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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과 이념이 사라진 21세기.지구촌의 국가와 도시들은 오늘도 저마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속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후진국으로만 여겨지던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이 대표적인 사례.외국 자본 유치의 경쟁력을 급격히 키우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도시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국내 각 도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기업과 외자 유치를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익산시도 물론 예외는 아니다.지역을 대표하는 섬유와 석재산업이 몰락한 이후 이들 산업의 빈자리를 채워야할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기업및 외자 유치는 시급한 지역 현안 문제이자 과제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아직 익산시에는 어떤 뚜렷한 변화와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조용히 일고 있다.지역 정서 전반에 깔려 있는 이같은 자조적 비판 여론 중심에 공무원 사회가 크게 자리잡고 있음은 우리 모두 눈여겨 볼만한 지적 사항이다.지역의 높은 보수성과 배타성에다 무사안일에서 빚어지는 전형적인 보신행정의 연구 검토는 지역 혁신과 발전에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즉,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도시들의 발전상을 지켜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아직도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옛 속담처럼 연구 검토만을 계속하다 세월만 보내고 있는것 같다는 걱정과 우려감이 기업인들 사이에 팽배해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것 같다.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03년에 펴낸 세계 기업 경쟁력(MICI) 보고서에서 한국의 공무원 자질과 비지니스 환경이 80개국 중 24위를 차지했다.경쟁국인 싱가포르(5위),대만(13위),홍콩(16위),일본(17위)에 비해 크게 뒤져 있는 가운데 여전히 한국은 사업하기 힘든 국가임을 확인시켜 주는 자료가 발표된 것.이런 통계를 보면서 과연 익산시는 사업 하기 힘든 한국 중에서도 얼마나 되는 순위를 차지하는 도시일까 자문해 본다.몇가지 사례를 집어보면서 혹시 사업하기 힘든 한국에서도 가장 열악한 도시가 아닐까하는 추측과 우려감을 떨쳐버릴수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웅포골프장 조성 사업이 아직도 허덕이고 있다는 보도다.(본보 19일자)지난 2천년 사업 계획이 발표된지 어느덧 5년이 지났지만 언제 첫삽을 뜰지 아직도 불투명하다니 할말이 없다.타 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골프장을 유치코자 혈안이 되어 갖가지 호조건을 내걸면서 사업자의 불편 해소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마당에 유독 익산시만은 사업자측의 애간장을 태우는 원칙만을 고수하면서 사업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 검토만을 계속 고집한다는 불평이 높으니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다.시장은 시장대로,국장은 국장대로,과장은 과장대로, 담당자는 담당자대로 5년여에 걸쳐 서로 연구 검토만을 하고 있는 익산시를 계속지켜봐야 하는 시민들만 답답할 뿐이다.공무원들의 반 기업 정서가 변하지 않는한 익산시는 바뀔수 없다는 기업인들의 쓴소리를 들으면서 되는것도 없고 안되는것도 없다는 익산시의 현 주소를 크게 한탄해 본다.익산시가 이처럼 꼼짝도 않고 머물러 있는 동안 경쟁 도시들은 공무원 사회가 주축이 되어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음을 익산시는 모르고 있는것 같아 또한번 답답하다.소신있게 설치는 공무원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싶은 익산 시민들의 마음을 공무원들이 깊이 헤아려주길 바란다.
