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웰빙> 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었다. 웰빙(Well Being)이란 미국에서 건너온 새로운 생활 방식으로 자연, 건강, 안정 등 정신적인 가치까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육체적인 질병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질병도 없는 상태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에는 여기에 영적인 건강을 추가해 심리적 건강을 중시하는 추세다. 웰빙>
그러더니 얼마 후 몸이나 마음의 치유를 뜻하는 <힐링(healing)> 이 대세라며 영육 간 치유의 생활과 방법이 많이 밀려왔다. 물론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면 얼마나 좋을까. 이는 모든 사람의 희망이기도 하다. 힐링(healing)>
그런데 요즈음은 바야흐로 <웰 다잉> 의 시대가 뜨고 있다. 웰 다잉(Well Dying)은 살아온 날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고령화와 가족 해체 등 여러 사회적 요인과 맞물려 등장한 현상이다. 또한, 노인 1인 가구 증가로 가족의 도움 없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졌다. 건강 체크로 고독 사를 예방하고 그동안의 삶을 기록하거나 유언장을 미리 준비하는 등의 행위를 통해 웰 다잉을 실천할 수 있다. 웰 다잉에 대한 관심이 늘자 기업과 복지관 등에서는 비문 짓기부터 사후 신변 정리까지 웰 다잉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웰>
인간은 생로병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모두가 평등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죽음이란 소멸되는 게 아니라 새로이 태어나는 것이라고 했다. 무엇을 하며 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잘 살고 마지막을 후회 없이 맞이할 수 있을까.
한때는 60까지만 살려고 한 적도 있다. 여러 어려움이 한꺼번에 닥치자 극단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 하지만 다 지나고 보니 잘 견디고 참아왔다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해 본다. 물론 고희에 이르러서야 모든 걸 내려놓고 희생 인내하는 생각으로 살려고 애쓰는 걸 감출 수 없다. 나중에 그런대로 중간 점수는 받고 싶은 마음이리라.
친정어머니 병구완 중에 교통사고 수술 후유증으로 심한마비와 통증이 나를 짓눌러도, 아침저녁에 수도하는 마음으로 잘 견디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지낸다. 그러면 마음으로나마 잠시라도 위로를 받는다.
사는 게 뭐 별것인가. 일하고 사랑하며 아름답게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주위를 정리하며 단순하게 살려 한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에게 소중히 간직했던 것을 나누어주고 아주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고 있다. 그러니 마음도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것 같다. 의식주에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데 별로 불편함이 없어 개운하기 까지 하다. 그런 연유서인지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항상 좋은 긴장감을 갖고 만끽하며 지내련다.
신과 함께 그 분 안에서 그리고 책과 꽃으로 내 빈 가슴을 채우기도 한다. 요즘에는 가끔 운명을 사랑하라는 김연자 ‘아모르파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김종환 ‘가족을 위한 노래’도 내 심금을 울린다. 두곡 모두 영혼을 살짝 건드리며 좋은 자극을 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 어느 날에 ‘천상의 선물’을 받을지 모르지만 그런대로 즐겁고 후회 없이 지냈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유난히 달빛이 몽환적으로 보인다.
* 임영희 수필가는 전북백일장에 시가 당선되어 문학에 입문해 대한문학 수필로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화 해설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이야기할머니로 유치원 봉사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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