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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강 개인전 ‘화필촉’… “송편 형상, 생명에너지 ‘빚고 품음’ 함축”

우리는 생명에너지를 볼 수 없습니다. 이렇게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명에너지를 가시화한 저만의 회화 언어가 바로 화필촉(華筆觸)입니다. 화필촉이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 언어를 구축한 김선강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 달 3일까지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화필촉이라는 회화 언어를 통해 생명에너지의 탄생, 변이, 소멸 과정을 회화와 조형물로 가시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특히 생명에너지의 다양한 변이 과정을 Birth라고 명명하고, 그 개념을 생명의 잉태와 탄생을 실행하는 역할자인 어미의 본질 속에서 찾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여성의 이미지를 대변하면서 생명에너지를 빚고 품는 과정을 함축할 수 있는 형태로 송편을 택했다. 송편의 형상은 생명을 빚어서 그 안에 생명의 씨앗을 품는 어미의 자궁을 닮았다. 그리고 이것을 나타낼 소재로는 동양적이면서 한국적인 느낌의 세라믹 재료를 사용했다. 작가는 송편은 가장 풍요로운 절기에 가족의 행복, 마을의 안녕, 나라의 평화를 기원했던 제물로 어미의 성심이 집약된 형태이다. 또 세라믹은 가꾸고 보호하면 영원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면 파괴돼 버리는 성질이 생명에너지와 맞닿아 있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듯 어미의 이미지를 가시화한 세라믹 조형물들은 생명에너지를 빚고 품는 시공간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명의 첫 시작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송편을 빚는 어미의 마음으로 건강한 생명에너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일순 서양화가는 어미의 간절한 바람을 담은 송편들로 채워진 공간은 작가의 화필촉과 조화를 이뤄 생명에너지의 강렬한 움직임을 실감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에서 미술학 박사를 마쳤다. 여백회, 동질성회, 화기애애,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04 18:44

전주 전통한지 사회교과서, 전북 3개 시·군에 보급

전주 전통한지로 제작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가 전주, 임실뿐만 아니라 완주지역 학생들에게도 보급된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이하 전당)은 전주 전통한지를 활용한 사회교과서를 전주, 임실에 이어 완주까지 확대 보급한다고 4일 밝혔다. 이와 관련 전당은 올해 전주 전통한지 사회교과서를 전주에 1만 5000부, 임실에 300부, 완주에 1000부 공급할 계획이다. 전주 한지장들이 손수 제작한 전통한지는 지도와 편지 형태로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각각 활용됐다. 전주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 우리 고장 전주 편에는 가로 385㎜, 세로 270㎜ 크기의 전주 지도로 삽입됐다. 또 지난해부터 보급 중인 임실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사회교과서 임실의 생활 편에 편지지(210270㎜) 형태로 전통한지가 삽입됐다. 올해 새롭게 보급될 완주 역시 임실과 마찬가지로 우리 고장 완주 편에 편지지(210270㎜) 형태로 실렸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전주 전통한지 사회교과서 보급사업은 전주시와 전당이 전주 전통한지의 확산보급을 위해 추진해 왔다. 전당 김선태 원장은 앞으로도 전주 전통한지 사회교과서 보급사업을 타 지역으로 확대해 전주 전통한지의 우수성을 전국에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04 18:44

