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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투쟁 16년의 기록 '한자리에'

"밀양송전탑 반대 투쟁 16년, 마을은 다시 고요해졌습니다. 절단기를 들고 날뛰던 경찰도, 하늘을 시끄럽게 휘젓던 헬기도 떠나고 밤새 불을 깜빡이는 송전탑만 존재를 과시합니다. 많은 이들이 싸움이 끝나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더 이상 방패를 밀고 당기는 싸움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투쟁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서학동사진관이 겨울 방학 끝에 '서학동사진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서학동사진미술관이 오는 4월 3일까지 밀양•청도 송전탑 반대 투쟁 전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말없이 싸워도'를 연다. 반대 투쟁 17년째임에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아직도 4개 면 경과지 여러 주민 세대는 합의하지 않은 채 일상의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감을 따고, 깨를 털며 산산조각 난 마을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할매•할배'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돈 몇 푼 때문이 아니다. 경험으로 체득한 가치가 소중하고, 평생 갚아도 다 못 갚은 도움을 준 연대자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를 잊지 못하고, 앞으로 피해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에는 당시 상황의 모든 것을 담을 순 없지만 전쟁터 같았던 밀양•청도를 담은 사진이 전시돼 있다.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는 힘이 됐던 노래, 밥 등도 사진에 담았다. 각자 농사 지으며 삼삼오오 둘러 앉아 밥도 먹고, 하하호호 웃는 일상에 '송전탑'이 들어와 밀양•청도를 통째로 흔들어놓은 것이다. 처음에 이 전시는 개인전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후 이재각 작가의 제안에 따라 서학동사진미술관은 단체전으로 방향을 바꿨다. 전시에는 강유환, 노순택, 박승화, 이승훈, 이재각, 정택용, 조재무, 주용성, 한금선, 최형락 등 카메라를 들었던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크지 않은 전시장 안 벽면에 걸린 사진들은 큰 울림을 준다. 다른 지역에 산다고 잊었던 송전탑 반대 투쟁을 마음속에 되새길 수 있는 기회다. 17년 동안 반대 투쟁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 설명 없이 사진만 걸려 있음에도 조금이나마 당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자리다. 이재각 작가는 "수천 장면의 사진과 영상이 존재한다.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상황과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생각하면 기록되지 못한 이야기는 더 많을 것이다"라며 "우리가 곁에 없었더라도 늘 함께 밥을 나누고 노래 불렀을 사람들. 마을 주민 간의 심각한 갈등을 보여 주는 사진은 수천의 장면 속에서도 찾지 못했다. 도대체 이 책임은 누가 어떻게 져야 할까"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3.13 16:51

한국전통문화전당, 한국공예 장인학교 기초반 교육생 모집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선태)이 오는 21일까지 전통공예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도제식 교육 프로그램인 ‘한국공예 장인학교’ 기초반 교육생을 모집한다. 도제식 교육은 스승이 제자를 기초부터 엄하게 훈육하는 일대일 교육 방식으로, 오랜 기간 스승과 함께하며 스승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수공예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되는 이번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기초반 모집 분야는 전통 목조각, 색지공예, 지승공예, 단선, 합죽선 등 5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는 14주씩 1학기, 2학기로 나눠 총 28주, 1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강사로는 민속목조각장 김종연(무형문화재 제58호), 색지장 김혜미자(무형문화재 제60호), 선자상(단선) 방화선(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상(합죽선) 엄재수(무형문화재 제10호), 지승장 김선애(무형문화재 제61호) 등 5명의 장인이 참여한다. 지난 8일부터 시작한 한국공예 장인학교의 기초반 모집은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한 과목 당 교육생 수를 5명으로 제한하고, 과목별 최종 접수 인원 상황에 따라 교육생 선정 심사를 진행한다. 김선태 원장은 “한국공예 장인학교는 교육생이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노하우를 도제식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여느 교육과 다르다”면서 “한국공예 장인학교를 통해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기술을 계승·발전시켜 역량 있는 수공예 장인을 길러내는 기반을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공예 장인학교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한국전통문화전당(ktcc.or.kr)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문의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전략사업팀 전화(063-281-1572)로 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03.13 16:51

한상훈 작가 "작품 속 또 다른 이미지 찾는 발견의 재미 있을 것"

