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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유 가야금 독주회

2020 신라문화제-제38회 전국국악대제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가야금 연주자 황인유 씨가 전주에서 가야금 독주회를 갖는다. 황 씨는 오는 27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황 씨는 이날 대표적인 판소리 더늠의 가야금 산조인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어린시절 보름딸이 뜨면 숨바꼭질을 하던 추억을 담아낸 달그림자, 인생의 무상함을 담은 호접지몽, 강원도 지방 한오백년과 아리랑을 모티브로 한 신관동별곡을 가야금 선율에 옮긴다. 다채로운 협연도 가미된다. 장구 연주자 김한샘 씨와 바이올리니스트 박박사박은지 씨, 비올리니스트 김다인 씨, 첼리스트 유환빛 씨가 각 곡마다 아름다운 조화를 선보인다. 황 씨는 전주에서 태어나 가야금을 알게되고 국악의 지평을 열어나가는 데 있어서 선생님, 친구, 선후배는 저의 훌륭한 멘토였다며 그 사람이 제 성장의 뿌리였음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전주예술중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으며, 전주예고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종합국악전문기업 국악의 봄 부대표이며 가야금 앙상블 280 동인이다. 올해 전국국악대제전 종합대상과 제18회 전국승달둑악대제전 일반부 현악부문 대상, 지난해 제24회 완산전국국악대제전 기악(현악) 일반부 대상 등을 수상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3.25 18:44

전북 독립유공자 서훈대상자 발굴 적극 나서야

전북지역 자치단체와 민간단체, 역사 연구자가 독립유공자 서훈대상자 발굴에 기존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초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서훈 심사 기준을 변경한데다, 기존 연구와 달리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31운동 등 독립운동에 활발히 참여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미서훈 독립운동가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지난 2018년 독립유공자 서훈 심사 기준을 완화확대했다. 구체적으로는 수형옥고 기준인 3개월, 태형 90대를 폐지했다. 여성운동은 인적사항과 활동상 등이 자료에 드러나기 어려웠던 역사적 상황을 감안해, 관련인사의 일기와 회고록 등을 통해 사실이 인정되면 포상을 검토하기로 했다. 학생운동은 퇴학당한 학생까지 포상범위에 포함시켰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원사료가 부족할 경우, 신빙성 있는 연구업적과 다수의 증언이 있으면 포상을 검토하는 원칙도 세웠다. 특히 광복 이후 사회주의 활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더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거나 적극적으로 동조한 경우가 아니면 사안별로 판단해 포상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에 전북도와 광복회 전북지부는 매년 지금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하고 있다. 25일 국가보훈처 공훈전자사료관의 독립유공자 출신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전북에서 올해까지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1077명이다. 지역별로 서울수도권과 전국 8도, 북한의 평안도황해도함경도까지 살펴봤을 때, 경상북도(2292명), 충청남도(1480명), 경기도(1401명), 경상남도(1352명), 전라남도(1295명) 다음 순이다. 그러나 전북 지역에서 벌어진 독립운동 규모와 전개양상에 비해 서훈자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임시정부가 1919년 국제연맹에 보고하기 위해 조사 편찬한 자료인 한일관계사료집의 통계수치를 보면, 전북 등 호남지역의 31운동 등 독립운동 시위 참여인원은 대략 27만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기도, 평안도에 이어 3번째 규모다. 이 같은 사실을 규명한 국가보훈처 연구원 출신인 천지명 동국대학교 학술연구교수는 그간 조선총독부의 조선소요사건 경과표자료에 의거해 호남 지역 의병을 집중적으로 학살한 남한대토벌 이후 지역 독립운동이 위축됐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며이로 인해 전북 지역 독립운동이 주목을 받지 못해 지역 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발굴이 경상도, 충청도에 비해 활발히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일관계사료집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독립운동 참여도는 상당히 적극성을 띄었다며 특히 형무소에 수형된 임실 지역 독립운동가를 보면 이런 점을 잘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북 지역 31운동을 비롯한 지역 독립운동사 연구와 발굴이 활발해지고, 이에 기반해서 전북도와 광복회 전북지부가 지역 독립유공자 서후내상자를 발굴하는 작업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25 18:44

