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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9개 문화예술회관, 지역 문화예술 진흥 ‘맞손’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비롯해 전북지역 9개 문화예술회관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31일 전당 연회장에는 고창문화의전당, 김제예술회관, 부안예술회관,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익산예술의전당, 전주한벽문화관, 정읍사예술회관, 춘향문화예술회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가나다순) 대표자들이 업무협약을 위해 모였다. 업무협약에 참여한 기관들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전북지회 회원기관이다. 이들은 어려운 지역 문화예술 환경을 극복하고자 지난해부터 전북지역이라도 하나로 힘을 합쳐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임직원들이 지역별로 찾아가 1대1 미팅을 추진해 지역이 예술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총 9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윤여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각 시군 문예회관들이 서로 힘을 합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이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와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지역 문화예술 정보 공유와 교류 협력 △공동 작품 기획제작투자 △우수공연에 대한 지역별 순회공연 △지역 대표 예술가예술단체 교류 공연 △운영 방식과 사업에 대한 벤치마킹 협조 등이다. 이러한 문예회관들의 교류 사업은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첫 사례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고창문화의전당, 부안예술회관이 공동 제작하는 태권유랑단, 녹두가 한문연 주관 문예회관예술단체 공연콘텐츠 공동제작 배급 프로그램에 선정돼 국비 1억300만 원을 확보했다. 태권유랑단, 녹두는 조선시대로 간 태권유랑단이 고창, 부안, 전주로 이동하며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이해하고 고군분투한다는 역사 판타지 창작극이다. 각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이 작품은 국악과 태권도를 결합한 퍼포먼스로 치열한 전투를 역동적으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역사적 정보와 흥미를 동시에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서현석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문화예술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 의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공연 콘텐츠의 공동 창작, 우수공연에 대한 지역별 순회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 사업들을 지역 문예회관들과 함께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31 18:1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기명숙 시인 - 도혜숙 ‘고요를 끓이다’

자신에게 망명하는 순간이 있다. 숨을 고를 사이도 없이 급류에 휩쓸리다가 자신을 읽은 눈동자 하나가 날개를 휘저어 구름을 찢고 등고선 밖으로 날아간다. 길이 눕는 곳을 찾아 헤매던 중 늑골에 갇혀있던 비밀이 열리면서 그이는 기꺼이 자상(自傷)을 입고 객창(客窓)에 젖는다. 나는 그이를 시인이라 부르련다. 도혜숙 시인의 발화(發話)는 고요하다. 시인의 절대음감인 침묵은 격정적이거나 격앙되지 않지만 최대의 울림통을 만들어 낸다. 그 속에 휘발되지 않은 것들의 서사가 있고 서정의 지류에서 건져 올린 진실의 실루엣 같은 것들이 보인다. 어떤 진실은 연약해서 또는 너무나 강력해서 도사리기만 할 뿐 말해지지 않는다. 시인은 고요해져야 떠오르는 진실의 방법을 터득했는지도 모르겠다. 이윽고 너와 당신의 진실이 함부로 발설되지 않고 온전하게 기거할 곳을 마련한다. 거기는 시인 자신의 공간이요 시간의 축적이기도 하다. 도혜숙 시인은 발설한 순간 훼손된 진실이라면, 내놓을 게 아니라 세상으로부터 지켜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오랜 시간 고민했을 것이다. 너무 쉽게 발설하는 진실들에는 고통의 패러독스가 없기 때문이다. 시인의 고요 속에는 이율배반적이게도 탈주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소용돌이친다. 낭창한 바이올린 소리, 피아노 연주음악, 러시아 민요가수의 노래와 먹먹한 빗소리. 그 시그널을 따라가다 보면 도처에 존재와 관계에 대한 페이소스가 짙다. 따라서 소리의 이미지를 침묵의 또 다른 버전으로 표현해내는데 시집 <고요를 끓이다>는 탁월하다. 그녀를 상념에 젖게 하는 것은 늙어가는 육체가 아니라 여성으로 살아오면서 생긴 기억들의 역류다. 정신과 육체가 교섭하는 또는 그 불일치 속에서 균열을 드러내는 육체의 시간이 한결 가벼워진 몸이 되어 춘삼월 눈발처럼 내린다. 그리고 욕망의 끝에 다다른 성자처럼 폐기처분하지 못하고 오래 품어온 이야기를 정갈하고 기품 있게 풀어놓는 것이다. 누구의 삶이든 너무 많이 말해지는 것들은 경계해야 한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사건건의 발화는 시의 길이 아니므로 시인은 침묵 사이사이 여백을 견지해야 했을 것이다. 이것이 고요를 끓이는 그녀의 방식이다. 너무 뻔하지도 야박하지도 않는 우아한 균형을 갖추고 있는 시인이 앞으로 길어 올릴 생성 값에 대해 모르지만 고요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어차피 아는 것을 쓰는 것은 시가 아니므로.