한상훈 작가가 오는 4월 5일까지 백희갤러리에서 한상훈 초대전 ‘Pruning(가지치기)’를 연다. 전시의 주제인 ‘Pruning’은 가지치기로, 나무의 겉모양을 고르게 하고 웃자람을 막으며 결 가지 따위를 자르고 다듬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상훈 작가는 각 개인의 시지각 차이에 따라 같은 작품이더라도 무궁무진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 이에 한상훈 작가는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가지치기 작업을 화폭 위에 담기 시작했다. 한 작가는 여러 가지를 소재로 삼았다. 달을 소재로 한 작품이 가장 많다. 한상훈 작가에게 달은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천체로, 편안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는 달을 화폭 위에 담으며 달 같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들 만큼 크면서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풍경이 표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에 몰두했다. 작품 속 달은 흔히 어둠 속에서의 가로등 같은 매개체 역할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한상훈 작가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잠깐 벗어나서 머물고 싶은 이상, 개인적 마음의 안식에 의미를 뒀다. 또 한상훈 작가는 작품에 설산, 사막, 빙하, 호수 등을 담기도 했다. 달을 작품에 담듯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고, 접근하기 힘든 풍경을 재구성했다. 이는 현실에 있을 것 같은 세계를 연출해 잠시나마 도피해 자신만이 만든 공상, 자신 혼자만 있는 공상에 머물고 싶은 심정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동물을 형상화했다. 한상훈 작가는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고 그때의 동심을 추억하고 그리워할 때가 있다고 생각했다. 한상훈 작가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했던 순수한 동심을 지킴과 동시에 지금도 변함없이 동물을 좋아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자 했다. 한상훈 작가에게 동물은 '동심'이기 때문이다. 한상훈 작가는 작가 노트를 통해 “환영적으로 재구성한 풍경 속 나무에 초현실적인 속성을 가지치기(Pruning)로 표현함에 있어 작품의 생명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각 개인의 시지각 차이로 작품 속에서 또 다른 이미지를 찾을 수 있는 발견의 재미를 관람자와 공유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상훈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대구에서 두 차례 ‘가지치기’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또 대구, 부산 등에서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그는 2021회 제41회 대구국제미술대전 특선, 제20회 신라미술대전 입선, 제3회 사군자미술대전 동상 등을 받았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3.13 16:50

제7회 피아노 다이어리가 추천하는 Next Generation 연주회 개최

전북 음악을 이끌어갈 차세대 피아니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피아노 다이어리가 추천하는 제7회 Next Generation 연주회’가 오는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진다. 이는 피아노 다이어리(회장 이수경)가 주최하는 공연으로, 지난 2021년 12월 오디션으로 선발된 젊은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자신의 음악세계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전라북도 음악의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이수경 회장은 이들을 “이 젊은 음악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연일 최고점에 이르는 어려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지역의 구성원”이라고 소개했다. 무대에는 피아노 솔로에 정혜정, 박종관, 강소라, 김예림, 최은효, 강예서, 유진서가, 성악 반주에 배진실, 박은영이, 피아노 4중주에 김수란, 이주연, 유예슬, 황신애 등이 오른다. 이 회장은 “이 무대가 올려지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하고 오직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외로움과 힘든 시간을 견딘 연주자들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내 주길 바란다”며 “어둡고 긴 터널 같은 이 시기에 지치고 상한 우리 마음이 이 젊은 예술인들의 연주를 통해 잠시나마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한편 피아노 다이어리는 올해 8, 9월 중에 제18회 정기연주회 ‘춤 꽃이 피.다.’를 개최할 계획이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3.13 16:50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배연신굿에 대한 추억