어진박물관 경기전 내 증축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안에 있는 어진박물관이 증축에 들어간다. 지난 2010년 건립된 어진박물관 지하 1층에 있던 어진 6본을 옮기기 위해서다. 당초 전문가들은 어진이 계속 지하에 있으면 습기가 차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일 전주시에 따르면, 기존이 지어진 어진박물관 오른 편에 연면적 약100㎡ 규모로 지상 1층 한식 목구조 전시실이 증축된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예정돼 있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는 설계 용역, 공사는 내년부터 들어간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총 사업비는 10억원으로 책정됐다. 시는 신축 어진박물관이 완공되면 기존에 지어진 박물관 지하 1층에 있던 세조영조정조철종고종순종 어진을 옮길 예정이다. 강숙희 전주역사박물관어진박물관장은 어진 6본을 지하 1층에 그대로 두면 습기가 차서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들 사이에 있었다며 이런 어진을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기 위해 박물관을 증축하기로 했다 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박물관 1층에 있던 태조 어진은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주역사박물관 운영방식도 다시 정립할 계획이다. 시가 박물관을 민간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던 방식에서 직영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시는 올해 3월부터 전주역사박물관어진박물관 관리 및 운영조례 제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례에는 유물의 수집과 관리, 사업계획, 운영에 필요한 사항 등을 규정한다. 강 관장은 4월 회기에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운영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자문위원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7명~8명 정도 구성할 예정이며, 미술역사고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할 예정이다. 강 관장은 현재는 자문위원들을 누구를 섭외할 지 논의하는 단계라며 위원들이 결정되면 운영방향에 대패 심도깊은 고민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04 18:37

전주시립교향악단 ‘마에스트라와 함께 하는 신인음악회’

전주시립교향악단이 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전주시립교향악단 2021 신인음악회를 연다. 마에스트로와 함께 하는 신인연주회 부제를 달고 열리는 이날 음악회에서는 지휘자 최다정, 지휘자 이신애, 피아니스트 박진주, 바이올리니스트 이근화, 호르니스트 이현우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최다정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버클리 음대 보스턴 컨서버토리(Boston Conservatory at Berklee)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전공했다. 남부덴마크 필하모닉과 원주시립교향악단 등에서 활동했으며, 지난 2017년 일본 민주음악재단 지휘 세미나에서 우수 지휘자로 선정됐다. 이신애 씨는 한양대학교 관현악과(학사)와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석사)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국제 콩쿠르인 안탈 도라티 국제 지휘콩쿨, 유러피안 유니온 국제 지휘콩쿨 본선에 진출했으며, 런던 국제 지휘콩쿨에서 3위를 차지했다. 숙명여자대학교를 수석 졸업한 박진주씨는 음악저널콩쿠르 1위를 차지하고, 한국음악협회 콩쿠르와 음악세계 콩쿠르에서 전체대상을 차지했다. 대전시립교향악단, 모스틀린 오케스트라, 서울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한 경력이 있다. 이근화 씨는 뮌헨 국립음대에서 학사,석사,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열한 살부터 대구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가지며 두각을 보인 이 씨는 소년한국일보, 전국청소년음악콩쿨 등 에서 전체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 TBC, CBS, 바로크 콩클 등에서 모두 1위를 석권했다. 이현우씨는 충남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으며, CBS콩쿠르, 한음음악콩쿠르 입상했다. 현재 인천계양구립오케스트라와 대전 호른앙상블, 숨브라스콰이어, 심포니송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 연주는 베버 서곡 오베론, 슈트라우스/호른 협주곡 1번, 라흐마니노프/피아노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35, 베토벤/교향곡 5번 c단조 작품 68 - 4악장으로 순으로 이뤄진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3.04 18:37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동해안 별신굿과 기장 멸치