출판진흥원,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온라인 설명회

별첨.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온라인 설명회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수영, 이하 출판진흥원)이 오는 30일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2월 22일 고시된 표준계약서 제개정안 10종에 대한 각 계약서별 주요 조항 설명과 출판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진행된다. 지난달 고시된 표준계약서 개정안은 △출판권 설정계약서 △전자출판 배타적발행권 설정계약서 △전자출판 배타적발행권 및 출판권 설정계약서 △저작재산권 양도계약서 △저작물 이용계약서(국내용) △저작물 이용계약서(해외용)이며, 신규표준계약서 제정안은 △오디오북 배타적발행권 설정계약서 △오디오북 유통 계약서 △오디오북 제작 계약서 △오디오북 저작인접권 이용허락 계약서이다. 관련 설명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개선안 연구를 맡은 세명대학교 김기태 교수, KL매니지먼트 이구용 대표, 교보문고 이은호 차장이 담당한다. 설명회는 출판진흥원 유튜브에서 중계된다. 참가는 출판계 종사자와 저작자를 비롯해 표준계약서 활용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출판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29일까지 사전 신청하면 된다. 참가자들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개최 당일 카카오 채널(채널명: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1대 1 상담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별도의 해설서도 온라인으로 배포된다.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표준계약서 재개정 취지와 활용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3.25 18:44

전주이씨 종친회, “드라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발끈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 조선왕조 가문인 전주이씨종친회가 지상파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역사 왜곡에 반발하며 방영 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종친회는 내부적으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들도 최근 중국이 한복, 김치 등을 자신들의 문화로 우기는 문화 동북공정을 겪으면서 역사 왜곡 문제를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상황. 역사 왜곡에 문화 동북공정 논란까지 휩싸인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 올라온 지 이틀 만에 16만 명이 동의하며 전국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전주이씨종친회는 25일 사단법인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사장 이귀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영 중지를 요청한다는 글을 올렸다. 종친회는 지난 22일과 23일 방송된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내용은 태종,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역사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왜곡해 방영했다고 지적하고 이에 종약원에서는 대다수 국민과 세계인이 조선왕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잘못된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당 방송국과 제작진에게 강력한 대응책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종친회 관계자는 전북일보에 종친회가 선두에 서서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이전에는 종친회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국민들이 더 분노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이메일만 수백 건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즉각 방영 중지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5일 오후 5시 기준 16만6797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인은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역사를 왜곡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받아들이는 듯한 내용과 화면으로 점철됐다며 공중파에서 이런 내용이 문제없이 방송이 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악령 때문에 환각에 휩싸인 태종이 백성들을 학살하는 장면,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서역 구마사제들에게 월병과 피단 등 중국 음식을 대접하는 장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상이나 소품 등이 중국풍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파문이 커지자 제작지원사, 광고사, 협찬사도 지원 철회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방송사와 제작사는 문제가 된 장면을 삭제하고 VOD(주문형비디오)와 재방송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다음주 결방을 통해 전체적인 내용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충녕대군 등이 악령으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의 판타지 사극이다. 철인왕후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는 철인왕후 방송 당시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 방송·연예
  • 문민주
  • 2021.03.25 18:39

[신간] <선비 士 실천하는 지식인>, <석지 채용신 초상화> : 조선시대 선비의 면모와 문화를 엿보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최근 조선시대 선비들의 면모와 사상, 복식,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책을 펴냈다. 선비문화실 상설전시도록으로 간행한 <선비 士 실천하는 지식인>(국립전주박물관)과 학술총서인 <석지 채용신 초상화>(국립전주박물관)이다. <선비 士 실천하는 지식인>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조선 선비문화 브랜드화 작업의 일환이다. 책은 소학(小學), 동몽선습(童蒙先習) 등 선비들이 어린 시절 사용했던 교재, 관직에 진출한 뒤 입는 관복, 선비들이 그리는 문인화 등 다양한 선비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 이들 문화가 가진 함의를 박물관 학예연구사와 학자들이 분석한 글이 수록돼 있다. 책 프롤로그에 적힌 글, 조선의 선비들은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른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탐구하며 실천했다는 선비문화를 한 마디로 함축한다. <석지 채용신 초상화>는 20세기 초 사실적인 초상화가로 유명했던 석지 채용신 탄생 170주년을 기념해서 만든 학술총서다. 이 책은 채용신이 그린 초상 가운데 54점의 유물을 선별해 수록했다. 반외세, 반침략을 기치로 걸고 성리학적인 전통체제를 고수하려는 위정척사론의 대표론자 최익현, 조선 전기 명재상 황희, 대한제국 황제 고종의 어진 등 역사적 인물들의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채용신의 생애와 그가 초상화를 그릴 때 쓰던 채색 재료, 기법, 제작 이력 등을 소개하는 글이 실려있다. 전주국립박물관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역사의 큰 흐름을 이끈 인물들이 채용신이 그린 초상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그것이 우리가 20세기 전북일대에서 제작된 채용신 초상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3.24 18:02

