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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내달 1∼4일 싱가포르·필리핀 방문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 달 1∼4일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다고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이 27일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통령은 1일부터 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로렌스 웡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친교 오찬,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대통령과의 면담, 국빈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아울러 양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인공지능(AI) 분야 경제 교류를 위한 회의인 ‘AI 커넥트 서밋’에도 참석해 관련 분야 종사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강 대변인은 “싱가포르는 역내 자유무역 질서를 선도하는 교통, 물류 및 금융의 허브”라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통상·투자·인프라 등 기존 협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AI와 원전 등 미래 유망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3일에는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해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갖고 비즈니스 포럼 등 일정을 소화한다. 강 대변인은 “필리핀은 동남아시아 최초의 수교 국가이자,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한국 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이라며 “특히 양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3월 3일은 수교 77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방산·인프라·통상 등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원전·조선·핵심광물·AI 등 미래 유망 분야 협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강 대변인은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필리핀과 내년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에 대한 양자 방문을 통해 작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천명한 ‘CSP 비전’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김준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2.27 17:09

[타운홀 미팅]“송전망·기본소득·공공의료”…전북 도민 질문 쏟아진 타운홀

전북 도민들은 27일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린 ‘전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역 과제와 현안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날 질문은 청년 일자리와 산업 전환, 공공의료, 송전망 갈등, 농촌 정착과 기본소득까지 폭넓게 이뤄졌고, 이 대통령은 “지역이 체감하는 이익이 반영되도록 제도를 새로 짜겠다”고 답했다. 먼저 익산거주 식품 창업 청년이 “K-푸드가 바이오 분야에 부속돼 정책에서 소외되는 느낌”이라며 전북을 ‘K-푸드 창업 도시’로 키울 전폭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식품클러스터 안에 ‘K-푸드 창업 사관학교’를 마련하는 구상을 언급하며 예비 단계부터 성장을 돕는 체계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남원에서 온 시민은 “공공의료 관련 법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이제는 신속하게 결단해 달라”고 했고, 주민 주도의 마을 기본소득 사례를 들어 “현장에서 확인하고 정책으로 확산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부안의 한 청년 창업자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전선로 구축을 두고 “계획 단계부터 지역 합의와 이익 공유가 설계돼야 한다”며 상설 협의체, 이익공유 제도(전기요금 차등 등)와 청년 직무 연계형 교육·일자리 제도화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안을 “청와대의 제일 큰 고민”이라고 언급하며, 앞으로 분산형 전원 체계로 갈수록 생산지와 수요지의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전기만 만들어 수도권으로 보내려 하면 ‘에너지 식민지’라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며 “건설 과정에서 지역 이익이 반영되는 방안으로 크게 새로 짜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해법으로는 송전망 확충과 함께 해당 지역에 대규모 전력 수요 시설을 유치하는 방식을 제시하며, 이를 위해 인프라·교육·정주 여건을 갖춰 기업 유치를 총력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읍 주민은 산업단지 내 소각발전소(폐기물·SRF) 추진 과정의 절차 문제를 바로잡아 달라는 요구와 함께 송전선로 갈등 우려를 내비쳤다. 또 다른 정읍 주민은 새만금에 ‘햄프(산업용 대마)’ 전주기 클러스터를 구축해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헴프에 대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아울러 전주에서는 “군산에서 현대차그룹과 맺은 투자 협약이 오래 기다린 소식이었다”며 “이 사업이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전북에 뿌리내리도록 정부가 끝까지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전북이 피지컬 AI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부지 선정 논란과 지역 인력 한계, 실증 단계에서 사업화로 넘어가는 과정의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하며 맞춤 특례 지원을 간곡히 요청했다. 무주에선 기본소득과 저출생 대응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무주의 한 시민은 “연간 신생아가 50명 수준”이라며 돌봄·소득 지원 확대를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농어촌 기본소득의 성과를 보며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시범 사례에서 인구 증가와 지역상권 회복이 나타났다고 언급하며, ‘퍼주기’ 비판에 대해선 “지역화폐로 동네 경제를 살리는 정책 판단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라 다음에도 전북에 올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변화를 체감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2.27 16:40