굿당 앞에 걸어둔 등. /사진=문화재청 누리집 요사이 필자는 요리에 푹 빠졌다. 특히 요리 프로에 넋을 잃었다. 참으로 세상엔 맛난 음식과 재료가 너무나 많다. 그동안 그러한 것을 몰랐던 것이 왜 이리 창피한지. 물론 창피한 일까지는 아니지만 바로 가까이 좋은 재료와 방법이 있는데도 그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허망하게 채웠던 불행한 현실이 참으로 부끄럽고 나 자신이 유감스러웠다. 오늘은 TV에서 유난히 멸치국물에 대해 장황하다. 그래! 바로 그거였어! 알고는 있었지만 너의 조그마한 몸에 그리 고소하고 후덕한 감칠맛이 있었다니 정말 멸치야 너 반갑다! 멸치는 참으로 조그만 녀석이다. 그런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아주 조그마한 놈부터 중간, 아주 커다란 놈까지 종류도 참 다양하다. 우리나라 멸치가 유명한 장소는 크게 두 군데로 말할 수 있다. 물론 남해와 서해 바다에서 고루 맛볼 수 있는 물고기지만 잡는 방법과 시기, 저장과 요리 방법에 따라 그 고장의 특징과 맛이 다르다. 그중 필자가 추천하는 첫 번째 장소는 부산 기장이다. 그 이유는 기장이 전국 멸치 유자망(流刺網) 어획의 6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수확량이 있는 곳이며 멸치를 싱싱한 회로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기장 대변항을 가면 그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참맛의 추천지는 남해 죽방 멸치다. 전통의 방식 그대로 대나무 방을 만들어 멸치를 몰아 잡는 방식으로 그곳은 참으로 천연의 맛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보통 멸치에 비해 값은 비싸다. 모두 각각 특징과 맛이 다른 이유가 있으니 참으로 멸치, 당신은 대견하기까지 하다. 멸치의 고장, 부산 기장은 동해안과 남해안의 꼭짓점이다. 그 이유는 지리적으로 동해와 남해의 모서리 부분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늘날의 기장은 경남이 아닌 해양 도시 부산시로 소속되어 있다. 다양한 바다의 먹을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향토 신앙이 맥을 잇고 그 전통을 잇고자 했던 기원(祈願)의 장소이기도 했다. 저마다 근대화, 현대화로 어려워진 전통의 맥을 계승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일이 많았을까? 멸치의 본산 기장에는 두 종류의 굿이 전승되고 있다. 하나는 부산 동래에서 강원도 고성군에 이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 동해안 별신굿이 그것이요 또 하나는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23호 기장 오구굿이다. 어느 음식이든 합이 되어 고소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우리 식탁의 풍요로운 맛을 책임지는 멸치. 그리고 우리네 마음과 몸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아 주었던 동해안 별신굿. 이 모두는 오랜 시간 동안 나의 가족과 더불어 우리 공동체의 안녕, 행복을 위해 기원하며 음복했던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유산이자 보물이었다. 지나온 우리 민족의 4350여 년, 이제 앞으로 펼쳐질 일만 년을 위해 값진 우리의 문화 유산과 신토불이(身土不二) 향토 음식 자원을 잘 보존하여 굳건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겠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04 18:37

[신간] 고 유금상 회고록 ‘아버지를 두 번 죽인 육군소위’

청춘을 푸른 제복에 바치고 육군중위로 전역한 고(故) 유금상 씨의 회고록 <아버지를 두 번 죽인 육군소위>가 세상에 나왔다. 불편한 몸으로 장장 20년에 걸쳐 자신의 일대기를 회고록으로 쓴 저자는 출간을 앞두고 세상을 떠나 회고집은 유고집이 됐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조국을 위해 특별한 체험을 했던 날들의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보라는 주변의 권고와 인생을 송두리째 국가에 헌납하고 50년을 칩거 생활한 삶의 회한을 기록으로 남겨야 저승으로 떠날 때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회고록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또 저자는 언제쯤이나 탈고될지 기약 없는 세월에 회고록을 쓴다는 것이 아득히 먼 날의 가느다란 희망 같은 것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회고록에는 선조와 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일제강점기에 결혼한 부모님, 그리운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새겨져 있다. 소년기청소년기를 지나 부상 이후한 삶의 편린들도 차곡차곡 기록으로 남겼다. 고인은 부안 출신으로 1969년 육군소위로 임관, 1972년 육군중위로 전역했다. 고인은 1969년 10월 19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에서 3.8선을 넘어오던 간첩과 교전이 붙어 적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결국 왼팔만 움직일 수 있는 1급 상이용사가 돼 전역할 수밖에 없었다. 고인과 고등학교 동기 동문인 최상섭 시인은 지난해 연말 인쇄물이 밀려 1월 중 출간하기로 했었는데, 결국 회고록을 못 본체 영면해 참으로 안타깝다며 그는 분명 DMZ의 영웅이며 불사조로 조국의 번영을 바랐던 한 많은 인생을 살았던 철인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3.03 17:59