  • 문학·출판
  • 기고
  • 2021.03.31 18:13

제37회 전북연극제 4월8~10일 개최

대한민국연극제의 지역 예선대회인 전북연극제가 4월 둘째 주에 열린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는 제27회 전북연극제를 오는 4월 8일~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북연극제에서는 극단 까치동과 극단 하늘, 극단 둥지가 하루에 창작극 1개 작품씩을 초연한다. 극단 까치동(최기우 작, 정경선 연출)은 8일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작품 들꽃상여를 선보인다. 이 작품에서는 이름 한두 줄의 행적만 남은 수많은 동학관련 인물과 그들의 사연을 그려낸다. 자신의 집을 집강소로 내 준 동록개, 전주성 전투에서 숨진 소년장사 이복룡, 그리고 이름도 없이 산화한 개똥이와 언년이들이 묘사된다. 역사 속에 감춰진 진실을 들여다보기 위한 시도다. 극단 하늘(백성호 작, 조승철 연출)은 9일 와인 라이브클럽에서 일하는 소믈리에 정현과 보사노바 가수 나미의 관계를 그린 돈나푸가타, 여행을 무대에 올린다. 작품에서는 정현과 나미가 동거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서로 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나간다. 둘 사이에 우정과 위로, 상처를 주고받는 행위, 둘 사이의 결별과 재회의 반복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결국 나미는 정현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집을 떠나며, 재회의 공간으로 시칠리아가 형상화된다. 극단 둥지(문광수 작, 연출)는 10일 멧돼지가 나타난 상황을 두고 내면적으로 갈등하는 인간 군상을 그린 짐승:몰이를 선보인다. 짐승:몰이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남도대교에 출현한 두 마리의 멧돼지를 계기로 시작된다. 무대에서는 지역 간 책임을 떠넘기에 급급한 모습, 사살과 포획을 놓고 일어나는 찬반논쟁을 현실성 있게 그려낸다. 인간과 짐승의 대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이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묘사한다는 평가다. 연극제에서 심사는 한국연극협회 정두영 부이사장과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오지윤 이사, 전주시립극단 김영주 배우가 맡는다.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팀은 오는 7월8월 경북 예천, 안동 일대에서 열리는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진출하게 된다. 관람은 무료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70명만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3.30 19:43

전주시립극단 <산불> : 한국전쟁시기 서민들 고단했던 삶 그려내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순창 회문산의 어느 산골. 과부가 된 점례네 집 부엌에 탈영한 빨치산 규복이 숨어든다. 규복에게 동점심을 느낀 점례는 그를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주고 음식으로 허기를 채워준다. 결국 두 사람은 밀회를 하고, 이 장면을 사월이 목격한다. 3개월 후 대대적인 공비토벌 작전이 시작되고, 뒷산에 숨어있던 규복은 위기에 처한다. 전주시립극단이 제119회 정기 공연에 산불을 올린다. 고(故) 차범석 작가가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전쟁당시 회문산 촌락을 배경으로, 좌우 이데올로기 이념의 허구성과 인간 애욕 본성의 허망함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당시 서민들의 고단했던 삶을 무대 위에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평가도 받는다. 산불은 1962년 명동 국립국장에서 초연한 이후 지금까지도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연출가 이종훈 씨는 전북 지역 사투리로 원작을 번역해 전주 시민들에게는 더욱 익숙하고 투박한 모습으로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4월1일 오후 7시 30분, 4월3일 오후 3시, 7시에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 4월1일은 공연 50%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카카오톡으로 예매하거나 현장에서 전주시 거주 신분증을 제시하면 30% 할인이 적용된다.

