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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미술이야기] 갤러리 숨, 고보연 작가 '정희의 일기' (상)

고보연은 설치작가이다. 설치란 평면 회화에서 프레임을 제거하고, 조각에서 받침대를 제거해 버린 것으로 이유가 있는 어떤 것을 전시장에 내놓고 전시장을 채우며 전시장까지 작품화하는 미술의 한 장르이다. 대개 설치는 행위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은데 굳이 분류하자면 사진, 행위와 같이 현대미술의 중요한 분야이다. 설치미술은 오브제의 발견과 진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설치미술의 역사는 원조 격인 1914년 마르셀 뒤샹의‘샘’으로 알고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었을 변기를 가져다 뒤집어 놓고 'R mutt 1914'라는 사인을 해서 출품하여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술은 회화나 조각이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굳어있는 일반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충격이었을 것이다. 한참 뒤로는 획의 작가, 그래서 공력에 비해 작품값이 너무 비싸다는 구설이 있었던 재일교포 이우환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 몇 톤이나 되는 철판과 바위를 설치하고 ‘관계-항’이라 했던 것도 생각난다. 또 유명하면서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예를 들자면 한때 대한민국의 자랑이었던 행위예술가 백남준이 TV로 탑을 쌓았던‘다다익선’도 있다. 또 백남준의 행위예술이라는 명목으로 백남준에 의해 그리스 조각 같은 몸매를 드러내고 첼로를 연주해야 했던 첼리스트 샬럿 무어만, 또 그와 함께 한 아파트에 살며 나중에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를 불화시켜 비틀스를 해체하는 데 일등 공신 노릇을 했던 존 레넌의 아내 오노 요코 등도 모두 설치미술의 짜릿함을 맛보았던 행위예술가들이다. 설치미술은 우리나라의 장승과 솟대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에서 행위와 함께 설치하는 작가들이 몇 명 생각이 나는데 전문적으로 설치미술만으로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을 훔치는 작가는 독일 유학파 작가인 고보연이 유일하다. 어느 때 나는 고보연 작가는 차라리 사진작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현존하는 사람이나 사물의 외양을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애환이 많은 이 나라 여인들의 세월을 찍는 사진작가라는 생각을 했었고 어느 정도 맞는 말일 것이라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그래서 그쪽, 여인의 삶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깊이 있고 밀도 높게 연구하는 것이 고보연 작가의 전시회마다 각기 다른 주제로 발표하는 표현을 보며 느낀 것이다.

  • 전시·공연
  • 기고
  • 2023.07.10 18:30

부안석정문학관, 제9회 신석정 시 선양 낭송대회 개최

신석정기념사업회 주최하고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가 주관, 부안군이 후원한 ‘제9회 신석정 시 선양 낭송대회’가 지난 8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띤 경쟁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윤석정 신석정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해 김윤아 명예회장, 소재호 전북예총회장, 정군수 석정문학회 회장, 최근익 회장, 고순복 부회장 등 회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 제9회를 맞는 석정 시 선양대회는 석정시를 전국적으로 보급하고 시 낭송대회의 공정성을 높이고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석정시낭송대회와는 별도로 한국 신석정 시낭송협회 회원 간의 친목도모와 석정 시 선양을 위해 석정시인의 탄생일(7월7일)을 기준으로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대회 대상은 ‘한라산처럼’을 낭송한 조미숙, 금상 이종숙(8·15의 넋으로), 은상 황미정(서울 1969년 5월 어느날), 심정숙(축제-산이여 통곡하라), 동상 박봉식(곡창의 신화) 등 5명이 수상했다. 또한 다문화가정 하마다유미, 배타마라, 정엘레나, 김소연씨 등이 특별상을 수상하며 큰 의미를 더했다. 대상을 받은 조미숙씨는 "대회참석 9년 만에 드디어 대상을 수상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더욱 열심히 신석정 시인의 시를 공부하고, 선양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석정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회원들이 너무나 든든하고, 고맙다며 더욱 더 많은 회원들이 석정의 시를 낭독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시, 인기 있는 시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신석정시인의 시를 선양 낭독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낭송대회는 약 100여 군데에 이르며, 2014년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 창립 후 전국 시낭송대회 개최, 시낭송 CD제작, 영상보급과 각종 낭송아카데미를 통한 교육으로 현재 전국 시낭송대회에서 낭송 시중 신석정 시가 가장 많이 낭송되어지고 있으며 그 분포는 최대 20%까지 차지하고 있다.