벌써 30년이 지났으니까 강산이 3번 변했다. 필자가 국악이 아닌 사범대에서 수학을 공부할 때였으니 머릿속에는 온통 대학 미적분, 로그와 탄젠트를 그리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그러한 공간에서 벗어나 서해안 어느 바닷가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아마도 전남 영광으로 기억되는데 그곳엔 참으로 아름답고 신기한 추억이 많다. 광주를 시작으로 담양 그리고 영광을 거치는 나 홀로 여행. 동해안의 드넓고 푸른 기대를 저버리고 왠지 모를 끌림으로 그렇게 발길을 따라 굽이굽이 직행버스에 몸을 맡기고 떠났다. 탁한 차창 넘어 펼쳐진 비경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던 평온 그리고 안식이었다. 이내 황금빛 대지, 붉은 노을과 함께 육신의 멍에가 하늘로 비상터니 처음 보는 이름 모를 무巫 의식에 순간 마음도 잃었다. 아마 신神도 필자의 고뇌를 알고 있어 그렇게 몸과 마음을 이끌었던 것 같다. 바다로 나가는 길목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은 배의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무녀와 동행한 선주船主처럼 보이는 이는 치성과 기원을 드렸고, 자연스레 모인 동네 사람들은 합장하며 함께 마음을 담았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의식을 향한 필자의 첫 사연은 그렇게 시작된다. 서해안 일대 행해지는 대표적 굿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이는 배연신굿과 대동굿의 풍어제로 198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82-2호에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굿은 이처럼 삼면 바다인 한국의 지역적 관습과 음악적 특이성을 잘 지탱하며 전승되어 왔다. 배연신굿이 행해지는 주된 공간은 배ship다. 선주들의 개인 뱃굿으로 선주의 배에 대한 간절한 기원을 담아 무사고와 풍어를 기원하는 제의로 전해지고 있다. 30년 전 서해 어느 바닷가의 제의도 지금 생각하면 배연신굿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서해안 배연신굿은 전북 고창군과 전남 영광군 일대와 황해도 옹진군 일대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오늘날 배 진수식과 같은 의미도 갖는다. 배연신굿에 자주 등장하는 한 유래를 살펴보자. “조선 시대 임경업 장군이 전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병사를 거느리고 연평도로 건너갈 때 무도에서 병사들이 굶주리고 지쳐서 나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때 임경업 장군은 ‘땜슴’이라는 곳에서 병사를 시켜 산에서 ‘뽀르스나무(일종의 가시나무)’를 꺾어 오게 한 후 물골에다 이 나무들을 세워 놓고 주문을 외우니까 조기들이 나무에 하얗게 걸려들었다. 임경업 장군은 이 조기로 병사들을 배불리 먹여서 땜슴이란 곳을 무사히 지나갔다. 그 이후로 뱃사람들은 임경업 장군을 신으로 섬겼다. 그때부터 모든 배에서도 임 장군 신을 섬겼는데 여기서부터 배연신굿이 시작되었다.” 굴비의 어원은 고려 때 이자겸이 처음 사용했다. 당시 이자겸은 정주(지금의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왔다가 해풍에 말린 조기를 먹어보고 그 맛이 뛰어나 임금에게 진상했는데 그때 이자겸은 말린 조기를 임금에게 보내어 자신의 뜻을 '굽히지屈 않겠다非'는 의미의 '굴비'라는 이름을 붙여 자신의 신념과 의지를 표현했다. 역사 속 인물의 지조와 더불어 그 옛날 천혜의 맛 굴비는 맛의 고장 ‘영광’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배연신굿은 서해안을 지키는 소중한 전통의식으로 전승되고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10 17:00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 공개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영화제 포스터는 영사기가 스크린에 빛을 투사할 때 나타나는 삼각형을 모티브로 역동성을 강조했다. 영사기의 빛을 형상화한 삼각형을 배경으로, ‘전주(JEONJU)’의 이니셜인 ‘J’를 나타내고 영화제 개최 횟수인 숫자 ‘23’을 형상화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20년부터 전주의 이니셜인 ‘J’를 메인으로 내세워 도시 브랜드를 부각하는 공식 포스터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포스터의 키 비주얼로 영상기의 빛을 형상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영사기의 빛을 형상화해 여러 관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기를 바라는 기대와 염원을 담았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으로 영화제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영화제에서 집단적 영화 보기가 얼마나 소중한 체험인지 느끼게 됐다. 이에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프라인(대면)으로 개최돼 스크린에 쏟아지는 빛을 관객들이 함께 체험하길 희망하는 마음을 포스터에 표현했다. 이번 영화제 포스터 디자인은 지난 2015년 이후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어온 신덕호 디자이너와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김영삼(한국), 파벨 볼로비치(독일) 디자이너 등 다국적 팀이 협업한 결과물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공식 포스터를 기반으로 스틸 포스터, 무빙 포스터, 다품종 굿즈 등 다양하게 추가 제작해 순차적으로 발표하는 일명 ‘유연한 아이덴티티’ 전략도 수행할 계획이다. SNS를 중심으로 체계적 노출을 통해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오프라인 개최를 홍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국제영화제 김광철 아트디렉터는 “올해 디자인은 특히 시각 전략 차원에서 국제성을 지향하고 공식 포스터부터 트레일러, 배너까지 통합적인 아이덴티티 구축을 목표로 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디자인팀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 영화·연극
  • 박현우
  • 2022.03.10 17:00

청목미술관, 최신 소장품 중심 전시 개최

청목미술관이 오는 21일까지 청목미술관과 청목갤러리에서 신 소장품 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청목미술관과 청목갤러리에서 구입하거나 기증받은 소장품 중 가장 최신 소장품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시의 주제는 ‘도약(跳躍) 혹은 비상(飛上) 대기 中’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미술품 거래 총액은 약 9223억 원으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에 비해 2.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목미술관은 GDP 대비 0.1~0.2%인 선진국 미술시장에 비해 한국시장은 0.02%에 불과하지만, 국내 미술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밝은 전망 속 미술시장 성장의 혜택이나 결과가 컬렉터,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작가들이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게 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청목미술관은 지난해 한국의 뜨거운 미술 시장 열풍에 힘입어 국내 경매사와 상업 화랑 및 아트페어 등에서 인기 작가로 부상하고 있는 김강용, 김우진, 김창영, 유지인, 정성준, 콰야 등의 작가와 우리 지역 연계 작가인 김스미, 백신혜, 서완호, 손다운, 송규상, 송영란, 윤예리, 이성옥, 이철규, 이호영, 정유리, 조윤, 최동순 등 작가의 작품을 전시해 향후 국내외 미술계와 미술시장에서 서로 함께 더 도약하고 비상하기를 바라는 의도와 소망을 담았다. 청목미술관 관계자는 “쉼 없이 정진해 온 우리 지역 작가들, 실제적인 작가 역량보다 저평가된 유수한 지역 작가의 행보와 작업에 대해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훌륭한 작업 경향과 작품을 직접 확인하고 동시대 미학적 가치를 향유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3.10 16:59