완주군 ‘500원 버스 시대’ 열린다

완주군이 13개 읍·면 전역을 하나로 묶는 ‘완주형 공영마을버스 체계’를 마침내 완성하며 농촌교통의 모델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완주군은 오는 3월 말 고산북부권(고산·비봉·운주·화산·동상·경천) 공영마을버스 운행에 들어갈 예정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21년 이서면을 시작으로 소양·구이·상관·동상(2022년), 삼례(2024년), 봉동·용진(2026년 1월)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정착시켜 온 공영체계가 완성된다. 특히 군은 2023년 12월 고산북부권 노선권을 매입하고, 2024년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한 데 이어 2025년 차량 구입과 편의시설 설치를 마무리하며 공영제 전환의 기반을 다졌다. 전북 최초이자 전국 기초지자체 단위에서도 보기 드문 대규모 공영모델이라는 평가다. 공영제에 가장 큰 효과는 요금 인하와 교통 소외지역의 주민 편의성이다. 고산북부권 버스요금은 기존 1,700원에서 500원으로 대폭 낮아진다. 배차 간격과 시간표 역시 주민 수요를 반영해 조정되면서 교통 소외지역의 이동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완주군은 공영마을버스 개편과 함께 미래형 교통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봉동교 일원을 시외·시내·마을버스가 연결되는 ‘교통 허브’로 조성하고, 주요 읍·면에 환승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여기에 수소버스 4대, 전기 대형버스 2대, 전기 중형버스 6대 등 총 12대의 친환경 버스를 도입한다. 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전기차 충전시설도 2월 중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운영은 완주시설관리공단이 맡는다. 고산북부권까지 확대되면 총 46대의 버스와 105명의 운전원을 관리하게 된다. 3월 초 운전원 채용을 마무리하고, 중순 임시 운행을 거쳐 말일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간다. 완주군은 앞으로 읍·면을 잇는 순환노선과 관광노선 도입, 수요응답형(DRT) 콜버스 개선 및 호출벨 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통합 교통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형 대중교통 모델의 완성은 주민 이동권 보장이라는 복지를 넘어 미래 도시로 나아가는 핵심 동력”이라며 “전국이 주목하는 선도적인 성공 사례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원용 기자

  • 완주
  • 김원용
  • 2026.02.27 16:32

[타운홀 미팅] 李 대통령 “지산지소 원칙, 해당 지역에 전력 수요시설 만드는 것이 정답”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 미팅 주민제안에서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탑 문제와 ‘지산지소(地産地消)’ 원칙을 둘러싼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이날 이 대통령은 “생산된 전기를 외지로 쭉쭉 뽑아내는 방식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라며 “해당 지역에 대규모 전력 수요 시설을 만드는 것이 정답”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인력 부족과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지역 이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정부는 산업 인프라를 최대한 구축하고 교육시설을 강화해 인재를 양성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조건으로 기업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부에서 만든 전기를 수도권으로 대규모 송전하려 하면 지역 곳곳에서 막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미팅에 참석한 김용범 정책실장도 “현재 4명의 장관이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송전망 건설 과정에서 지역 이익이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심각하고 진중한 말투로 “이 문제는 청와대의 중요한 고민거리로,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송전망 갈등이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정책 조율 과제임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대통령의 발언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첨단산업 육성 전략 속에서 전력의 지역 내 소비 기반을 강화하고, 송전망 구축에 따른 지역 갈등을 제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정부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세종 기자

  • 정부
  • 백세종
  • 2026.02.27 16:18

[현대차 새만금 투자]김용범 실장 “미래 에너지와 첨단 제조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모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7일 현대자동차그룹이 새만금에 9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새만금이 대한민국 지역 균형 발전의 상징적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 의미를 짚으며 “작년 6월 정책실장 일을 맡으면서 대통령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당부였다”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기업이 ‘답’”이라고 적었다. 앵커기업 하나가 자리 잡음으로써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고, 이를 중심으로 학교·연구기관·협력사가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이번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단순히 공장 하나를 더 짓는 일이 아니다”며 “새만금 현대는 태양광 전력을 활용하고 수소 생산까지 연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래 에너지와 첨단 제조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여기에 AI·로봇 산업과 ‘지산지소(地産地消)’ 에너지 체계가 맞물린다면 우리 지역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새만금의 ‘로봇 파운드리(위탁 생산 및 제조 거점)’로의 성장 비전 제시이다. 김 실장은 “새만금이 ‘로봇 파운드리’의 거점이자 AI 로봇 시대를 이끄는 세계적 중심 도시로 성장한다면 그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며 “생산기지를 넘어 설계와 제조, 실증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거대한 산업 생태계가 이곳에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35년 가까운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전북도민들에게 이제야 비로소 구체적인 방향을 말씀드릴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투자가 수소와 로봇이 중심이 되는 미래 도시로 가는 확실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투자가 인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삶의 질’ 개선을 강조했다. 김 실장은 “공장만 들어선다고 해서 사람이 저절로 모이지는 않는다”며 “기업이 ‘일터’를 만든다면, 정부는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삶터’를 책임져야 한다”며 교육과 의료, 문화 인프라 확충을 약속했다. 이어 “현대차를 비롯해 산업부, 국토부, 과기부 등 관계 부처와 새만금개발청이 든든한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면서 “신속한 인허가는 물론 자율주행 인프라와 로봇 부품 산업단지 조성, 안정적인 전력 공급까지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현대차의 이번 결단을 ‘남행열차’에 비유하며 “이 기분 좋은 흐름이 더 많은 기업과 사람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거창한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변화로, 새만금이 그 변화를 증명하는 첫 번째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김준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2.27 15:29