몇년전 군산항의 해양환경에 중요한 개야수로존치문제가 불거진 때가 있었다.당시 나는 관계공무원을 만나 관련자료를 요청했고 그는 2∼3일만 여유를 달라고 요구했다.이틀후 나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내가 개야수로문제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하면 공무원을 그만 두어야 한다. 그러나 침묵을 하면 향후 오염등 군산항의 발전은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의 일은 군산항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공무원이 자리에 연연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인 군산항 발전을 위한 일을 외면하면 그것은 공무원으로서 책임감을 져버리는 행위다”며 관련자료를 모두 제공했다.그로 인해 오늘날 군산항의 숨통인 개야수로는 존치케 됐고 군산항은 환경오염우려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됐지만 그는 징계차원에서 다른 곳으로 쫓겨가야 했다.최근 군산시내가 군산골프장의 폐염전에 대한 농지조성비부과여부논란과 결식아동들에 대한 부실도시락제공파문으로 시끄럽다.또 한편에서는 군산항의 발전에 중요한 부두가 불합리하게 건설되려고 해 또다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농지조성비부과문제와 관련, 부과근거가 될 수 있는 논농업직접지불보조금의 업무처리가 허술하게 돼 있고 실제 경작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농지원부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것이 논란을 지피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데도 시는 진실을 외면한채 자신들의 허물을 일단 덮어버리고 농지조성비부과업무를 처리하려고 하고 있다.결식아동에 대한 부실도시락제공파문도 그렇다.한끼에 2천5백원으로 예산이 책정돼 있으면 과연 이 예산이 무엇을 근거로 편성됐는가, 그리고 업체의 이윤등을 제외하고 실제 도시락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가. 그렇다면 자라나는 아동들에게 도시락으로서 충분한 것인가등을 관련 공무원들은 고려를 했어야 한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파문이 일기전에 이를 개선키 위해 노력하고 예산이 부족하다면 정책적인 건의라도 해서 이를 바로 잡았어야 했다.또한 부두건설문제와 관련해서도 외해로 갈수록 부두규모가 커지도록 해야 한다는 항만이용자들의 여론이 수차례에 걸쳐 들썩거렸지만 해양수산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해양수산부는 최근에 민자부두건설계획의 고시를 통해 5만톤급의 6부두옆에 3만톤급의 부두를 건설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으나 먼바다쪽 3만톤급의 부두수심이 12m임을 고려할 때 13∼14m인 5만톤급의 부두로 뻘이 흘러들어 5만톤급부두운영에 적지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은 뻔하다.추후 항만이용자들에게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다시는 고칠 수 없는 것이 부두인데 왜 이를 강행하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골프장의 농지조성비부과나 부실도시락제공및 불합리한 부두건설의 모든 논란이면에는 공무원들의 책임감과 주인의식없는, 대충대충 일처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같아 씁쓸하다. 한 건의 공무수행은 기업과 지역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공무원들은 일처리에 있어‘ 모든 일이 나의 사업, 나의 자녀, 나의 재산과 관계된 것’이라는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군산항발전을 위한 개야수로의 존치를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옷벗을 것을 각오하며 일을 했던 그때 그 공무원이 보고 싶다.
새해 최대 화두(話頭)는 ‘경제살리기’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앞으로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고 천명한데 이어 올 신년사에서도 “2005년 새해를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해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강현욱 지사 역시 “지역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겠다”며 기업애로지원특보를 임명하고 기업살리기테스크포스팀을 구성, 기업투자유치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김완주 전주시장도 시무식에서 임진왜란때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왜군과 맞선 신립장군을 예로들며 “경제살리기에 시정을 올인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이렇듯 해가 바뀔때마다 정치권과 단체장들이 경제회생에 최우선순위를 두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갈수록 더 꽁꽁 얼어붙고 있다.최근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62%가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삼성경제연구소를 비롯 국내 유수 연구기관들의 새해 경기전망은 우리를 더욱 암울하게 만든다. 