  • 문화일반
  • 홍석현
  • 2023.07.09 16:48

아쉬움 남긴 '2023 대한민국 문화재단 박람회'

제2회 대한민국 문화재단 박람회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3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전국 각 지역의 문화재단이 전주에 모여 1만인 선언 등 연대 의식을 발휘했으나 정작 시 예산이 투입된 행사에 시민들은 관심과 참여도가 낮아 지역문화재단 종사자들만의 축제로 막을 내렸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대한민국 문화재단 박람회(이하 박람회)는 지난해 충북 청주에서 첫 개최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전주에서 열렸다. (사)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이하 전지연)는 비전 선포식, 지역문화재단 구성원 1만인 선언, 지역문화 우수사례 시상식 등으로 지역문화재단 간의 연대와 협력의 힘을 보여줬다. 이번 박람회는 지역의 독창적인 문화와 문예 진흥을 이끌고 있는 전주 등 전국 136개의 기초자치단체 지역문화재단이 참여했고 ‘변화와 도전 2023’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전주문화재단은 전지연 회장 기관으로서 ‘연대와 협력의 문화재단, 지역문화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각종 행사를 팔복예술공장에 펼쳐보였다. 박람회 기간 지역문화재단 종사자 등이 모여 미래를 모색하는 포럼과 마지막 날 김풍 작가의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김 작가는 토크 콘서트에서 ‘창의력 레시피’란 주제로 “창의력은 지식과 정보의 양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며 “문화재단 관계자들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으로 지역의 문화 콘텐츠 발굴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람회 마지막 날인 이날 토크 콘서트와 이어서 진행된 전주 명소 현장 투어 프로그램, 팔복예술공장 내 전시 부스 등지에는 첫 날과 비교해 인파가 크게 줄어 썰렁한 분위기였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 영향도 있지만 개막 첫 날 평소 한산했던 팔복예술공장이 모처럼 인파로 북적였던 모습과는 분명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특히 마지막 날 동문 헌책도서관에서부터 경기전, 향교 선비길까지 걸으며 문화명소에 대한 해설을 듣는 문화 현장 투어 프로그램은 우천으로 축소 진행돼 운영상의 난맥을 보이기도 했다. 전지연 측은 지난 7일 기준 올해 박람회 참가자는 3일간 1139명으로 1일차에는 505명이었으나 2일차에는 433명, 3일차 201명으로 집계했다. 박람회가 열린 전주 팔복예술공장을 채우는 사람은 대부분 전국에서 모인 지역문화재단 관계자들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와 그에 따른 참여가 저조해 ‘그들만의 축제’로 남고야 말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올해 박람회 예산은 국비 1억 3000만원, 시비 5000만원, 전주문화재단 2000만원 등 총 2억원이 투입됐다. 평일 낮 시간에 집중된 박람회의 주요 프로그램 중 전시 행사는 주로 문화 정책에 대한 소개가 나열됐으며 일반 시민들은 쉽게 다가서기에는 어려웠던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주시의 참여도 아쉬운 대목이다. 일례로 지난 1회 때 청주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당시 시장이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올해 전주에서 열린 박람회는 우범기 시장이 참석하지 않았다. 개최지인 전주의 특별 홍보관은 전시 부스에서 한 쪽 구석에 배치돼 부각이 덜 됐던 측면이 있다. 지역 내 문화예술계 인사는 "전국 단위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끊임 없이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좋은 점은 알릴 수 있게 후속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며 "단발성에 그치는 행사를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지역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옥선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장(전주문화재단 대표)은 "청주에서 열렸던 1회 박람회와 비교하면 전주에서는 3배 이상 참가자가 늘었다"며 "문화 정책 박람회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외(1)
  • 2023.07.09 16:29

습하고 무더운 여름 부채 감상 어떠세요?