  • 영화·연극
  • 김세희
  • 2021.03.30 19:43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 성립기의 대외교류

마한은 기원전 32세기경에 익산을 중심으로 만경강유역에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성립되었음이 문헌과 고고학적인 자료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 무렵 중국 중원지방에서는 진나라가 패권을 잡았던 전국시대가 끝나고 오늘날 중화민족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한나라가 유방에 의해 서안지역 일대에 건국되었다. 그런데 한강 이남의 대표적인 정치체인 마한이 성립, 성장하는 시기에 중국 중원의 한나라와 교류의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어 두 중심 지역 간의 교류를 살필 수 있게 된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진한조에 보면, 진한은 마한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노인들이 대대로 전하여 말하기를 우리들은 옛날 진나라의 고역을 피하여 한(韓)국으로 왔는데, 마한이 동쪽 땅을 분할하여 우리에게 주었다 그들의 말은 마한과 다르다 ....(후략) 라고 적고 있다. 또한 한조에는 후한(後漢)의 환제영제 말기에는 한(韓)과 예(濊)가 강성하여 한(漢)의 군현이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아 군현의 백성들이 한(韓)으로 유입되었다라 적고 있다. 이 기록을 통해 중국 전국시대부터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많은 유이민들이 마한 지역으로 이주해 왔으며, 간접적으로는 교류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데, 고고학적인 유물에서도 교류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1975년, 전주에서 김제로 넘어가는 도로변 완주군 상림리(현 전주시 완산구 상림동)에서 묘목을 캐다가 26자루의 중국식 동검이 발견되었다. 이 동검은 비파형이나 세형동검과 달리 칼날이 직선적이며, 칼날과 함께 일체형으로 주조된 손잡이의 중간에는 마디모양의 돌기가 있는 점이 특징이다. 검의 길이는 45cm47cm로 다양하기 때문에 동일한 용범(거푸집)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특히 사용흔이 없기 때문에 아직 유통 이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최근 자연과학적 분석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한반도산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중국에서 건너온 장인에 의해 제작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87년에는 익산 평장리에서 농로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세형동검 2점, 동모, 동과, 동경 파편이 발견되었는데, 토광묘로 추정되는 유구는 이미 완전하게 파괴된 상태였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주변을 정리한 결과, 구름무늬 바탕에 풀잎과 이무기로 장식한 청동거울 곧 「雲地四葉四?銅鏡」이 작은 파편으로 수습되었다. 이 동경은 복원 결과, 직경 13.4cm 정도이며 전한(前漢)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최근 익산 신흥정수장의 북서쪽에 형성된 장자산의 서쪽과 남쪽 능선 일원의 지표조사 과정에서 진나라 시황제 때부터 전한시대(기원전 118년)까지 주조된 동전인 반량전(半兩錢) 2점이 발견되었다. 동전의 전체적인 형태는 원형의 외격에 살짝 둥근 테두리가 형성되어 있으며, 방형의 내곽이 뚫려있다. 부식이 심한 편이이어서 半자의 일부는 부식으로 훼손되었으나 兩자는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된다. 반량전의 외곽 직경은 각각 2.35cm, 2.45㎝, 내곽 폭은 각각 0.8cm, 0.85㎝로서 거의 같은 크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중국이나 일본제 유물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자료를 통해 마한은 성립 이후 성장과정에서 활발하게 대외교류 활동을 해 왔음을 읽어낼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30 19:43

여성 초헌관, 정읍 무성서원 역사 최초 ‘첫 술잔’ 올렸다

정읍 무성서원 역사상 처음으로 향사(서원 제사)에서 여성이 초헌관을 맡아 첫 술잔을 올렸다. 한국의 서원 역사 600여 년 동안 여성이 초헌관으로 임명된 것은 지난해 안동 도산서원 이후 두 번째다. 여성 초헌관은 그동안 남성이 중심이 돼 제례를 올렸던 전통에서 금녀의 벽을 허문 일로 평가받는다. 종묘제례에서는 초헌관을 임금이 맡을 정도로 중요하고 상징적인 역할이기 때문이다. 30일 오전 11시 정읍시 칠보면 무성서원 태산사에서는 최치원 등 7현을 추모하는 춘계 향사가 봉행됐다. 이날 초헌관은 이배용(74) 한국의서원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이 맡았다. 이 사장은 지난해 서원 역사 최초로 여성 초헌관으로 임명된 바 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서원 9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이끈 인물이다. 20062010년 이화여대 총장을 지냈고, 2017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장을 했다. 이날 초헌관을 맡은 이 이사장은 향사가 시작되자 유사를 따라 태산사에 입장했다. 그는 초헌관으로서 첫 술잔을 올린 뒤 아헌관, 종헌관이 차례로 술잔을 올렸다. 특히 무성서원은 여성 초헌관 임명 외에도 한문으로만 읽어온 축문을 국한문 혼용으로 대체해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도산서원과 무성서원에서 첫 여성 초헌관으로 기록된 이 이사장은 여성 초헌관은 강요와 투쟁이 아닌, 인정과 존중의 결과이다. 이는 서로 존중하는 상생의 시대를 향한 주춧돌을 놓았다는 뜻이라며 지난해는 동쪽(도산서원), 올해는 서쪽(무성서원)에서 초헌관으로 참여함으로써 양성 화합뿐만 아니라 동서 화합의 의미를 더하게 됐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그는 이어 서원의 보편적인 가치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인성 교육의 본산이라는 데 있다. 특히 인격 수양에 있어 인간의 이치인 인의예지신은 시대가 변해도 바뀌지 않는 가치이자 우리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며 이러한 서원의 가치는 미래를 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30 19:24

