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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