"무덥고 습한 여름철 날씨를 확 날려줄 부채 감상하고 가세요!" 전주는 예로부터 다양한 부채가 생산되고 걸출한 명장이 배출된 고장이다. 또한 풍류가 있는 고장으로 전주 부채는 여름철 빼놓을 수 없는 특산품이자 작가들의 작품이 많았다. 최근 전주지역에서는 특색 있는 부채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18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지선실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방화선과 제자들의 초대전 ‘바람의 전설 후예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방화선 선자장과 함께 단선 부채의 맥을 이어가는 구순주, 김강춘, 박삼희, 박수정, 배순향, 송서희, 심성희, 이미경, 이정옥, 장선희, 정경희의 창작 단선 부채 작품 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방화선 선자장이 만든 부채 동아리 ‘나린선’은 2017년 창립전을 시작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 단선 부채에 한지 문양파기, 한국화 채색 기법, 문양 찍기, 색동조각을 활용한 콜라주 등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담긴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단선 부채의 매력은 작가가 선호하는 모양으로 외곽의 모양이나 부채 자루의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작가들은 부채를 제작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지 않고 그 위에 현대적인 이미지나 조형성을 담았다. 방화선 선자장은 고(故) 방춘근 선자장의 장녀로 유년 시절부터 100년 동안 가내수공업으로 이어져 온 단선 부채를 제작하면서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매 전시 때마다 감각적인 단선 부채를 선보이며, 현재 자신의 창작활동과 더불어 ‘나린선’ 부채 동아리를 통해 제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청목갤러리는 11일부터 16일까지 '전주는 풍류다(風流多)' 기획·교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미술협회 전주지부(지부장 정인수) 회원들을 주축으로 서울, 경기, 충남, 강원, 대구, 전남 등 전국의 작가들을 초대했다. 지난해 청목갤러리에서 열린 '전주는 풍류다'에 이은 두 번째 부채 전시다. 전시 작가는 총 91명의 작가가 참여하는데 개인당 1점씩 출품해 총 91점으로 구성됐다. 전주미술협회 관계자는 "전주 한지로 제작된 아름다운 부채 위에 작가들의 멋을 다양한 화폭으로 담아내 생활 속 예술의 향연을 선사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7.09 16:29

전북문화관광재단, 도킹텍프로젝트 창작공간 입주작가 선정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에서 시행하는 ‘2023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도킹텍프로젝트협동조합(이사장 김형준, 이하 도킹텍프로젝트)이 김규민, 김태휘, 이민구, 조미혜, 조영빈 등 5명의 입주작가 선정을 완료하고 전북 지역영화 제작에 돌입한다.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은 도내에서 민간이 운영하는 창작공간을 지원해 예술인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창작공간 활성화, 예술인의 창작환경 조성, 도민의 문화예술 향유권 신장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사업으로 올해는 거주형에 2개 단체, 비거주형에 1개 단체가 선정됐다. 비거주형에 선정된 도킹텍프로젝트는 2017년에 설립된 단체로 도내에서 영화제작, 배급, 상영 활동을 하고 있다. 2020년에는 재단의 창작공간(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한 단편 영화 ‘스승의 날’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JJ비전상을 수상하고 2022 피렌체 한국영화제에 초청됐으며 2022년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한 영화 ‘식혀주다, 읽어주다’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입주작가 선정을 완료한 도킹텍프로젝트는 12월까지 입주 작가 역량 강화 프로그램 3회, 퍼블릭 프로그램 3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민들을 위한 퍼블릭 프로그램에는 작가와의 대화(7월), 제작영화 시사회(11월)가 예정됐다. 재단 관계자는 “전주와 남원을 주요 무대로 도킹텍프로젝트와 5명의 입주작가가 수행할 시나리오 영화제작 활동을 통해 전라북도 영화예술의 활성화와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권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7.09 16:29