[신간] 향토사 연구자의 귀중한 사료 <전주금석문>

향토사, 지방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사료가 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전주문화원이 최근 발간한 <전주금석문 全州金石文>(전주문화원)이다. 금석문은 금속이나 돌로 만든 각종 유물에 있는 명문을 의미한다. 책은 전주시에 산재한 금석문 가운데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사적비와 신도비(묘비), 효자비, 암각서, 편액 등을 망라했다. 고려말 태조 이성계가 남원 운봉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친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1900년 고종이 세운 오목대비, 1741년 전라관찰사로 부임한 권적이 포은 정몽주의 시를 바위에 옮겨 적은 정몽주시 암각서 등 대중들이 익숙하게 접하는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기록도 눈에 띈다. 이 책은 발로 뛰어서 얻어지는 살아있는 역사서라 할 수 있다. 금석문 자료를 수집하려면 현장에 가서 탁본을 하고 명문을 판독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민들과 소통하면서 금석문에 숨어있는 자료 수집도 병행한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은 전주는 오랫동안 전라도의 수부(首府)가 있었던 역사가 오래된 지역이라며 이에 따라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묻어있는 흔적의 자료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석문 속에는 우리 선조들의 정신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 자료들도 많이 있다고 부연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3.24 18:02

전북문화관광재단, 정부 공모사업 의혹제기 사태 ‘일파만파’

전북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정부 공모사업의 지역 민간문화단체 선정 과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 지역 내에서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북도의회 조동용 의원(군산3)은 24일 제379회 도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재단의 최근 행태는 스스로 지역문화진흥 거점기관으로서의 자격을 부인하는 격이나 다름없다며 하루빨리 재단 차원의 진솔하고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하고, 전국적으로 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한 마땅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강원도 영월문화재단의 지역문화진흥원(이하 진흥원) 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 공모 사례를 들었다. 영월문화재단은 지역 민간문화단체가 동일한 공모에 응모한 사실을 인지한 뒤 민간문화단체 지원 책무를 고려, 사업 신청을 포기하고 해당 단체가 선정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의 발언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진흥원이 주관한 청춘마이크 사업 공모에서 재단과 전주 소재 민간문화단체인 아이엠이 경쟁해 아이엠이 최종 선정된 이후 과정의 논란에서 비롯됐다. 선정 결과에 재단은 아이엠 측에 결격 사유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재단이 문제 삼은 것은 PPT 발표자가 내부 인력이 아닌 전문 MC여서 공모 규정 위반 소지가 있고, 아이엠 대표가 타 업체에서 참여했던 실적을 아이엠의 실적으로 반영했다는 의혹이었다. 진흥원은 아이엠의 소명 자료와 법률 검토 등을 걸쳐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재단의 이런 문제 제기가 재단의 설립 취지와 핵심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단은 확대해석일 뿐 공정성 확보를 위한 문제 제기에 불과하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는 모양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 문화예술에서는 문화예술 행정에 대한 공공과 민간의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공이 민간과 경쟁하면서 공공 예속을 심화시키고, 민간의 자생력을 약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재단 건물엔 예술가를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이번 행태를 보면 말과 행동이 다르다. 이런 부분에서 재단이 지역 문화예술계의 신뢰를 잃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은 재단이라고 해서 정부 공모사업에 참여하지 말란 법은 없다. 다만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의 성격 규정, 이에 따른 명확한 역할 분담이 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문제는 또 반복될 것이라며 공공의 영역답게 재단이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24 17:54