[신간] 이윤구 작가, 동화집 ‘발 저는 아이’ 출간

이윤구 동화작가가 세 번째 동화집 <발 저는 아이>를 펴냈다. 이번 동화집에는 단편동화 20편이 수록돼 있다. 이 안에는 인간과 자연, 자연과 자연, 인간과 인간 간의 사랑이 교류되는 서정시적인 동화들이 가득하다. 여우와 원숭이, 토끼 셋이서 들을 지나고 산과 강을 건너 부처님을 찾아가 믿음의 과소를 시험받게 되는 의인동화이자 불교동화인 달 속의 토끼, 고향을 무대로 소년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현실감각에 조화롭게 맞춘 갈매기의 상륙 등이 그러하다. 특히 표제작 발 저는 아이는 1971년 5월 교육잡지 <새교실>에 김동리 선생의 추천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학창 시절부터 청학문학동인회를 창립해 시를 쓰며 작품 활동을 했다. 그랬던 그가 교직에 들어가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동심의 세계에 빠져 아동문학으로 돌아서게 됐다. 그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쓰다가 교실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써왔고, 이제는 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를 쓰고싶다고 말했다. 군산 출신인 이윤구 동화작가는 원광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0년부터 2013년까지 교직에 몸담았다. 전북아동문학회장, 익산문인협회 부지부장 등을 지냈다. 전북아동문학상, 마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에스맨 스스의 여행>, <달 먹는 금붕어>라는 동화책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21.03.03 17:5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아현 소설가 - 정만춘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몇몇 사람들과 길거나 짧게 살다 완전한 독립을 시작한 지 6개월에 접어들었다. 혼자도 잘사는 나는 다시 친구들과 함께 살 궁리를 한다. 결혼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은 만들고 싶다. 소담스러운 주거 공동체를 꿈꾼다. 하지만 본격적인 실천으로 이어진 적은 없다. 어딘가 복잡할 것 같고, 왜인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미래는 나를 불안하게 한다. 다수의 사람이 인정하고 상상하는 방식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어진 단어 이외의 선택을 말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여기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에서도 선택지의 바깥, 동거를 말한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면, 굳이 사회가 인정하는 가족의 테두리 안에 들어있지 않아도 서로를 가족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중략) 가족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욱여넣는 대신 가족의 범위를 넓히는 게 현명한 방법이리라.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中) 제도권 밖 가족의 모습은 우산 밖으로 튀어나온 어깨와 같을지 모른다. 우산이 작아 비죽 튀어나온 어깨가 줄곧 거센 비를 맞듯, 가족이나 식구라는 일상적인 단어로 서로를 묶고 있지만 실상 아무런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 책은 축축해진 어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깨를 구겨 넣는 대신에 더 큰 우산을 들자고 말한다. 선택지에 고르고 싶은 것이 없어 고민하던 내게 선택하지 않는 방법, 선택지를 만드는 방법을 상상하게 했다. 각각의 세계를 가진 두 사람이 한 집에 모여 살며 다름을 발견하는 이야기부터 제도와 서류에 관한 이야기까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지만, 나만의 방은 갖고 싶은 이야기. 일상을 나누지만, 명절에는 내 집에 가고 싶은 이야기. 여자 둘이 사랑하며 사는 이야기. 나의 고민과 걱정에 대한 모종의 대답을 호쾌한 작가의 목소리로 듣는다.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장거리 마라톤을 함께 하는 페이스메이커가 된 기분이 든다. 이 긴 레이스의 끝이 보이지는 않지만, 왜인지 작가와 나란히 뛰는 것 같은 상상에 사로잡힌다. 레이스의 끝을 알 수 없어도 괜찮다. 내가 뛰고 싶은 트랙이 없다며 슬퍼할 필요도 없다. 대신 내가 가고 싶은 길로 방향을 틀어 뛰더라도 두려움 대신 용기를 낼 수 있을 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옆에서 함께 뛰어줄지도, 앞에서 뛰고 있던 누군가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곁에서 새로운 길을 환영하는 기쁨의 춤을 출지도. 빈칸과 빈칸 사이에 억지로 자신을 욱여넣을 필요는 없다. 그 시간에 차라리 트로트를 틀고 막춤을 춰보자. 연자 언니의 말대로.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中)