李대통령, 새만금 ‘AI 수소시티’ 전시 관람…“첨단기술로 국민 안전 지켜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 협약식’ 행사에 앞서 행사장 내에 마련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첨단 기술 전시를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전시 관람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관계부처 장관들이 동행했다. 부스에는 새만금에 구현될 AI 수소시티 구상을 담은 디오라마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활용 수전해 플랜트, 생산된 수소를 전기로 전환하는 연료전지 발전기, 새만금에서 생산될 자율주행 휠 로봇 ‘모베드(MobED)’ 등이 전시됐다. 이 대통령은 먼저 AI 수소시티 디오라마 앞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수소가 도시 전반에 활용되는 과정에 대해 보고받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구체적으로 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창환 현대차그룹 부사장은 “재생에너지 기반 수전해 설비에서 생산된 청정수소가 모빌리티와 산업, 건물 등 도시 전반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AI와 로봇 기술이 결합되어 도시 운영을 실시간 최적화하는 미래형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휴머노이드·자율주행·안내 로봇과 물류 로봇 등 전시 구역을 차례로 둘러봤으며, 특히 경사지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는 자율주행 휠 로봇 ‘모베드(MobED)’의 실제 도시 환경에서의 적용 방안과 확장성을 주목했다. 최리군 현대차그룹 상무는 “모베드는 네 개의 바퀴가 독립 구동되어 지형이나 경사로에 상관없이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며 “일반 배송은 물론 의료·돌봄 서비스, 재난 대응 등 수소 AI 시티 전반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관람 도중 이 대통령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소방청에 무인소방로봇을 기증한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현장에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데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에 정의선 회장은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반영해 무인소방로봇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관람을 마친 이 대통령은 본 행사인 ‘새만금 로봇·수소·AI시티 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김준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2.27 15:25

“현대차그룹 투자효과”⋯지역사회 들썩거리다

“그동안 찬밥 신세에 머물렀던 새만금이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새롭게 도약하기를 기원합니다.” 현대차그룹이 인공지능과 수소·로봇 등 미래 먹거리 전진기지로 새만금을 낙점하면서 지역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관측’과 ‘설’로만 나돌았던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투자가 27일 업무협약과 함께 현실화되면서 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봤던 시민들도 이제서야 안도감과 함께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어디를 가도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 사이에서 화두는 단연 ‘현대차그룹 투자’ 이야기였다.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한국지엠 군산공장 등 큰 산맥들이 무너져 큰 위기에 빠졌던 군산이기에 (이번 투자에)시민들이 큰 환호성을 지르는 것도 괜한 리액션은 아닐 터. 당시 충격과 상실감을 느꼈던 시민들은 현대차그룹 투자로 과거 산업위기의 상처를 딛고 새만금이 대한민국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산단에서 근무하는 이모 씨(45)는 “지역 경제 생태계가 크게 쇠락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는 가뭄의 단비와 같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씨(36)는 “지역 자동차산업과 조선업이 붕괴되면서 이에 따른 여파는 지금도 남아있다”면서 “첨단산업분야에 대한 대기업 투자는 군산은 물론 더 나아가 전북 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역 경제계 및 학계 역시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번 대기업 투자가 단순한 기업유치를 넘어 전북 산업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뿐 아니라 협력업체 동반입주와 고용창출, 인재양성 및 산학협력 확대 등 효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최연성 군산시정책자문단 단장은 “글로벌 기업이 군산 새만금에 첨단산업 투자를 결정한 것은 지역 미래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라며 “연쇄적인 협력사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선애 국립군산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투자가 신속히 이행돼 지역대학과 연계한 계약학과 신설 등 청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여기에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도 축하글이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현대차그룹의 투자결정에 감사함을 전한다”면서 “이번 투자가 새만금을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글들을 남겼다. 군산=이환규 기자

  • 군산
  • 이환규
  • 2026.02.27 15:10

李대통령 “현대차 새만금 투자, 호남 경제지도 바꿔놓을 것"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전북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만금 로봇·수소·AI 시티 투자 협약식’에 참석,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적극 환영하며 “이번 투자가 호남권 전체의 경제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축사 서두에서 이번 투자를 결정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향해 “우선 감사의 박수 한번 드리겠습니다”라며 직접 박수를 유도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는 이런 대결단을 해 준 현대차그룹에 우리 국민을 대신해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을 언급하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리고 정주영 회장께서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로 ‘지역 균형 발전’을 꼽으며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속 성장 발전하는 것인데, 그중에서 가장 큰 장애 요소가 수도권 집중”이라며 “전부 수도권에 집중해 지방은 다 소멸해 가고, 수도권은 미어터져 가지고 어쩌면 죽어버릴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돼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게 정부가 아무리 말로 한다고 되지 않는데, 결국은 지역에서 먹고살 길이 생겨야 된다”며 “결국 기업들이 지역에 자리를 잡아줘야 되는데, 기업 입장에서도 지방에 가면 사람도 없고 불편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정부를 믿고 대결단을 내려준 것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현대차그룹의 투자를 통해 새만금은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로봇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시티’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과 바람을 이용해 생산된 ‘그린 수소’는 인근 전주·완주 산업단지로 공급되어 지역 산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새만금은 여의도 면적의 약 140배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와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며 물류와 교통 인프라 또한 탄탄히 갖춰나가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의 혁신 역량과 풍부한 자원이 합쳐지면 새만금은 최적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곳 로봇 제조 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양산되는 물류·산업용 로봇은 AI 데이터센터와 연동되어 끊임없이 학습해 나갈 것”이라며 “새만금은 누구나 일상에서 로봇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미래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특히 이번 투자가 호남권의 인재 유출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국내외 우수한 인재들이 새만금과 전북, 호남으로 모여들 것이고, 지역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나고 자란 이곳에서 마음껏 꿈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의 어려운 그리고 과감한 결단에 정부는 더 과감한 지원으로 화답하겠다”며 “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펼치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와 행정 지원의 문턱을 파격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역으로 이주하는 임직원들을 위해 “정주 여건을 세심하게 챙기겠다”며 단순한 공장 유치를 넘어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기업의 지역 진출을 이끄는 최고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이 정부가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새만금에서 시작된 담대한 지역 투자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협약식이 새만금을 로봇·수소·AI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어 대한민국 신산업 혁신의 상징적 모델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준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준호
  • 2026.02.27 13:12