전북문화관광재단 사태, 기성예술인들도 ‘목소리’

지난 29일 전북문화관광재단 앞에서 전북문화예술인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전북지역 청년 문화예술인들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중앙 공모사업 이의제기 사태와 관련해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기성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보태겠다며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이하 전북예총) 대외정책위원회는 30일 지난 29일 도내 청년 문화예술단체 30곳이 전북문화관광재단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를 보며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원로이자 선배 단체로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번 일을 포함해 재단의 각종 지원금 심사 문제 등 잘못된 점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예총 대외정책위원회 이석규 회장은 전북예총에서는 재단의 각종 지원금 심사 불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개선이나 시정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북예총은 집회 신고까지 할 정도로 사안을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북예총은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옛 문진금)과 관련해 지원단체에 대한 유사단체 검증, 단체와 개인간 이중구조 파악, 심사위원 선정 공정성 확보 등을 요구해왔다. 또 전북예총은 문화예술단체와의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올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선정 규정 변경을 시도한 일에 대해서도 밀실 행정이라며 비판했다. 이 회장은 재단은 예술인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일련의 상황은 재단이 설립되기 이전보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이제라도 재단이 설립 취지와 본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전북작가회의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심사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원금 수령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전북작가회의는 재단은 도 예산과 공적 기금을 집행하는 기관으로 그 집행 대상을 선정하는 데 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는 기본적인 선결 조건이다. 그러나 이번 선정 결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의 지원 금액 결정, 심사위원 선정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우수한 평점에도 예산이 70% 감액된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원 금액 결정에 대한 심사 기준은 공모 요강에 따로 적시되지 않았다. 또 심사위원 구성과 관련해 진보문학계 인사가 배제됐다는 것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전북작가회의는 재단의 사과와 지원금 수령 거부에 대한 해결책 제시, 재발 방지를 위한 심사 규정과 심사위원 배정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30 18:49

“한지 대중화 꾀한다” 전주한지문화축제 5월 5일부터 한달 간

한지의 멋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전주한지문화축제가 5월 5일 개막해 한 달간 이어진다. 전주시와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김선태)는 오는 5월 5일부터 6월 초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제25회 전주한지문화축제를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함께 한 지금, 한지를 맞들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주한지문화축제는 5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현장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한 뒤 6월 초 전주한지패션쇼로 대미를 장식한다. 제27회 전국한지공예대전과 전주한지국제패션쇼, 전국한지패션디자인경진대회 등 매년 이어져왔던 행사와 다양한 체험 교실이 열린다. 신규 프로그램으로 전주한지의 쓰임새를 확장하기 위한 한지 응용상품 공모전이 눈길을 끈다.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아이디어는 한지의 대중화와 생활화, 산업화를 이끌 수 있도록 전주한지 제조업체와 함께 실효성 있게 발전시킨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이탈리아와 바티칸의 지류 및 복원 전문가가 화상으로 참여해 전주한지의 우수성과 가치를 높일 방안과 향후 발전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선태 전주한지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추진하되 온라인 중심의 안전한 행사로 열 것이라고 했다. 최락기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25주년을 맞이한 전주의 대표축제인 전주한지문화축제가 한지인들과 시민이 맞들어 만드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전주한지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계하는 등 전주한지산업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21.03.29 19:11