최명희문학관, ‘혼불 완독지기’ 13명 배출

“최명희 작가의 소설 <혼불> 10권 완독했습니다. 우리 마음을 간절하고 환하게 울린 벅찬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최명희문학관과 혼불기념사업회는 ‘소살소살 혼불 톺아보기∥’를 통해 <혼불> 10권 읽기에 성공한 13명의 ‘혼불 완독지기’가 탄생했다고 9일 밝혔다. 올해 행사 참가자는 모두 34명이었으며 이 중 13명의 독자가 정해진 기간 내에 10권을 모두 읽어 혼불 완독증을 받았다. 이들은 3월 2일부터 7월 6일까지 각 권의 특징을 주제로 이진숙 수필가의 강연을 듣고 감상을 나눴으며 꽃갈피 만들기, 편지 쓰기, <혼불> 속 화가투놀이, 전주문학기행 등 11회의 강의와 체험 행사를 함께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수강생 문선아 씨는 “책을 읽고 수강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고 혼불이 인생의 동반자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홍성수 씨는 “혼불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든 책”이라면서 “4개월 동안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배웠고 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수민 최명희문학관 학예사는 “수강생들은 매시간 간절한 소망,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삶에 대한 깨달음, 생생한 인물들, 아름다운 문장, 한국 여성의 삶 등 다양한 화두로 생각을 나누면서 책에 밑줄을 그었다”고 말했다. 혼불의 완독을 돕기 위해 해마다 진행하는 이 행사는 올해까지 15년 동안 440여 명의 혼불 완독자를 배출했다. 소설 <혼불>은 1930년대 전라도 남원·전주와 만주를 배경으로 국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선말의 정신구조와 문화를 지탱하던 이중적인 시대에 처참하게 부서지고 고뇌하며 한없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7.09 16:28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44. 항상 친절하신 보건 선생님

△글제목: 항상 친절하신 보건 선생님 △글쓴이: 채호림 (장수초등학교 5학년) 안녕하세요, 보건 선생님! 저는 5학년 2반 채호림입니다. 오늘은 가만히 있어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더운 여름날입니다. 마스크 안으로 땀이 차서 숨도 차고 짜증이 나는데 보건 선생님 얼굴이 떠올라 선생님께 감사 인사드리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막상 쓰려니 창피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저는 전교생이 12명인 작은 분교에서 4년 동안 다니다가 올해 3월에 전학을 왔습니다. 코로나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보기 힘들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기가 어려웠습니다. 한 번은 체육시간에 축구하다가 상대팀 친구가 약을 올려 힘껏 뛰다가 넘어져 무릎을 다쳤습니다. 축구 시합도 지고 친구한테 화가 나서 씩씩거리면서 다친 무릎은 보지도 않고 그냥 교실로 갔었습니다. 그런데 보건 선생님께서는 교실로 전화해서 담임선생님께 저보고 집에 가기 전에 보건실에 들러 무릎을 치료받고 가라고 하셨죠? 보건실로 쭈뼛쭈뼛 내려갔습니다. 보건 선생님께서는 저를 보시고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호림아, 다쳤으면 치료하고 가야지!” 하시면서 제 무릎을 살펴보셨죠. 보건 선생님께서는 상처에 소독약을 뿌리고 흙을 깨끗하게 털어내고 메디폼을 붙여주셨죠. 저는 괜히 짜증 나고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행동했지만, 사실은 기분이 좋았습니다. 보건 선생님은 내가 다친 것을 어떻게 알았지? 내 이름을 어떻게 아시지? 머릿속은 기분 좋은 궁금증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로 작은 상처만 생겨도 보건실에 갔습니다. 수학, 과학을 좋아하는 저는 보건 선생님께 호기심 퀴즈를 냈잖아요. 우리 엄마는 “또야, 또?” 하시면서 귀찮아하는데 보건 선생님께서 호호호 웃으시면서 “우와~너 대단하구나!” 하시면서 리액션도 해주셨잖아요. 저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낯선 학교생활을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보건 선생님, 쑥스럽지만 저에게 친절히 대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졸업할 때까지 우리 학교 보건 선생님이셔야 해요. 감사합니다. 2022년 8월 30일 쑥스럽지만 보건선생님께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은 채호림 드림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화)부터 9월 17일(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 문화일반
  • 기고
  • 2023.07.08 13:3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43. 내가 미안해

