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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도서관 더운 공기에 신음하는 대학생들 만나보니] 5월, 때 이른 무더위 습격 학교 때 아닌 에어컨 전쟁

날씨가 더워지며 초중고대학교에서는 때아닌 에어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5월 예상치 못한 무더위 탓에 계획에 없던 냉방장치 가동은 한 치의 미동이 없다. 기존 에어컨 가동 시기는 6~9월, 그러나 5월부터 낮 최고기온이 27~30도를 웃돌며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6일 오후 1시, 막 수업을 마친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 들어서자 안경에 뿌옇게 김이 서렸다. 강의실 안에는 더운 공기가 가득했다. 100여 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던 공간에 창문은 단 1개, 입구 옆 에어컨은 작동하지 않았다. 강의실을 나선 한 학생은 밖이 더 시원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학습도서관도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찜통 속이었다. 학생 대부분이 얇은 종이로 연신 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혔다. 설상가상 도서관 규정에 따라 음료 반입은 금지된다. 도서관에서 만난 학생들은 냉수로 목을 축이며, 짧은 축구 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그나마 일반 열람실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노트북 등 PC를 이용하는 공간은 숨이 턱턱 막혔다. 쿨토시로 무장한 한 학생은 노트북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는 컴퓨터 수십 대가 돌아가니까 마치 한증막에 온 것처럼 덥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카페나 편의점이 인기다. 전북대학교와 가까운 H카페는 공부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페이스북 페이지 전북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총장님 에어컨 좀 제발 틀어주세요라는 글까지 올라왔다. 전북대 시설 관리 담당자는 6월 11일부터 9월 중순까지 에어컨을 가동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예상치 못한 기상에 매우 당황했으며 이 때문에 학생들의 민원이 폭발했다. 중앙 시스템을 빨리 정비해 조기에 에어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학교 측은 예상치 못한 학생들의 불만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냉난방비에 투입되는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에어컨 적정온도가 27도로 맞춰지면서 틀어도 덥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처럼 이른 무더위의 기세가 무섭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부안익산이 28.6도로 가장 높았고, 정읍 28도, 무주 27.8도 등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 특히 전주의 낮 최고기온은 27.9도로 평년(23.7도)보다 무려 5도나 높았다. 우선 초여름은 평년보다 후덥지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주기상지청은 지난달 23일 3개월 전망(5~7월)을 통해 기온은 대체로 평년보다 높은 경향을 보이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5월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다며 오는 23일 올 여름 기상전망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6 21:13

[일본 인기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촬영한 전주 평화동 '토방' 음식 먹어보니] 고로상의 선택 '청국장 백반'…숭늉까지 엄마 손맛

고로상이 누구지 모르겄지만, 안성기처럼 생긴 훤칠한 사람이 우리 가게 음식을 먹는 모습이 참 복스럽더라고. 밥을 두 그릇 뚝딱, 누룽지까지 싹싹 비우고 갔슈.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 대표는 고독한 미식가 주인공 고로상의 생김새를 한국배우 안성기 씨로 비유하며 맛있으니까 일본에서 와서 촬영하겠지라고 자랑했다. 일본 인기 드라마 고도한 미식가의 배우 마츠시케 유타카 씨(이노가시라 고로 역)는 지난 10일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가정식 백반집 토방을 찾았다. SNS 등을 통해서는 애초 지난 11일 촬영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촬영팀이 찾은 날은 10일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밤 11시까지 무려 8시간이나 촬영을 진행했다는 게 대표의 말이다. 실제 늦은 저녁 토방 앞에 모인 촬영팀의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고로상이 선택한 음식은 6000원짜리 청국장 백반이다. 토방에는 보쌈정식과 돼지 불고기 백반, 아귀찜 등도 있지만, 청국장 백반의 인기가 제일 좋다. 본보 기자가 지난 11일 점심, 청국장 백반을 먹기 위해 토방으로 음식 탐방을 다녀왔다. 11시 40분께 들른 가게는 이미 손님들로 꽉 차있었다. 밖에서 10분을 기다린 뒤에야 비로소 기회가 왔다. 자리에 앉는 순간, 직원은 앞 사람들이 먹던 식기를 치우기가 무섭게 새 반찬과 밥으로 상을 차렸다. 직원이 대기자에게 미리 주문할 메뉴를 물어보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국장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볶음과 어묵 조림, 김치,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 후라이 등 8가지 반찬이 차려졌다. 뚝배기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으며 공기에 담겨져온 쌀밥은 엄마가 해준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콩을 잔뜩 넣고 끓인 청국장은 입안 가득 담백하고도 구수한 풍미가 번졌다. 가게 직원이 비벼 먹어야 참맛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그제야 테이블 위에 포개어 눕혀진 스테인리스 그릇과 고추장, 참기름, 김 가루가 보였다. 여기에 밥과 콩나물무침, 시금치, 무생채, 계란후라이, 청국장을 넣고 버무렸다. 콩과 두부가 가득한 청국장이 밥알에 골고루 스며들면서 채소의 아삭함이 더해진 맛이 일품이다. 그릇을 비우고 주위를 보니 상추를 곁들이는 이들도 많았다. 음식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노라고, 직원이 숭늉을 가져왔다. 밥을 지은 뚝배기에 물을 부어 낸 숭늉이 음식 탐방의 끝을 알렸다. 이 가게의 묘미는 자신감이다. 고작 8개 테이블을 놓고 점심 저녁 장사를 하는 토방은 예약, 포장은 사절이다. 굳이 구구절절 설명안해도 직접 와서 먹어보면 안다는 토방 대표의 풍채는 허세가 아니었다. 10일에 다녀간 고로상은 한국 배우 안성기 씨와 이미지가 비슷했어요. 한국말도 꽤 잘했고요. 청국장에 밥 두 그릇을 먹더니 숭늉까지 싹싹 비우더라고요. 그동안 식당 하면서 홍보는 안했는데, 한국의 맛을 잊지 못하는 교포의 거듭된 부탁에 못 이겨 결국 촬영을 허락했죠. 고독한 미식가와 촬영을 비공개로 약속했는데, 어떻게 소문이 퍼졌네요. 수 십통 걸려오는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에요.(웃음) 토방 대표는 한국의 맛을 대표하는 전주의 음식과 맛이 일본에 전해져 전주가 더욱 맛있고 멋있는 고장으로 알려지기를 기대하는 듯 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13 20:40

[전주 팔복동 기찻길 '목숨건 인생샷'] 유모차 끌고 '찰칵', 웨딩촬영까지…"왜 이러죠"