정부에선 5%대 경제성장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민간 연구소들은 잘해야 4%대, 최악의 경우 2%대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선 우리 경제에 가변적 요인이 너무 많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를 아예 포기하기도 했다.이처럼 우리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고단하고 버거워지는 것은 서민들이다.보건복지부가 지난 6일 발표한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는 11만1천여명으로 전국 수급자 1백37만4천명의 8%를 차지했다. 도내 인구 1백명당 5.8명이 극빈층인 셈이다. 인구대비 극빈층비율을 보면 전남의 6.7명에 이어 전국 두번째다. 부끄럽기 짝이없는 통계치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곡창(穀倉)인 전북이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되면서 가장 낙후되고 못사는 지역으로 전락한 것이다.더 심각한 것은 ‘차상위계층’이다.이들은 4인가족 기준 월 소득이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 기준인 월 1백5만원을 넘지만 1백26만원(기초생활보장수급자 소득의 1백20%)에 못미치는 계층이다. 도내 기초수급자의 2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차상위계층은 장기간 경기침체 여파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매우 크다.기초수급자에겐 최저 생계비라도 지원되지만 이들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차상위계층은 “차라리 기초생활수급자들이 부럽다”는 하소연이다. 여기에 청년실업 해소와 노인 일자리창출도 현안이다. 재래시장과 구도심권 상인, 동네 식당 주인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다행히 강현욱 지사와 김완주 시장이 올해 ‘경제 올인’을 선언하고 기업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약속하고 나섰다. 기업 4백80개유치와 지역상품 사주기, 청년과 노인 일자리마련, 재래시장과 영세식당 이용하기 등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이와관련, 연초부터 기업과 경제단체 관련자들과의 간담회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하지만 단체장의 경제살리기 의지에 기대를 거는 서민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지역정가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전시성 이벤트보다는 ‘경제 올인’에 걸맞는 시책발굴과 예산 집중, 지속적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 올 연말 “도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졌습니까”라고 자신있게 반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도처에서 희망의 노래가 울려퍼진다. 저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비록 그 각오가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새해에는 희망의 노래가 있어 좋다. 그러나 새해, 새날이 밝았어도 희망을 노래하지 못한 곳이 있다.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자 생명을 지탱해 주는 농촌, 농업인들이다. 이들에게는 을유년 새해에도 희망이 싹이 보이질 않아 암울하다.해가 바뀌면서 타결된 쌀협상은 올해부터 10년간 쌀시장 완전개방(관세화)은 늦추는 대신 의무수입물량(TRQ)을 2배 가까이 늘리고 수입쌀중 10~30%를 시중에 유통시키는 조건으로 마무리 됐다. 국회 비준과 국제입찰 및 공매절차를 감안하면 오는 6월쯤엔 중국이나 미국쌀, 인도의 ‘향미’등이 우리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수입쌀만 문제가 아니다. 지난 가을엔 김장용 배추농사를 지은 농업인들의 긴 한숨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배추값이 폭락하여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긴 비탈 밭엔 주인을 찾지 못한 수만 포기의 배추들이 추위에 달달 떨다 꽁꽁 얼어 붙고 말았다. 이름모를 유령들이 부스스 머리를 풀어헤치고 사열하듯, 배추들이 을씨년스레 서 있으니 농삿꾼들의 마음이 편할리 있겠는가. 폭락의 낌새는 일찌감치 예감되었다. 지난 여름 장마끝 무렵 김치가 ‘금치’로 둔갑하며 배추값이 치솟자 너나 할 것 없이 배추를 심어 물량이 부쩍 늘어난 탓이다. 