우진문화재단 '우리 소리 우리 가락' 출발 시동

우진문화재단이 지난 1995년에 시작한 ‘우리 소리 우리 가락’이 올해 136번째 공연을 맞이했다. 우리 지역 대표 기획공연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올해 우리 소리 우리 가락 출발을 알리는 팀은 ‘제이(J)국악’이다. 제이(J)국악(대표 임혜민)은 오는 17, 18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제136회 우리 소리 우리 가락 무대를 펼친다. 공연의 주제는 ‘일취악장(日就樂將)’이다. 2022년 첫 기획 공연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이(J)국악은 ‘joyful’의 약자로 즐거운 국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악과 성악의 특별한 만남과 음악의 형태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에 기존의 수궁가에 오페라를 접목시켰다. 전주에서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예찬 테너가 객원으로 참여해 제이(J)국악만의 자작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오페라를 바탕으로 수궁가 속 용왕의 신세를 한탄하는 ‘용왕한탄가’, 평조회상 중 세령산을 기반으로 용궁 속 풍경을 표현하는 ‘용궁’ 외에도 화공, 감언이설, 범내려온다, 항해, 좌우나졸, 수궁풍류 등을 연주한다. 임혜민 대표는 “공연 연습을 하면서 마치 성악도 판소리와 국악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곡이 됐다. ‘일취악장’ 말대로 국악을 새롭게 발전시킨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매는 ‘1365VIP’ 홈페이지(http://1365vip.co.kr)에서 할 수 있으며, 공연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우진문화재단 전화(063-272-7223)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3.10 16:59

문화재청, 완주 갈동유적·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 조사 착수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유재은)가 전북지역 마한문화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완주군에 자리한 선사·고대 시대 중요 문화유적 2개소를 대상으로 발굴조사에 착수한다. 완주군은 만경강유역권에 자리한 다양한 문화유적이 밀집된 지역으로 다수의 청동유물이 출토된 완주 갈동유적·신풍유적 등과 다수의 분구묘가 밀집 분포하는 완주 상운리유적·수계리 유적 등을 통해 전북 마한문화의 핵심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는 곳이다. 분구묘(墳丘墓)는 봉분을 먼저 만들고 매장시설을 나중에 만드는 무덤으로 가장자리에 도랑을 두른 특징이 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이들 중요유적 중 초기철기 시대에 해당하는 완주 갈동유적을 통해 마한문화의 성립기반을 조사하고, 원삼국~삼국 시대에 해당하는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을 통해 마한문화의 전개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시굴조사와 발굴조사를 병행한다. 완주 갈동유적은 2003년·2007년 발굴조사된 초기철기 시대 토광묘 내에서 청동검과 청동꺽창의 거푸집, 잔무늬거울 등 청동기 제작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출토되었으며, 2019년에는 출토된 유물이 보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조사는 시굴조사로 조사지점 주변 유적의 추가적인 분포 현황을 파악하여 발굴조사 구역 확정 등 앞으로의 조사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완주 상운리유적은 2003년~2006년의 발굴조사를 통해 30기의 분구묘와 163기의 매장시설이 발견된 원삼국 시대~삼국 시대의 대규모 묘역공간이 조성된 곳이다. 묘역의 규모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출토된 다수의 토기, 철제무기, 마구, 단야구, 구슬 등은 이 지역의 위세를 짐작하게 한다. 특히 다량 출토된 철기와 단야구는 철기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상운리유적 일대가 중심지역으로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굴조사는 완주 상운리유적과 인접한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을 대상으로 한다. 연구소에서는 2021년 시굴조사를 통해 고분의 존재를 확인한 바 있으며 올해부터 이 일대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전북지역 고유 매장문화의 성격을 밝혀내고자 한다. 단야구(鍛冶具)는 금속제품을 만들기 위해 열을 가하고 두드리는 일련의 작업과정에 사용하는 도구로 망치, 집게, 모루 등이 있다. 발견된 이후 20년 만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주도로 체계적인 학술조사를 진행하는 완주 갈동유적과 완주 상운리 원상운 고분군에 대한 조사는 올해 3월 중순경 착수해 6월 말까지 이루어질 예정이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학술조사와 유적에 대한 구체적인 보존정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전라북도에 산재한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보존정비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문화재·학술
  • 이강모
  • 2022.03.10 16:56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세계 여성의 날 기념 특강 개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전정희)가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양성평등 특강과 교육 개강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과 인권•참정권 보장을 위해 궐기한 날'을 기억하며 생존권을 의미하는 빵과 남성과의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하는 장미를 선물했다. 빵과 장미는 전북농협본부(본부장 정재호)로부터 지원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출 및 유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 꽃 나눔에 동참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며 전북 여성의 새로운 꿈과 도전을 응원하고, 참석자와 함께 '세계 여성의 날' 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김수진 강사(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위촉 전문강사)를 초빙해 '함께 열어가는 성평등한 시대 공감'이라는 주제로 양성평등 특강도 진행했다. 김 강사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으로 차이와 변화를 받아들이기, 성별 간의 불균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 성인지 감수성 내재화하기, 차이와 차별 구분하기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상의 모두가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생동감 있게 전달해 참석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정희 센터장은 "교육자의 견해는 교육 환경 및 내용, 상호 작용 과정에서 교육생의 인식에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양성평등 의식의 내재화는 위촉교수, 수강생 대표로서의 필수 역량이라고 판단했다"며 "이번 행사는 그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향상해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양성평등 확산의 파급력을 제고하고자 기획했다"고 전했다.