자, 이쪽을 보세요 하나 둘 셋 8일 오전 11시 전주시 팔복예술공장 옆 철길. 양 옆에 늘어선 이팝나무를 배경으로 자주색 원피스를 입은 30대 여성이 포즈를 취했다. 무려 3명의 사진사가 붙어 다양한 각도에서 여성의 화려한 자태를 찍었다. 흡사 연예인 화보를 찍는 모습처럼 보였다. 또 다른 여성은 유모차를 끌고 오더니 휴대전화로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건널목에 마련된 대기소에 있던 직원은 스마트폰 오락에 빠졌다. 오전 11시 34분, 경적이 울리며 기차가 저속으로 들어왔다. 이 직원은 경광봉을 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소리에 놀란 셀카족은 철길 옆으로 이동했다. 기차가 지나가자 직원은 자리로 돌아갔고, 촬영도 재개됐다. 봄철을 맞아 전주시 팔복동 산업단지 내 철길에 늘어선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철도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 탓에 목숨을 건 인생샷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철도안전법 제48조에 따르면 일반인은 철도의 출입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1회 25만 원, 2회 50만 원, 3회 1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그러나 일반인의 철도 출입은 쉽다. 특히 팔복예술공장 인근 철도는 이팝나무꽃이 만개하면서 웨딩 포토를 비롯해 기념사진을 찍는 셀카족의 성지로 불린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진사는 지금이 철도 선로에 핀 꽃을 배경으로 했을 때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시기라며 일반인들도 사진사를 섭외해 결혼사진부터 인생샷을 찍는 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별도의 안전망이 없는데, 현장에서는 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가 찾은 현장은 쉽게 선로에 들어갈 수 있었고, 경고문은 발견하지 못했다. 심지어 건널목을 지키는 안내 요원도 기차가 들어오는 순간이 아니면, 사람들의 입장을 막지 않았다. 소리에 반응할 뿐, 정확한 기차 운행 시간은 모르고 있었다. 코레일 전북본부 동산역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하루 평균 기차 4대(코레일 2대사유기관차 2대)가 4회 왕복 운행한다. 승객은 탑승하지 않으며, 인근 공장에 원자재를 옮기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SNS를 통해 팔복동 기찻길이 사진과 함께 홍보되면서, 논란은 꽃이 질 때까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계정 전주시청은 지난 3일 오전 지금 팔복동 철길은이라는 내용과 함께 이팝나무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9장을 공개했다. 본보가 8일 인스타그램에 팔복동 철길을 검색해보니 총 185장의 관련 사진이 떴다. 광주지방철도 특별사법경찰대 익산철도경찰센터는 올해 현장에서 단속을 벌여 적발한 사례는 없다며 간혹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본 3자가 신고를 해 수사에 나선 경우는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을 찾아 안전망을 점검할 것이라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한 만큼, 강력한 단속과 홍보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5.08 21:28

['정체 극심' 전주 서곡교 사거리] 출퇴근시간, 300m 가는데 3~4번 신호 걸려

전주 하가지구를 거쳐 효자동 방면으로 매일 퇴근하는 직장인 김모 씨(50)는 전주시 서곡교 사거리 구간을 지날 때마다 짜증이 난다. 극심한 차량 정체 때문에 가련교를 건너 서신동 e편한세상 아파트 앞에서 부터 서곡교까지 불과 300여m 밖에 되지 않는 구간을 교통신호 3~4번은 받아야 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 전주시 서곡교 사거리 차량 정체 현상은 일상화됐다. 지난 20일 오후 6시께 기자가 직접 차량을 이용해 서신동 e편한세상 아파트부터 서곡교 사거리를 지나 홍산교 구간을 5회 순회했다. 다섯 번 모두 e편한세상 아파트에서 세 번째 또는 네 번째 신호를 받아야 겨우 서곡교 사거리를 건널 수 있었다. 거리는 불과 300여m로, 신호가 한 번 바뀔 때마다 겨우 100m 전진할 수 있는 셈이다. 22일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퇴근 시간 서곡교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7시 15분까지 이 구간을 지나는 차량은 총 1만4637대에 달한다. 지난 2015년 1만 2705대, 2016년 1만 4197대로 집계됐다. 그런데 왕복 6차로인 이 도로 여건은 열악하다. 꼬리물기, 신호 위반 단속이 고작이다. 전주 완산경찰서 관계자는 3년 전 우측 끝 차선을 넓히는 작업을 했지만, 교통량이 점점 불어나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면서 현재 꼬리물기, 신호 위반 단속 등으로 최대한 정체에 지장을 주는 요인을 줄이는 정도라고 말했다. 만성지구, 서부 신시가지, 혁신도시 등 도시가 점점 커지고 있지만, 기존 인프라만으로 늘어나는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012년 전주시는 서곡교 사거리에 언더패스 설치를 논의했었다. 사업 타당성 용역까지도 의뢰했지만,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서곡교 아래는 학생들의 등굣길이나 주민의 보행로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둔치의 폭이 좁아 언더패스를 만들려면 하천을 잠식할 우려가 있으며, 인근에 조성된 수달 보금자리 등 생태 탐방로에도 피해를 줄 염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전주시의회 박진만 의원(현 바른미래당 전북도당 수석대변인)은 하가지구의 공동주택 추가 입주와 서부 신시가지의 지속적인 발전, 차량의 소유비율 증가로 인해 교통체증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계 관계자는 도로 폭을 넓히는 조치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고가도로, 지하차로, 언더패스, 우회도로 등 대책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 관계자는 여러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서곡교 사거리를 오가는 차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도로 여건 등을 따져 교통 체증을 줄일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4.22 20:16

['폐비닐 대란'…전주 리싸이클링타운 가보니] 이물질 수두룩…"분리수거할 때 신경좀 썼으면"