전주 민간공연장 ‘서학예술극장’ 4월 1일 개관

소극장 문화라고 하면 연극 분야를 가장 많이 떠올리지만, 국악 분야도 작은 실내에서 즐겼던 예술입니다. 국악의 진정한 멋과 맛을 알리기 위해선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죠. 이것이 서학예술극장을 개관하게 된 큰 이유입니다. 전통예술을 근간으로 창작 활동을 해온 타악연희원 아퀴가 다음 달 1일 전주지역 민간공연장인 서학예술극장의 문을 연다. 서학예술극장은 최대 80석 규모로 소형 공연을 지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타악연희원 아퀴 박종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위축된 공연계는 대형화와 소형화로 양분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서학예술극장은 소형 공연을 지향하며 공연자와 관객이 더욱더 가깝게 소통하고, 나아가 팬미팅 형식으로 공연자와 관객이 정기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학예술극장은 대중이 국악을 더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이색 산조의 밤, 판소리 눈대목 대결, JAZZ in 정악 등의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또 국악과 학생들의 졸업연주회, 개인발표회를 위한 무료 대관도 지원할 계획이다. 서학예술극장 이여송 대표는 비대면 시대에서 작은 대면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서학예술극장을 준비했다. 작은 공간이 공연자와 관객간 소통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서학예술극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잊혔던 공연의 감동을 되찾는 공간으로 사랑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29 18:23

임실 오궁리미술촌 일곱 작가, 전주 봄나들이 전시

임실 오궁리미술촌 일곱 작가들이 모처럼 전주로 나들이 전시를 나왔다. 오궁리미술촌 상주작가들이 다음 달 9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를 연다. 최범홍 도예가, 전병관박승만권성수소신영 조각가, 최현 서양화가, 김경희 동양화가 등 일곱 작가다. 상주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를 하는 것은 5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도예, 조각, 서양화, 동양화 등 작가들의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오궁리미술촌은 1995년 전국 최초로 폐교를 활용해 조성된 미술문화공간이다. 2003년에는 전국문닫은학교연합회를 창립해 관련 예술제를 이어왔다. 5년 전, 예술제의 맥이 끊기면서 이후로는 단체전을 열지 못했다. 오궁리미술촌 대표 최범홍 도예가는 지쳐가고 있는 많은 누군가에게 봄이 되고 싶어서 그리고 오궁리미술촌의 일곱 작가끼리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주기 위해 봄나들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전시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폐교 건물이 안타까운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오궁리미술촌은 26년 간 예술가의 창작공간으로서 작가의 삶, 그 굴곡조차 묵묵히 지켜보며 품어 준 소중한 공간이라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오늘도 내일도 이 소박한 공간의 빈틈을 일곱 작가의 향기로 덧대가며 우리의 꿈을 써 내려 가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문민주
  • 2021.03.29 18:23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어머니와 함께하는 그림 여정

익산 소재 모던갤러리에서 2019년 6월에 어머니와 함께하는 그림 여정이라는 타이틀의 전시가 열린 일이 있었다. 그 전시회는 인간극장이라는 TV 프로가 거의 동시에 방영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기현상이 벌어졌다. 전국에서 관객들이 몰려와 미쳐 그림들을 벽면에 걸지도 못한 상황에서도 그림이 팔리는, 마치 도매시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어머니 김두엽 작가와 아들 이현영 작가의 모자 전이었는데 그들의 우여곡절 한 삶이 방송을 통해 전국을 강타하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매스컴의 위력이라지만 그런 전시 풍경이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이다. 아들 이현영 작가는 어렸을 적부터 주위에서 인정받은 탄탄한 실력으로 정확한 소묘에 근거하면서도 대상을 아련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점묘 방식으로 표현하고 어머니 김두엽 작가는 비상한 두뇌로 당신의 모든 추억을 소환하여 작은 종이에 큰 행복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1928년생인 김두엽 작가는 83세에 처음으로 그림을 시작하였다 하니 미국의 국민화가라 불리는 모지스 할머니의 76세의 그림 입문보다 더 늦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나는 이미 유튜브 영상을 통해 김두엽 작가를 알고 있었다. 일반인들에게 나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강의 자료를 찾다가 발견했었다. 그 유튜브 영상에서 화가 아들이 무심코 어머니 옆을 지나다가 어머니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더니, 나무젓가락을 깎아 주면서 이럴 때는 이것으로 해봐요.라고 했다. 내 기억으로는 그림에서 나뭇가지를 표현하는 것을 보고 그랬지 싶다. 기술의 전수가 아니라 재료의 선택에 일조했을 뿐이다. 모자의 일상은 항상 조용한 신뢰가 있는 듯했다. 참고로 모지스 할머니는 88세에 오늘의 젊은 여성상을 받았고, 93세에 타임스지 모델이 되었으며, 100번째 생일은 모지스의 날로 제정되었다. 얼마 전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이 4억 원에 팔렸다는 소식도 들었다. 어머니 김두엽 작가도 부디 오래 사셔서 더 큰 영광을 누리시기를 바란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9 18:23

