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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이런 폭우는 80평생 처음…" 물바다 된 삶의 터전

지난 8일 자정부터 9일까지 기상관측 이래 1일 강수량 최고치인 420mm를 기록(누적강수량 441mm)한 정읍지역은 이번 폭우로 대부분의 지역이 물에 잠기는 등 전역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관련기사 6면)특히 영원면과 산외면 등 읍·면지역 농경지 및 가옥 등에 대한 침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했다.10일 오전 11시. 정읍시 영원면 풍월2지구 노인당에는 지난밤 잠을 자지 못한 인근 마을 주민들이 모여 피해상황을 논의하고 있었다.신월마을 이해신(86)옹은"9일 오후 6시께부터 집이 침수되기 시작해 소금과 쌀 등만 높은 곳으로 옮겨놓고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다"며 "이번처럼 하루에 비가 많이 내린 것은 생전 처음이다"고 말했다.인근 단풍미인쌀 재배단지인 영원면 풍월들녁은 농경지와 도로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흙탕물이 가득 차 있었다. 물이 빠지질 않아 복구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빨라야 3~4일은 지나야 물이 빠질 것"이라고 전망한 주민들은"올 벼농사는 완전 망쳤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영원면이 잠정 집계한 피해상황은 농작물 침·관수면적이 1200ha로, 영원면 전체 1471ha의 82%에 달한다.또 풍월2지구 노교·신월·월산·월현·경산 등 5개 마을(125가구 243명)은 침수되어 주민들이 모두 마을회관(경노당)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월산마을 최영용 이장은"경산·신월마을은 9일 오전 11시부터, 월현·신월마을은 오후 6시부터 침수되기 시작했다"며"어르신들이 '집을 지키겠다'며 대피하려 하지 않아 겨우 설득해 마을회관으로 모셨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주민들은"이곳 풍월2지구는 상습 침수지역으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상류지역에 위치한 흥덕제의 방류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마을이 침수됐다는 것이다. 특히 흥덕배수로 확장과 수문이 만들어져야 줄포 등에서 물 역류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이번 폭우는 축사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농가들은 자식처럼 키우던 소들을 살리기 위해 침수가 시작되자 늦은 밤까지 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에 매달렸다.이날 월현마을 황영호씨는 축사에 물이 다리까지 들어 차 한우들이 물속에 그대로 서 있고, 사료는 물에 둥둥떠다니는 등 안타까운 상황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황씨는"지난밤 어미소 배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송아지들만 간신히 높은 곳으로 옮겼다. 그러나 겁 먹은 소들이 따라 나서질 않으니 방도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영원면 고경윤 이장협의회장은"주민들의 피해상황이 심각한 만큼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빠른 시일내 지원방안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임장훈
  • 2011.08.11 23:02

[현장속으로] 배춧값 폭락에 농심 숯덩이

7일 오전 10시 익산시 여산면 태성리 현천마을.농로를 따라 로터리를 매단 트랙터 한 대가 비닐하우스로 들어서자 마자 봄배추가 로터리 쇳날에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트랙터를 모는 농민의 얼굴은 모든 것을 자포자기 한 듯 표정이 없다.30여분도 채 안돼 826㎡(250평)에 심어진 배추 3000포기를 모두 갈아 엎은 농민은 트랙터를 몰고 옆 비닐하우스로 자리를 옮긴다."자식처럼 키운 배추를 갈아엎을 수 밖에 없으니 억장이 무너집니다"이날 트랙터에 올라타 배추 갈아엎기에 나선 이칠우 씨(68).그는 이날 하우스 6개동에 심어진 배추 1만8000여 포기를 모두 갈아 엎었다.날씨가 추워지면 혹시 냉해나 걸리지 않을까 보온덮개를 덮어주고, 날씨가 조금 따뜻해지기라도 하면 개폐기를 여는 등 자식 키우는 심정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성을 다했던 그가 이날 배추밭 갈아엎기에 나선 것은 봄배추값 대폭락 때문.배추 한 포기를 재배하려면 모종·비료값 등 생산비 원가만도 대략 500원 가량이 들어가지만 최근의 도매시세는 300원으로, 인건비는 고사하고 투자 원금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설령 도매시장에 출하하더라도 수송비·중매인 수수료·작업비 등을 빼고 나면 오히려 웃돈을 얹어줘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다."정부의 정책에 늘상 뒷통수를 당하는 것은 농민입니다. 그 놈의 물가안정 폭탄도 꼭 농민들한테만 떨어지고 있으니..."50여년간 줄곧 벼농사만 지어온 그는 난생 처음 배추 재배에 나섰다.지난해 이상기온으로 김장배추 3통들이 한 망 가격이 최고 2만원까지 급등하자 정부에서는 봄배추 특수 예측을 내놓았고, 이에 작목전환을 결심한 그는 곧바로 논을 갈아 엎고 봄배추 재배를 위한 비닐하우스 6개동을 설치했다.정부 예측을 믿고 내심 특수를 확신한 그는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만원까지 대출 받아 본격적인 배추재배에 들어갔다. 그러나 80여일 동안 힘들게 농사를 지은 결과는 빚더미였다.많은 농민들이 이 씨와 똑같은 생각으로 봄배추 재배에 나서면서 과잉공급에 따른 배추값 대폭락으로 이어졌고, 업친데 덮친격으로 지난해의 배추파동을 우려한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김치 수입 물량을 늘리면서 배추값 대폭락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이 씨의 시름은 여기서 모두 끝난 게 아니다.갈아엎어진 배추들이 땅 속으로 썩어들어가 가스를 발생하면 타작물 재배도 여의치 않기 때문에 더 잘게 부수고 부숴 햇볕에 바싹 말려야 한다. 다음 작물 재배 준비를 위해 앞으로 보름가량 밤낮을 가리지 않는 험난한 고난의 길을 걸어야 한다."정부의 계획성 없는 정책에 의한 이런 도박판을 앞으로 언제 또 치러야할지 걱정이 앞선다"는 그는"최소한 배추 1포기에 1,000원이라도 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나 같은 농민들이 한둘이 아닐 텐데"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한편 익산지역 봄배추 재배면적은 전체 15ha 75만여 포기로, 이날 현재까지 3ha의 15만여 포기는 출하시기를 놓쳐 갈아엎힐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 사회일반
  • 엄철호
  • 2011.05.09 23:02