쓰레기 대란이 비단 수도권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재활용품 판매 단가 하락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폐기물 업체들의 수거 거부는 유독 수도권에서 못 견뎌 한다. 그 여파가 아직 전북으로까지는 미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고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물질 잔뜩인 쓰레기와 맞서는 전주지역 재활용 쓰레기 분류 선별장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11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전주 리싸이클링타운. 전주 시내 모든 단독주택에서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가 몰려드는 첫 번째 장소다. 미로처럼 생긴 컨베이어 벨트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차량에서 던져진 쓰레기는 비닐과 플라스틱, 캔, 유리 등 종류와 상관없이 45도 경사의 컨베이어에 오른다. 처음 만난 한 직원은 대형 비닐에 담긴 쓰레기를 골라내 내용물을 쏟았다. 쓰레기가 컨베이어에 잘 올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재활용 쓰레기의 양은 하루 평균 50톤에 이른다. 컨베이어 옆에 마련된 계단을 오르니 선별작업장이 보였다. 직원 4명이 컨베이어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선 채 재활용될 수 없는 쓰레기를 분류하고 있었다. 이물질이 묻은 비닐이나 일회용 용기 위주였다. 그러나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모두 분류하기는 역부족이었다. 1차 분류된 쓰레기는 컨베이어를 따라 풍력선별기로 운반된다. 바람을 일으켜 쓰레기를 무거운 유리병부터 가벼운 비닐까지 종류별로 나눈다. 비닐이 모이는 곳에서 일하는 김모 씨(40)는 상태가 좋지 않은 비닐을 골라내고 있었다. 김 씨는 여기저기 이물질이 묻은 비닐을 분류하는 중이었다. 김 씨는 눈과 손을 비닐에 고정한 채 비닐을 버릴 때 조금 더 신경 쓰면 좋을 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재활용 비닐로 분류된 쓰레기는 압축과정을 거쳐 전주에너지로 이동, 고형연료 에너지로 활용된다. 하지만 이는 전체 중 일부로 상당수는 다시 소각장으로 이동한다. 음식물이 묻어 있거나, 테이프 등 이물질이 그대로 달린 채 들어오기 때문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주시 재활용 폐기물 발생량은 2만3560톤인데, 이중 폐비닐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재활용된 폐비닐은 전체 발생량의 10%에 불과했다. 특히 전주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재활용될 수 없는 쓰레기의 비중이 높다. 지난 2015년 전주안양천안청주의 재활용 쓰레기 잔재물 비중을 비교한 결과, 전주가 53%로 가장 높았다. 천안청주 각 34%, 안양 30% 등이었다. 잔재물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되는 쓰레기인데, 비율이 높을수록 재활용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최근 수도권 지역의 재활용 수거 업체들은 아파트로부터 사들이는 재활용 쓰레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수거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주 리싸이클링 운영사업 지성빈 운영팀장은 (전주에서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주시는 재활용 쓰레기 처리가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재활용품 단가 하락에 대한 비용 부담도 업체가 진다는 것이다. 다만 수도권처럼 전북지역도 재활용품 판매 단가 하락의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전주 시내 재활용품 쓰레기 상당수가 재활용할 수 없는 상태로 들어오는데, 이는 재활용 비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얼마나 업체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업체와 주민 간 입장 차이로 쓰레기 문제는 헛바퀴만 돌고 있다. 재활용품의 생산과 소비가 너무 많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업체는 주민 민원에 떠밀려 재활용이 안 된 폐기물을 수거하고 있다. 리싸이클링타운으로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해 운반하는 (주)사람과환경 이권문 이사는 상태가 좋지 않은 재활용 쓰레기는 애초에 수거하지 말아야 하는데, 원칙을 지키면 되레 주민들이 쓰레기를 수거하지 않아 동네가 더럽다며 시청에 민원을 넣는다면서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를 분류해 소각장으로 보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이유다. 이마저도 인력이 부족해 분류되지 않고 재활용 처리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비닐의 생산과 소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가정에서도 비닐스티로폼플라스틱 용기는 내용물을 깨끗이 비우거나 씻고 배출해 재활용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남승현
  • 2018.04.11 20:44

'성추문 논란' 고은 시인 고향 군산 가보니 - 주민 텃밭 작업…생가 복원 어려워질 듯

고은 시인의 문학적 뿌리는 고향 군산이다. 시인의 생가와 100m 떨어진 언덕에 모친 가옥이 이웃해 있다. 군산시는 기념사업을 위해 모친 생가를 매입했지만, 사유지인 시인의 생가 터는 매입이 안 되면서 고은 생가 터 복원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여기에 성추문 논란까지 휩싸이면서 기념사업은 더 요원하게 됐다. 1일 오후 군산시 미룡동 고은 모친 생가. 시인의 어머니가 살던 집에 주민 3명이 모여 작은 공사를 하고 있었다. 채소 재배용 비닐하우스를 지으려 대나무로 뼈대를 세우던 작업이 한창이다. 한 주민은 생가 복원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어 집 주변을 정리해 고추와 상추를 키우려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돼 마을 주민들이 자랑스러워했다며 성추문 논란으로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생가 곳곳에 시인의 흔적이 보였다. 20대 시인, 현대비평과 이론, 특권과 이권 등 시(詩) 관련 서적을 비롯해 중학교 서예 교과서도 있었다. 집 한쪽 벽에 걸린 달력은 1996년 3월에서 멈춰 있었다. 1997년 신문이 보였는데, 당시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생가는 현대식 지붕이 올라왔고, 철골이 지지하는 등 최소한의 복구가 이뤄진 듯 했다. 녹슨 자물쇠가 걸려 있고, 대나무와 잡초가 우거져 폐허가 됐다. 시는 이곳을 지난 2015년 2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고은 시인이 살던 집은 100여 m 떨어진 곳으로, 지금은 다른 사람이 새로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건물주는 생가터 복원을 위해 군산시와 논의를 많이 했지만, 가격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성 추문으로 사업 진행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생가에는 고은 시인 생가 터라는 팻말과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때 못 본 그 꽃이라는 시 구절이 적혀 있었다. 최근 군산시는 고은 기념 사업을 놓고 난처한 상황이다. 군산지역 고은시인과 관련된 사업은 고은시인 생가터 복원, 고은 문학관 건립, 고은문화축제 등이고, 건축물로는 시간여행마을 내에 조성된 고은시인 아트월 등이 있다. 고은문학제는 고은문학제사업추진단에게 예산을 지원해 2015년(1억 원), 2016년(6000만 원) 진행됐지만 2017년부터 중단된 상태다. 추진단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은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아예 중단키로 가닥이 잡혔다. 예산 집행의 어려움이 있던 고은문학관 건립도 무산됐다. 군산시 관계자는 고은 시인은 군산을 대표하는 문학인이기 때문에 다양한 부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파문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부서별로 사업 진행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지역성을 가진 문인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시가 고은 시인을 기려 만든 만인의 방 철거에 나서는 등 흔적 지우기에 나선 가운데, 고향인 군산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군산에서 활동하는 한 중견 문인은 과거엔 작품성과 도덕성이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예술은 자아를 투영해 만드는 창작물인 만큼 고은 시인의 문학성을 높게 봐줘야 한다는 시각은 용납할 수 없다며, 동시대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작품과 조형물은 마땅히 내려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보현남승현 기자