프랑스기록원 문서 전주 한지일 가능성 있어

프랑스 국립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가 고려시기 전주에서 생산한 한지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가 중국 원(元)나라 간섭을 받던 13세기~14세기 당시 전주목(全州牧)에 속했던 소양면(완주군)에서 한지를 생산하고 있던 데다, 당시 전주한지가 품질이 좋아 불교 간행물과 왕실 진상물로서 가치가 높았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고려 출신으로 원나라 환관이 된 고용보와의 연관성도 거론된다. 29일 한스리그(한지, 한복, 한옥, 한식 분야 전문가 단체) 등에 따르면, 고려시기 전주목이었던 소양면 등지에서는 한지 생산량이 높았다. 전주한지의 원료인 닥나무의 재배가 제도화돼 지방관아에서 닥나무 밭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고려시대 왕실의 진상물로서 전주한지는 생산량과 품질면에서 높이 평가됐다고 나와 있다. 실제 고려 공민왕대(1361년) 전주 원암사에서 불교경전인 불조삼경(佛祖三經)이 간행된 사실이 확인된다. 보물로 지정된 이 책에는 원나라 혜종의 세 번째 연호인 지정(至正)과 출간연대, 간행장소, 간행자. 도와준 사람에 대한 기록이 나와 있다. 전북 문화재 의원을 지낸 이태영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원암사 일대에서도 닥나무를 재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사찰에서 책을 간행할 정도면 (공민왕) 이전부터 높은 한지생산량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국립기록원에 있는 고려한지로 추정되는 문서를 두고도 전주에서 생산된 한지일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이 교수는 개연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지만 프랑스에 있는 한지의 질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한지의 촉감과 책에 따라 생산지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를 본관으로 둔 원나라 환관 고용보와의 연관성도 거론된다. 고용보는 1310년대 원나라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며, 1340년대부터 사신으로 파견돼 고려의 정치에 간섭했다. 한스리그 관계자는 교황 요한 22세와 충숙왕이 서신을 주고 받았다고 추정되는 1333년은 고용보가 원에서 공녀인 기씨(훗날 기황후)를 궁녀로 추천하면서 실권을 잡던 시기라며 당시 고려가 원에서 바치던 종이 등 진상품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 문화재·학술
  • 김세희
  • 2021.03.29 18:21

문화재청, 무령왕릉 발굴 50주년 기념 사진공모전 개최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전국 사진공모전 우리들의 시간 in 백제 왕릉을 개최한다. 연구소는 시민과 함께 백제문화의 가치를 느끼고 백제 고분에서 보냈던 소중한 시간을 떠올려보길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공모전을 기획했다. 무령왕릉 발굴 50주년을 기념하는 문화유산 활용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모전은 29일부터 7월31일까지 진행된다. 공모 내용은 백제 웅진에서 사비기의 왕릉을 주제로 촬영한 사진으로 익산의 쌍릉, 공주 송산리고분군, 부여 능산리 고분군 일대에서 촬영한 사진이 해당된다. 참여를 희망하는 응모자는 촬영 날짜의 제한 없이 1인 2작품을 기한 내 제출하면 된다. 작품 규격은 앨범 속 오래된 수학여행 사진과 휴대폰에 저장해둔 사진 등 2MB 이상의 디지털휴대폰 카메라 사진이면 모두 가능하다. 심사는 일반인과 청소년 부문으로 나뉘어 총 28개 작품에 대해 시상하게 된다. 우선 일반인 부문은 △대상 1점(문화재청장상, 50만원 상당 상품권) △금상 3점(국립문화재연구소장상, 30만원 상당 상품권) △은상 6점(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상, 20만원 상당 상품권) △동상 9점(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상, 10만원 상당 상품권) 으로 총 19점이 선정된다. 청소년 부문은 △초등부 3점 △중등부 3점 △고등부 3점(각 익산시장상, 공주시장상, 부여군수상, 부상 별도 없음)으로 총 9점이 선정되며 이외에 입선 32점을 추가 선정해 기념품을 수여한다. 수상작은 오는 9월1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누리집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 전시회가 함께 개최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누리집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21.03.29 17:32

“대중이 허용할 수 있는 역사적 상상력의 선을 넘은 게 원인”

