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줄었지만 아동 대상 성범죄는 늘어...처벌은 솜방망이
 전북 아동들의 숫자는 줄었지만, 아동 성범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콘텐츠의 보급과 활성화를 범죄 증가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는데, 처벌 강화와 함께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6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발생한 도내 아동(만 12세 미만) 대상 성범죄 건수는 총 259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58건, 2020년 52건, 2021년 48건으로 감소세를 보였다가, 2022년 50건, 지난해 51건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전주 95건, 익산 41건, 군산 39건, 정읍·남원 16건, 김제 15건, 완주 12건, 고창·무주 7건, 부안·임실 4건, 진안 2건, 순창 1건 등의 순이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 만 12세 미만 아동 인구 수는 총 14만 1776명이다. 현재 아동 인구 수는 10년 전인 2014년 21만 6391명 대비 7만 4000명 가량 급감했으며, 5년 전인 2019년 18만 7345명과 비교해도 4만 5000명 가량 줄었다. 인구수와 범죄 건수를 따져볼 때 전북 아동들이 성범죄 피해를 당하는 비율이 5년 전에 대비해 약 20% 가량 더 늘어난 셈이다. 일각에선 아동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범죄가 줄지 않고 늘어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신상정보가 등록된 분석 대상 가해자는 2913명으로 피해자는 총 3736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해자 중 373명(12.8%)이 동종 전과를 가진 재범자로 확인됐다. 지난 2021년 기준 강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처벌의 평균 형량은 60.8개월로, 지난 2020년 65.5개월 대비 4.7개월 가량 줄었으며, 유사 강간 또한 평균 55개월에서 52.8개월로 형량이 줄었다. 아동·청소년 성폭행의 경우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할 수 있는데, 평균 형량 60.8개월(약 5년)은 법원이 최소치만을 선고하는 관대하고 소극적인 판결을 내리고 있는 지표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아이들은 자신들이 성범죄를 당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며 "미국의 경우에는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25년 이상의 처벌을 내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근까지도 강간 사건을 제외하고 평균 2~3년 가량의 적은 처벌이 내려졌다. 성범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른 범죄를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범죄 전문가들은 아동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지교육이 절실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내1호 국선전담변호사는 "스마트폰 보급 등 기술의 발전이 아동들의 성범죄 노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성범죄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아이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아이들은 상품권이나 이모티콘을 준다는 말에도 속아 신체를 노출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데, 디지털 성범죄 교육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