[현장속으로] 개통 1주년 앞둔 새만금방조제 가보니

'관광객 유인력의 한계 드러내나?''기네스 월드에 등재된 세계 최장((33.9㎞)의 방조제'와'바다위의 만리장성'이란 수식어를 달고 지난해 4월 27일 도민은 물론이고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개통된 새만금 방조제가 개통 1년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방문객이 개통 직후인 지난해 5월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25일 오후 1시 부안 변산면 대항리. 평일인 탓인지 새만금 방조제는 한산했다.새만금 방조제 시점인 변산면 대항리 인근에서 진행되는 공사현장을 드나드는 대형트럭들만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 곳에서는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중 가장 먼저 완공될'게이트 웨이(Gateway,100㏊)'조성공사와 1호 방조제 도로 높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도착한 신시광장에서 바라본 방조제는 웅장했다.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방조제나 엄청난 규모의 부지 등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라는 평가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신시광장에서 만난 김무혁(65·전남 강진)씨는 "사람의 힘으로 만들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고 감탄했다.그러나 새만금 방조제에서 느끼는 감동은 여기까지 였다.더 이상 볼 것이 없는 방문객들은 서둘러 새만금 방조제를 떠났다.신모씨(73·전주시 평화동)는 "세계 최대·최장이라 해서 찾아왔는데, 어디 앉아서 커피 한잔 마실만한 곳도 없어 너무 불편하다"면서 "한 번은 와 볼만 하지만 두번 올 곳은 못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실제 방조제를 비롯해 주변에는 음식점 및 숙박업소·볼거리·즐길거리 등의 관광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새만금 방조제의 랜드마크가 될 신시광장 인근의 다기능부지(195㏊)는 아직도 허허벌판이었다. 호텔과 골프장, 마리나·골프장·워터파크 등이 들어설 이 부지는 오는 2017년께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다.또한 자치단체간 갈등 등으로 방조제의 행정구역이 고시되지 않아 '임시도로'인 방조제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제한적으로 개방됐다.이 같은 상황은 방문객 급감으로 이어졌다.새만금 방조제 개통 이후 방조제를 찾은 방문객은 이달 20일 현재 866만여명으로 누적 집계됐다. 월 평균 72만여명이 방조제를 찾은 셈이다.외형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매우 걱정스런 상황이다.개통 직후인 지난해 5월 165만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이후 6월 104만명, 10월 89만명, 11월 69명, 12월 33만명으로 뚜렷한 하향세를 기록했다.올해도 1월 23만명, 2월 33만명, 3월 43만명, 4월 45만명 등 4개월동안 방조제를 찾은 수는 모두 146만명이다. 이는 지난해 5월 한달의 165명 보다도 19만명이나 적다.부안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53·여)씨는"방조제 개통 후 기대감을 갖고 왔던 관광객들이 마땅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없는데 실망해 지난해 12월 개통한 거가대교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면서"요즘 손님은 지난해 1/3도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개통 1년을 맞은 새만금 방조제의 관광객 유인력 회복을 위해 전북도와 군산시·부안군 등 해당 자치단체의 관광객 급감 원인분석과 대책마련이 시급한 이유였다.

  • 사회일반
  • 홍동기
  • 2011.04.26 23:02

[현장속으로] 이상한파·가축전염병에 '희비' 엇갈린 상인들

연일 계속된 맹추위와 구제역·AI 등 가축전염병이 전국을 휩쓸면서 한 쪽에서는 웃고, 다른 한쪽에서는 우는 상인들이 속촐하는 등 업종별로 상인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27일 오후 2시 익산시 영등동 A 한증막.체감온도가 한 낮에도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탓인지 손님들로 크게 붐볐다.최근의 이상한파가 계속되면서 이곳 한증막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 반짝특수에 주인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게 손님들의 귀띔이다.특히 한증막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수도계량기나 보일러 동파 등으로 집 밖으로 내몰린 주민들이 이곳을 임시거처로 활용하면서 가족단위 손님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한증막의 한 관계자는 "원래 겨울이면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최근의 이상한파로 손님들이 부쩍 늘어나 매출이 예년에 비해 껑충 뛰었다"고 싱글벙글했다.연일 계속되는 추위에 보일러 수리업체 등 난방기 관련 업체 역시 때아닌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추위에 가동을 멈춘 보일러 수리 및 교체 등 고객 주문이 크게 밀려들고 있으나 수요를 제때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야근과 특근이 반복되고 있다.자동차 월동 장비를 판매하는 자동차용품점도 즐겁기는 마찬가지다.잦은 눈과 계속된 영하의 한파로 스노체인이나 온열시트, 성에 제거기와 김 서림 방지제 등의 매출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이에반해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나름대로 큰 특수를 노렸던 전통시장 상인들은 뚝 끊긴 손님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날씨가 워낙 춥다보니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지 이미 오래돼 설 대목을 아예 포기한 이들 상인들은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다.여기에다 설 대목을 대비해 준비한 생선과 과일까지 추운 날씨탓에 얼어붙기 일쑤여서 상인들의 골 깊은 시름은 더욱 심화되고 있을 뿐이다.이날 오후 4시 익산의 최대 전통시장인 북부시장 거리는 무척 한산했다.설 대목이 코 앞에 다가왔다고 실감할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채소 좌판 노점상 김 모씨(67)는 "날씨가 너무 추워 손님들이 오지 않아 이제 겨우 1만원 어치 밖에 팔지 못했다"며 애꿎은 날씨만을 한 없이 원망했다.지역 식당가도 매출 격감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추운 날씨로 시민들의 외출이 뜸해진데다 구제역 여파와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이날 오전 11시30분께 영등동의 한 돼지고기 전문식당.점심손님을 맞을 준비로 한창 분주해야 하지만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주인 혼자 매장을 지키고 있다.식당 주인은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지만 그나마 있는 손님 발길마저 끊길까 가격 인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요즘은 손님들이 거의 없어 저녁 9시면 문 닫고 들어가니 하루하루 버티기가 정말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인근 치킨점도 줄어든 손님으로 애를 태우고 있었다.주인 장 모씨(49)는 "AI 등 가축전염병에 이어 이상 한파까지 기승을 부리니 주문이 하루 10여건 안팎에 머물고 있어 가게 유지도 힘들 정도다"며 울상을 지었다.