  • 여성·생활
  • 박현우
  • 2022.03.10 16:55

상가(喪家)집 유감

상가(喪家)집 유감 윤 철 친구 어머니의 부음(訃音)을 받았다. 상가는 슬픔이 물안개처럼 번지며 숙연한 분위기다. 코주름 따라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려도 괜찮고, 두 다리를 뻗고 구구절절한 사설과 함께 코를 팽팽 거리며 슬픔을 과도하게 풀어내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곳이 바로 초상 마당이다. 그리고 상가(喪家) 분위기는 이렇듯 슬퍼야 제맛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정작 슬픔을 보여야 할 상주(喪主)의 표정에 슬픔이 보이지 않는다. '긴 병에 효자 없다더니 너무 힘들어서 감성이 말라버렸을까?' 잠시 머뭇거리는데 '의식도 없는 상태로 고생만 하시느니 92세까지 사셨으니 차라리 잘 가셨다'며 호상이라고 상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고인의 병세가 급격히 나빠져 운명 직전까지 산소호흡기에 의지했다는 말을 듣고 죽음이 슬픔만은 아니라는 것을 긍정했다. 쌓여가는 병원비 때문도, 남의 눈 때문도 아니며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도 간절했지만 혹시 남들의 눈에 불효자로 비칠까 봐 각정했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죽음 앞에서도 이렇게 체면이 우선이었다. 자신의 삶인데 타자(他者)의 삶을 살아간다. 행복하게 살았어도 체면 때문에 눈치를 보며 생을 마쳐야 하니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으랴. 우리 주변에는 지금도 목숨을 산소호흡기에 의지하여 살고 있는 환자가 많다. 금방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환자도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이는 꼭 필요한 처치가 아니라 과잉진료다. 이미 뇌사상태에서 맥박만 유지하고 있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우리도 그중 한 사람이다. 부모가 나이를 드실수록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과 의무의식에 따른 강박 관념과 함께 고인들도 병원이 편하고 좋다며 집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편과, 오직 집 쪽으로만 머리를 돌리고 심지어 무단퇴원을 감행하는 노인들도 있다. 내 어머니는 집과 병원을 왔다 갔다 하신다. 입 퇴원을 수시로 반복하시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모두가 짧든 길든 죽음을 앞둔 환자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여기에 대한 모범 답은 인생을 미리 그려보는 것이다. 노년의 삶을 먼저 살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먼저 살아보면서 꼭 일어났으면 좋을 일을 아주 상세하고 생생하게 미리서 그려 보고 실천도 해 보는 것이다. 내가 그리던 일과 비슷한 일이 생길 때, 마치 내가 기다리던 버스를 타는 것처럼, 그냥 올라 타면 되는 것이다. 난 아직 한참 멀었고 죽음 따위는 생각할 겨를도 없다며 나는 아직 젊고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이 앞에 너무도 창창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은 정말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여러분은 내가 미래에 언제 다시 환생을 할지 할 지 모르는 그 날을 위해 현재를 너무 안위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무런 생각 없이 오늘도 일터로 나가 사람들과 거의 대화 없이 일하고 집에 와서 다시 스러져 잠들고, 내일도 똑같이 반복, 모레도 마찬가지. 누군가를 만나기보다 돈을 더 벌겠다고 당장 만날 수 있는 웃음과 행복을 너무 멀리 계속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는 아름답고 소중하며 감사한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자. 아마, 내일도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 반복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진 현안의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언젠가는 만날 미래의 나를 상상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잠시라도 생생하게 꿈꾸며 삶의 진정한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이따금씩 떠올리는 그런, 따뜻하고 생기있는 하루를 보내도록 노력하자. 윤철 수필가는 진안군 부군수를 역임하는 등 36년의 공무원 생활을 했으며 수필전문계간지 《에세이스트》로 등단한 수필가로서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10 15:32

조기호 작가의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너였을거나'