  • 사회일반
  • 전북일보
  • 2018.03.01 20:47

【전주 덕진공원 가보니】짙은 녹조·악취 '호수 오염 심각'

전주시민들이 즐겨 찾는 덕진공원이 수질오염과 녹조현상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 19일 오후 전주 덕진공원.평일임에도 공원 내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여 담소를 즐기거나, 잔잔한 호수를 가르는 오리배에 몸을 싣고 유유자적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에도 시민들의 발길은 잦았다.하지만 가까이 호수면을 들여다보면 짙은 녹조가 끼어있고, 때때로 심한 악취도 풍겼다.이모씨(64전주시 송천동)는 최근 들어 녹조현상과 악취가 심해진 것 같다면서 한때 전주의 명소로 꼽혔던 덕진공원이 쇠락한 것은 수질오염이 심화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전주시 등에 따르면 덕진공원 호수의 수질등급은 시기별로 보통에서 매우 나쁨수준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있다.최근에는 녹조현상이 심해,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관련 보고회를 열고 수질개선을 위한 수로 개설 및 빗물활용도 높이기 등의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인해 덕진공원과 외부 수로 사이 물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수질오염과 녹조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또한 자연상태 빗물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오염된 빗물을 정화할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다.김강주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덕진공원의 수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우선 오염되지 않은 빗물이 자연스럽게 덕진공원으로 유입되도록 하는 시설이 구축돼야 한다면서 인공적인 방법으로 수로를 조성하는 것보다 자연순환법을 택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수생태계복원의 첫 걸음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전주시는 비점오염 저감사업을 통해 빗물로 인한 수질오염을 줄여, 장기적으로 덕진공원 수생계복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전주시 관계자는 공원으로 유입되는 물 자원이 적기 때문에 수질오염녹조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환경부에 비점오염 저감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예산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빠르면 2016년부터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환경
  • 최명국
  • 2014.09.22 23:02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사업장 가보니…경력단절여성 채용 소수에 불과

전주시 삼천동에 있는 사회적기업 D사는 지난 5, 6월 16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했다. D사 총무부의 홍모 씨(42)는 근로자 업무가 과중하면 능률이 떨어지고, 시간 외 수당도 발생한다며 도입 1년 동안은 고용노동부의 인건비 50% 지원이 있다는 노무사의 안내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D사의 시간선택제 근로자 16명은 하루 6시간을 근무하고 약 17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기존 전일제 근로자처럼 4대 보험도 적용받는다. 그러나 16명 모두 운전기사고 여성은 1명에 불과하며, 그 1명 역시 경력단절 여성은 아니다. 정부의 제도 도입 취지인 경력단절 여성 배려가 무색한 셈이다. 홍 씨는 자율적 채용이 가능했고, 운전기사는 6시간 근무로도 충분하다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같은 업무에 배치하면 기존 근로자와 갈등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전주시 우아동의 D병원에도 현재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2명, 행정직원 6명 등의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있다. D병원 행정부 성모 씨(48)는 필요한 시간만큼만 근로자를 쓸 수 있고, 무엇보다 정부에서 인건비 50%와 의료보험국민연금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점도 채용에 계기가 됐다며 내년 5월까지인 정부 지원이 연장됐으면 한다고 말했다.D병원의 시간선택제 근로자 9명은 모두 여성이며 하루 6시간 근무한다. 그러나 간호사와 행정직 등 3명만 경력단절 여성이고, 간호사의 경우 경력단절 등을 이유로 병동이 아닌 외래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성 씨는 자기 할 일만 하고 간다는 점에서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조직 융화가 힘든 점이 있다며 책임감을 놓고 기존 근로자와 오해갈등이 있어서 이미 4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그만 뒀다고 밝혔다.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이 관할하는 전북지역 6개 시군의 65개 사업장이 도입했지만, 경력단절 여성 배려라는 애초 목표는 충족이 미미한 실정이고 기존 근로자와의 갈등 문제가 상존하고 있다. 또 정부의 인건비 지원 등이 내년 5월 종료되면 지속적인 고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대책 마련도 요구된다.한편 현재 전북도는 시간선택제 공무원 채용 전형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내 공기업 중에서는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고용한 곳이 없다.

  • 사회일반
  • 이영준
  • 2014.07.07 23:02

【추석맞이 바이 전주 상품 판매전】싸게 팔아도 썰렁…'구색맞추기' 전락

전주 우수상품을 알리는 '추석맞이 Buy 전주 우수상품 특별할인 판매 행사'가 구색 맞추기식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행사는 이달 10일부터 13일까지 전주시청과 완산·덕진 구청에서 열리고 있는 Buy 전주 우수상품 특별할인 판매행사다. 명절 때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지역 업체에서 생산되는 우수 상품을 추석 선물로 구입을 유도, 내 고장 상품 애용 실천에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전주시도 지역 우수 상품을 평소보다 20~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본보 기자가 판매장에 가 보니'우수한 상품을 싸게 판매에 전주를 알리는 데 홍보가 된다'는 전주시와 업체 및 소비자들이 느끼는 온도차이는 컸다.판매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썰렁했다. 업체 직원들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느라 지친 모습이었다. 이따금 물건을 사러온 손님들이 눈에 띄지만, 상당수가 시청 공무원이었다.일반 소비자들의 반응도 시큰둥했다.이달 11일 덕진구청에서 만나 주부 최모씨(48)는 "민원 보기도 바쁜 상황에서 누가 구청에 쇼핑하러 오겠냐"며 "많은 소비자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참여 업체의 고충도 적지 않았다. 행사의 명분 맞추느라 할인율을 높이다 보니, 오히려 많이 팔릴까 걱정을 하는 업체도 있다. 실제 A 상품은 행사장에서만 5000원가량 할인된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시중에는 아예 이 구성의 상품을 내놓지 않았다.최근엔 B 상품이 소매 가격의 1/5가격으로 판매되자 소매점이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행사 참가업체 직원인 B씨는 "판매가 잘되지 않지만 (지원을 받으려면) 참여를 안 할 수도 없기 때문에 업체끼리 눈치를 보는 부분도 있다"며 "참여하지 않을 수는 없고, 고민 끝에 업체마다 참여 직원을 줄이기도 한다"고 말했다.행사를 주관하는 바이전주우수업체협의회 관계자는 "행사의 초점이 시민이 아닌 기관을 위한 행사로 비치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게 사실"며 "행사 효과를 제대로 거두기 위해서라도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곳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윤나네
  • 2013.09.13 23:02