[현대차 새만금 투자]방조제에서 AI까지…현대와 전북의 30년 인연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향후 5년 이상 10조원 안팎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대형 수전해(그린수소) 설비, 로봇 생산시설 등을 조성하는 구상을 추진하면서 전북과 현대그룹의 ‘친밀하고도 긴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실상 공사 전 과정에 참여한 새만금 간척사업은 바다를 막아 땅을 만든 국가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그 첫 장면에 현대그룹의 주축인 현대건설이 있었다. 1991년 착공 이후 공정의 분수령이었던 2006년 4월 최종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며 동진강·만경강 하구의 바닷길이 끊겼고, 트럭이 바위를 연신 쏟아붓는 사이 서해 안쪽은 거대한 호수로 바뀌었다. 이때 현대건설은 배를 띄워 물살을 약하게 만든 뒤 사석을 채우는 방식 등으로 공정을 밀어붙였고, 방조제는 2010년 완공됐다. 현대건설이 쌓아올린 돌이 새만금 개발의 뼈대를 만든 셈이다. 현대의 손길은 방조제에만 머물지 않았다. 새만금 신항만 방파제 공사 등 해양 인프라는 새만금을 물류·산업지대로 연결하는 길을 열었고,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같은 재생에너지 실험도 이 일대에서 진행됐다. 간척지 위에 항만과 에너지, 산업의 토대를 하나씩 얹는 과정에서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한 이유다. 새만금에 수전해 설비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조달 체계가 갖춰지면, 생산(전주)과 에너지(새만금)가 가까운 권역 안에서 맞물리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이 지역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역일상에서도 현대는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완주 봉동의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주공장은 전북과 현대를 잇는 또 하나의 축이다. 전주공장은 1990년대부터 버스·트럭 등 상용차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았고 친환경 전환 흐름 속에서 전기·수소 상용차로 영역을 넓혀 왔다. 그런 현대차그룹의 전북현대모터스 프로축구단은 전북을 대표하고 도민들이 사랑하는 스포츠 아이콘이기도 하다. 전북현대는 30년 가까이 지역을 넘어 한국 프로축구를 대표해 온 명문 구단이다. KCC농구단 등 프로스포츠 구단이 잇따라 지역을 떠난 뒤에도 전북에 남아 있는 상징적 팀이라는 점에서, 현대와 전북의 관계가 산업 현장을 넘어 지역 문화와 정체성까지 뻗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운데, 이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간척 사업으로 국가 산업을 견인해 온 현대의 공학이 AI와 로봇을 접목하는 미래 산업으로 확장되는 뜻깊은 역사의 한 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현대 자신들이 건설한 새만금에 다시 심으려는 데이터와 로봇의 씨앗이 전북의 새 성장 동력과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이 되고 그 긴 인연을 다시 이어갈 지 주목된다. 이준서 기자