조기호 작가가 스물다섯 번째 시집 <너였을거나>(인간과문학사)로 돌아왔다. 이 시집은 ‘느티나무’, ‘가난을 짜는 소리’, ‘하늘의 뜻도 알 수 있는 나이’, ‘능소화가 웃어서’, ‘이승의 가을은 참 아름다웠네’, ‘작별 연습’, ‘슬픈 신기루’ 등 총 7부로 구성돼 있으며, 작품 115편을 수록했다. “예습도 없이 가버린/네 속눈썹 그늘/겨울강//눈물 머금은 범종 소리/노고단 바람 벼린/낮달//찢어진 마음/뒹구는 구례정거장//너였을거나/언제부터 서성거린 발자국이”(‘너였을거나’ 전문) 조기호 작가에 따르면 스물네 번째 시집 <나이테의 무게> 출간 이후 늙어 뼈 앓는 넋두리만 늘어놨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에 될 수 있는 대로 밝은 색깔을 칠해 보려 마음 썼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그 안의 조언과 충고도 담겨 있다. 옆에서 누군가 한 마디 한 마디 건네는 듯한 작품이 특징이다. “이토록 전주를 사랑한 시인 석정/진정 마음으로 사랑한 전주에/반듯한 기념관이나/문학관 하나 없다/사시던 ‘비사벌 초사’마저/제대로 보존 못 하고 흔들렸으니/전주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전주에 와서 살아’ 일부) 또 조기호 작가는 장시보다는 짧은 시를 쓰려 노력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짧은 시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한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이야기뿐만 아니라 보고 느꼈던 것들도 담았다. 시집을 끝내는 마지막 작품인 ‘전주에 와서 살아’에는 신석정 시인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조 작가는 <저 꽃잎에 부는 바람아>, <바람 가슴에 핀 노래>, <가을 중모리>, <나이테의 무게>, <색>, <오월은 푸르구나> 등 다수를 펴냈다. 그는 한국문학 백년상, 후광문학상, 목정문학상, 전북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9 17:3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작가 - 은모든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지난 여름부터 거실에는 화분이 여럿 생겼다. 그중에서도 유독 신경을 쓰던 아이가 있었다. 이름은 까칠이. 유칼립투스의 한 종이었는데 겨울 들어 시름시름 말라가던 것을 겨우 살려두었다. 봄이 오기만 하면 좋아하는 바람을 실컷 맞게 해주마, 하며. 그동안 쓴 마음이 무색하도록 며칠 여행을 다녀온 사이 까칠이는 완전히 말라버렸다. 그 사이 나는 줄곧 집에 숨어 계속 움츠려 있었다. 갑작스레 확진자가 치솟는 코로나로 나가지 않을 핑계는 충분했다. 그러기를 며칠, 환기를 시키려 창문을 열고 성큼 다가온 봄바람을 맞았다. 문득 이 바람을 맞지 못하고 말라버린 까칠이 생각을 했다. 그 날 오랜만에 밀린 일을 이것저것 해치웠다. 지난 달 손님이 두고 간 물건을 부치러 우체국에 다녀왔고, 오랜만에 도서관에 들러 이책 저책을 구경했다. 그러다 표지가 온통 초록색인 은모든 작가의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를 찾았다. 전주의 거리가 등장한다고 건너 들었던 책이었다. “한옥 마을 입구처럼 위치한 전동 성당과 경기전 사이로 뻗은 태조로”, “나란히 붙어서 활짝 문을 열어 놓고 영업하는 세 곳의 오모가리탕집 앞”, “한옥 마을과 서학동 예술 마을을 잇는 아치형 교량인 남천교”(『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中) 여러 책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늘 인물들의 서 있는 공간은 희미했다. 자주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서울 어딘가의 역 이름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했다. 내가 직접 서울에 살아보기 전 까지는 말이다.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전주 골목 어귀를 걷는 기분이었다. 소설의 중반부 대부분은 주인공 경진이 고향인 전주로 돌아와 이곳저곳을 걷거나 산책하며 인물들과 대화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달라진 거리를 보며 충격 받는 장면에서는 내가 기억하는 경기전 앞의 첫 모습을 떠올리기도 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돌길이 있는 곳. 볕이 가득해 걷기 좋은 거리. 하지만 대학생이 되어 다시 찾은 태조로에 대한 감상은 경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설 속에서 경진은 계속해서 주변을 걷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상하게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줄줄 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덩달아 나도 함께 객사부터 한옥마을을 지나 한벽당에 이르는, 나도 아는 산책로를 찬찬히 걷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으로 즐거운 경험을 했다. 주인공 ‘경진’이 걷는 골목 골목이 지금 내가 아는 곳이었고, 친구 ‘웅’이 가자던 가맥집은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곳이었다. 한옥마을 어느 골목 어귀에 있는 조용한 다원은 할머니와 함께 나른하게 차를 마셨던 곳이기도 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어느 곳이든 당장 뛰쳐나갈 거리에 있는 것이 무척 반가웠다. 봄이 왔다. 좋은 날을 골라 볕이 좋은 전주천변을 걸을 참이다. 구석구석 전주의 길목에 담아두었던 이런 저런 기억을 꺼내기 좋은 계절이 왔다. /최아현 소설가 최아현 소설가는 전북 익산 출생으로 지난 2018년 본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아침 대화'로 등단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3.09 17:21