"불 붙던 대목장, 이제 옛말여"

튀밥집에 불났던 추석 대목장은 이제 허전하고 아쉽고 그리운 풍경으로 그려졌다. 남원시내에서 18㎞ 가량 떨어진 남원 운봉 전통시장. 매월 1일과 6일이 장날이다. 추석명절을 앞둔 11일은 말 그대로 정신없이 바빠야 할 대목장이다. 하루종일 내린 비 때문일까? 장터는 비교적 한산했다. 3052㎡ 면적에 16개 점포와 몇개의 노점상이 전부인데, 문을 열지 않은 곳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장터에는 생선, 건어물, 씨앗, 신발, 뻥튀기, 채소, 과일, 양말 가게 등 역시 없는 게 없다.윤지홍 시의원, 김희옥 운봉읍장과 함께 상가 곳곳을 돌며 대목장을 맞은 상인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답변, '불 붙던 대목장'은 옛말이다. 그래도 보통의 장날 보다는 조금 낫다며 상인들은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다른 전통시장도 마찬가지겠지만, 운봉장터는 이미 죽었어. 인근 인월장에 비해 운봉장은 크지는 않지만 명절 때에는 괜찮았었지. 근데 지금은 옛날하고 100% 달라. 시골까지 파고든 대형마트가 인근에 3곳이나 있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물건을 살 이유가 없지. 어쩔수없는 현실이지 뭐." 상인들이 쏟아낸 말은 푸념과 함께 거침없었다. 그나마 이날 운봉읍사무소 직원들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를 펼쳐 조금이나마 활기를 찾는 듯 했고, 몇개의 상가 중 튀밥집은 깡통이 겨우겨우 줄을 이었다. 이 깡통은 옥수수를 볶고 손자들에게 줄 튀밥을 만들기 위한 손님들의 행렬이다. 10년 넘게 이 곳에서 튀밥기계를 돌리고 있는 김홍권(70) 씨는 "예전 대목장에 비하면 정말 한산한 편이다. 오전 8시부터 손님들이 찾는 튀밥가게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마음이라도 넉넉하게 갖고 다음 16일 대목장에 다시한번 기대를 걸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이날 전통시장을 찾은 주민들은 "어릴 때 동네 어른들은 누구나 대목장을 다녀오셨어. 가끔씩 대목장에 따라나가 팥죽도 얻어 먹곤했는데. 요즘 대목장이라는 말은 듣기 어려워. 어릴 적 추억 속에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시골 장터는 씁쓸하게 변해 있었다.

  • 사회
  • 홍성오
  • 2013.09.12 23:02

【엔저 직격탄 맞은 화훼수출 '로즈피아'】"넉달동안 3년치 이익 날렸다"

"일본 시장을 개척한 뒤 어렵게 본궤도에 올라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엔저현상이라는 초대형 태풍이 닥칠지는 꿈에도 생각 못했죠."2일 전주시 덕진구 강흥동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로즈피아 장미 선별장의 모습은 외관상 분주하게 보였다.하지만 이곳에서 일본으로 수출할 장미를 선별하는 직원들의 표정은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다.엔화 가치는 낮아지고 원화가치는 올라가는 이른바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출하물량의 90%를 일본에 수출하는 로즈피아가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아무런 대비책 없이 엔저현상에 노출돼 큰 피해를 입고 있는 로즈피아는 동일 수출 물량에 비해 수익이 20%나 감소, 수출 품종 전환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로즈피아는 2002년 일본 300만 달러 수출을 시작으로 2012년 말 현재 1800만 달러 수출로 무려 6배나 성장했고 올해는 2000만 달러를 목표치로 잡았다.그러나 결제수단을 엔화로 사용하는 로즈피아는 엔저현상의 영향으로 도내 30여개 일본 수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어 목표 달성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로즈피아 회원사는 130농가로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780명에 달하고 있다.하지만 '엔저 폭탄'으로 수익이 급감하면서 자칫 근로자 감축이란 후폭풍의 우려도 높다.로즈피아가 일본에 수출하는 장미 1송이 가격은 일본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1300~1500원(소비자가)에 거래된다.여기서 남는 마진은 인건비와 운송비용 등을 제외하고 400원 정도였지만 이번 엔저현상 여파로 마진이 평균 150~200원이 감소했다는 게 로즈피아 측의 설명이다.로즈피아는 이 같은 직격탄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수출 물량을 줄이고 국내 내수시장을 넓히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또한 엔저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수출 품종 변환을 통한 타시장 개척도 염두에 두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고심은 모두 미봉책으로 범정부적인 근본적 해결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로즈피아 측의 바람이다.로즈피아 정화영 대표는 "어렵게 일본 시장에 진출해 이제 안정기 과정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대비치 못한 뜻밖의 변수에 법인 존립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법인 설립 이후 매년 7%의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는데 최근 4개월 동안 불어 닥친 엔저현상으로 인해 이익이 날아갔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이어 "국내는 시장구조가 협소해 생산물량과 기후 등에 따라 가격이 폭락과 상승을 반복, 변수가 많아 고집스럽게 수출을 목표로 달려왔다"며 "엔저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수출 품종 전환 등이 불가피하고 여기에 따른 근로 인원 감축 등이 예상되는 등 농가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 대표는 특히 "엔저현상은 비단 우리 일이 아닌 국내 전체 화훼 농가의 문제로 범정부적인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환변동보험은 들어 있지만 이번 엔화 가치는 큰 폭으로 하락, 보험이 별다른 실효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
  • 이강모
  • 2013.04.03 23:02