전북 역사학자들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지난 26일 폐지된 원인으로 과도한 역사적 상상력을 꼽았다. 퓨전사극이라고 해도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 등을 묘사할 때는 일정 부분 사료에 기초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중이 허용할 수 있는 허구적 상상력의 범주를 넘어선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앞으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하는 사극(史劇)과 일반 드라마의 범주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논란의 장면과 역사 왜곡 문제 논란은 음식이나 의상에 중국식 소품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드라마에는 중국풍으로 꾸며진 조선의 기생집이 나오고, 상에는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 등장했다. 그러나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역사 왜곡 문제가 더 불거졌다. 특히 실존 인물을 다룬 부분은 전주 이씨 종친회(전주이씨대동종약원)의 반발을 불러왔다. 조선 태종이 환상을 보고 백성을 살육하는 학살자로,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이 6대조 할아버지를 욕하는 패륜아로 묘사됐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 속 태종과 세종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부분이다. 태종은 왕자의 난을 일으킨 주역이긴 하지만, 백성을 구휼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에 따르면, 수확 상황을 조사해서 세금을 감면해주는 답험손실법과 백성들에게 무이자로 곡식을 빌려주는 의창제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한 왕이었다. 세종은 가장 유교적인 질서에 충실했던 왕으로 신중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세종실록에는 세종의 인물됨을 무겁고 굳세며 점잖다고 평하고 있다. △전북 역사학자 진단과 제언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중이던 드라마가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폐지된 사실을 두고 전북 역사학자들은 다양한 진단과 전망을 내놓았다. 나종우 전북문화원연합회장(원광대 명예교수)은 실존 역사인물인 태종과 세종을 두고 지나칠 정도로 상상력을 입히다 보니 왜곡 논란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나 회장은 예를 들어 고려 태조 왕건이 말을 타고 A지역에서 B지역으로 이동했다고 할 때, 사료에 서술되지 않은 중간 과정에 상상력을 입히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존재하는 사실을 심하게 왜곡해서 꾸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퓨전사극이라고 해도 역사적인 사실과 가치관, 교훈을 염두에 두고 제작해야 한다며 너무 흥미 위주로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동희 예원예술대 교수(전 전주역사박물관장)는 대중들이 퓨전사극에 허용하던 상상의 범주를 넘어선 게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며 기존보다 사극에 나오는 허구적인 스토리를 보는 시선이 관대해졌어도 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계기로 분석했다. 이어 사극에서 역사적 사실을 어느 정도 가공할 수는 있다고 본다며 다만 사실을 토대로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문종 전북대 교수는 역사 왜곡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실과 완전히 다르거나 허구적인 부분을 명확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 드라마는 드라마로 끝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극과 일반 드라마의 영역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03.28 17:09

국립민속국악원 ‘다담’ 올해 첫 공연, 김혜순 명장 한복 이야기

한복 디자이너에게 한복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오는 31일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리는 국악콘서트 <다담>에서 가장 핫한 패션, 한복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는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출연한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을 한복의 길로 이끌어준 고(故) 허영 선생님에 대한 회고, 드라마 황진이와 영화 광해, 서편제, 천년학 의상 제작에 관한 에피소드, 고향에서의 후학 양성과 재능기부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할 계획이다. 최근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복 기획전시 Dialogue-상춘곡(賞春曲)에 관한 배경도 들려준다. 이후 열리는 우리음악 즐기기에는 타악기 연주자 김소라가 출연해 Landscape, 밤을 삼킨 별 등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김소라는 지난 2018년 세계월드뮤직 엑스포 WOMEX18, 북미 월드뮤직서밋 Mundial Montreal 공식쇼케이스 아티스트를 통해 유럽과 북미에서 데뷔한 후,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관람은 사전 예약제(선착순 150명)로 진행하며, 예약은 전화 또는 국립민속국악원 카카오톡채널로 가능하다.