또 ‘중국산 김치 역수입’이 1만여톤으로 2003년 대비 아홉배나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미래의 주역들은 김치냄새라면 코를 막고 재채기를 해댄다. 김치가 비타민C 덩어리라고 아무리 우겨도 콧방귀만 뀔 뿐이다. 이처럼 소비는 줄고 농사는 투기화 되고 있으니 어찌 우리의 농촌, 농업인들의 입에서 희망의 노래가 흘러 나오겠는가. 그러나 마냥 절망의 터널에 주저앉아 한숨만 내 쉴수는 없다. 절망의 저편으로 눈을 돌려 보자. 진안군 동향면 능길마을이 한 대안이다. 이 마을은 4년전까지만 해도 산간오지였다. 급속한 이농과 고령화 현상으로 한때 1백가구, 5백여명을 웃돌던 주민은 50가구, 1백여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마을 대표를 맡고 있는 박천창(46)가 일본연수를 다녀온뒤 생태농업을 위주로 한 농촌체험마을로 가꾸면서 변화는 시작됐다.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무공해 쌀과 직접 재배한 인찐쑥 진액, 장류등을 팔아 작년에만 7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과거보다 가구별로 30∼40% 수입이 증가했다. 마을의 생태농업은 또 관광마을로 변해 해마다 도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계절마다 농사체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봄철에는 씨앗 뿌리고, 여름에는 감자 옥수수 캐고 따고, 가을에는 벼 베고 미꾸라지 메뚜기를 잡는다. 폐교를 인수해 눙산물 가공공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체 숙박객을 맞을 수 있도록 한켠엔 황토방까지 꾸몄다. 그래서 4년만에 부자마을이 된 것이다. 온누리에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지던 새해 벽두, 경남 진주에서 농사를 짓던 한 농삿꾼(당시 45세)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신문 귀퉁이에 실렸다.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농사꾼들은 왜 처자식까지 딸린 농삿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지를 잘 안다. 생명을 길러내는 농삿꾼이 자살을 결심할 때는 빚이 감당할 수 없이 많아서가 아니라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소망컨대 이 땅의 농촌, 농업인들도 당당하게 희망가를 부를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사전을 찾아보면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사실(事實)이란 실제로 있었던 일 또는 있는 일을 말하는 것이고 진실(眞實)이란 거짓이 없고 참됨을 말한다.사실은 어떤 일이 있었느냐, 아니면 없었느냐를 구분하고 진실은 어떤 일의 참과 거짓을 가름하는 데 쓰인다.사실과 진실은 엄청난 개념차이가 있어 이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최근 군산지역에서 사실게임이 아닌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골프장이 조성되고 있는 구 F1그랑프리부지내의 지목이 ‘논’이 아닌 ‘폐염전부지’ 약 30만평에서 논농업직불지급보조금(이하 보조금)이 나간 것을 근거로 농사를 지은 것이 사실이니 폐염전을 농지로 보아 농지조성비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을 놓고 ‘진실게임’이 전개되고 있다.폐염전 30만평에서 농사를 지은 농업인 6명에게 군산시는 보조금이 지급된 것은 일단 사실인 만큼 이를 근거로 농지조성비를 부과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반면 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는 군산레져산업측은 이 보조금의 지급자체가 지급된 것은 사실이나 경작여부에 대한 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 않은 만큼 진실여부를 가린 후 농지조성비부과여부를 결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군산시는 지난 98년부터 2000년까지 농사를 지은 것을 기준으로 보조금이 나가기 때문에 농민들이 농사를 지었다고 보는 게 옳다고 보고 있으나 군산레져측은 이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군산레져산업측이 이의 진실에 의구심을 갖는 것은 일부 해당 농민이 문제의 폐염전에서 지난 2000년부터 조금씩 농사를 지어 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다 보조금의 지급이 읍면공무원들의 확인절차가 이행되지 않은 채 이뤄졌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실제 확인 결과 논농업직접지불보조금약정신청서에 신청자격유무와 지급대상적격농지에 대한 읍면장확인란이 모두 공란으로 비어 있었고 담당공무원의 직인란도 도장이 찍여 있지 않았다.