  • 지역일반
  • 엄철호
  • 2011.01.28 23:02

[현장속으로] 버스파업…완주 임시 전세버스 타보니

"시골의 차 없고, 돈 없고, 힘 없는 노인들만 고생시키는 거지. 도시의 돈 있고, 차 있는 사람들은 불편한 것 모를걸…."20일 오전 시내버스 대신 봉동-제촌 구간을 운행하는 전세버스에서 완주군 봉동읍 제촌리 이상철씨(80)는 "시골노인들은 거의 버스로 일을 보는데 운행횟수까지 줄어들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녀. 전주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야 하니 돈이 더들고. 가끔 택시까지 타야 하니까 돈이 막 새나가"라고 하소연했다.이날 9시 10분부터 기자가 봉동-제촌간 전세버스를 2시간여 동안 탑승해 보니, 손님 대부분이 70대 이상 어르신이었다. 방학중이라 학생은 아주 적었다. 이날은 봉동읍이 장날이어서 오전 10시 20분 제촌을 출발해 만동마을·역기마을 등을 거쳐 봉동까지 오는 동안 40여명이 탑승했다.봉동읍 제네리 청강마을 이순녀씨(71)는 "그 전에는 전주에서 1시간에 1대씩 다녔는데, 지금은 2시간 40분 간격여. 버스 한 번 타려면 마음이 급하당께. 담박질 해야하고. 짐이 많은데 전세버스라 통로가 좁아 불편혀. 시내버스가 좋은디…."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전주로 가기위해 봉동터미널에서 내린 최광식씨(63·완주 봉동 주공아파트)는 "완주군의 시내버스 이용객은 차 없는 70대 이상 어르신이 대부분이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운행횟수가 적어진 시내버스를 기다리기 위해 맹추위에 한참 떨어야 한다. 대한민국에 어르신을 고생시키는 이런 곳이 어디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지난해 12월 8일 전주·완주 일원의 상당수 시내버스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 45일째인 이날 완주군에서는 전세버스 6대가 11개 노선을 운행했다. 전세버스는 파업 첫 날 21대에서 다음날 16대가 투입됐고, 이후 점점 줄어들었다.그동안 공무원 2명이 '버스안내원'으로 근무했으나, 18일부터 시급 5000원의 아르바이트가 하루 8시간씩 일하고 있다.완주군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파업 이전에 거의 전주지역을 함께 운행했다. 하지만 파업으로 시내버스 운행횟수가 크게 감소하자 완주군은 봉동터미널과 삼례터미널, 신리면사무소앞을 중심으로 순환·왕복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해당지역의 군민들이 봉동·삼례터미널 등지에서 전주 경유 시내버스로 갈아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이에따라 파업 이전 전주·완주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로 2000원(학생 800원)이면 전주 어디나 다녀올 수 있었지만 있었지만, 많은 주민들이 지금은 전주를 왕복하기 위해서는 4000원이 소요된다.봉동-제촌 구간을 20회 가량 운전한 기사 김화종씨(59)는 "장날에는 시골 어르신들이 많이 타는데 평소에는 손님이 없다. 하루 9번 왕복하는데 5~6번은 10명도 타지 않는다"면서 "운행노선 정상화로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월급쟁이는 한 달 월급을 못받으면 1년이 힘든데 파업참가 기사들이 참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루빨리 파업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 씨 뿐만 아니라 이날 버스에 탑승한 어르신들은 "노사가 서로 양보해 일단 버스가 다녀야 한당께"라고 입을 모았다.

  • 사회일반
  • 백기곤
  • 2011.01.21 23:02

[현장속으로] 익산 구제역·AI 방역이동통제초소를 가다

익산시가 구제역·AI 등의 가축전염병 전국 창궐에 맞서 청정지역을 지키려 눈물겨운 사투를 벌인지 40여일째.기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축전염병 바이러스와 기나 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방역에 힘을 보태고, 최일선 현장을 보다 생생히 담고자 방역 동행 취재에 나섰다.먼저 23개 이동통제초소 중 망성면 제1초소를 선택했다. 이 곳은 국도 23호선을 따라 충남과 전북이 맞닿아 있는 초접경 지역이자, 청정지역 사수를 위한 최후 보루다.12일 밤 11시30분 제1초소. 30분 후면 근무가 시작된다. 초소 근무자들의 휴식 공간인 컨테이너 임시 사무실로 들어가니, 4시간 전부터 초소근무를 하고 있는 3명이 반갑게 맞이한다.통성명이 끝나자 곧바로 방역복이 건네졌다. 밤샘 근무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우니 겉옷 위에 단단히 걸쳐 입으라는 충고가 전해졌다. 두터운 외투 위에 방역복을 입고 근무수칙, 소독확인서 작성요령 등의 설명을 듣고 나니 밤 12시 정각. 근무가 시작됐다.기자와 짝을 이룬 팀은 익산시 공무원 강병수 실무관(행정지원과)과 마을 주민 소정우(48)·소병무 씨(34) 등 모두 4명. 원래는 3인1조로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근무하지만 기자의 합류로 1명이 추가된 것.기자에게 부여된 첫 임무는 그나마 쉽다는 유도봉으로 차량을 통제하는 일이다.소독약 살포기에서 3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익산 방면으로 향하는 차량들에게 서행을 권하며 연신 유도봉을 흔들어댔다.30여분 지나 소독약 살포기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량들이 안전하게 소독처리되는지 꼼꼼히 살피고, 사료차량은 정차시켜 휴대용 소독기로 재소독하는 일이다. 또 얼어붙은 살포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녹여야 한다. 일이 보통 많은 게 아니다.그렇게 1시간이 지나자 매서운 겨울 한파 냉기가 뼛속으로 파고들어 아프기까지 했다. 온도계는 영하 8도를 가리켰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아니 영하 20도를 웃도는 느낌이다.새벽 2시.시간이 지날수록 강추위에 몸이 굳어갔다. 외투로 중무장을 했지만 살을 헤집는 칼바람에는 속수무책. 더구나 제1초소는 금강변에서 불과 200m 거리라 파고드는 강바람이 창 끝같다. 손과 발은 물론 온 몸이 얼어붙었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무실로 와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며 전기난로에 몸을 녹이자 금새 졸음이 몰려왔다.깜박 졸다가 다시 근무에 나섰다. 새벽이 다가오면서 통행차량이 많이 줄었다. 몸은 편해졌지만 허허벌판에 서서 불어오는 금강변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맞받으니 진짜 고통스러웠다.가축전염병 뿐만 아니라 맹추위와도 싸워야 하는 힘겨운 사투는 그렇게 계속됐다.새벽 4시가 가까워지자 교대 근무팀이 도착했다. 짧은 4시간의 일선 초소 근무였지만 정말이지 힘들고 고됐다.뿌듯함과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가하면서 축산농가들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 더 나아가 다시는 가축전염병이 창궐하지 않는 청정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기원을 했다.

