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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와 비주류의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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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지금은 파격의 시대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주류가 아닌 변방의 비주류가 가장 중심에 서는 경우가 왕왕있다. 그런데 잘 보면 주류의 입장에서 볼때 파격일뿐 사실은 변방이나 비주류에 있는 개인이나 집단은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당연한 결과다. 지난달 제10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으로 커스티 코번트리(41)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이 선출됐다. IOC 역사상 최초의 여성 위원장이자 첫 아프리카 출신 수장이 됐다. 전북이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진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코번트리 위원장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될 것이기에 그의 당선은 국내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07년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했다. 신생 독립국으로 오랫동안 유엔 가입조차 못하던 대한민국에서 사무총장을 배출한 것은 그야말로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최근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으로 추대되면서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또한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의 사무총장(임기택)도 배출한 바 있다. 부산항만공사 사장 출신인 그는 전세계 171개 나라가 정회원인 국제해사기구를 이끌었다. 조선과 해운 안전, 해양 환경 보호, 해상 교통, 해양 사고 보상 등과 관련된 국제 규범을 제·개정하는 막중한 기구다. 요즘 지구촌의 이목은 온통 로마 교황청에 집중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인해 가톨릭 신자들은 물론, 전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운집해 소위 조문외교의 장이 펼쳐진다. 그런데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흥식(73) 라자로 추기경이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에 선정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앞두고 총 12명의 차기 교황 유력 후보를 선정했는데 그중 한명이 바로 유흥식 추기경이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문을 잠근 방’ 이다. 한국 추기경이 콘클라베에 참가하는 것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요한 바오로 2세를 교황으로 선출한 1978년 10월 투표에 자리를 함께한 이후 47년 만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출신도 아니고, 백인도 아닌 유 추기경이 교황에 오르는 대이변을 앞두고 있으니 가슴벅찬 일이다. 4차례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특히 2021년 6월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발탁돼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고 한다. 한국인 최초의 교황이 탄생해서 남북화해와 통일의 문을 여는 평화의 사도 역할을 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한국인 출신 교황이 2036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의 주역이 되는 꿈같은 일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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