시 관계 공무원은 보조금지급근거서류에 읍면장의 확인란이 비어있는 게 사실이나 신청농민이 농사를 지은 것이 사실인 만큼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어느 누가 보아도 행정기관이 농민의 신청과 함께 마을대표확인서만을 믿고 보조금을 허술하게 지급하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더구나 해당 농민들의 실제 경작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농지원부가 행정기관에 없었고 그나마 있는 한 농민의 농지원부도 허위로 기재돼 있는 사실은 이같은 의혹을 더욱 더 부추기고 있다.그런데도 보조금지급의 진실은 확인치 않고 보조금지급사실만을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시 관계공무원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행정을 덮어 두려고만 하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지난해 12월 농지조성비부과문제와 관련, 특혜시비가 벌어졌고 군산레져산업측이 급기야 수사요청을 했으며 해당 조합을 고소하는등 군산시내를 어수선하게 만들었고 시민들사이에는 무엇이 진실인가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진실을 밝히고 그 진실에 따라 농지조성비의 부과여부도 가려져야 한다. 그리고 잘못된 행정이 있다면 시는 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진실위에 정의(正義)가 바로 세워질 때만이 군산은 진정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가와 정치꾼은 어떻게 다를까. 그 분별은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저간에“정치가는 성공한 정치꾼일 뿐”이라는 얘기가 비아냥조이지만 사실인 것처럼 인식되어 버렸다. 서양에서는 정치인을 괜히 쓸데없는 걱정이나 하는 사람으로 비쳐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언론인 민병욱씨는‘정치인과 세일즈맨’이란 콩트를 들어 그런 차이점을 비유했다. 어느 세일즈맨이 시골에 있는 여관에 들어갔다. 방을 요청했으나 여관주인은 한마디로 거절했다. 2층 방 하나가 비었지만 그 아랫방에 저명한 정치인이 묵고 있기 때문에 줄 수 없다는 거였다. 그 정치인은 신경이 예민하여 바로 윗방을 비워달라고 했다는 설명이었다.그 시간에 다른 숙소를 찾기가 어려웠던 이 세일즈맨은 주인에게 통사정했다. 얌전히 잠만 자고 새벽에 일찍 떠날 것이며 아래층까지 들릴만한 소리는 일절 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겨우 투숙허가를 받은 그는 살금살금 방에 들어가 세면도 하지 않은채 쭈그리고 앉아 영업실적부터 계산했다. 연필 놓는 소리조차 내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밤늦게 계산을 마친 세일즈맨은 잠자리에 들려다 그만 실수를 하고 말았다. 구두를 벗으려고 힘을 주다가 한쪽 신이 미끄러지면서 마룻바닥에 구른 것이다. ‘아차, 정치인이 깼으면 이건 큰일인데…’걱정을 하며 나머지 한쪽 신은 두 손으로 조심조심 벗겨냈다. 그리고 발끝으로 침대까지 걸어가 자리에 누었다.두어시간쯤 지난후 세일즈맨은 요란하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문을 열어보니 정치인이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서 있었다. 놀란 세일즈맨에게 정치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선생, 도대체 나머지 한쪽 신은 언제 벗을 거요. 한 발만 벗어던지고 다른 쪽은 벗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단 말입니다.”정말 같은 이 삽화는 물론 정치인을 조롱하고 비웃으려 만든 얘기다. 작가는 여기에서 정치인을 불필요한 걱정에 사로잡힌 별종 인간으로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남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나는 이 이야기를 원전과 달리 해석하고 싶다. 적어도 내마음속엔 나머지 구두 한짝을 벗어던지는 소리를 듣고 잠을 잘 수 있는 정치인이 진정 정치꾼이 아닌 참된 정치가라는 생각이 있다. 국민들의 소리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곤두세우는 예민한 정치인이 필요하다.월수입이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105만원에 못미치는 극빈자 가구 수가 7%에 달하고, 결식아동 수가 10만명에 이른다는 최근의 통계를 보았다. 대학 진학률이 80%에 달하고, 휴대전화 보급률 세계 1위의 첨단국가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장사 못하겠다고 솥단지를 던지고 생활고를 비관하며 동반자살을 했다. 빈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잔뜩 허리띠를 졸라맸던 서민들은 경제부터 살리라는 아우성이다. 그래선가, ‘방학’ 맞은 국회의원들의 외국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달 한달동안 23개팀 100여명이 이미 외국에 나갔거나 출국할 예정이다. 일부는 부부동반 출장으로 , 혹은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여야의 대결과 상쟁(相爭)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탄식과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그들이 과연 진정으로 국민을 걱정하는지 의심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민심에 더없이 신경을 쓰는 정치인, 나머지 한쪽 신은 언제 벗느냐고 묻는 정치가를 기대하고 있다.
