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16:38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데스크창
일반기사

[데스크창] 당선자여! 지역로열티를 높여라

 

 

6·1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월드컵 축구대회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열기에 묻힌 가운데 치러졌다. 더구나 지도층의 부패와 여야간 추악한 정쟁으로 선거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밀려난 감마저 없지 않다. 낮은 투표율과 ‘투표하고 축구보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유문구가 상징적으로 이를 반증해 준다.

 

이번 선거에서는 이 지역을 텃밭으로 삼았던 민주당의 퇴보와 함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어쨌든 선거는 끝났고 이 지역을 이끌 리더들이 뽑혔다. 당선자에겐 축하의 악수를, 낙선자에겐 위로의 말씀을 건넨다. 당선자들은 아직도 가시지 않은 감격과 당선사례가 이어질 터다. 그런 가운데서도 7월 1일 취임 전까지 앞으로 4년간 어떻게 도정과 시군정을 이끌어갈지 구상을 가다듬어야 할 시기다. 인사문제에서 부터 각종 이권사업, 지역화합, 기업유치 노력 등등. 또한 주민들의 요구사항도 봇물처럼 많을 것이다.

 

새 패러다임의 지역발전 구상

 

그중 무엇보다 간과할 수 없는 한가지, 지역 로열티(Loyalty)를 높이는데 앞장서 달라는 점을 주문하고자 한다. 그를 위해선 지역발전 구상에 대한 파라다임의 일대 전환이 요구된다.

 

지역에 대한 로열티란 무엇인가? 조금은 생소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말 그대로 지역에 대한 충실도, 충성도 쯤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소주시장이나 지역금융 등 몇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먼저 소주시장은 도내에 뿌리를 둔 하이트 주조의 경우 지난해말 지역내 시장점유율이 31%에 그쳤다. 하이트 주조의 전신(前身)인 보배가 한때 8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했던데 비해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 이유는 전국 소주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수도권 소주 진로의 맹공앞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반면 영남지역 자도(自道)소주의 점유율은 90% 이상, 전남지역은 80% 이상이다.

 

지방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점소재 지역의 여수신 점유율을 분석해 보면 실망스럽기 이를데 없다. 금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 남은 3개 지방은행의 지난해말 수신점유율은 대구 38.9%, 부산 29%, 전북 27.8%다. 여신 점유율은 더 낮아 대구 30.1%, 부산 21%인데 비해 전북은행은 16.5%를 차지한다.

 

히딩크식 업그레이드 기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방신문의 점유율은 더욱 한심하다. 부산 대구지역의 경우 지역내 점유율이 30%를 넘고 있으나 전북지역은 10%대다.

 

물론 ‘아재비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속담처럼 지금은 제품 자체로 경쟁하는 시대다. 나아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말하는 시대에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냐’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지역에 대한 로열티가 제대로 서 있지 않은 곳에서 글로벌은 허상일 따름이요, 경제적인 식민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이번에 뽑힌 자치단체 리더들의 역할에 거는 기대는 실로 크다. 지금 국민적 영웅으로 치솟고 있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라. 1년6개월전 대표팀 구성원들은 그대로였다. 똑같은 인적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조련하느냐에 따라 축구가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한명의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성공신화를 이뤄내는가를 두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지 않은가.

 

그의 리더쉽의 요체는 솔선수범이요, 과학적 접근이요, 실력제일주의다. 이제 지역의 리더들은 탁월한 비전과 전략으로 지역경제를 업그레이드해 주기 바란다. 잃어버린 민선자치 7년(본보 6월 7일자)의 만회를 위해서도 말이다.

 

/조상진(본보 경제부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상진 chosj@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