[신간] 김승대 학예연구관, ‘반계 유형원 새로운 조선을 꿈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다. 현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은 무엇일까. 최근 <반계 유형원 새로운 조선을 꿈꾸다>를 펴낸 김승대 박사(전북도 학예연구관)은 그 방안으로 치유와 개혁을 꺼냈다. 그 실마리는 부안 우반동에서 <반계수록>를 편찬한 반계 유형원의 삶에 있었다. <반계 유형원 새로운 조선을 꿈꾸다>는 김 학예연구관이 발표한 논문을 중심으로 반계 유형원과 관련된 글들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유형원의 학문적 배경과 개혁 사상의 뿌리를 가계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2부에서는 부안에서 볼 수 있는 반계 유적을 통해 그가 남긴 발자취를 확인하고, 부안 우반동을 한국 실학의 터전이자 치유와 개혁의 땅으로 구체화한다. 3부에서는 반계 선생 추숭에 대한 시론을 제시함과 동시에 유형원과 <반계수록>의 가치를 알아본 덕촌 양득중과 담와 홍계희에 관한 연구도 함께 실었다. 또 책에서는 부안 우반동과 변산뿐만 아니라 전국의 반계 유적을 총망라하고, 부안의 반계길 등 향후 문화콘텐츠 활용 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부안의 유교문화유산으로 부안 3현(지포 김구, 반계 유형원, 간재 전우)에 대한 현황과 과제도 언급한다. 반계 유형원은 우리나라 실학의 비조로 세계가 지향하는 복지국가 건설의 이상을 제시한 실학자이다. 실학은 실사구시와 이용후생, 경세치용을 주장한 학문이다. 유형원은 그의 아버지가 역모로 몰려 죽고, 31세 때 조부상을 치른 후 엄습한 폐병으로 인해 관직을 단념하고 부안으로 입향했다. 그에게 있어 부안 우반동은 임진왜란병자호란으로 찢긴 산하와 명청 교체기의 국가적 굴욕을 새로운 개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선택한 절치부심의 땅이기도 했다. 그는 우반동에 칩거한 채 52세까지 20여 년에 걸쳐 <반계수록> 26권 13책을 집필해 국가 전반의 개혁을 제시하고 그의 실학사상을 완성했다. <반계수록>은 유형원이 죽은 후 100여 년이 지나 덕촌 양득중, 성호 이익, 약산 오광운, 담와 홍계희, 순암 안정복 등 실학적 소견을 가진 학자와 관료들의 노력으로 간행됐고, 다산 정약용의 실학을 집대성하는 시발점이 됐다. 김 학예연구관은 내년은 반계 유형원 탄생 4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앞으로 반계 선생의 뜻을 기리고, 그에 대한 꾸준한 연구사업을 통해 실학의 발원지인 부안 우반동이 문화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전남 고흥 출신으로 원광대 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조선후기사를 전공했다. 현재 전북도 학예연구관, 문화재청 백세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 조사연구팀장으로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3.24 17: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황보윤 소설가 - 이시은 소설집 ‘고래 365’

이시은 작가의 소설집은 핫하다. 핫하다의 사전적 의미처럼 매력이 넘치고, 섹시하고, 열정적이다. hot한 문제적 인간들이 매 작품마다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같은 주제나 같은 인물로 작품을 잇달아 지은 연작소설처럼 읽힌다. 이시은 작가는 교도소 안 곳곳을 돋보기로 들여다본다. 미셀 푸코는 개인이 처벌받는 것은 법률 위반 때문이 아니라 전체 사회와 대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근대 이후 교도소는 이런 개인을 처벌하거나 교정하는 공간이 되었다. 삭막한 시멘트 담장으로 둘러싸인 교도소는 세상과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작가는 굳게 닫힌 철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일들, 처벌받는 개인과 교정하는 개인의 길항을 그려 낸다. <도어>의 상습절도 전과자 산들은 모범적인 수용 생활로 사소 자리를 꿰찬다. 야무지고 눈치가 빠르고 입이 무거운 그녀는 덜렁이로 통하는 유니폼의 빈틈을 노려 문어와 쪽지로 통방한다. 문어는 그녀에게 정치범 5가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만 찌르라고 한다. 그에 대한 보상은 산들이 남의 집을 털며 평생 꿈꾸어온 집이다. <고래 365>의 나는 식품위생법 위반, 같은 방의 365번은 보건위생법 위반으로 수감된다. 나는 고래를 보러 갈 날을 앞당기기 위해 성실히 조리장으로 일한다. 그러나 출소는 요원해 보인다. 타투 일인자를 꿈꾸는 365번은 도구함 속의 칼을 양잿물 항아리에 깊이 숨겨 놓는다. 칼을 찾지 못한 담당은 문책을 당한다. 깊은 밤 나는 365번을 깨워 고래 문신을 부탁하고, 365번은 장미 가시로 땀을 뜬 자리에 칼날로 선명하게 선을 그려나간다. <층>의 유니폼 나는 교도관이다. 교정교화를 신뢰하지 않는 나와 달리 팀장은 수감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유해화학물질 흡입으로 교도소를 제집처럼 들락거리는 조진자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진자의 동거남이 사망하자, 팀장은 도리를 앞세워 휴가를 건의하고, 나는 믿을 수 없는 종이라며 반대한다. 진자의 귀휴는 나의 의견으로 불허된다. 순찰을 돌던 나는 진자에게 고무장갑으로 목이 졸린다. <달팽이 행로>에는 한때 연인이었으나 사형수와 사형집행인으로 만난 두 남자가 나온다. 사형제가 국회를 통과하면서 오랫동안 집행이 미뤄진 사형수들은 사형집행장이 설치된 곳으로 이송된다. 나는 순번제에 의해 석기의 형 집행자가 된다. 나와 헤어진 뒤 나와 닮은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연쇄 살인자가 된 석기에게 나는 석기가 좋아하던 흰색 운동화를 선물한다. 석기는 내게 편지를 남긴다. 운동화는 너무 깨끗해 신을 수 없었다. 운동화를 받는 순간 놀랍게도 내 모든 얽힌 감정들이 녹아내리더구나. 그들은 왜 교도소로 갔을까? 작가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의 삶을 핍진한 묘사로 복원한다. 고아로 마리아집에서 태어나 소녀원과 교도소, 갱생보호소를 거쳐 시립공동묘지에 묻히는 인생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고 역설한다. 인생의 문을 잘못 연 대가로 평생 미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연민한다. 미덕이 하나 더 있다. 작가는 작품 곳곳에 나무를 식재한다. 산수유나무 감나무 장미 소철 라일락 철쭉 층층나무 엄나무 굴참나무 왕버들 사이프러스. 땅을 가리지 않는 식물들은 어디서든 뿌리를 내린다. 소설 속 인물들의 욕망은 해를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들처럼 담박하다. 어쩌면 그들은 문제적 인간이 아니라 문제를 해체하는 사람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삶은 강렬하고 핫하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1.03.24 17:54