한 마리 팔면 10만원 손해…돼지 값 폭락 신음하는 양돈농가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을 수도 없고,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14일 오전. 익산시 왕궁면에서 양돈농장을 운영하는 유형규 씨(53)는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사료 값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지만, 돼지 값은 지난 6개월 사이 절반이상 떨어지는 등 시름만 날로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몇 마리 되지 않는 돼지로 양돈농장을 시작해 현재는 2000마리를 사육하는 중대형 농장주로 자리를 잡았지만 가파르게 떨어지는 돼지 값 앞에선 그의 20년 넘는 노하우도 아무 쓸모가 없었다."여기 보세요. 돼지들이 사료 달라고 울어대는데 속이 타들어갑니다. 먹이를 안 줄 수도, 그렇다고 마냥 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먹이를 달라고 아우성치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돼지들을 그냥 무시한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기만을 거듭하던 유씨는 먹이를 달라고 애원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가 너무 안쓰러워던지 약간의 사료를 던져주며 "아무리 못 받아도 (kg당) 4000원은 받아야 되는데, 지금은 3000원도 안 간다"며 "사료 값은 오르고 돼지 값은 떨어지니, 농가들은 죽을 맛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사실 지난해 8월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돼지 값은 6개월째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 시세를 기준으로 지난해 8월 kg당 4500원을 육박하던 돼지 값은 매월 200-300원씩 추락하더니, 1월에는 3019원을 기록했다. 이 가격선도 2월에는 무너져 2700원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양돈농가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있을 뿐이다며 재차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무게 110kg의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6개월을 길러야 하며, 이 기간동안 1만3000원하는 사료 12포대를 먹는다. 여기에 분뇨처리비와 약품비 등을 감안하면 한 마리를 기르는데 30만원은 족히 들어간다.하지만 지금 유씨가 한 마리를 내다팔면 받을 수 있는 돈은 고작 20만원에 불과하다. 한 마리를 내다 팔 때마다 인건비를 빼고도 10만원 이상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양돈농가 대부분이 유씨와 비슷한 위기에 처해있다.유씨는 "몇 백마리, 수천마리의 돼지를 기르는 양돈농가들이 힘들다고 하면, 정부나 소비자들은 농장들이 엄살을 부린다고들 하는데 정말 힘들다"며 "이제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고 하소연했다.양돈협회 관계자는 "예년의 경우처럼 3월이 되면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는 하고 있지만, 올해는 워낙 가격이 폭락해서 좀처럼 회복이 힘들 것 같다"면서 "구제역 이후 정부 정책에 의해 돼지 사육량이 증가한데다, 수입물량까지 늘어나는 등 정부 정책이 농가들의 고통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한편, 도내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82농가에서 122만5000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 사회
  • 김진만
  • 2013.02.15 23:02

매서운 추위속 하루살이 팍팍…'삶의 봄' 언제 오나

매서운 추위 때문에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겹다. 가격 하락으로 하루 종일 폐지를 모아도 분식집에서 따뜻한 라면 한 그릇(2500원) 사먹기도 힘들고, 몇 시간씩 거리에서 추위에 떨며 기다려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가격은 떨어지고, 줍는 사람은 많고15일 오전 8시 10분, 전주 중화산동 상가 밀집지역. 상가에서 밤새 내놓은 쓰레기 더미에서 김모 할아버지(80)가 종이박스를 줍고 있다. 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 누구하나 할아버지에겐 관심이 없다. 할아버지 옆에는 오래된 자전거만 덩그러니 서 있다."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랜 만에 나왔는데, 요즘은 박스를 줍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얼마나 주울 수 있을지 모르겠어." 김 할아버지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다. 하지만 자녀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김 할아버지를 돌볼 여력이 없다.박스를 줍는 것만이 김 할아버지와 할머니(76) 두 노인의 유일한 생계수단이다. 할아버지는 하루 5시간 정도 박스를 줍는다. 이렇게 3일 정도 모아 고물상에 가져다주면 1만 원 정도를 손에 쥔다. 이렇게 번 돈으로 겨울철 난방비 등을 내고 나면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김 할아버지는 "막노동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늙었다고 일도 안주니까 먹고살려고 박스를 줍는데 이젠 이것도 못해먹겠다"고 했다. 폐지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지난해 1월까지 kg당 120원 선이던 폐지가격은 현재 kg당 70원이다. 그나마 지난해 연말 50원까지 떨어졌던 것이 오른 것이다.전주시 진북동의 한 고물상 업주는 "폐지 가격이 너무 떨어져 노인 분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며 "예전엔 텔레비전이라도 하나 주워오면 3000원 정도 벌 수 있었는데, 고물상이 폐기물법 적용을 받으면서 가전제품을 취급하지 않아 노인들의 어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3일에 한번 일자리 잡아도 '재수'같은 날 오전 9시 20분, 전주시 고사동 우체국 앞.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 나온 아주머니 10여명이 추위를 이기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구인하기 위한 '사장님(?)'들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승합차라도 한 대 멈춰서면 아주머니들이 우르르 몰려든다.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는 김모씨(50여전주 평화동)는 "지난 2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나오고 있는데, 어제(14일) 하루만 일자리를 구했다"며 "그래도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으니깐 매일 이곳에 나온다"고 했다.겨울철 추위 때문에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경제 사정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그나마 있었던 식당 일도 구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른 새벽부터 이곳에서 추위를 견디며 일자리를 애타게 찾던 아주머니들 중 상당수는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이모씨(54여전주 중노송동)는 "요즘 같으면 서민들은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건지 정말 앞이 깜깜하다"며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다고는 하는데, 그 일자리는 다 어디 있는 건지 모르겠다. 추위가 정말 밉다. 빨리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박영민
  • 2013.01.16 23:02

기름값 부담·수확시기 늦어져 발동동

맹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전북지역의 시설농가들이 늘어나는 난방비에 울상을 짓고 있다. 때 이른 한파로 전북지역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를 크게 밑돌면서 시설농가마다 농작물 재배를 위한 적정온도를 맞추는데 난방비가 예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면세유 가격도 크게 올랐다.26일 익산시 석탄동의 시설하우스 일대. 이 곳에서 시설재배를 하고 있는 농민들은 최근 폭설에 한파까지 겹치자 일 년 농사를 망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었다.시설하우스 3967㎡(1200평)에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종철씨(45)는 "한파와 눈이 자주 내리면서 일조시간이 짧아 생육조건이 나빠지면서 방울토마토의 생육이 늦어지고 있다"며 "하우스 내 방울토마토는 심은 지 3개월이 됐는데, 예년 이맘때면 1m가량 자라 유인작업(줄기가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까지 끝냈지만 올해는 예년에 비해 2/3가량만 자라 유인작업도 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예년 같으면 1월 중순에 방울토마토를 수확하지만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1월 말이나 돼야 수확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날씨가 추우면 출하시기도 늦어지고, 잎이 타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방울토마토의 적정 생육온도는 영상 12℃. 그러나 매서운 추위가 지속되고 있고, 낮 최고기온조차 영하권에 머물고 있는 터라 농가 입장에서는 적정온도를 맞춘다는 게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난방비를 지탱해줬던 농업용 면세유(경유기준)마저 올해는 가격이 급등했다. 면세유 가격은 지난해 1000원대에서 올해는 12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씨는 "이달 한 달 동안에만 2500ℓ의 기름을 사용해 지난해에 비해 30% 정도의 기름이 더 소요되면서 변온장치를 이용해 난방비를 줄이고 있지만,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며 "생육 적정온도는 영상 12℃이지만, 초저녁에는 10℃, 새벽에는 8~9℃로 온도를 맞춰 얼어 죽지만 않게 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딸기를 재배하는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딸기 시설재배 농가는 올 여름 태풍으로 모종단계에서 식재가 10~20일 가량 늦어진데다, 11월부터 찾아온 때 이른 추위로 수확량도 20~30%가량 줄어들었다.전북시설딸기연합회 진형섭 회장은 "딸기 시설재배 농가들은 태풍으로 모종 식재가 늦어졌으며, 맹추위로 냉해까지 입어 수확량도 크게 감소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작년에 비해 연료비는 2배로 들면서도 잦은 눈으로 일조량이 적어 생육은 부진하는 등 2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사회일반
  • 강정원
  • 2012.12.27 23:02