이창민 작가,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주거 공간 담은 '열 평짜리 공간' 출간

작은 집과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그곳에서 살며 넓은 세상과 사람들을 보면서 경험하고 체득한 내용을 바탕으로 주거 대혁명의 필요성을 세상에 전하는 일명 ‘생존 스토리’가 담긴 책이 나왔다. 대한민국 청년이 바라본 ‘주거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민국 1호 SNS 작가 이창민이 책 <병자>, <세상을 보는 안경 ‘세안’>, <믿어줘서 고마워> 출간 이후 약 4년 만에 신간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주거 공간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신간 <열 평짜리 공간>(환경일보)을 펴냈다. ‘작가’만의 시선이 아닌 대한민국 청년이자 작가로서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 주거와 공간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혁신을 표현한 책이다. 세계 최초 주거 보험과 비롯한 주거 공간에 대한 새로운 힌트와 아이디어를 담았다. 이 책은 주거 공간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 곳곳에 묻어 있는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다. 책 내지 전체를 재생종이로 구성했다. 대한민국 최초 나눔 페이퍼 캠페인에 동참한 책으로 의미를 더했다. 나눔 페이퍼는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친환경 종이로 최저소득 취약계층의 폐지 수거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나눔을 위해 태어난 소중한 재생종이다. 또 저자가 글뿐만 아니라 정성과 노력으로 직접 일러스트 그림까지 그렸다. 마지막으로 기존 전문가나 주거 관련 생각 또는 방법보다는 청년 작가 본인의 고민과 생각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대한민국 미래세대를 비롯한 1인 가구들에 대한 고민과 문제 해결에 필요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행정이 아닌 현장 경험이나 체감한 부분을 담고자 했다. 특히 이 작가는 2021 청년 정책 대토론에서 서울연구원 우수 정책으로 선정된 ‘주거 보험’을 책으로 처음 전하게 돼 의미가 크다고 했다. 주거 보험 외에도 다양한 관점과 힌트 또는 주거에 대한 새로운 접근도 실었다. 이에 이 책은 주거 대혁명과 대전환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나 피드백이 기대되는 책으로 꼽힌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추천의 글을 통해 “공간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공간의 가격은 거꾸로 올라간다. 공간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 불평등 증대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작은 공간에 대한 재해석이 사회적 문제 제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미래세대의 행복은 어쩌면 공간에 대한 혁신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창민 작가는 “월세 사는 청년이자 작가로서의 진심과 경험으로 기존 분야와는 다른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번 책을 통해 새롭게 했다”며 “4번째로 작업한 책이지만, 초심의 마음이자 새로운 분야 책으로 신인 작가 이창민의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국내 최초 SNS 작가로 가치와 스펙이 아닌 ‘스토리팩’, 선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대한민국 인재상 청년부문을 수상했다. 그는 <KBS부산 아침마당>, <tvN 토론대첩>, <KTV 국민인터뷰>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했다. 현재 ICT 분야 및 SNS 건강한 소통 문화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 SNS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9 17:21

'임실 출신' 이강해 작가, 여행기 담은 '즐거워야 인생이다' 출간

이강해 작가에게는 특별한 취미가 있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 중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여행 기록 남기기'다. 여행을 즐겨 했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초부터는 국가와 국가간의 여행은 물론 국내여행마저 쉽지 않았다. 이에 이강해 작가는 여행 대신 펜을 잡아 들었다. 이강해 작가가 2020년 후반기부터 지금까지의 여행기를 담은 <즐거워야 인생이다>(도서출판 북매니저)를 펴냈다. 그가 여행기를 담아 책으로 펴게 된 것은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강해 작가는 올해 81세다. 그는 "인생 여행 끝자락 자투리길에 서 있다.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기보다는 시간이 짧다지만, 행복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다"며 "인생을 구름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지지 않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인생은 되돌아가는 길도 없고, '다시'라는 말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 나아가 세월이 흘러간 뒤에 인생을 그리워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라며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해 펜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2020•2021•2022 국내 여행일기', '즐거워야 인생이다', '인생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글(옮긴 글)', '사계절 피는 꽃 웃음꽃(유머 한마당)'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국내 여행일기로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리조트에 머물며 화담숲, 경기 도자기 박물관, 2021년에 개통한 보령 해저터널을 거쳐 안면도 해수욕장, 구례 천은산, 고군산군도, 백리 섬길, 전주, 공주, 해남, 완도 등을 다녀오고 나서 느꼈던 것, 여행 당시 있었던 일 등을 기록했다. 제2부는 '즐거워야 인생이다', '코로나19와 문화예술 및 공직생활의 추억', '포기하지 않는 순간, 절망은 희망으로 변화시킨다', '행복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온다', '황혼기의 인생 삶' 등 수필 28편이 담겨 있다. 제3부는 인생 삶의 향기가 묻어 있는 아름다운 글 68편을 옮겨 놓았다. 제4부는 사계절 피는 꽃은 웃음꽃, 유머 한마당으로 194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강해 작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행복이며, 신나게 사는 사람은 늙지 않으며, 준비된 삶이 황혼에도 즐겁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특별한 이유 없어도 삶을 즐길 줄 알며 사소함에 행복을 느끼며 항상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다. 어제를 추억하고, 오늘을 사랑하며, 내일을 희망하며,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전북 임실 출생으로 전주고, 전북대 상과대학 경제과를 졸업했다. 36년간 전북도청 및 완주군청 등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그는 <대둔산의 메아리>, <여행 속에서 삶의 빛깔> 등 11권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9 17:21