  • 사회일반
  • 엄철호
  • 2011.01.14 23:02

[현장속으로] 익산 재래시장 가금류 판매 금지 계도

13일부터 27일까지 재래시장 등에서 살아있는 닭과 오리 판매가 한시적으로 금지된다.조류인플루엔자(AI)가 익산시 망성면 한 농가에서 발생된 것을 비롯 전남에 이어 경기 지역까지 확산되면서 불가피한 조치로 취해졌지만, 가금류 판매를 생계로 삼고 있는 상인들에게는 그 어느때 보다 고통스런 나날로 다가오고 있다.조류인플루엔자 담당인 익산시 축산과 축산방역계 송수경씨(7급·실무관)와 같은 과 유정안씨(7급·AI담당)는 13일부터 시행되는 가금류 판매 금지조치를 알리기 위한 첫 대상지로 황등면 황등리 황등재래시장을 찾았다.상인들의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주섬주섬 서류를 챙겨 황등재래시장에 다다른 시간은 12일 오전 10시 40분.하루 일과를 준비하는데 손놀림이 바쁜 몇몇 상인들만 눈에띌 뿐 시골 여느 시장과 다름없이 고요하다.서류를 들고 나타난 이들 공무원들과 눈이 마주친 촌닭치킨 한명단씨(57)가 방문 이유를 이미 알아차린 듯 "내일(13일)부터는 닭을 안 팔겠다"고 선수를 친다.공무원 유씨가 13일부터 시행되는 가금류 판매 조치를 설명하며 '축산물 포장 방법'등의 내용을 담은 설명문을 건네자 이를 받아들며 "AI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말부터 닭이 팔리지 않아 죽을 지경이다"며 딴전을 피운다.한씨는 지난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 발병시 자신의 가게에서 사육중이던 닭 50여 마리를 살처분했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판매 금지가 언제까지 이뤄지냐"고 반문한다.이들 공무원들이 서둘러 한씨 상가 앞 초원닭집으로 발길을 옮기자 인기척을 알아차리 듯 창문을 열며 얼굴을 내밀던 주인 이명숙씨(58)가 "내일부터 닭을 판매할 수 없다는 소식을 방송을 통해 들었다"며 보관중인 닭 모두를 오늘 살처분하겠다고 말한다.공무원 유씨가 '내일부터 닭을 팔면 단속에 적발된다'며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한 계도차원의 방문이라고 말을 건네자 닭 수송차량 운전기사한테 말을 전해들었다며 걱정말라고 안심시킨다.서둘러 차량에 몸을 던진 공무원 송씨와 박씨는 함열 재래시장을 향해 달린다.지난 2006년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당시 조사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지역내 닭집 모두를 한 눈에 꿰고 있다.주저없이 달리던 차량이 멈춰선 곳은 함열 재래시장내 보시원.주인 박씨(65)가 점심 먹거리 반찬을 챙기다 손을 놓더니 "뭣하러 왔어. 내일부터 닭 안팔려니까 걱정하지마"라며 귀찮은 듯 말을 건넨다.공무원들이 이날 찾은 닭집은 황등재래시장내 3개 닭집과 함열 재래시장 5개 등 모두 8곳에 이른다.익산시 축산과 축산방역계 유정안씨는 "닭 판매를 생계로 삼는 상인 대대분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여파를 인식해 행정 지침에 잘따라 주고 있지만, AI가 처음 발생했던 지난 2006년의 경우 상인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단속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 익산
  • 장세용
  • 2011.01.13 23:02

[현장속으로] 익산 낭산면 AI발병…인근 양계농가 표정

축사에 다다르자 출입 통제 안내문이 버티고 있다. '농장주 외에는 어느 누구도 진입할 수 없다'는 알림 게시판이다.조류인플루엔자 발병 확산을 막기위한 방역 당국자들의 발길도 바쁘다. 여기저기를 돌며 출입 통제에 여념이 없다.방역차량도 축사 인근을 돌며 뿌연 소독약을 뿌려댄다.2일 오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닭과 토종닭을 살처분한 익산시 낭산면 오동정 심순택 농가와 인근 망성면 무형리 103농장 주변 일대의 양계농장.지난 31일 저녁 7만수의 토종닭을 살처분한 심씨 축사에 다다르자 출입을 막는 안내문이 발길을 가로막는다.차량 한대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한적한 시골마을 골목이지만, 불청객들의 진입을 우려한 나머지 경찰차량마저 동원돼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이 농장에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인 낭산 사가리를 거쳐 호천마을로 향하는 마을 초입부터 방역차량이 오가는 차량을 상대로 소독약을 살포한다.방역 관계자들도 추위를 잊은 듯 출입 통제에 마음을 놓지 않는 모습들이다.심씨의 농장에서 마을 어귀를 돌아 1Km 가량 떨어진 장모씨의 농장에 이르자, 벌써부터 출입통제 안내문이 차량 진입을 가로막는다.축사 인근을 오가며 자체 소독에 손놀림이 바쁜 농장주의 모습이 시선에 들어온다. 축사 주변 구석구석을 돌며 소독약을 뿌려댄다.다소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AI가 발생한 이들 농장에서 2Km 안팎에 위치한 A부화장에서도 특별방역 초소를 만들어 진입 차량을 상대로 빠짐없는 소독작업이 한창이다.불청객들의 진출·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 만들기에 한창인 직원들의 분주한 모습이 AI의 심각성을 엿보게 한다.다행히도 이번에 발병된 조류인플루엔자가 저병원성으로 판명되자 다소 한시름 놓았지만 추가 발병을 막기 위한 관계자들의 철통같은 방역작업은 지속되고 있다.103농장에서 3㎞ 가량에 위치한 한모씨(51)는 "산란닭 5만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추가 살처분이 없다는 소식에 조금 안심은 되지만 언제 어떻게 닥쳐올지 모르는 악몽이 밀려와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털어놨다.20여년 동안 양계장을 운영해 왔다는 한씨는 "아직까진 우리 닭엔 이상 징후가 없으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만약에 도살처분 결정이 내려지면 지난 겨울에 하림에서 위탁 받은 닭 모두를 땅에 묻어야할 상황으로 수천만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인근에서 종계 2만30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배모씨(48)도 "AI 발병이 그치지 않을 경우 양계농가들이 거리에 나 앉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언제 다시 살처분 결정이 내려질지 몰라 걱정이 태산이다"고 고개를 떨궜다.평온했던 마을이 이번 파문으로 하루 아침에 공포의 마을로 변해버린 AI 발병 농가 인근은 외부 사람은 물론 타지역에 사는 친인척 조차 들어가지 못하는 등 정막만이 감돌고 있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11.01.03 23:02