  • 문학·출판
  • 기고
  • 2021.03.03 17:59

[신간]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삶에게 묻다>

수필가 신영규 씨가 지난 5년 간 중앙지와 전북 지역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모아 삶에게 묻다 에세이집을 발간했다. 500쪽에 걸친 책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군사, 문학, 철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 칼럼들이 담겼다. 목차는 총선 난장판 만든 비례당 난립, 유권자가 심판해야, 전북지역 로스쿨 전국 꼴지, 더욱 분발해야, 지역감정? 색깔론 조장 국민이 심판해야, 동북아 신냉전체제 고조시킬 사드배치 등으로, 독자가 신문에서 봤을 법한 주제들이다.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신문을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대한민국 최북단 강원도 신문부터 최남단인 제주도 신문에 이르기까지 약 80개 신문의 홈페이지를 컴퓨터 즐겨찾기에 링크시켜놨다고 한다. 저자는 신문을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고 행복하다며 신문의 깨알같은 활자에는 세계의 거대한 국가 조직이 꿈틀대며 송두리째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임실 출신인 신영규 수필가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와 1997년 월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임실문협, 전북수필문학회, 영호남 수필문학회 편집주간 겸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문단 편집국장과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수필집 <숲에서 만난 비>, <그리움처럼 고독이 오는 날>, 칼럼집 <돈아, 돈 줄게 나와라>, <펜 끝에 매달린 세상>, <오프사이드 인생>, 에세이집 <삶에게 묻다>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3.03 17:52

[신간] 전봉준 최시형 독립유공 서훈의 정당성

2차 동학농민혁명 지도자인 전봉준과 최시형이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국가보훈처에서 서훈을 받은 갑오을미의병에 참여한 인물과 마찬가지로 전봉준과 최시형도 국권을 침탈한 일본군에 맞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족문제연구소 박용규 연구위원은 최근 출간한 저서 <전봉준 최시형 독립유공 서훈의 정당성>(인간과 자연사)에서 한국독립운동사 연구의 태두인 고(故) 조동걸(1932~2017)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의 주장을 이어 받아 갑오의병(1894)과 을미의병(1895)사이에 있는 2차 동학농민혁명(1894)도 독립운동사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2차 동학농민혁명에서 일본군에 희생당한 명단도 정리했다. 일본군에 총살, 사살, 사살, 작두형, 화형을 당해 서거한 순국자 11명과 일본군과 싸우다가 전사하거나 체포돼 총살을 당한 순국자 6명, 자결한 순국자 2명 등 총 119명이다. 특히 총사령관이었던 전봉준이 일본군 미나미 고시로 소좌가 취조한 공술서의 내용을 통해 2차 동학농민혁명이 항일 독립운동의 성격을 가진다고 부각한다. 당시 전봉준은 7월 일본군이 경성에 들어가 왕궁을 포위했다는 것을 듣고 크게 놀라 동지를 모아 이를 쳐서 없애려고 다시 군대를 일으켰다고 진술했다. 동학 제2대 교주인 최시형에 대한 기록도 있다. 책에서는 최시형은 1894년 10월 충청도 보은에서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의 명교(名敎)를 내린 뒤 1898년 (일본에) 체포돼 처형됨이라고 나와 있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독립유공자법)을 인용해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에 대한 서훈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법은 일제의 국권침탈에 항거하다가 순국한 자는 순국선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서훈을 받지 못한 이유를 투쟁의 주체에 두고 있다. 양반이냐, 농민이냐이다. 실제 일본군을 몰아내다가 순국한 을미(1895)을사(1905)병오(1906)정미의병(1907) 참여한 양반유생 2671명은 정부에서 1962부터 독립운동 서훈을 받기 시작한 반면, 2차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항일 농민(전봉준 등)은 지금까지 단 한명도 서훈이 이루지지 않았다. 저자는 2차 동학농민혁명과 의병운동의 공통점은 일본의 침탈에 맞선 반침략반외세 민족운동이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며양반 유생이 주도한 의병운동은 서훈하고, 항일 농민이 주도한 2차 동학농민혁명은 서훈하지 않고 있는 것은 매우 불공평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보훈처가 2차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해서도 독립유공 훈장을 추서해 진정한 명예회복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용규는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과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사학과 박사로, 한글학회 연구위원과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조선어학회 항일 투쟁사>(2012), <우리말 우리역사 보급의 거목 이윤재>(2013), <조선어학회 33인>(2014)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3.03 17:52