△글제목: 내가 미안해 △글쓴이: 진시아 (전주 금암초등학교 5학년) 그날은 공연 준비로 한창 바쁜 날이었다. 단체 무대 말고도 1~5명씩 조를 나눠서 하는 무대가 있어서 조를 만들어 연습을 해야 했다. 1~5명씩 짜진 조가 많다 보니 불상사가 생겨버렸다. 컴퓨터에서 각자 조의 노래가 흘러나오다 보니 소리가 겹쳐버린 것이다. “야, 우리가 연습하고 있으니까, 너희 나중에 연습하면 안 돼?” 그다음 날은 얼마나 외웠는지 알기 위한 테스트가 있었다. 그래서 모두 연습해야 됐다. 연습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그냥 같이 연습하면 안 돼?” 라고 조금 짜증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둘 다 기분이 안 좋아져서 상처 주는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다가 나와 싸우던 친구가 울었다. 울면서 말하니까 잘 들리지도 않고 짜증이 나서 “아, 안 들려. 똑바로 말해.” 라고 하니 갑자기 친구가 내 멱살을 잡았다. 억울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해서 눈물이 났다. 사람들은 기분에 따라 말투가 다르게 변하는 것 같다. 나쁜 뜻으로 말하지 않아도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는 것 같다. 서로 감정이 앞서 상처 주는 말을 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미안해.” 먼저 사과를 하니 친구도 미안한 마음을 표현해 주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말조심하고 행동도 조심해야겠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일이었다.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화)부터 9월 17일(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 문화일반
  • 기고
  • 2023.07.07 13:30

“정통 역사극 명맥” 연극 ‘두 영웅’ 소리전당 기획공연

칼 대신 설법으로 대의를 도모하기 위해 나선 조선의 사명대사와 일본 에도막부의 초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인물들이 공연을 통해 재회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한국 연극의 한 축을 이어온 남원 출신인 노경식 원로 극작가의 작품인 ‘두 영웅’을 기획공연으로 마련했다. 연극 ‘두 영웅’은 노경식 극작가가 지난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과 자신의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8일 오후 3시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지는데 한국연출가협회장을 역임하고 동양대 공연영상학부 교수로 활동 중인 김성노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두 영웅’은 7년간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끝나고 조선이 일본과 1604년 8월 협상을 위해 탐적사(探賊使)로 사명대사를 파견 보낸다. 탐적사란 ’적을 정탐하는 사신‘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사명대사는 두 차례의 왜란에 잡혀간 선량한 조선 동포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협상의 사명을 갖고 일본으로 향하게 된다. 사명대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고 일본의 정세를 살피고 귀국하면서 전쟁 중에 잡혀간 포로와 같이 돌아오는 대업을 이뤘다. 연극 ‘두 영웅’은 일본에 파견된 사명대사가 8개월간 체류하며 에도막부의 초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 국익을 위해 활약하는 모습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무대로 재연했다. 또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예스러운 무대와 의상, 고풍스러운 단어와 억양들은 오랜만에 공연계에서 정통 역사극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내공이 탄탄한 중견배우들의 연기력도 극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 출연 배우로는 사명대사 역에 배상돈,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역에 김종구,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은 문경민, 선조 역에는 박정순 등이 열연을 펼친다. 이들은 서울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기도 하다.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이번 작품은 한·일 양국의 사명대사,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결 구도를 단순히 두 사람만의 갈등이나 대립이 아니라 왜란 전후의 양국 관계를 화두로 삼았다는 역사적인 사실에서 현재의 한·일 관계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7.06 17:56