[현장속으로] "뭐든 할 수 있다" 우렁찬 기합소리

"군인들, 정말 대단하네요."6일 오전 육군 35사단 연병장. '병영체험 훈련'에 참가한 160여명의 지적장애인들이 군복을 갈아입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자원봉사자 등 총 400여명이 함께 한 이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전투복과 방탄헬멧, 탄띠를 착용하는 일조차 만만치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훈련에 집중했다.(사)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부설 전북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가 올해 6번째로 마련한 병영체험에는 참가신청자가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 장애인들의 관심을 반영했다.총기류 등 전투장비와 통신장비를 살펴보고 헬기레펠 시범을 지켜본 이들은 자신감이 가득찬 표정이었다.점심 식사 이후 입소식을 마친 이들은 제식훈련과 유격훈련에 들어갔다. 장애로 인해 더디긴 했지만 동작을 익히기 위해 우렁찬 기합소리를 내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이날 병영체험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천영현씨(22·우석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군인과 민간인 등 다양한 관계를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병영체험을 마친 이신우씨(31)는 "처음으로 접한 무전기 등 군대 장비가 신기했고, 스스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고 말했다.안병태 육군 35사단장은 "병영체험이 지적장애인들의 자신감 회복과 사회적응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윤나네
  • 2010.10.07 23:02

[현장속으로] 경찰공무원 채용시험 체력검사장 가보니

"몇 년째 도전하고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어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죠."지난 30일 오후 2시 전주종합경기장 내 보조경기장에서는 반소매·반바지 차림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체력검사를 받기 위해 나온 '2010년 제2차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시험' 1차 필기시험 합격자들이다.다부진 표정으로 경기장에 들어선 유은주씨(31·전주시 중화산동·여)는 5년째 경찰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지난 3월에 있었던 제 1차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면접까지 올라갔지만 아쉽게 떨어졌습니다. 최선을 다해 희망부서인 과학수사대에서 꼭 근무하고 싶습니다."유씨는 "미흡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체력도 향상시켰다"면서 "합격통지서를 받을 수 있도록 적성검사와 면접도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전주서중학교에서 치러진 1차 필기시험(9월11일)에 합격한 남자 18명과 여자 6명의 수험생들은 이날 제자리 멀리뛰기와 윗몸일으키기, 100m달리기, 악력검사 등 각 종목에서 체력검사를 받았다. 올 하반기 전북지역 경찰공무원 필기시험에는 모집정원 14명에 총 895명이 접수, 63.9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여경의 경우 2명 모집에 171명(85.5대 1)이 몰렸다.심호흡을 크게 한번 한 뒤 100m달리기 출발선으로 발걸음을 옮긴 박찬씨(26·전주시 송천동)는 "경찰이 되기 위해 대학도 경찰행정학과를 선택했고 군대도 의경으로 다녀왔다"면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종목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한편 이날 오전에 진행된 신체검사에서 1명이 탈락, 총 24명이 체력검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남자 수험생 2명이 평균 점수를 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 사회일반
  • 신동석
  • 2010.10.01 23:02

[현장속으로] 익산 장점저수지 폐수로 몸살

어딘서가 흘러든 기름이 저수지 이곳저곳에 즐비하다. 죽은 물고기가 몸통을 드러낸채 썩어가고 있다.참지못할 악취가 코를 찌른다. 때아닌 먹거리를 만난 백로떼가 무리를 지어 물고기 시체를 해치우고 있다.29일 오전 익산시 함라면 신목리 장점마을 뒷편 장점저수지에는 악취와의 전쟁에 나선 주민들이 폐수로 멍들어가고 있는 저수지 오염원 찾기에 한창이다.저수지 인근이라해야 달랑 집 한 채와 폐사료를 이용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A업체만이 버티고 있을뿐이다.그러나 알수없는 기름과 폐수가 어딘선가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저수지 일대는 온통 폐수로 물들고 말았다.저수지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찌르는 심한 악취가 심각성을 더해준다.지난 20일부터 저수지를 온통 뒤덮었던 죽은 물고기는 백로의 밥이 되면서 다소 줄긴 했으나 여전히 물고기 시체로 뒤범벅이다.폐수를 견디지못한 채 죽은 올챙이들도 저수지 일대를 수놓고있다.기름과 함께 섞인 폐수를 견디기 힘든듯 몸부림치는 물고기와 올챙이가 몸을 비틀며 사투를 벌이고 있다.폐수로 전락한 저수지 물은 장점마을 앞 하천으로 흘러들어 황등천에 이른다.검게 물든 물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벌써부터 지하수 오염을 걱정한다.저수지 주변의 장점마을은 물론 와리장고제마을 120세대 주민 대부분이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부 주민들은 인근 비료공장에서 발생된 심한 악취로 목이 아프거나 구토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을 찾아 치료중이라는 것이다.주민들은 지난 20일 발생된 인근 비료공장 화재 이후 저수지 오염이 악화됐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비료공장 관계자는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제기에 따라 올해초 17억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들여 환경시설을 개선했다"면서 "저수지 오염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익산시 함라면 신목리 장점마을 A씨(61세)는 "지난 20일부터 어딘서가 흘러든 기름과 폐수가 저수지를 덮치면서 물고기가 죽거나 심한 악취까지 발생해 생활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관계기관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사회
  • 장세용
  • 2010.09.30 23:02

[현장속으로] "농약값이라도 건졌으면…"