삼국지에서 조조를 간웅으로 그린 장면이 여러번 나오지만 망매지갈(望梅止渴)의 고사는 그의 천부적인 임기응변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조조가 장수(張繡)를 치러가는 길.한여름 날씨는 무덥고 먹을 물이 바닥나 군사들이 기진맥진 했다.이대로 가다간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군사들이 다 쓰러지고 말것 같은 최악의 상황이었다.조조는 장시간 궁리 끝에 채찍을 들어 멀리 보이는 언덕을 가리켰다.“저 언덕만 넘으면 매화나무가 지천이다. 마음껏 배부르게 먹을수가 있다.”그 말을 듣는 순간 군사들은 입안에 침이 가득 고였다.새콤달콤한 매실을 실컷 따먹는 상상으로 갈증을 이겨낸 군사들은 다시 생기를 되찾아 행군을 계속했다는 얘기다.구랍 30일 익산 채규정시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시청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 회견을 했다.익산시와 시민들이 그토록 갈망하고 학수고대 했던 익산 축구센터 유치가 물거품이 되어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는 것이다.지난달 21일 부지선정위원들의 현지 실사를 통해 축구센터 유치 후보지로써 최적지임을 평가 받고도 이번 최종 선정에서 탈락한것은 도저히 납득키 어려운 정치적 결정에 불과했다며 불만과 격노에 찬 채시장은 회견 내내 격앙돼 있었다.호남권 축구센터 부지를 사전에 이미 선정(목포) 해 놓고 그 지역에 짜맞추기 위해 추진했던 이번 축구센터 선정 결과는 지역안배라는 정치적 시나리오였다는 지적이다.축구센터 유치 후보지를 최종 발표한 이날, 정치적 결정을 성토하는 불평 불만과 실망감은 하루종일 계속됐다.다른 경쟁 도시와는 달리 1년여동안이나 심혈을 기울여온 축구센터 유치가 전혀예상치 못한 결과로 최종 결판이 나자 충격과 허탈로 받아들인 익산시와 시민 전체는 말 그대로 격노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익산의 축구 센터 유치 실패는 정치적 음모다.이미 짜고치는 고스톱에 불과하다.그럴바에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결정해 버리지 뭐하러 설명회를 갖고 실사단까지 파견하여 현지 실사를 벌였는지 모르겠다.현지 실사단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 높은 평가 점수를 얻기 위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과 공무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대로변에 서서 환영 플랭가드를 흔들고 박수 친 결과가 고작 이렇게 끝날지는 정말 몰랐다.”축구센터 유치라는 지역 현안 사업을 통해 나름대로 지역 발전을 보다 가속화 시켜보겠다는 익산시와 시민들은 축구센터 유치 최종 후보지가 결정 나기 전까지만 해도 크게 희망을 갖고 있었다.과거 경주마 육성 목장 유치를 실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는 익산시와 시민들은 다시한번 찾아온 축구센터 유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남다른 각오와 의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다.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한 선정 기준으로 유치 실패라는 뚜껑이 열리면서 익산시와 시민들은 정부에 커다란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며 허탈해 했던 것이다.축구센터 유치 실패에 익산시와 시민들이 이토록 격노한 이유를 정부와 타지역에서 십분 이해해주길 바란다.축구센터 유치에는 비록 실패했지만 유치 활동을 통해 보여준 익산시와 시민들의 저력과 선전은 크게 박수받을만 했다.때로는 좌충우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행착오를 하기도 했지만 축구센터 유치라는 지역 현안 사업을 앞에두고 익산시와 시민들이 보여준 역동적인 모습은 큰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꼴찌에게 박수를 치는것은 앞으로 일등을 할수 있는 저력과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인데 축구센터 유치전을 통해 익산시와 시민들이 보여준 최선의 모습은 향후 많은 다른 유치 활동에 있어 큰 보탬과 힘이 될것이다.따라서 익산시와 시민들에게 또다른 숙제와 앞으로의 많은 다른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일을 하루빨리 잊어버리자고 요구하고 싶다.지역 발전을 앞세운 유치 활동이 축구센터만 있는것도 아닌데 너무 집착하다 보면 조조가 가리킨 저 언덕 넘어 목을 적셔줄 매화나무밭마저 아득할수 있음을 지적한다.