  • 정치일반
  • 이준서
  • 2026.02.27 11:26

[현대차 새만금 투자]현대자동차, 새만금에 9조 투자한다

전북, 새만금이 우리나라 인공지능 로봇 생산기지가 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9조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5개 부처와 전북특별자치도는 27일 오전 11시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현대자동차그룹과 8조9000억원 대 ‘새만금 로봇·수소 첨단산업 육성 및 수소AI 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로봇 제조부터 AI 데이터센터, 수소 생산, 재생에너지 발전까지 5개 사업을 새만금 일원에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액수는 전북 투자협약 역사 상 단일 기업 투자로는 가장 큰 규모다. 전북자치도는 현대차그룹의 투자로 기업 추산 약 16조 원의 경제 유발 효과와 함께 7만 10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AI 데이터센터(사업 기간 2027년~2029년)다. 현대차그룹은 약 5조 8000억 원을 투입해 100MW 규모로 시설을 구축하며 1단계로 엔비디아 GPU 5만 장을 도입해 피지컬AI 연구개발 인프라로 활용한다. 특히 새만금은 재생에너지를 현장에서 직접 수급할 수 있어 향후 500MW 규모까지 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약 1조 3000억원·2027년~2029년)는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사업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도 맡는다. 200MW 규모로 건설해 연간 3만 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플랜트(약 1조원·2027년~2029년)도 조성된다. 생산된 수소를 새만금 내 수소모빌리티와 수소AI 시범도시 등에 공급돼 외부 수급 없이 생산지에서 바로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에너지 자립 구조를 목표로 한다. 로봇 제조(약 4000억원·2028~2029년) 시설도 들어선다. 현대차그룹은 물류·배송용 로봇을 연간 최대 3만대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새만금에 생산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수소AI 시범도시(약 4000억원·2027~2035년)도 조성되는데, 로봇 친화·수소 실증단지 등을 포함한 수소·AI 복합 도시 형태로 조성된다. 김 지사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전북이 대한민국 미래전략산업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만금에서 시작된 첨단산업 투자의 효과가 전북 전역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 정치일반
  • 김영호
  • 2026.02.27 11:24

김선민 의원 “자임 추모공원 사태, 부실한 행정 판단으로 인한 인재”

장기화되고 있는 전주 자임 추모공원 사태가 당시 부실하게 진행됐던 행정 판단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국회의원실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주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자임 추모공원 사태는 설치 단계에서부터 보건복지부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의 부실한 행정판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선민 의원실이 확인한 ‘2017년 11월 재단법인 자임 봉안당 설치 신고 현지 확인 및 검토 결과 보고’에 따르면 당시 전주시는 가압류가 설정된 재단법인 기본재산 상태를 확인, 향후 소유권 변동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예상하고 있었다. 전주시는 가압류 상태에서 진행하는 신고 수리에 대한 적법성을 보건복지부와 전북도에 질의했으나 보건복지부는 “담당자가 자체 판단하지 못해 법무담당관실 판단에는 3주 이상 소요되니 그 전에 처리할 경우 지자체가 자체 판단하라”고 했고, 전북도는 “민법적 효력을 검토해 전주시가 적의 처리하라”고 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전주시가 변호사 6인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가압류만으로 운영 저해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소유권 변동시 이용자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으나, 전주시는 신고 수리가 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김선민 의원은 “이번 사태는 관계 기관의 ‘폭탄 돌리기’식 행정이 낳은 비극”이라며 “입법을 통해 민간 장사시설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마지막 예우를 지키는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문경 기자

  • 사회일반
  • 김문경
  • 2026.02.27 10:00

‘전북 타운홀’ 앞두고 격화된 완주·전주통합 논란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 미팅’이 예정된 27일 완주·전주 행정통합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완주군의회 의장이 지방선거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논란은 정치권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유 의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 반대의 최전선에 서겠다”며 최근 통합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과 정동영 의원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특히 유 의장은 이들이 ‘공천권’을 매개로 지방의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장은 “공천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정치인들이 공천 향방을 암시하며 찬성 의결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 현실을 무기로 삼는 행위”라며 “지난 23일 안 의원 측 관계자들로부터 의회 의결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안 의원 측은 “자치단체 통합에 관한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을 뿐, 공천권을 빌미로 협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행정체제 개편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온 ‘정책적 조언’이지, 정치적 압박이 아니라는 취지다. 지역 민심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완주 주민 김모씨(46)는 “통합 여부는 주민이 직접 결정해야 할 문제인데, 위에서 공천을 들먹이며 밀어붙이는 건 지방자치가 아니라 ‘압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통합 찬성 측 직장인 이모씨(52)는 “30년을 끌어온 문제인데 정치적 이해관계로 또 무산된다면 지역 발전은 요원할 것”이라며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중앙 권력과 지역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완주·전주 통합 논의는 주민 자치라는 본질을 잃고 정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날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이 갈등의 실마리를 풀지, 아니면 오히려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될지 전북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전날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은 전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완주 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렇게 되면 전북 전체 발전의 역동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경근 기자

  • 정치일반
  • 육경근
  • 2026.02.27 09:52

“단 한 번도 같지 않았던 신비”…김재일이 기록한 마이산 20년

카메라는 세상을 찍는 도구일까? 아니다. 나를 담는 창이다. 카메라는 눈으로 보고 찍는 것? 아니다. 마음이 하는 일이다. 20년간 마이산을 카메라에 담은 김재일 사진작가가 전복시킨 사진의 의미가 이렇다. 그에게 사진은 찰나의 예술이 아니다. 마음속 곪아터진 상처를 대면하는 용기이자 잔잔한 치유의 미학이다. 그저 주장이나 생각이 아니다. 진안 마이산의 사계와 비경을 사진으로 기록해온 그의 삶이 이를 증명한다. 청목미술관에서 3월 3일부터 열리는 김재일 개인전 ‘자연이 준 마이산’에는 긴 호흡으로 완성해낸 마이산의 풍경 사진 25점을 감상할 수 있다. 진안이 고향인 작가는 평소“마이산은 자신에게 친구이자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식처”라는 마음으로 진안을 찾았다. 긴 호흡으로 완성한 만큼 대자연의 압도적인 에너지를 체감할 수 있다. 마이산을 카메라에 담은 지 어느덧 20년. 지겨울 법한데도 그는 계속해서 진안 마이산을 찍고 싶다고 했다. 마이산이야말로 삶의 원동력이자 세상과 접촉하며 예술을 완성하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마이산은) 매일 바라보는 산이었지만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신비한 산”이라며 “마이산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낙조, 구름과 안개, 깊은 그림자 사이의 미묘한 균형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15일까지.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2.26 21:54