전국지역문화재단 CEO 포럼… "문화·관광 공진화 위한 지역 문화관광 정책 모색해야"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관광사업 등 지속 가능한 문화 관광정책을 위해 지역문화재단의 새로운 도전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를 통해 인구소멸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는 6일 전주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 홀에서 ‘지역문화재단의 새로운 도전, 문화와 관광의 융합’을 주제로 ‘2023 전국지역문화재단 CEO 포럼’을 개최했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장이 발제를 맡고,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조영호 남해군 관광문화재단 본부장, 오진이 금천문화재단 대표이사, 박정숙 행복 북구문화재단 상임이사가 문화와 관광의 융합에 대해 논의했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장은 “지역문화와 관광이 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문화를 기반으로 삶의 진정성을 만들고 이를 경험하는 생활 관광을 개발하는 등 문화예술로 지역다움의 의미와 가치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춰야한다”며 “이를 위해 문화관광조직이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지역 활성화 전략을 추진하는 등 문화관광과 관련된 제도적 정비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진호 논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지역 문화관광재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문화와 관광이 융합되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지역 문화관광재단이 전통문화, 문화예술, 시민문화, 문화도시, 관광, 지역재생 등 광범위한 업무를 맡는 등 재단 설립의 방향성이 모호해지고 있어 전국에 비슷한 축제가 양산되고 있다”며 “지역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관광과 문화의 융합으로 관광을 활성화시켜 최근 지역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르는 인구소멸을 해결할 방안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정숙 행복 북구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지금까지의 문화관광상품은 도시 명소와 공연·전시 등을 엮은 패키지 상품이 대표적으로 ‘끊임없이 사람을 불러들이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문화재단이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역사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홍보를 위한 깊이 있는 연구, 지역의 축제나 행사를 통해 문화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전현아
  • 2023.07.06 17:56

박제인 개인전 ‘날아간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

박제인(본명 박진영)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날아간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가 9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에서 열린다.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기존에 사용해왔던 본명이 아닌 예명을 가지고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전시를 통해 작품 세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다는 의미를 한층 더 덧입혔다. 비밀스럽고 무표정한 여성 인물들을 캔버스에 그려온 작가는 서양화의 주재료인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면서도 한국화 기법으로 표현하는 독특한 작업을 구사했다. 인간의 자유와 여성주의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을 매개로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한 작가는 올해 초 전북지역 청년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던 ‘더(The) 젊은 아트페스타’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단지 그림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전시가 하나의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며 많은 관람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최근 들어 작품의 결이 달라지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첫 개인전 이후 6년 동안 작업한 개인적인 기록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김영호
  • 2023.07.06 17:55