  • 전시·공연
  • 김세희
  • 2021.03.28 17:09

전북 문화예술인들 “전북문화관광재단 공개 사과하라”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중앙 공모사업 선정 과정에서 지역 민간 문화예술단체와 대립각을 세운 전북문화관광재단에 공개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아이엠은 28일 성명서를 통해 지역문화진흥원의 청춘마이크 공모사업 진행 과정에서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보여준 옹졸하고 부끄러운 행태에 깊은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고 규탄했다. 아이엠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대한 재단의 무지, 자체적인 확인 과정도 없이 다짜고짜 공문을 접수하는 경솔함, 유선전화를 통해 아이엠을 음해하는 등 비공식적인 방법을 동원해 진흥원을 압박하는 오만함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낄 지경이라며 사태 발생 후 민간 문화예술단체와의 대결 구도를 해결해 보려는 일체의 노력도 없이, 마치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변명과 회피만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허탈함을 감출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단은 도내 문화예술단체를 육성하고 지원함으로써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역할의 기반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대한 존중과 신뢰라며 지원해주는 갑이 아니라 마땅히 협력하는 파트너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엠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단체에 대한 재단의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의사결정 과정의 책임 관계자를 징계하고, 합리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서에는 아이엠을 중심으로 문화연구창, 혼불기념사업회, 창작극회, 극단 용, 무대지기, 극예술연구회 봄날에 등 30개 문화예술단체가 뜻을 함께했다. 아이엠은 29일 오전 10시 전북문화관광재단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03.28 17:07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실장의 전통문화 바라보기] 강암 송성용의 “괴석도”

강암 송성용의 괴석도. 강암 선생의 괴석도에는 괴석을 그린 모습이 기이하고 의미가 깊다 하겠지만 괴석과 함께 어우러진 강암의 문장이 더욱 작품을 빛나게 한다. 괴석의 자태와 글이 조화롭게 표현되어 무심코 지나쳤던 석물의 존재감을 다시금 돌이켜 본다. 한문으로 된 문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명당이나 커다란 집을 지을 때 쓰일 것이라고는 감히 바라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다듬잇돌이나 맷돌이 될 수도 없었다. 단지 사람들이 감상용으로 눈여겨 돌아 보아주는 돌이 되고 싶었다. 하찮은 벌레인 이처럼 작은 것도 수레바퀴처럼 볼 수 있는 안목으로 이 돌을 본다면 마치 태화봉이 불끈 솟아오르고 안개와 노을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보여서 사람들로 하여금 옷깃을 여미고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들 것이다. -중략- 보잘것없는 석물도 예로부터 쓰임이 많았다. 집을 짓기 위해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생활을 위한 방편의 수용으로도 크고 작은 돌은 활용되었다. 때론 전쟁터의 도구로도 사용되었으니 모든 석물은 강암 선생의 글처럼 태화봉처럼 솟고 안개와 노을같이 용솟음쳤으리라. 돌의 쓰임은 그렇게 역사를 잇고 전해지며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돌은 몸을 고치는 약재로 쓰였으며 마음의 수양을 위한 악기의 재료로도 사용되었다. 이 두 가지의 특별한 역할은 매우 지대하며 부여하는 의미가 크다. 석물은 예로부터 견고함, 영속성 때문에 한의학에서 많은 관심과 연구로 그 효능이 전해져 온다. 한의학의 본초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남아 있는데 대표적 의서인 <동의보감>에 약으로 쓰인 돌의 종류는 무려 55가지라 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백반, 공청, 석담, 자석, 초석, 소금은 연단술이나 의학에 중시했던 약의 종류라 논했다. 주사와 웅황은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효용이 있으며 운모와 종유석은 몸을 튼튼하게 하고 원기를 북돋는다 했다. 눈병에는 공청, 인후병엔 붕사 등 참으로 신박한 옥석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많은 돌은 이처럼 사람의 몸을 고치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니 괴석도에 나온 강암 선생의 글이 무색하지 않은 이유가 그 하나다. 예로부터 전통 악기를 만드는 재료에는 8종의 재료가 사용되었는데 그 역사적 사료는 <증보문헌비고>에 있다. 악기의 재료를 모두 8가지 재료, 8음이라 칭하고 금, 석, 사, 죽, 포, 토, 혁, 목이라 했다. 그중 돌로 재료를 쓴 것은 석부라 불렀으며 종류로는 편경과 특경이 있다. 편경은 선왕의 제사인 제례악에 쓰여 그 활용도와 음악적 근엄함은 타 재료 군과 비해 함축된 의미가 컸다. 또한, 그러한 석부의 악기를 옮기다 파손이 되면 태장을 맞고 귀향살이형까지 받았다고 하니 돌로 만든 전통악기의 존재감은 괴석도에 나온 문장처럼 크며 영화롭기까지 하다. 악기의 소리는 영롱하되 크지 않으며 간사하지 않고 그 소리는 근엄하다. 울림 소리의 장중함이 마음을 움직이니 먹는 약재의 효능보다 미약하지 않았으리라. 이렇듯 괴석도의 문장처럼 무심코 지나친 하찮은 돌도 하나하나 역할과 명분이 있고 그 쓰임새가 있으니 모든 만물은 본분과 저마다의 활용에 따라 세상을 움직이고 역사를 바꾼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03.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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