태풍 지나간 논에 32세 농군의 한숨

"하루도 쉬지 않고 농사지은 쌀인데…"30일 오전 11시 태풍 '볼라벤'이 할퀴고 간 전주시 성덕동 이준성씨(32)의 농지. 겉보기에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자세히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벼 이삭이 검게 말라 있었고 상당수는 하얗게 변해 있는 이른바 '백수현상'이 나타나 있었다. 백수현상은 이삭이 패는 시기에 강풍 등으로 벼가 흔들릴 경우 이삭의 수분이 빠져나가 잎이 하얗게 변한 뒤 말라죽는 증세로 강풍이 정상적인 수정을 방해해 이삭에 알맹이가 맺지 못하게 되며 침수나 도복 피해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통상 백수현상은 강풍이 지난 뒤 2~3일, 길게는 1주일가량 후에 나타나고 비가 내리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씨의 논에 있는 벼들은 빠르게 백수현상이 진행됐다.이씨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면적은 논 90필지와 비닐하우스 10동이다. 이날 그는 '혹시나 내리는 비가 백수현상을 없애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논에 나왔지만 이미 하얗게 변한 벼들은 다시 회복되지 않았다. 이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농사만 짓고 있는 천직(天職) 농사꾼이다. 지난 2005년 결혼과 함께 부모의 농사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그는 부모의 농사일을 돕는 것과는 달리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농사를 짓는 게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수차례 태풍, 가격폭락 등으로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농사를 천직이라 생각하고 어떤 어려움이 와도 웃자'라는 신념 때문이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본 친구 4명도 그를 따라 '청년 농사꾼'이 됐을 정도다. 공교롭게 그를 따라 농업에 뛰어든 친구들도 이번 재해를 피해가지 못해 그의 마음은 무겁다. 그는 "농사가 마음대로 되면 아무나 지을 수 있다"면서 "농사를 잘 지어도 가격이 폭락하면 갈아 엎어야 하고 이번과 같이 하늘이 허락하지 않으면 수확을 할 수 없다"며 타들어가는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면서도 복구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벼는 수확의 기쁨을 볼 수 없게 됐지만 하루빨리 비닐하우스를 복구해 딸기를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피해 면적을 복구하는 것이 힘에 부치겠지만 비가 그치면 본격적으로 복구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내가 돌아갈 곳은 흙밖에 없다"라며 무너진 비닐하우스로 발걸음을 돌렸다.

  • 사건·사고
  • 김정엽
  • 2012.08.31 23:02

농촌 일손부족 현상 심각 장수사과 생존 위협한다

부족한 일손과의 전쟁이 '명품 장수사과'를 위협하고 있다.28일 오후 장수군 천천면에 자리한 사과농장의 농장주인 박재길(66)씨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달말까지 1차 적과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3000평 가량 사과농장에서는 그 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박씨의 농장에서는 하나의 꽃눈(화총)에 매달려 있는 여러개의 과실 중 반듯한 1개만 남기고 나머지를 제거해야 하는 적과작업의 지연이 불가피한 실정이었다. 박씨는 일손부족으로 어쩔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일손을 구하기가 어려워 일을 제때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과작업을 6월로 늦출 수 밖에 없다"면서 "5월말까지 적과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품질 사과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짧은 시간에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적과작업은 다음 농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작업이다"고 강조한 뒤, "일당을 지급하고 일손을 구하는데도 기피현상이 나타나 부족한 일손과의 전쟁은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도움마저 끊겨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상태"라고 호소했다.이 같은 일손부족현상은 65세이상 노인이 장수군 전체인구의 2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비롯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때 적과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들의 관심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며, 일손부족현상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였다. 현재 장수군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농가는 680여세대. 이들이 짓는 970㏊의 사과농장이 '명품 장수사과'를 결정하는 만큼, 일손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 사회일반
  • 정익수
  • 2012.05.29 23:02

폐기물 재생 공장 입주 갈등…장수 장계면 명덕리

장수군청 홈페이지에 연일 '장계면 명덕리'와 관련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청정지역 장수를 지키기 위해 (주)더클이라는 업체의 입주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명덕리의 상황을 파악하고자 최근 장수군을 찾았다. '폐비닐 더클공장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군청사 앞에 내걸려 있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않아 보였다. 주민반대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4일 오전에는 군청 앞에서 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주)더클이 지난 3월27일 장수군 환경과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업체와 대책위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대책위는 "(주)더클이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평지마을에 방대한 양의 폐비닐 및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소각하는 공장을 설립하려 한다. 이 공장은 소각과정에서 주변에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인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치는 시설이다"며 호소문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책위는 이어 "다른 지역(홍천과 정읍)의 경우 소각기계가 2대이지만 더클공장은 10대의 기계를 설치할 계획으로, 만약 가동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피해가 예상된다. 공장가동에 따른 분진과 다이옥신 등의 강력한 유해물질로 인해 장계면 일대 주민은 물론 장수군 전역에서도 생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않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청정 장수에서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장수군에 호소했다.이와관련해 업체 측은 근거없는 유언비어 및 허위사실이라고 못박았다. 이 고장 출신인 (주)더클의 김용읍 대표는 "공장은 직접 가열이 아닌 간접 가열에 의한 저온열분해식 유화 설비로, 100% 무산소 밀폐 진공상태에서 폐기물의 자원화가 이뤄진다. 즉 버려지는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재생에너지 공장"이라며 "다이옥신 및 매연이 배출되지 않고, 농작물 및 건강 피해와도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어 "쓰레기매립장도 소각장도 아닌데, 근거없는 유언비어 및 허위사실들이 난무하는 등 제대로 알려고도 하지않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다이옥신, 구제역, 환경파괴, 농작물 피해, 각종 질병유입 등이 정말 발생한다면 과감히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와 업체 간에 갈등이 깊어지자, 전라북도 갈등조정협회가 중재에 나섰다.갈등조정협의회 최두현 사무처장은 "상호 오해와 편견이 없도록 대화 및 중재가 꾸준히 진행돼야 하고, 필요하다면 양 측이 추천하는 전문가 토론회 등과 같은 정확한 검증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 환경
  • 홍성오
  • 2012.04.09 23:02

8일 첫 의무휴업 앞둔 남원지역 대형마트 고객·직원 "언제 휴업해요?"