KBS 갤러리, 전주 방송총국 소장품전 '감사 50·85' 전 개최

KBS 갤러리에서 오는 28일까지 전주 방송총국 소장품전‘감사 50·85’가 진행된다. KBS 전주 방송문화사업국이 주관하고 전북은행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KBS 전주 방송총국 공사창립 50년·전주총국 방송 85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소장품전에서는 서양화를 비롯해 한국화, 서예, 공예, 도예 작품 등 전북의 산하와 예술의 숨결이 담긴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소장품전을 꾸밀 주인공으로는 국승선, 김경희, 김두경, 김두해, 김문철, 김석하, 나상목, 소병진, 송계일, 여태명, 원창희, 이경숙, 이은정, 이천섭, 이철량, 최락도, 최태만, 하가로, 하반영 등 20여 명의 작가들로 꾸려졌다. KBS 갤러리 관계자는 “그동안 관심과 사랑을 쏟아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아름다운 전북의 풍경과 역사를 담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일상이 회복되기를 희망하고 앞으로도 도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작은 쉼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 갤러리는 지난 2017년 개관 이래 30여 회의 전시를 추진하는 등 도민과 지역시청자의 문화 향유를 위해 힘쓰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3.07.06 17:55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거문고의 명인 고(故) 강동일

거문고의 명인 강동일의 예명(藝名)은 동완(東完)이며 1928년 11월 20일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하리 603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강동일은 유성옥(柳性玉)으로부터 1개월간 거문고 풍류를 배웠다. 유성옥은 방금선의 형부로 짧은 학습 기간이었지만 선비 음악의 정수(精髓)를 어린 강동일에게 심어주었다. 방금선은 거문고산조의 창시자인 백낙준에게 산조를 전수한 신쾌동의 여제자로서 스승의 선율을 곧바로 이어받은 인물이다. 강동일은 방금선과의 짧은 전승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산조를 구사했다는 것은 그의 천재적 음악성을 익히 알 수 있는 부분으로 자기화를 통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이후 자신과의 음악적 고뇌를 통해 그는 성숙해졌고 20∼25세 때 신쾌동과 한갑득을 만나 수련하고 자신만의 거문고산조를 정립하여 그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강동일은 1959년 32세에 성금연으로부터 가야금산조를 사사하고 음악적 역량을 키웠다. 이후 조금행 국악원에서 3년간, 임춘앵 국극단에서 10년간, 김진진 일행에게 3년, 박미숙 단체에 1년 등 창극 반주를 맡아 생활했다. 1960년대 들어오면서 강동일은 김윤덕(金允德)으로부터 가야금을 익혔고 1963년에는 아쟁을 택하여 혼자 수련하기도 했다. 1965년부터 1967년까지 전주국악원 강사를 역임했다. 1978년에는 제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거문고산조로 출전하여 차하로 입상하였고 다음 해인 1979년에 이어 출전하여 차상을 받았다. 세 번째 도전이던 1980년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기악부 장원을 비로소 거머쥐고 명인 반열에 오른다. 이후 강동일은 재능을 인정받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가 된다. 이렇듯 강동일은 생전 자신만의 독자적인 예술적 가치를 갖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제자들에게 계승하지 못했다. 그 사유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먼저 그의 연주 능력을 전수할 만한 제자가 없었으며 또한 쉽게 자신의 예술적 자산을 전승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품은 매우 온순하고 정직하며 강직하셨던 분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이러한 성품으로 자신의 예술적 기량과 자료를 경제적인 요건에 결부시키지 않았으며 제자의 능력에 따라 바르게 전승하고자 노력했다. 강동일은 거문고 이외에도 가야금을 잘 탔고 흥이 나면 병창을 부르는 일도 많았다 한다. 아쟁도 연주했으며 가야금을 이용하여 개나리 활대로 연주하는 모습에 제자들이 놀란 일화도 있다. 이렇듯 강동일의 천부적인 음악성은 모든 이를 감동하게 했고 그를 “신금(神琴)을 울리는 명인”이라 지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동일의 천부적인 재능은 올곧게 다 전승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긴 채 잊혀가고 있다. 이제 남겨진 그의 주법, 가락과 악보를 바탕으로 다시금 강동일이란 한국 민속악의 거문고 명인은 재조명되어야 하겠으며 많은 연구 또한 지속하여 그가 남긴 음악과 자료가 국악사에 길이 남는 유산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7.0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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