고려시기 송나라 사신 영접했던 망주봉 일대 지표조사 필요

지난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3호로 지정된 군산 선유도 망주봉(望主峰) 일원에 대한 지표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곳에 고려 사신이 중국 송나라 사신을 영접했던 행궁, 정자 등 시설이 존재했다는 문헌기록이 있지만, 이들 시설이 존재했던 위치가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국 교류의 장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인 만큼 정확한 고증이 필수라는 주장이 나온다. 인종 원년(1123) 고려를 찾은 송나라 사신 서긍이 편찬한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따르면, 군산도(지금의 선유도) 망주봉 일대에는 임금의 임시거처인 숭산행궁(崧山行宮), 사신을 맞이하던 군산정(群山亭), 바다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오룡묘(五龍廟), 사찰인 자복사(資福寺), 손님이 묶는 객관, 관가 10여 칸, 민가 10여 채가 있었다. 또 이곳에서 열린 송 사신을 위한 대규모 영접행사와 여기에 참가한 신료들, 주변 경관까지 자세히 묘사됐다. 실제 군산대학교와 국립전주박물관, 전라문화유산연구원의 학술발굴을 통해 12세기~14세기 최상급 청자, 중국제 자기, 기와편 등 다양한 유물들도 나왔다. 그러나 숭산행궁과 군산정, 자복사, 객관터가 어디 있었는지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위치를 두고 학설만 분분한 상황이다. 군산시 나병호 학예연구사는 행궁이나 관의 이름이 적힌 명문기와가 나오면 확실히 규명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배수로터 정도만 발견된 상황이라며 지표조사를 통해 위치를 잡고 대규모 발굴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사는 이어 내년까지 사유지 매입이 완료되면 망주봉 정합정비계획에 맞춰 문화재청과 지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 망주봉은 고군산군도내 대표적인 섬인 선유도의 상징이다. 해발 152m의 바위산으로, 관광객들에게 고군산군도를 대표하는 산으로 각인되고 있다. 망주봉은 선유도에 유배된, 임금을 그리는 충신의 모습을 땄다거나 천년 임금을 기다리다 부부가 돌이 돼 이름이 지어졌다는 등의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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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3.23 18:15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보물을 품은 완주 갈동유적

2003년 필자는 마한과 일본 야요이 분구묘에 대한 비교연구를 위해 일본 리쯔메이칸(立命館) 대학에 머물고 있었다. 그 해 여름 일본 언론을 통해 완주 갈동에서 출토된 세형동검의 거푸집에 대한 주요기사를 접하면서 흥분했던 기억이 새롭다. 세형동검은 한국식 동검이라 불리는 한반도 후기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서, 중국 동북지방과 일본 구주지역에서도 폭넓게 발견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형동검의 생산을 직접적으로 증명해 주는 거푸집이 정확한 유구에서 발견되었으니 국내외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완주 갈동유적은 전주시 관내 국도대체 우회도로 개설구간에서 발견된 것으로 2003년 1차 조사에서 토광묘 4기와 제의유적 1기, 2007년 2차 조사에서 토광묘 7기와 제의유적 3기가 확인되었다. 이들 유적에서는 세형동검과 청동거울을 비롯한 청동유물, 철기류, 그리고 점토대토기와 흑도장경호 등이 출토됨에 따라 전주완주지역에서 마한 성립기 유적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려준 계기가 되었다. 거푸집은 갈동 1호 토광묘의 남쪽 단벽에서 세워져 노출되었고, 길이 3233.1cm, 폭 3.2cm이며 활석계 석재로 제작되었다. 이 거푸집은 동검과 동과를 제작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2매를 한 쌍으로 하는 합범(合范)인데, 한 점은 한쪽 면에만 동검의 거푸집을 새겼고, 다른 한 점은 동검과 동과의 형태를 각각 양면에 새겼다. 그것은 동과를 만들었던 거푸집의 1매가 파손된 후 나머지 1매를 재사용하여 세형동검의 거푸집으로 재사용한 결과를 볼 수 있다. 갈동유적 조사 이전에 국내에서 확인된 청동제품 생산을 위한 거푸집은 평양 장천리, 용인 초부리, 전남 영암 등인데, 모두 신고품이거나 출토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학술적인 가치가 결여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갈동 출토 거푸집은 출토 지점과 출토 정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자료의 진실성은 다른 거푸집들과 비교하기 어렵다. 또한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여 당시 사회의 청동기 주조기술을 보여주는 데도 탁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아가 부장양상 뿐만 아니라 당시 청동기를 제작했던 장인의 위계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요성이 인정되어 2019년 6월 보물 제 2033호로 지정되었다. 이 유적은 도로부지에 대한 조사만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유적 범위는 이보다 훨씬 너른 범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일부는 경작지로 혹은 나대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각별한 보호대책도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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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3 18:15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43) 최창학, 폭력의 시대 그 실존과 불안을 증언하다

