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의 산재(産災) 관련 뉴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으며 우리 이웃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안타까운 점은 산업 현장 안전사고 중 이들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한국의 산재 사고 사망률은 OECD국가 평균의 2~3배 수준으로 세계 1위다. 불법 체류로 인해 막다른 상황에 내몰린 외국인 노동자는 정상적 경제활동은커녕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버티고 있다. 반면 고령화 농촌에선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은 동남아 등지에서 단기간 계절노동자를 데려와 겨우 농번기 일손 부족을 메우는 실정이다. 농촌과 도시의 노동 현장은 이들의 손길 없이는 정상 가동이 불가능할 만큼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과 저임금 단순 노무직에서 차지하는 이들 비중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 상황은 훨씬 더한다. 올해 1분기 농업 부문 외국인 근로자만 8천666명이 입국했다. 문제는 악덕 기업 현장에서 이들의 체불 임금액이 작년 2만9376건, 1천183억원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힘들고 위험하다며 꺼리고 외면한 곳에서 열심히 일한 댓가치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인력 수급 상황에 비추어 이들 노무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역설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위상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취학 아동인구 절대 부족으로 올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한 초등교가 전국 145곳이다. 그중 신입생이 10명 미만에 그친 학교도 전국 6천163개 중 1천587개로 25%가량 차지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올해 초등교 입학생들이 2016년생인데 그해 출생아가 40만6천여 명이다. 그 후 6년이 지난 2022년 출생아가 24만9천여 명인데 이들이 입학하는 2029년에는 전국 초등교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이라는 사실이다. 대학교까지 연쇄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지방 소멸의 끔찍한 현실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최첨단 자동화 추세라 할지라도 경제활동 인구가 뒷걸음질 치는 건 우리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3D 업종과 농촌의 인력난 속에서 그 공백을 메워주는 외국인 노동자야말로 반가운 이웃이다. 고통 분담을 함께 나누는 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짓밟힌 인권과 노동력 착취, 임금 체불 등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도 아울러 병행돼야 한다. 언어와 환경이 다르고 피부 색깔과 생김새가 같지 않아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는 못할 망정 차별과 냉대를 받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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