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노숙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그동안 날품팔이를 하면서 근근히 생활해오던 사람들이 영농철이 끝나고 건설현장의 일자리가 끊기면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전북도가 노숙자 쉼터 관계자 등과 함께 지난달 30일 밤 전주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돌아본 결과 한동안 보이지 않던 노숙자가 10여명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역이나 병원 응급실 등에서 노숙하고 있으며 일부는 역 주변의 허름한 여인숙이나 심야목욕탕, 비닐하우스 등을 이용하여 잠자리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날씨가 더욱 추워지면 공원이나 빈집 등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이 더 따뜻한(?) 기차역이나 병원 응급실을 찾을 것이다. 역 근처 여인숙이나 심야 목욕탕 등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던 사람들도 주머니가 비게 되면 기차역 등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IMF 이후 매년 겨울마다 되풀이 되는 현상이다.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오죽하면 게으르면 요즘 세상에 자기 한 입 해결하지 못해 노숙하느냐며 매몰차게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노숙자가 증가하면 결국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그 비용은 우리 사회가 떠안게 된다. 더욱이 이들중 상당수는 개인의 잘못 보다는 IMF에 따른 희생자라는 점이다.
다행히 전북도는 내년 2월말까지 각 시·군에 노숙자 보호 상황실을 설치해 야간 순찰활동과 노숙자 상담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노숙자가 발생하면 노숙자 보호 쉼터로 안내하여 보호조치를 취한뒤 가정복귀를 유도하고 가정 복귀가 여의치 않을 경우 사회복지 시설에 입소 시킨다는 것.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는 빚장이에게 쫒기고 가족에게 버림받아 돌아갈 곳 없는 사람들이다.
어차피 돌아갈 곳이 없다면 단순히 거쳐가는 쉼터가 아니라 장기 자활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회복귀를 돕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성원(본사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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