벼랑 끝에 선 전북 예체능 위기

전북 예체능이 벼랑끝에 서있다. 도내 대학에서는 재정문제와 신입생 부족으로 전통순수 예술계통 학과들이 폐과절차를 밟거나 축소되고 있고, 체육인재를 양성하는 고등학교 역시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전북 예술계에 따르면, 원광대는 지난 2014년 계속된 정원 미달사태를 이유로 서예학과를 완전히 폐과했다. 앞서 지난 2012년에는 서양화, 한국화, 도예, 조소 등으로 세분화된 전공이 미술과로 통폐합됐다. 취업률 저조와 신입생 부족이 이유다. 군산대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군산대는 지난 2018년 도예과를 폐과했고, 앞서 2014년 세라믹콘텐츠디자인학과를 신입생 입학 2달 만에 폐과 결정을 내렸다.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석대와 전주대는 일찍부터 순수예술계통 학과가 폐과됐다. 우석대 한국화과는 2000년대 전반기, 전주대 미술학과(한국서양화, 조소 전공)는 2013년에 사라졌다. 강신동 전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장은 교육부가 지난 2003년 7차 교육과정을 시행하면서 초중고에 예체능 교육과정을 축소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그 때부터 순수예술학과에 입학하는 학생수가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악관련 학과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15년에는 우석대학교 국악과가, 지난해에는 원광대 음악학과(국악전공 포함)과 폐과됐다. 유일하게 남은 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 입학생 정원도 줄고 있다. 1990년대에는 30여 명 정도 뽑다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20여 명대로 줄었다. 특히 지난 5년 동안 27명을 유지하다가 올해 다시 26명으로 감소했다. 도립국악원 김용호 교육학예실장은 전통문화 부흥기였던 1990년대까지 국악 관련 학과에 지원자가 많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취업난 심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가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체육인을 양성하기 위한 중고등학교의 현실도 암울하다. 전북체고는 올해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북체고의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 지원 및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모집정원 90명 가운데 지원자는 65명에 불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합격자수는 64명으로, 정원에서 26명이 부족한 수다. 전북체고는 지난 5년 간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수도 현저히 줄었다. 2020년도에는 정원 90명 가운데 75명, 2019년 79명, 2018년도 83명, 2017년도 83명이다. 1973년 전주시 송천동에 설립된 전북체중은 개교 5년 만인 1978년 학생수 감소로 폐교됐다가 2007년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전북체고 내에 다시 설립됐다. 39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전북체고 박재중 교장은 학령인구가 줄어든데다 비인기 종목에 대한 인기가 식은 탓도 크다며특히 우리 학교에선 일반고보다 비인기 종목을 많이 양성하다보니 신입생 부족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02 18:21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역사문화권정비법'에 「전북의 마한」 당연히 포함돼야