"올해도 쌀값을 얼마나 받을지 걱정인데 10여새 가장 잘 안된 농사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수확하는데 최선을 다해서 한톨이라도 불려야지요".곡창지대인 정읍지역 들녘에도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가을바람에 넘실거리지만, 정작 추석 명절을 맞아 풍요를 만끽하고 즐거워해야 할 농민들은 쌀값 걱정, 작황 부진에 시름이 깊다.14일 정읍시 고부면 농민 최선욱(45)씨는 "8월과 9월 일조량이 적고 잦은 강우로 인해 알곡 수가 적고 크기 또한 예년에 비해 30% 정도 잘아서 겉으로 보면 풍년인 것 같지만 사실상 흉년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최씨는 또 "비가 잦은 관계로 농약을 하지 못해 문고병·목도열병 등에 시달리고 방제가 힘들었다"며 "낟알이 힘이 없어 고개를 숙이지 못하고 뻣뻣한 상태로 여물어가는 논이 많다"고 덧붙였다.특히 최씨는 "전체적으로 수확량이 줄어들면 쌀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지만, 그동안 전국적으로 누적된 재고량이 많기 때문에 어려울 것 아니냐"며 "최하 평년수준인 15만원선이라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예년에 비해 모내기를 일찍했다는 정읍 덕천면 박홍규(72)씨는 "상대적으로 10여일 앞서 서둘러서 알곡은 평년수준을 유지한 것 같다"며 "하지만 쌀값을 좀더 받아야 고생한 보람이 있을 텐데 농약값이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농사 짓고 외지에 있는 자식들에게 보내줄 쌀 몇가마를 빼면 전량 농협에 내놓는다는 박씨는 "쌀이 창고마다 가득 쌓여 있다는데 올해 가격은 어떨지 걱정이다"며 "정부에서 많이 남아있는 쌀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지난 10일 정읍시청 앞에서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과 생산비 보전을 외치며 농민집회를 이끌었던 송순찬 정읍시농민회장도 "흉작에 기대치 이하의 쌀값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그는 "외부에서는 풍년이다며 말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 궂은 날씨가 잦아서 전반적으로 벼생육이 좋지 않아 20~30%까지 수확량이 감소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쌀값 걱정에 농민들은 추석을 맞는 즐거움도 잊혀진 것 같다는 송 회장은 "쌀값 문제로 소농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평생 농사지어 자식 뒷바라지하고 먹고 살았던 농민들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송 회장은 이어 "정부의 정책들이 점차 대농 위주로 추진되고 다수 소농들의 가치가 없게 만들면, 중소도시 인구 감소문제로까지 이어진다"며 "농민들이 요구하는 17~18만원대 가격을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회일반
  • 임장훈
  • 2010.09.15 23:02

[현장속으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 '사택부지'(하)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옛 구암교회) 옆에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구암동 사택부지. 소유자의 관리 부실에 따른 지역 이미지 훼손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 사택부지를 군산시에 매각하기로 한 공익적 기여사업도 터덕거려 질타를 받고 있다.9일 군산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군산건설처가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9월7일 준공)을 조건으로 이 사택부지(4만1166㎡) 중 공원으로 지정된 3만2139㎡를 매각하기로 했으나, ▲건물 보상비 및 철거비용(22억원 상당) 부담 문제 ▲공시지가와 감정가 문제 등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군산시는 노후화된 건물(1978년 건축)을 철거한 후에 공시지가 기준으로 토지 매입을, 군산건설처는 본사 방침에 따라 건물 및 토지에 대한 감정평가 후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수십억원의 비용 부담을 놓고 양 기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도심속 흉물로 전락한 사택부지의 방치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군산시장과 정치권이 한국서부발전 본사와 직접적인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일부 시의원과 시민들은 "기부채납과 무상양여도 아닌 매각이 공익적 기여사업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 공익적 기여사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협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군산시의 행정이 한심하다. 군산시장과 정치권이 직접 나서야 한다. 한국서부발전은 10년 동안 해당 부지를 흉물로 방치한 만큼, 이득을 얻기 보다 공익적 기여 차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편 군산시는 해당 부지를 매입해 호남 최초의 3.1운동(군산 3.5독립만세운동) 발상지의 성역화 및 시민 공원화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 지역일반
  • 홍성오
  • 2010.09.10 23:02

[현장속으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 '사택부지'(상)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구암동 사택부지'에 대한 시민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공기업의 4만여㎡ 부지와 건물들(건축면적 2992㎡)이 10년 동안 도심속 흉물로 방치돼 지역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에는 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상지가 자리하고 있어, 지역민들은 군산건설처의 이같은 행태에 불만을 넘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여기에 군산건설처는 지난 7일 준공된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의 공익적 기여사업'으로 전체 부지(4만1166㎡)중 공원으로 지정된 3만2139㎡를 군산시에 매각(60억원 이상)하기로 했으나, 그 안에 위치한 노후 건물의 보상비 및 철거비용을 놓고 군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의 윤리의식은 이미 실종됐고, 공익적 기여사업의 정체성도 불분명한 상태다. 이에 2회에 걸쳐 문제점과 대책을 점검해봤다.8일 오전 군산시 구암동 358-2번지 외 7필지(4만1166㎡)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군산건설처의 사택부지가 을씨년스럽다. 48세대가 거주할 수 있는 주건물(3층) 3개동과 14세대의 일반사택, 창고, 식당 등이 덩쿨과 나무숲 사이로 간신히 목격될 정도다. 도심 속 흉물, 그 자체다.군산건설처는 화력발전소가 문닫은 2004년 1월부터 거주자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산시와 인근 주민들은 2001년부터 관리없이 10년째 방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호남 최초의 3.1운동 발원지(옛 구암교회)와 인근 900세대의 아파트가 지역 이미지는 안중에도 없는 '실종된 공기업의 윤리의식'과 함께 나란히 자리를 하고 있었다.주민들은 "일제강점기 군산 3.5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성스러운 곳을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순국선열들에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채경석 군산시의원도 "지역발전과 함께 한다던 공기업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군산건설처를 맹비난했다.그는 "3000여 인근 주민들이 10년째 흉물로 방치된 이 부지 및 건물을 지켜보면서, 비난과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면서 "이같은 사택부지의 매각이 어떻게 경암동 LNG복합화력발전소 건립에 따른 공익적 기여사업에 포함됐는지 의문이고, 이런 상황에서 22억원 상당의 노후 건물의 보상비(약 10억원) 및 철거비(약 12억원)도 군산시에 떠넘기려는 공기업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이에대해 군산건설처는 본사 방침에 따라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매각 협상을 현재 군산시와 진행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 지역일반
  • 홍성오
  • 2010.09.09 23:02