[오목대] SNS와 선거, ‘16세’의 엇갈린 시선

학생들에게 공부 이외에는 할 게 별로 없던 시절이 있었다. 고작 TV에서 중계되는 국제 축구경기와 고교야구 등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던 시절이었다. 1970년대 후반 전자오락실이 등장하면서 공부 이외에도 할 게 생겨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반부터 PC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게임은 집안으로 들어왔다. 공부 이외에 할 게 많아진 것의 절정은 휴대폰의 등장이다. 손 안으로 모든 게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됐다. 휴대폰은 이제 국민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 도구가 됐다. 전화는 물론 쇼핑, 금융, 업무 처리 등 생활 전반에 함께 하는 동반자가 됐다. 특히 사회적 관계 형성의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순기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기술의 발전과 결합한 SNS의 역기능이 심화되면서 규제가 시작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금지시켰다.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캐나다·체코·덴마크·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14~16세 미만의 SNS 이용 금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미성년자 SNS 이용 차단 이유는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유해 콘텐츠 노출 때문이다. 온라인 중독과 무분별한 SNS 사용으로 인한 불안·우울증 증가, 사이버불링, 성범죄 유혹 등의 피해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5시간 반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다. 조작된 영상과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확산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지난 2024년 우리나라의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은 1187명으로 전년 대비 24.7% 급증했는데, 채팅앱(42.2%)과 SNS(38.7%) 경로가 대부분이었다. 오픈채팅에서 만난 초등학생에게 나이를 동갑이라고 속인 성인이 신체 사진을 요구한 뒤 협박한 사례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중고생 3명 중 1명(36%)은 SNS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5명 중 1명은 불안·초조를 겪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SNS 사용 규제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지만, 초·중등교육법 개정에 따라 3월 1일부터 초·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청소년의 SNS 이용 관련 이슈가 세계적 관심사가 된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하향 조정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10대와 20대의 보수화 경향을 염두에 둔 ‘미래 세대 공략’ 차원의 제안이라는 해석과 함께, ‘교실의 정치화’를 지적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학교가 선거판이 되어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학습 분위기가 저해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호주를 필두로 청소년의 SNS 이용 규제에 나선 나라들의 선거권 연령은 우리나라와 같은 만 18세다. SNS와 선거권 연령, 미래 세대인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한 과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6.02.26 19:43

전북 ‘피지컬 AI’ 급물살 탈까

이재명 대통령의 전북 타운홀 미팅을 앞두고 도내 주요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피지컬 AI’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타운홀 미팅 과정에서 피지컬 AI 산업에 대한 정부 추진 방향과 전북 지원 전략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산업계의 관심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기계·장비와 결합해 실제 물리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로, 제조·물류·농생명 등 산업 현장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앞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약 1조 원 규모로 추진되는 피지컬 AI 실증사업 시범사업 주관기관으로 전북대학교를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연구개발 중심을 넘어 실제 생산 현장에서 AI 기술을 검증하는 실증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북대학교를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이 참여하는 산학 협력 체계가 구축되면서 전북이 국가 피지컬 AI 테스트베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미 도내 제조 현장에서는 피지컬 AI 기술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완주산업단지 소재 자동차 부품기업 DH오토리드는 자율주행이동로봇(AMR)을 활용한 무인 물류시스템과 디지털 트윈 기반 공정 자동화를 도입해 생산 효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브레이크 부품업체 대승정밀은 로봇이 설비 투입과 배출을 수행하는 머신텐딩 자동화 공정을 적용해 작업 편차를 줄이고 품질 안정성을 높인 사례로 꼽힌다. 동해금속 역시 용접·조립 공정에 유연 생산체계를 도입하며 다품종 소량생산 대응력을 강화하는 등 제조 현장의 지능형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피지컬 AI 사전검증 사업에 참여해 실제 생산 공정에서 자동화 성과를 확인했으며,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효과가 나타나면서 산업 적용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피지컬 AI가 단순 연구 사업을 넘어 전북 제조업 경쟁력 회복과 산업구조 고도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완주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기계 제조기업들의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타운홀 미팅 이후 정부 지원 방향이 구체화될 경우 기업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도내 경제계 관계자는 “타운홀 미팅 과정에서 피지컬 AI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 및 지원에 대한 확실한 답변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전북의 미래가 달린 사업이기에 정부의 더욱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 산업·기업
  • 김경수
  • 2026.02.26 19:43