최창학 소설가는 일제강점기 후반인 1941년 7월 26일, 전북 익산시 오산면에서 태어났다. 1948년에 오산남초등학교에 입학하였고, 1954년 이리로 이사하여 이리동중과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419 혁명이 일어나던 해인 1960년에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대학 졸업 후 신구문화사와 민음사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1978년부터는 서울예술전문대학에서 문예창작과의 교수로 근무하다가 2007년 2월 정년 퇴임하였다. 그는 1968년 중편 「창(槍)을 『창작과 비평사』에 발표하면서 문단의 이목을 끌었다. 이 외에도 『바다 위를 나는 목』(1979), 『하늘의 침묵』((1983), 『긴 꿈속의 불』((1988), 『창(槍)』(1990), 『가사자의 꿈』(1994), 『아우슈비츠』(1997), 『케모포트』(2019)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남겼다. 최창학은 해방과 전쟁, 유신독재 시대를 살아오면서 한순간도 불안과 공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손주를 돌보기 위해서 상경했던 부모가 자신의 집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죽는 사고를 겪었고, 첫아들의 죽음을 아프게 대면해야 했다. 그것뿐이 아니다. 전쟁과 사회적 갈등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그는 불안과 공포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다. 작가의 이러한 체험적 사실은 그의 소설 속에서 그대로 변주되면서 불안과 공포로 특징되는 그만의 작품세계를 보여 주었다. 그의 중편소설 『창(槍)』(1990)은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소설에서는 가족의 죽음과 자신의 불치병에서 비롯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한다. 작가 지망생으로서 열정을 갖지 못한 시대 상황까지 더해지면서 주인공 이상(李常)은 살아 있되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면도날로 팔의 동맥을 끊는 공상을 하는 자학의 광기를 보여 준다. 엄숙희 전북대 교수는 〈최창학 소설에 나타난 불안과 증상으로서의 광기〉라는 연구에서 소설 『창(槍)』의 주인공 이상(李常)이 겪게 되는 불안은 작가가 경험했던 유신 시대의 불안 등 당대의 불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다. 이 작품을 바라보는 당대의 시선은 크게 엇갈린 것 같다.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은 일상 의식의 흐름을 기록한 보기 드문 문제작이라고 하였지만, 평론가 김현은 타기해야 할 소비 문화적 외설소설(猥褻小說)에 불과하다고 했다. 최창학은 1997년까지 100여 편의 작품을 왕성하게 쏟아냈다. 그런 그가 1997년부터 22년 동안 절필한 사건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가 절필하게 된 사연은 엄숙희 교수의 연구에 자세하게 나온다. 이 연구에 의하면, 작가는 소설이 신문에 연재되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신문사 지인으로부터 거절하기 어려운 소설 연재 의뢰를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는 『하늘의 침묵』이라는 소설을 신문에 연재하게 되었는데, 이 소설이 대중의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 후 1983년, 고려원에서 문제작만 써왔던 최창학이 백만 독자와의 악수를 위해 최초로 시도한 대중소설이라는 광고 문안까지 담긴 책을 출간한 것이다. 그 후 여러 곳으로부터 드라마와 영화 제작 제의를 받았지만, 최창학은 이는 곧 소설의 죽음이라며 극심한 자괴감에 시달렸다. 이에 최창학은 소설의 신문 연재를 치명적인 실수로 생각했고, 자신을 단죄하는 차원에서 절필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중의 흥미에 영합한 자신을 진정한 작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그의 투철한 작가 정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최창학은 그 후 어떤 작품도 내지 않다가 대장암으로 투병하면서 최후의 작품을 남겼는데, 그것이 2019년 12월에 출판한, 제목조차 낯선 『케모포트』라는 소설이다. 케모포트란 항암 주사를 맞기 위해 어깻죽지 안쪽에 심어 놓은 장치라고 한다. 그러니까 케모포트는 암 환자에게 약물을 몸 안으로 넣은 투입구인 셈이다. 이 소설에서 케모포트는 대장암과 싸우는 격전지인 동시에 절망적인 순간에도 작가에게 소설을 쓰게 한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대장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항암 주사를 맞아가며 쓴 회고록이나 유언장 같은 작품이다. 암 투병기와 젊은 시절 아내와의 첫 만남, 연애, 결혼, 여제자들과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으며, 죽어가면서 아내에게라는 부제가 보여 주듯 아내에게 모든 것을 고해하고 용서를 구하는 소설이다. 또한, 이 소설은 소설가 신경숙, 시인 지연의, 제자 조복순 등의 실명이 거론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창학 소설가는 우리 고장 익산 출신이지만, 작품활동은 주로 서울에서 하였다. 그래서 전북 문단보다는 중앙 문단에 더 널리 알려진 분으로 그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점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전북에서부터 큰 관심과 사랑을 보여 주었으면 한다. △ 참고자료 엄숙희 〈최창학 소설에 나타난 불안과 증상으로서의 광기> 이승준 〈최창학의 중편소설 『창(槍)』의 연구 :소설 미학적 실험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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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3 18:15