[현장속으로] "이런 물난리는 60평생 처음…"

주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집중 폭우로 도내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완주 지역에서 산사태로 1명이 숨졌고, 농경지침수와 하천의 범람, 주택 파손, 도로 유실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13일 저녁부터 3일간 200㎜가 넘는 기록적인 비가 내린 익산 북동부지역의 피해가 컸다."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실감나네요. 어찌나 놀랐던지. 새벽에 밀려든 물과 토사때문에 겨우 창문을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었어요."순식간의 물폭탄으로 집과 상가가 모두 물에 잠겨 망연자실한 익산시 여산면 제남리 조석준 이장. 그는 60평생 이런 물난리를 겪기는 처음이라고 했다.14일 새벽 갑자기 빗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말 그대로 '한바탕 물난리'를 치렀던 여산시장 주변 일대는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날이 어두운데다 전기마저 끊기면서 양수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급격히 불어난 물길을 마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민들은 긴박한 상황을 전하며 고개를 저었다.손 쓸 겨를 없이 급격히 물이 차오르던 이날 새벽 3시 급히 대피하라는 마을 이장의 방송에 차오른 물길을 피해 서둘러 주택 옥상으로 몸을 피신한 주민에서부터 평생을 살아오던 집이 하루아침에 물에 잠겨 졸지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아들집으로 임시 피신한 할아버지 등에 이르기까지 한바탕 물난리를 치른 여산면 일대는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주인을 잃고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는 옷가지를 비롯 각종 생활용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여산파출소앞과 제남리사이에 있는 교량 배다리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에 잠겨 쓸모없는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린 전자제품과 옷가지 등 온갖 잡동사니들은 물에 흠뻑 젖어 모두 쓰레기로 변해버렸다.졸지에 생활 터전과 가전제품들을 잃은 주민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재사용할수 있는 물건 챙기기에 나섰으나 하나같이 물에 흠뻑 젖어 도저히 사용할 수 없게 됨을 보고 그저 한숨만 내쉴 뿐이다.가슴높이까지 차올랐던 물난리를 겪은 여산시장 주변 일대도 이번 피해를 빠져나갈 수 없었다.여산면 여산리 김봉기씨(52)는 "새벽에 내린 폭우로 시장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가재도구들이 쓸모없는 무용지물이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특히 여느 시골 마을과 같이 200m거리의 재래시장 양편에 농약상과 전파사, 화장품, 보일러가게 등 상가 50여채가 즐비하게 자리 잡고 있던 이 곳에서 상가 10여채는 완전 침수 피해를 당했고 나머지 상가들은 대부분 반침수 피해를 입었다.여산 재래시장에서 3㎞가량 떨어진 제남리마을의 마포 자루 생산 공장인 대일실업도 이만저만이 아닌 피해를 입고 망연자실하고 있었다.이 회사의 여문현 사장(62)은 "새벽에 내린 폭우로 공장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재봉틀 등 공장 기계 대부분이 쓸모없는 고철덩어리가 됐고 수천장의 마대자루 역시 빗물에 떠내려갔다"면서 "연간 매출액이 20억원인데 현재로선 피해액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 사회일반
  • 장세용
  • 2010.08.16 23:02

[현장속으로] 부안군 보안면 벽돌공장 앞 도로

국도 30호선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A벽돌공장 앞 구간이 교통사고 위험에도 불구, 운전자 안전 대책 없이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다.왕복 2차선인 이 도로는 통행량이 많은데다 A공장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화물차들의 불법 좌회전 등 교통법규 위반으로 아찔한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특히 이 공장 입구쪽에 있는 철쭉군락이 공장 출입구를 가리고 있어 운전자들이 도로로 갑자기 나오는 차량을 짐작하지 못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부안 격포 방면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이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인근 사거리까지 주행한 후 유턴해야 하지만 공장 입구에서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하는 불법행위가 반복되고 있다.운전자 강명주씨(30·전주시)는 "유천리 벽돌공장에서 갑자기 도로에 나온 화물차를 피하기 위해 앞 차량이 급제동,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며 "복합적인 요소가 많은 이 도로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해 운전자 안전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주국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 도로에 대한 민원이 계속돼 지난달 해당업체에 '출입구 철쭉군락을 제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불법행위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찰 소관이기 때문에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윤나네
  • 2010.05.17 23:02

[현장속으로] 냉해 피해 과수농가 가보니

"올해 농사는 완전히 망쳤어요."김제시 용지면에서 15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광식씨(49)는 지난달 30일 까맣게 변해버린 과수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올 봄, 때 아닌 저온현상과 일조량 부족 등으로 개화한 배꽃들이 동해(凍害)를 입었기 때문이다.김씨는 "배 꽃 암술이 얼어 까맣게 죽어 있다"면서 "예년 같으면 수정이 다 끝났어야 하는 데 여전히 배꽃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일부 배꽃에서 수정이 돼 열매를 맺어도 발육상태가 나쁜 '기형배'가 나올 확률이 높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는 제 값을 받지 못해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씨는 또 "평년 3500박스(1박스 7.5kg)의 배를 수확하는 데 올해는 수확량이 3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활비도 문제지만 자식들 교육비를 어떻게 충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덧붙였다.완주군 이서면에 사는 이정원씨(55)도 최근 깊은 시름에 빠졌다. 이상저온으로 배꽃 암술이 얼어 죽었기 때문이다.이씨는 "30년째 배를 재배하고 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 재배면적의 30∼40%가 냉해를 입은 것 같다"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기형배까지 예상하면 피해면적은 50%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재해보험에 가입했지만 기형배는 보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피해가 클 것"이라며 "수확량이 좋다고 해도 기형배는 시중에 팔 수 없고 가격도 떨어진다"고 토로했다.유례없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에 일조량 부족 등으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어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과수 재배 농가에서는 출하시기인 오는 9월까지 수확량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2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과수 냉해 피해면적(예비조사)은 총 1155.5ha로 배 405.2ha, 매실 318.7ha, 복숭아 216.6ha, 포도 178.5ha, 사과 36.5ha다.전북도 관계자는 "냉해 피해는 과수뿐만 아닌 복분자와 노지 작물, 시설원예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현재 정확한 실태를 조사중이다"면서 "배와 사과 등 과수의 경우 착과가 끝나는 이달 중순께 정확한 피해실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산물이 아닌 임산물로 분류돼 농어업재해보상법 대상에서 제외됐던 복분자 농가에 대해 재해복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 사회일반
  • 신동석
  • 2010.05.03 23:02