[사설] 전북 타운홀 미팅 결과를 주목한다

우여곡절 끝에 27일 전북 타운홀 미팅이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후 10번째로 열리는 지역순회 소통 행사인데 5극3특의 각축속에서 도약과 침체의 기로에 선 전북특별자치도로서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과연 전북이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축’으로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변방에 머물며 가속화하는 소멸위기에 신음하게 될지 일대 전기가 됨은 물론이다. 저변의 민심을 귀담아듣고 책임있게 답변하고, 확실하게 실행에 옮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약속을 믿는 지역민들은 대통령의 확실한 언급을 예의주시하고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단정적인 언급을 하는게 부담스런 일이겠으나,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은 확실하면서도 희망을 심어주는 타운홀미팅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도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국정 운영과정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겠으나 우리는 지역과 관련한 몇몇 사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분명하면서도 강한 의지가 뒷받침된 청사진을 제시하기를 기대한다. 우선 ‘5극 3특’ 체제 속에서 과연 전북의 위상을 어느 정도로 자리매김할지가 관건이다. 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 침체라는 현실속에서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만 도민들이 희망을 갖게됨은 물론이다. 전북이 강점을 가진 K-푸드, 농생명 바이오, 피지컬 AI, RE100 산단 등에 대해 지방정부가 아닌 중앙정부 차원의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켜야만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사회의 현안에 머물다가 중앙정부로 공이 넘어간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문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확실한 로드맵과 비전이 제시돼야만 이번 타운홀미팅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사령탑을 맡아 진두지휘하기를 기대한다. 전북 타운홀미팅과 관련, 현대자동차가 10조원을 새만금에 투자키로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새만금개발의 가속화를 향한 시발점이 돼야만한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으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보장책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이번 타운홀미팅을 통해 전북도민들이 희망을 갖고 활기차게 생활하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26 19:43

[사설] 디지털 선거운동, 여론조작 규제 강화해야

선거운동의 장이 손 위의 스마트폰, 디지털로 옮겨진 지 오래다. 선거운동은 거리의 유세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여론은 클릭과 댓글, 알고리즘을 통해 형성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은 참여의 문턱을 낮췄지만, 동시에 조작의 문턱도 낮췄다. 민주주의의 핵심인 ‘공정한 선택’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왜곡될 위험성이 커졌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핵심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가짜 계정과 익명 계정을 활용한 조직적 댓글 활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 몇몇 예비후보들의 SNS 게시물을 들여다보면 특정 후보를 과도하게 치켜세우거나 경쟁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댓글이 반복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계정 상당수가 이른바 ‘유령 계정’으로 실사용 여부가 불분명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특정 세력의 조직적 개입 정황도 엿보인다. 게다가 날로 발전하는 딥페이크 기술은 후보자의 말과 행동을 정교하게 위조하기도 한다. 디지털 공간의 허위정보는 사실 확인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뒤늦게 사실관계가 알려져도 이미 굳어진 인식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철저하게 조작된 온라인 반응은 선거에 무관심했거나 지지 후보가 없는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민주주의 확장의 수단이어야 할 디지털 공간이 조작과 왜곡으로 얼룩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여론 조작에 대한 규제 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우선 명확한 법적 기준 마련과 처벌규정 정비가 필요하다. 디지털 선거운동 시대, 현행 공직선거법이 시대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디지털 공간에서 벌어지는 선거운동과 여론 형성 행위는 이미 기존 법체계의 예상을 넘어섰다. 새로운 유형의 온라인 선거운동에 대한 구체적 정의와 위법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합법적 의견 표현이고, 무엇이 인위적 조작 행위인지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더불어 처벌 규정도 현실화해야 한다. 특히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허위 정보를 대량 생산하거나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는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범죄로 가중 처벌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6.02.26 19:43

[청춘예찬] 들어가 보면, 어떤 쓸모가 있는 곳과 낯설 ‘것’