금년 6월 10일부터 시행 예정으로, 2020년 6월 9일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약칭: 역사문화권정비법)이 제정되었다. 제1장 총칙에 보면, 이 법은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문화권과 그 문화권별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복원하여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법 제2조(정의)에서는 마한역사문화권을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 마한 시대의 유적유물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으로 한정하고 있을 뿐, 전북지역의 마한 성립과 발전에 관련된 유적들을 제외하고 있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먼저 우려되는 점은 영산강유역 중심의 전남지역의 마한 연구만으로는 제대로 된 마한사를 복원할 수 없는 절름발이 연구에 머무르게 될 것이란 점이다. 또한 자칫 소지역주의에 치중된 나머지 편향되고 왜곡된 연구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문화권정비법의 마한역사문화권역에서 전북지역 마한의 역사와 문화가 제외된 것은 전북의 정치권이나 행정, 그리고 학계마저도 한걸음 뒤처져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단 반성부터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전북지역이 마한의 성립지로서 가지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마한 연구에서 주체가 되지 못하고 피동자의 입장이 된 듯하다. 또한 전북지역이 마한역사문화권에서 제외된 것은 경제개발시대에 전북이 소외되어 왔던 맥락에서 드는 우려는 단순한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전북지역은 한강 이남에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최초로 성립된 정치체인 마한의 본향으로서 진변한을 아우르는 삼한의 맹주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과정들을 증명하는 실체적 고고학 자료들이 전북지역에서 속속 밝혀지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 「열전」 견훤조에 우리나라는 삼국의 시초로 마한이 먼저 일어난 뒤에 혁거세가 일어났다. 그런 까닭으로 진한 변한은 우리나라를 뒤따라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백제는 금마산(익산)에서 개국하여 600여년이나 내려왔는데(..중략..)완산에 도읍을 세우고 의자왕의 숙원을 풀어 주고자 함이다이라 하여 마한과 백제를 일체화 시킨 마한역사문화의 계승의식을 읽을 수 있다. 곧 익산 일원에 역사적으로 면면히 흐르는 전통적 마한 의식을 바탕으로 전북의 마한역사문화권역은 당연히 역사문화권정비법에 포함되어야 하는 당위성이 강조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문헌자료의 절대 부족으로 6700여년간의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많은 장애가 있어 우리 고대사의 중요한 시기인 삼국 정립기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치우친 마한역사문화권역 설정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 또한 한국 고대사회의 역사문화연구가 정치적 선입견이나 힘의 논리에 좌우되는 점에 경계심을 갖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최근 전라북도는 <역사문화권특별법> 관련 세미나를 거쳐 정리된 전북지역의 마한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하여 마한역사문화권에 전북지역을 포함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역사문화권정비법 제정을 지켜보면서 한 연구자로서의 바램은 숟가락 하나 덤으로 올려놓아 몫을 찾는 것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북지역의 마한을 밝혀내는 노력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02 18:21

전주문화재단, 코로나19 이후 ‘문화플랫폼’ 역할 강화

전주문화재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된 예술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문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강화한다. 특히 기업과 시민의 문화예술 후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단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신규 비전과 주요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재단은 올해 기업과 시민의 적극적인 문화예술 후원을 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모금이라는 좁은 의미의 후원보다 기업과 시민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소액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채널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것. 후원자 발굴유치, 예우 등 매개 활동을 통해 재단이 전주형 문화예술 후원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그린르네상스 프로젝트, 미디어북 콘텐츠 제작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를 고민한 사업들이 두드러졌다. 그린르네상스는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사회적국제적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환경문제를 문화예술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재단은 환경문제를 문화예술적으로 재해석한 창작품 제작과 실연을 지원하고, 관련 포럼을 열어 담론을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또 배우 등 지역 예술인과 협업해 지역 문인의 문학 작품을 오디오북, 전자책 등으로 제작하는 미디어북 콘텐츠 지원도 추진한다. 전주를 연고로 활약한 원로작고 문화예술인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고 정리기록하는 전주 백인의 자화상은 10주년 기념 아카이브 전시, 연구세미나를 진행한다. 전주문화재단 백옥선 대표이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일상화로 예술지원 패러다임의 전환과 새로운 예술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재단은 예술을 통한 회복과 공진화를 위해 선제적인 정책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02 18:13