뮤지컬 ‘캣츠’ 40주년 전주 공연… “오리지널 감동 그대로”

각양각색, 사연 있는 젤리클 고양이들이 전주를 찾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캣츠 40주년 내한공연을 마련했다. 다음 달 16~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연계가 멈춰있는 시점에 긴 역사를 이어온 작품의 생명력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1981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을 올린 뮤지컬 캣츠는 그동안 30개 국가, 300여 도시에서 관객 8000만 명을 만났다. 뮤지컬계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가 콤비를 이룬 첫 작품으로 전 세계 뮤지컬 시장을 뒤흔들며 세계 4대 뮤지컬 신화를 탄생시켰다. 캣츠는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동시에 세운 첫 번째 뮤지컬이기도 하다. 40주년 뮤지컬 캣츠는 레미제라블 등으로 사랑을 받은 뮤지컬 디바 조아나 암필, 한국 관객이 사랑하는 뮤지컬 스타 브래드 리틀 등 최정상 기량의 배우들이 참여해 무대를 빛낸다. 뮤지컬 캣츠 속 젤리클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선과 악, 희망과 절망, 탄생과 죽음의 의미를 포함해 인간의 희로애락,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까지 담아내며 전 세대에 고른 공감을 자아낸다. 새로 태어날 고양이로 선택받기 위해 풀어놓는 그들의 개성 있는 삶에는 인생의 단면이 녹아 있다. 이 가운데 캣츠의 세계관에 영감을 준 주인공은 그리자벨라이다. 명곡 메모리는 도시 뒷골목 인생의 의미를 다시금 묻는 아름다운 노랫말과 음률로 그리자벨라의 유일한 넘버이자 뮤지컬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이다. 이외에도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준다. 또 질리언 린의 안무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몸짓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발레, 아크로바틱, 재즈댄스, 커플 윈드밀 등 무대에서 표현될 수 있는 모든 장르의 안무가 공연 내내 숨 가쁘게 펼쳐진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내한공연은 작품 본연의 즐거움 외에 뮤지컬사의 중요한 순간까지 더해져 감동의 축제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3 18:08

전북대 국문과 진주 강사, 두산아트센터 공모 선정

진주 전북대 국문과 강사 전북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 진주 강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주최한 공모를 통해 DAC 아티스트로 선정됐다고 22일 밝혔다. DAC 아티스트 공모는 공연예술 분야의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보다 많은 창작자들과 만나기 위해 공모로 전환해 매년 2명 씩 선정한다. 첫 공모였던 올해 190명의 창작자가 지원한 가운데, 9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진주는 최대 1억 원 상당의 제작비를 지원받아 2022년 9~10월 중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극장 공간 및 연습실과 홍보마케팅 전반을 지원받는다. 진주 강사는 동시대 사회문제를 포착해 사회 이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극작가로, 배소고지 양민학살사건 속 여성의 삶을 다룬 연극 배소고지 이야기:기억의 연못, 대한제국 시기에 세워진 최초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평범한 사람들을 그린 연극 정동구락부: 손탁호텔의 사람들 등 한국 근현대사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끄집어내 작업해왔다. 또한 다문화 이주여성의 자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연극 ANAK, 성소수자의 일상과 이별을 그린 연극 이사 등 동시대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낸다. 최근 두산아트랩 2020 연극 이것은 실존과 생존과 이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2030세대의 결혼과 불안을 사실적으로 다뤄 공감을 안겼다. 이후 연극 궁극의 맛의 각색으로 참여했다. 진주 강사는 연극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와 언제 만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DAC 아티스트라는 만남을 통해 누구를 만나 어디에 도달하게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21.03.22 19:31