공간은 수많은 목적들로 설계되어 있다. 편의점은 일상의 작은 결핍들을 즉각적으로 메워주고, 카페는 마시는 연료와 일시적인 부동산을 공유한다. 미용실과 옷 가게는 겉모습을 제안하고, 시청은 행정과 서류로 교류한다. 그렇다면 미술관은 무엇을 제공하는 걸까? 손에 잡히는 수확물도, 즉각적인 기능이 없는 공간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오늘날, 미술 전시장에 방문하고 나면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명화나 전통적 조각 등 교과서에서 보았다고 할 수 있는 익숙함들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제는 원재료를 그대로 노출한 아카이빙 작업, 영화보다 길고 더 어렵기도 한 영상 작업, 혹은 형체를 알 수 없는 설치 미술 등이 미술관에서 ‘작품’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의 세계는, 동시대는 개인이 감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에 살아서- 있을 뿐이지, 이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고 끄트머리에 매달려 있는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될 정도로. 바깥의 시대는커녕 내 몸 안의 노화조차 인지하기 어렵고 당황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일 당연함 속에 산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하루들. 아침엔 해가 뜨고 차는 도로에서 달리고,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전기와 물이 매일 나오는. 어쩌면 지루한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열심히 유지하는 고정된 ‘아는 맛’ 인 일상을 보완하며 살아간다. 그러한 단단한 일상들 내에서 미술은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너머에 있는 것들을 드러내고(reveal), 기존의 고정된 관념들을 들어낸다(remove). 러시아의 비평가 빅토르 쉬클로프스키(V.Chklovski)는 이를 ‘낯설게 하기(Defamiliarization)’라 명명했다. 사물을 아는 대로 인식하는 ‘자동화된 지각’을 방해하여, 관람자가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게 함으로써 지각과 인식을 곤란하고 길어지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관에 간다면, ‘일상’의 너머에 있는 삶들을 기대하자. 거기에는 꼭 ‘모르는 것’ 들이 있다. 공부가 부족하거나 교양이 없어서 ‘모르는’ 것이 아닌, 예술가가 열심히 공부해서 계속 ‘낯선 것’ 들을 찾아내고 있다. 조금 주관적인 기준에서, 작가는 ‘자기 연구’ 등으로 표현되는, 고유한 ‘시각 언어’ 등으로 불리는 ‘시선’ 이 있다. 무엇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기준, 사회 보편과는 조금 빗겨져 있을 수 있지만, 스스로 정의하는 기준들이 있다. 그러한 기준들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견고히 뒤덮인 사회의 표면을 벗겨내는 작가도 있고,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해,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그렇게 살고 싶다는 개인적 태도를 관철하며 기존의 관습들을 덧씌우는 작가들도 있다. 작가들은 그렇게 변화하는 세계를 관찰하고, ‘어떠한’ 관점으로 ‘무엇’ 들을 만들어낸다. 그들의 입장과 주장 사이에서, 연구하고 관찰한 기록들 사이에서 우리는 세계를 읽어낼 낯선 예시들을 받아볼 수 있다. 만약 모르는 것을 만난다면 전시장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갤러리에서 쭈뼛거리며 당신을 힐끔힐끔 쳐다본다면 그 사람은 대개 작가 본인이다. 그곳에 있는 ‘모르는’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그와 함께 시대를 쫓고 곤란한 시간을 들어-내 보기를 바란다. 어떤 쓸모가 될지는 모르는 낯설어야 하는 것 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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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3

[금요칼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보훈용어 이대로 괜찮을까?

이제 곧 삼일절이다. 이날이 되면 거리 곳곳에 태극기가 내걸리고, 아마도 어느 기념식장에선가는 추모(追慕)의 대상으로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함께 호국영령(護國英靈)이 불릴 것이다. 그런데 삼일절에 호국영령을 추모해도 되는 걸까?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알고 쓴 것은 맞을까? 사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 말이지만, 말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학생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참고로 서울지방보훈청이 2019년에 펴낸 ‘알기 쉬운 보훈행정용어집’을 보면 순국선열은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하기 위하여 항거하다가 순국한 사람”을 뜻하고, 호국영령은 “전쟁터에서 적과 싸워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분들의 영혼”을 뜻하는 말이다. 즉, 순국선열은 삼일절의 추모 대상이고, 호국영령은 육이오기념일의 추모 대상인 셈이다. 이처럼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은 역사적 맥락에 따라 말뜻과 지시 대상이 다르다.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봐도 삼일절은 “국권 회복을 위해 민족자존의 기치를 드높였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1919년의 3·1 독립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민족의 단결과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로 되어 있다. 즉, 삼일절은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인 것이다. 따라서 삼일절 기념식장에서 호국영령을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뜻을 몰라서 언급하게 된다면 부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BIGKinds)’에서 1990년 1월 1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삼일절’과 ‘육이오전쟁일’, ‘현충일’이 포함된 기사의 연관어를 검색하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의미에 맞지 않게 사용되는 사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삼일절 관련 기사에 호국영령이 등장하는가 하면, 육이오전쟁기념일 관련 기사에 순국선열이 등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혼란의 원인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말뜻을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를 교양인의 언어로 착각하는 비정상적인 언어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고, 상대가 내 말의 뜻을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기중심적인 언어습관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말을 쓰면 품위 있어 보인다는 잘못된 생각이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순국선열’을 ‘독립유공자’로, ‘호국영령’을 ‘전쟁유공자’로 바꾸어 부르는 것이 어떨까? 자신의 지식을 과시할 목적이 아니라면, 말뜻을 이해하기 쉬운 말을 놔두고 굳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라는 말은 누구나 그 뜻을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고, ‘전쟁유공자’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한자어에 기대지 않고도 충분히 깊은 추모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7년 국민의례 규정을 개정하여 행사 성격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외에 묵념의 대상을 임의로 추가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 규정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희생된 민주화 유공자, 그리고 화재 현장이나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경찰관 등 공무 중에 순직한 공무원도 공식적인 묵념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그들 모두 우리가 마땅히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국가유공자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위한 희생이 전쟁터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 추모의 언어도 특정한 방식에 갇혀 있을 필요가 없다. 추모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과거를 더 넓게 이해하는 일이자, 오늘을 사는 우리가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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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2.26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