대동사상기념사업회, 5일 ‘정여립 대동정신, 죽도 관광화’ 세미나

대동사상기념사업회(이사장 신정일)가 5일 오후 3시 진안문화의집에서 정여립 대동정신과 죽도 관광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에서 신 이사장이 죽도와 정여립의 대동사상, 조용헌 건국대 초빙교수가 서산과 사명당이 연루된 기축사화, 최영기 전주대 교수가 명승 죽도 어떻게 관광화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간다. 정여립은 조선 선조 때 천하는 공공한 물건인데 어찌 주인이 따로 정해져 있는가라며 평등사상을 주창한 인물이다. 그는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에서 대동계를 조직해 백성들과 함께 활을 쏘면서 몸을 단련하고, 죽도에 서실을 지어놓고 학문을 가르쳤다. 그러나 정여립에 관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해 그를 역사 인물로 다양하게 조명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대동사상기념사업회 신정일 이사장은 작은 기록들에서 그의 비범함에 대한 글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매우 혁신적이고 선진적인 사상을 주장하고 몸소 실천한 선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안타깝게 당쟁에 밀려 패자가 됐으며 온갖 불편한 얘기들을 포함해 반역자로 낙인찍혔고, 우리 지역까지 반역향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고 말했다. 죽도는 정여립이 생을 마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신 이사장은 죽도를 관광화하는 것은 정여립의 대동정신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그의 사상을 드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02 18:13

‘완주군 조선시대 타임캡슐’, 전라북도 지정문화재 되다

조선시대 전기 복식사와 지방유림 연구 등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는 완주 류세화류세무 분묘 출토 유물 2건이 전라북도 민속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 전라북도는 다음달 27일까지 문화재 지정 의견청취 후 최종심의회를 거쳐 지정을 확정한다. 2일 완주군에 따르면 류세화와 류세무는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터를 잡은 전주 류씨 류혼(柳渾)의 5세손 진학재(進學齋) 류팽성(柳彭成, 14831547)의 장자와 차남이다. 류세화, 류세무 분묘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전주 류씨 진학재공파가 완주군 둔산리에 선영(先塋)을 조성해 대대로 장지로 삼았는데, 1998년 이 일대를 전주과학산업연구단지로 조성하던 중 여러 무덤에서 다량의 부장품이 출토됨에 따라 전북대학교박물관의 긴급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류세화 분묘에서는 백자, 묘지명, 패옥과 구슬, 석제 인장, 청동거울과 청동수저 등 50점의 유물들이 출토됐으며, 류세무의 분묘에서는 백자, 묘지석, 벼루, 청동거울과 청동수저, 부채살, 붓 등 36점의 유물들이 출토됐다. 조선 전기(16C)에 활동한 무덤 주인의 신원이 명확해 해당 연대가 뚜렷하고, 조선시대 복식사와 상장례 풍속사 분야의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조선 전기 문인의 행적을 파악하는 사료의 가치와 조선시대 지방 유림의 부장품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왕미녀 문화관광과장은 앞으로도 국가 및 도지정문화재 지정 추진을 통해 소중한 완주군 향토문화유산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밝혀감으로써 완주군 역사자원에 대한 인식 제고와 역사 재정립 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국가 및 도 지정과 향토문화재를 포함해 총 59개의 지정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 문화재·학술
  • 김재호
  • 2021.03.02 17:33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