팔복예술공장 창작레지던시 입주작가 프리뷰전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4기 입주작가 프리뷰전이 23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0일간 팔복예술공장 A동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프리뷰전은 올해 선정된 4기 입주작가 7인의 시작을 알리고 대표작을 소개하는 전시다. 입주작가는 고영찬, 김수나, 박수지, 서수인, 서완호, 여인영, 정철규 7인으로 설치미술, 회화, 필름, 비디오,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구성돼 있다.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석박사를 공부한 서완호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디스토피아의 일면이라고 정의하며 사람들의 고독과 불안에 관해 이야기한다. 화면은 비정상적으로 흔들린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풍경은 시간이 정지된 낯선 도시 안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또 전북대 미술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서수인 작가는 시간을 발견하며 작업한다. 작가는 물감이 흐르고 중첩되고 사라지는 것을 통해 이 순간에도 낡아가고 있음을 표현한다. 외로움과 공허함의 대상은 물건이 되기도 사람이 되기도 한다. 서수인 작가가 시간을 주제로 작업한다면, 고영찬 작가는 사진과 영상으로 현장을 기록조사하며 장소에 기반한 작업을 하고 있다. 프랑스 니스 국립고등미술학교 학사석사를 졸업한 작가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작업한 주제를 한국과 연결해 연작 형태로 진행하고 소개할 예정이다.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는 창작 공간과 전시, 비평가 매칭, 워크숍, 리서치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총 153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22대1을 기록했다. 팔복예술공장 나유미 창작기획팀장은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개별성을 최대로 살리고, 그들의 작업 경향과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2 18:08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할 색채 ⑧

몇 주 동안 색채를 말했으나 색채학(學)이나 론(論)에 관해서는 이제 막 발을 들여 밀었을 뿐이라고 보면 적합할 것이다. 생활에 필요한 색채를 생각나는 대로 순서 없이 말했을 뿐이다. 우리는 지금 거의 다 보행보다는 자동차의 주행에 의존한다. 그야말로 마이 카 시대에 살고 있다. 겨울 얼음판을 걸을 때 힘을 주어 걷던 기억마저도 가물거린다. 지금은 차를 고를 때 대부분 자신의 취향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색상을 선택할 것이다. 70년대에는 자가용은 거의 검은색이고 택시는 노랑이나 초록이 많아서 미국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색상의 자동차를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2018년의 보고서를 살펴보니 전 세계 자동차 색상 선호도가 흰색 41%, 검정 16%, 회색 계열 13%, 실버 9% 등이 전체 차량의 80%로 나왔다. 나머지 20% 안에 빨강을 비롯한 다양한 색상이 있을 것이다. 미국은 무채색의 색상이 75%를 차지하는 반면 중국만은 의외로 빨강, 파랑, 노랑, 브라운, 골드의 순서로 발표되었다. 이는 국민성이나 개성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례이다. 그러나 차량 색상의 안전도는 또 다르다. 자동차의 색상이 사고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파랑은 같은 거리에서도 7m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므로 파란 차는 실제보다 더 멀리 있다고 인식하게끔 하는 착시 효과로 사고율이 제일 높지만, 노란 차는 빛의 굴절률로 더 가까이 있다는 인식이 되어 학교 버스나 어린이집, 학원 차량 등은 노란색으로 채택하는 것이 전 세계의 추세이다. 한편 붉은색 차량은 파랑과 반대의 효과로 낮에는 사고율이 적지만 밤에는 짙은 검정으로 착시 효과가 있어 야간 사고율은 더 높다. 차량의 온도는 실제 36℃의 상황에서 흰색 차의 표면 온도는 54.4℃, 파랑은 71℃, 빨강은 73.8℃, 어두운 초록색은 79.4℃, 검은색은 83.3℃의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으니 더위에 약한 사람이나 장거리를 가야 하는 사람은 자동차를 잘 관리한다는 조건으로 흰색 차량도 추천할 만하다. 흰색은 시인성은 높지만 그만큼 먼지가 앉았을 때 이마저도 눈에 너무 잘 보이기 때문이다. (두 달을 색채 타령이다. 색채는 좀 쉬어야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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