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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양지만 둥지트는 정치 철새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철새들이 찾아온다.

 

우리나라엔 약 4백여종에 달하는 조류들이 살고 있는데 그 중 텃새는 1백종도 안되는 반면 대다수가 철새라는 게 조류학계의 통계이다. 그 중에서도 겨울철새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16대 대선을 코 앞에 두고 다시 정치 철새들이 활개치고 있다.

 

으레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 정치 불신을 넘어 냉소와 실소(失笑)를 자아내고 있다.

 

엊그제 집권 여당에 몸담아 장관과 당 중역 등 한 자리씩 꿰찼던 금배지들이 헌 신짝버리듯 민주당을 떠나 한나라당으로, 국민통합 21로 우르르 몰려가고 있다.

 

나름대로 ‘국가· 정치안정’과 ‘역사의 대세’라는 명분과 구실을 내세웠으나 국민들은 ‘권력의 단맛’을 좇는 곡예 정치꾼으로 치부할 뿐이다.

 

이같은 철새 정치인의 이동은 전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대선 후보들의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에 따라 이 당 저 당 기웃거리는 줄타기행태가 난무하고 있다.

 

얼마전 모 정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당 총재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겠다며 충성서약까지 한 인사가 국민통합 21에 전격 입당함에 따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반면 국민통합 21의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던 인사들이 13일 한나라당 입당과 함께 이회창 후보의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들은 한때 민주당과 자민련 공천으로 도의원 배지를 달았었고 도의회 의장과 자민련 사무처장을 역임하기도 했었다.

 

이에앞서 민주당 공천으로 재선한 모 지역구 의원도 후보 단일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격 탈당했고 중진의원 2명도 계속 탈당설이 나돌고 있다.

 

민주 사회에서 정치인이 당을 옮기는 것은 자유의사다.

 

하지만 원칙과 소신없이 양지(陽地)만을 좇는 줄타기 정치는 선택과 결단이 아니라 변신과 변절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닐 뿐이다.

 

정치 철새들에 대한 도민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권순택(본사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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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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