전주문화원, 전주 속 역사와 문화 담은 책자 발간

전주문화원(원장 나종우)이 전주 속 역사와 문화 등 전주의 숨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책자 <서학동의 역사와 문화>, <전주의 선정비>를 발간했다. <서학동의 역사와 문화>에서는 크게 ‘서학동의 역사’, ‘흑석골 한지’, ‘남고산성과 남고진’, ‘관성묘의 창건연도와 삼국지연의도’, ‘서학동의 오래된 나무들’, ‘서학동예술마을’, ‘미륵암’ 등 우리가 알고 있었던 서학동의 모습부터 모르고 있었던 서학동의 모습까지 모두 담았다. 서학동은 2021년 기준 총 1만 5018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전주천의 동남쪽에 자리한 마을로 많은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던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전주부 부남면의 반석리와 사정리에 속했고 1914년 조선총독부에서 행정구역을 개편하며 전주면 서정이 됐다. 해방 이후 1946년에서야 우리가 알고 있는 ‘서학동’이 됐다. 이때 동서학동과 서서학동으로 나뉘었다고 설명했다. ‘서학동의 오래된 나무’에서는 평소 관심 있게 보지 않던 ‘나무’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전주교대 전주부설초 안의 나무들부터 흑석골에 있는 두 그루의 나무, 산성마을의 나무 등 노거수와 명물 나무 등을 이야기로 풀었다. <전주의 선정비>에서는 크게 ‘전라감영 선정비’, ‘남고산성 선정비’, ‘좁은목 약수터 선정비’, ‘파소봉 아래 선정비’, ‘추천대 관찰사 이서구 선정비’, ‘망월마을 이창중 선정비’, ‘전북대 이헌구 선정비’ 등 선정비의 위치와 크기, 역사 등이 담겨 있다. 나종우 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선정비에는 일반적으로 직함, 선정 내력이 적힌 내용, 비석을 세운 연도 등이 적혀 있어 전주의 과거 모습을 가름하는데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전주시에 남아 있는 선정비 조사를 통해 전주의 숨은 이야기가 조명될 것으로 본다. 선정비를 통한 스토리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9 17:21

유응교 시인, 사랑과 희망 담긴 동시조집 출간

유응교 시인이 세 번째 동시조집 <거북이 삼형제>를 출간했다. 동시조집에는 ‘거북이 삼형제’, ‘태극기’, ‘일기 쓰기’, ‘대통령 할아버지’, ‘미세먼지’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11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유 시인은 운조루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삼 형제의 아버지다. 윤조루는 전남 구례군 한옥마을에 ‘운조루’ 현판이 붙어 있는 집이다. 유 시인에 따르면 옛날에 그 집에서는 새로 집을 짓기 위해 터를 닦았는데, 그때 거북이의 형상을 한 커다란 돌거북이가 출토됐다. ‘운조루’는 조선조 1776년에 유 시인의 7대조 할아버지가 지은 집이라고 한다. 이에 유응교 시인은 시인 본인이 ‘윤조루’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슬하에 삼 형제를 두고 있어서 동시조집 제목을 ‘거북이 삼형제’로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이 거북이처럼 장수하며 의좋게 살았으면 하는 한 아버지의 바람이 담겨 있는 제목이다. 그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작품마다 끝은 오랜 세월을 보내야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동시조집 속 ‘소음1’에서는 쿵쿵쿵 뛰는 소리로 밤마다 잠 깨우고, 탕탕탕 망치 두드리는 소리에 짜증이 절로 난다고 표현했다. 마지막에는 귀 막고 살 수 없으니 이를 어찌 하냐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처럼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 뒤에는 어른이 느끼는 감정 등을 덧붙였다. 유응교 시인은 시집을 통해 동시조집을 읽는 어린이들이 항상 명랑하고 쾌활하게 생활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남에게 자선을 베풀고 꾸준히 일기를 쓰는 어린이로 컸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유 시인은 공학박사로 전북대학교 학생처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대학교 건축과 명예교수, 시인의 삶을 살고 있다. 저서로는 <전북의 꿈과 이상>, <애들아! 웃고 살자>, <까만 콩 삼형제> 등 다수를 펴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3.09 17:2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