[현장속으로] 지적장애인 선거체험행사 가보니

"참정권은 지적장애인들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권리입니다."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도내 지적장애인들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위한 지방선거 모의투표 체험행사가 열렸다.전주시 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와 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전주시지부는 13일 지적장애인(정신지체인) 52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주시 중앙동 전주시지부 강당에서 모의투표를 실시했다.투표에 앞서 선거 4대원칙 등 선거관련 기초지식을 교육받은 이들은 투표용지 4장을 받아 교육감·교육의원·지역구 도의원·지역구 시의원을 뽑는 1차 투표를 한 후 도지사·시장·비례대표 도의원·비례대표 시의원을 뽑는 2차 투표를 실시했다.'1인 8표'의 복잡한 투표를 해야하는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이날 모의투표에서 몇몇 장애인들은 상세한 설명에도 불구,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그대로 들고 나오는 등 투표방식을 이해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이에따라 지적장애인들의 올바른 참정권 실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반복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모의선거에 참여한 지적장애인 부부 유광섭(53)·강명은(45)씨는"스무살이 넘어서 처음 투표했을 땐 선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못한 채 도장만 찍고 나오기를 반복했다"면서"성년이 됐지만 아직 어린 지적장애인들이 선거의 참 의미를 알고 후보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주운 회장은 "실제 지적장애인이 선거의 의미를 이해하고 투표하려면 최소 장애인 3~5명당 1명씩의 자원봉사자가 배치돼 꾸준한 반복 학습이 이뤄져야 한다"며"지적장애인들의 진정한 투표권 실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윤나네
  • 2010.04.14 23:02

[현장속으로] 전북기능경기대회 열리는 전주공고 경기장

15℃ 안팎의 기온을 기록하며 봄날씨를 보인 8일. 제40회 전북기능경기대회가 열리는 전주시 여의동 전주공고의 경기장 내부는 난로를 켜야 할 정도로 다소 쌀쌀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20시간에 걸쳐 6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냉동기술 직종 시험장에서는 2과제인 전기배선 및 진공 작업을 수행하는 23명의 출전자가 내뿜는 열기가 썰렁함을 누그러뜨리고 있었다. 보통 1과제가 3시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출전자 대부분은 점심시간을 빼고는 하루종일 서서 과제를 수행한다.지난해에 냉동기술 직종에 처녀 출전해 동메달을 수상했던 육근도 군(삼례공고3)은 올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육 군은 대회 석 달 전부터 연습에 돌입, 최근 한 달 동안에는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 10시까지 연습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그는 "냉동기술 직종이 유망 직종이어서 도전했다"면서 "도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해 입상하는 게 꿈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조립·분해를 거듭하며 많은 연습을 했지만 다른 출전자의 실력도 지난해보다 높아져 긴장된다"고 덧붙였다.인근의 자동차 차체수리 경기장에는 전주공고 학생 8명과 일반인 5명 등 모두 13명이 변형된 자동차 문을 펴서 원상복구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출전자들은 높낮이 균형을 맞추는 스푼과 망치를 이용해 쉴 새 없이 '패널'을 두드리고 있었으며, 표정에는 비장감마저 감돌았다.도내 우수 기능 인력을 선발하는 대회는 몇 종목을 빼고는 참관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장에는 참관 인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 보조금마저 2000만원 삭감돼 대회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낮았다.이러한 낮은 관심이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중 11위를 기록한 성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매년 목표는 10위권 내 진입이지만 도세와 지원금이 비례하는 상황에서 기능인력에 대한 지원이 미약해 어렵다는 것.심사위원들은 "입상해도 출전 학생과 지도교사에 대한 혜택이 적은데다 지원이 열악해 기능을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면서 "지역 우수인력을 지역 업체에서라도 흡수해야 하는데 도내 대회에서 우승해도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각 시·도 차원에서부터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도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개인과 소속 학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산업인력공단 전북지사 관계자는 "입상자와 지도교사에게 각각 취업·승진의 유인책이 없어 의욕이 자꾸 떨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지역 기업과 입상자의 취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경제일반
  • 이세명
  • 2010.04.09 23:02

[현장속으로] 2010 희망근로 사업 첫 날

"자식들은 저그들 먹고 살기도 바뻐. 집에서 놀면 뭐해 담뱃값이라도 벌어야지."촉촉한 봄비가 내린 2일 전주 덕진동 건지산 등산로에 녹색 조끼를 입은 5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였다.취약계층 생계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한 '2010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이날 전국에서 동시에 가동됐다.등산로 정비에 나선 이들은 오는 6월까지 4개월동안 전주시 희망근로 프로젝트 58개 사업 중 하나인 '공원 가꾸기'사업을 맡게된다.전주시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한 이강문씨(70·전주시 인후동)는 "4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뚫고 일할 수 있게 돼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공원 가꾸기' 사업 참여 인원은 61명이지만 첫날 10명이 빠졌다.전주 덕진구청 공원관리팀 임용현씨는 "결석한 10명 중 2명은 포기했고, 8명은 현재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연세가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등산로 정비도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남자들이 낫을 이용해 잡풀 등을 쳐내면 여성들은 뒷마무리를 하는 등 업무 분담이 이뤄져 작업 능률을 높였다. 또한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비가 와서 미끄러우니 조심하시고 무리하게 일은 하지 마세요.'라며 관리자는 목청껏 외쳐댔다.김복녀씨(63·전주시 송천동)는 "타지에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참여했다. 직접 돈을 벌 수 있어 좋다"며 "희망근로 사업이 끝나는 날까지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한편 전주시는 오는 6월까지 4개월 간에 걸쳐 진행되는 희망근로사업 58개 사업장에 99억8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총 2410명을 투입한다. 이번 전주시 희망근로 사업에는 모두 8908명이 지원해 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약 절반을 차지했다.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에게는 하루 3만 3000원의 인건비와 간식비 3000원이 매월 별도로 지급되며 임금의 30%는 희망근로 상품권으로 지급된다.

  • 사회일반
  • 신동석
  • 2010.03.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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