남원지역 기업형 슈퍼마켓의 영업시간과 의무휴일을 지정하는 내용의 조례안이 지난 3일 공포됐다. 이에따라 매장면적 3000㎡ 이상의 대형마트와 준대규모 점포인 이마트 남원점, 롯데슈퍼 도통점, 롯데슈퍼 노암점 등 3곳은 오는 8일 '첫 의무휴업'에 들어가야 한다. 첫 의무휴업을 앞둔 4일 오전, 조례 적용대상(3곳) 가운데 하나인 이마트 남원점은 임시 안내문을 고객센터 앞에 비치했다. 본사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안내문이 이날 오전 현재 각 지점에 배포되지 않아 임시 안내문을 내걸었으며, 본사 안내문이 배포되면 곧바로 교체할 것이라고 남원점 측은 설명했다. 남원점 관계자는 "매월 두번째와 네번째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남원시 공문을 지난 3일 오후에서야 받았다"면서 "고객들이 첫 휴업일에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안내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안내의 필요성은 직원들에게서도 나타났다. 직원들 조차 오는 8일이 첫 의무휴업일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한 직원은 무전기를 통해 '8일이 휴업일이냐'는 질문을 다른 직원에게 묻기도 했다. 이마트 앞에서 만난 고객들도 대형마트의 첫 휴업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마트 곳곳에 안내문 고지가 시급해 보였다. 남원시의회는 지난달 14일에 열린 제169회 임시회에서 대규모 점포 등의 영업시간과 의무휴일을 지정하는 내용의 '남원시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 점포 등 등록제한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은 4월3일 공포돼 오는 8일부터 적용된다. 조례안에 따르면 기업형 슈퍼마켓은 두번째와 네번째 일요일에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 하고,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는 영업이 제한된다. 조례를 위반할 경우 최고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 사회
  • 홍성오
  • 2012.04.05 23:02

서남대 남원캠퍼스 정원감축 파장 - (하) 대책은 있는가

한때 5400여명에 이르던 서남대 남원캠퍼스의 학생 수가 2600여명(2011년말 기준)으로 줄어들면서, 지역 상권도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생존경쟁을 위해 아산캠퍼스로 학생 수를 넘기는 서남대의 전략과는 달리, 남원시는 지역경제를 지키기 위한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남원캠퍼스의 학생 수가 더이상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지역사회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인근 상권인 남원시 광치동 율치마을의 주민들이 대책마련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학생 수 감소가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일부 주민들은 "서남대가 살아남기 위해 아산캠퍼스로 정원을 더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자치단체와 정치권은 사실상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매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향후 학생 수가 더 감소한다면, 주민들은 깊은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주민들의 우려는 남원캠퍼스의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났으며, 서남대 남원캠퍼스 고위관계자도 "학교가 생존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아산캠퍼스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이와관련 이환주 남원시장은 지역경제의 쇠퇴를 막기위해 '서남대와 상생정책부터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이 시장은 "남원에 자리를 잡은지 20년이 넘은 서남대가 그동안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컸다"면서 "과거 서남대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각이 다소 불편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지금부터라도 부정적인 인식을 털고 남원시와 서남대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시장은 이어 "시의 정책사업에 대한 교수들의 자문은 물론, 각종 위원회 구성에 서남대가 포함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대학교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대단히 큰 만큼, 서남대와 지역사회가 함께 살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은 점차적으로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남원=신기철

  • 사회일반
  • 홍성오
  • 2012.03.30 23:02

'학생수 반토막' 나자 정작 피해보는 곳은 지역상권

생존경쟁을 위해 남원캠퍼스의 정원을 아산캠퍼스로 넘기고 있는 서남대. 한때 5400여명에 이르던 서남대 남원캠퍼스의 학생 수는 2600여명(2011년말 기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지역 상권으로 이어지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서남대의 전략에 남원 경제가 속수무책으로 상처를 받고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무너져 내리고 있는 지역경제의 한 축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남원경제의 회복을 위한 지역사회의 해법 찾기가 매우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목소리와 대책을 2회에 걸쳐 조명해본다.인근 상권에 희망을 주던 서남대 남원캠퍼스의 봄(신학기)은 겨우내 얼어붙은 상인들의 마음을 녹이지 못했다. 점점 감소하는 학생 수로 인해, 상권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마을주민들의 한숨과 절망이 그 만큼 깊어지고 있었다."가격을 대폭 낮췄는데도 많은 방이 비어 있고, 이 문제를 해결할 대책도 없어 속만 타들어가요. 새학기 초라 희망을 갖고 방 청소를 열심히 해놨는데." 27일 오후 서남대 인근 광치동 율치마을에서 만난 원룸형 다세대주택 주인들은 '절반으로 줄어든 학생 수에 따라, 우리들 마음도 반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물론 원룸 및 상가(슈퍼 등) 전체가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상당수는 힘겨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는 언론이 고맙지만, 그 때 뿐이다. 자치단체와 학교 측은 별다른 관심이 없어 희망은 없다'는 냉담한 반응도 거침없이 쏟아냈다.서남대 주변에 자리한 원룸은 86동에 1300여 세대. 이 마을 박병오 통장(62)과 원룸 주인들에 따르면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비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통장은 "주민과 학생을 포함해 현재 600명 정도가 이 마을에 거주할 뿐, 원룸의 절반 가량이 비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재산을 털거나 빚을 내 원룸을 지은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마땅한 해법이 없어 한숨과 절망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 통장은 "다만 남원으로 직장을 옮긴 외지인들의 발걸음이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서남대에서 만난 일부 학생들도 캠퍼스의 썰렁한 분위기에 아쉬움을 토로했다.보건학부 물리치료학과 A씨(23여)는 "캠퍼스의 분위기는 갈수록 더 썰렁해지고 있어, 캠퍼스의 봄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생들 사이에서는 남원캠퍼스의 학생 수가 더 감소해 '내가 다니는 학과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남원=신기철

  • 사회일반
  • 홍성오
  • 2012.03.2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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