가득차 있거나 뾰족하게 솟은것은 오래갈수가 없다.부귀와 영화도 마찬가지다.그래서 노자는 ‘도덕경’ 9장에서 가르친다.“공이 이루어지면 몸은 물러나는것이 하늘의 도이니라.”성공해서 높은 지위에 오른뒤 스스로 쌓아올린 지위에 매달리는 일 없이 깨끗이 물러나는 것이야말로 자연의 도리에 맞는 처신이란 말이다.채택이란 사람은 진(秦)나라 재상인 범저가 자주 실수하는걸 보고 이렇게 말한다.“어째서 이 기회에 재상의 직인을 돌려주고 어진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준 다음 물러나 바위 밑에 살며 냇가의 경치를 구경하지 않습니까.”제 100회 익산시의회 2차 정례회의가 폐회하자 한 공직자가 슬그머니 한마디를 던지고 총총히 사라졌다.“어지간히 하신 의원님들 거취를 정리하셔야 하는데....”익산시의회 일부 의원들을 겨냥하고 한 말이다.노자의 말씀과 거의 같다.해당되는 의원님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익산시의회는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정례회의를 열었다.이번 정례회의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매우 중요한 마지막 정례회로써 집행부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매우 높은 관심을 끌었다.그러나 집행부와 시민들의 이같은 기대는 한낱 희망에 불과한채 적지않은 실망감만 남겼다고 볼수 있다.혹시나 하는 기대가 너무 컸던것이 아닌가 하는 내탓으로 돌리고 의원들의 금년도 의정 활동에 대해 넓은 이해와 아량을 갖고 폭넓게 되짚어보았으나 의원들에 대한 의정 평가는 여전히 실망스럽고 구태연한 고압적 관습이 되풀이되고있다는게 집행부와 시민들의 지적이다.물론 일부 의원들에 대한 비판과 지적으로 머물겠지만 의원들간에 갈등과 불만은 예전보다 더욱 심화되고 의원간의 앙금도 골 깊어져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는 등의 비판적 의정 활동 평가는 모든 시의원들이 책임을 통감, 깊히 반성하고 다시한번 자신들을 되돌아보길 바라는 시민과 집행부의 바램이 내재되어 있음을 명심해주길 바란다.특히나 폐회를 앞두고 일부 의원들간의 골 깊은 앙금이 폭발하면서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추태나 무책임한 예결위원직 집단 사태, 특정 의원을 겨냥한 보복성 예산 심의, 마구잡이식 예산 삭감에 따른 예산 확보를 위해 안절부절하는 공무원 읍소를 즐기는 등 일련의 행태는 어떤 시의원 개인의 잘못을 떠나 익산시의회 의원 전체가 시민과 집행부로부터 받아야할 따가운 시선과 비판 이기에 충분하다.지역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부 어지간히 하신 의원님(?)들의 이같은 처신은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또다른 암적 요인이면서 결국 모든 피해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물론 의원들간의 무조건적인 협력 관계만이 반드시 바람직한것은 아니다.정책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빚어지는 갈등과 대립은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하지만 일부 시의원들간의 고질적 갈등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것을 시민과 집행부의 시각으로 볼때 어지간히 하신 분들이 좋은 밥상을 차지하고자 서로 앙숙이 되어 싸우는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을뿐이다는게 문제다.아무쪼록 지방자치의 본질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시민 편익 증대를 앞세운 효율성 높은 의회를 이끌어가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의 충정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한다.내년도에는 공부하고 연구하는 익산시 의회, 선 후배 의원들간에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의회, 강하고 조화로운 익산시 의회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시민들의 주문을 깊히 명심해주길 바란다.새해에는 보다 성숙하고 달라진 익산시 의원들의 의정 활동을 위해 의원 개개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어지간히 하신 의원님들의 거취 정리를 또다시 지적하는 시민과 집행부가 없어지길 바라고 싶다.
도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동계오륜 후보지가 결정된 게 며칠이 지났는데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북도는 물론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항의가 불을 뿜고, 도내 정치권의 성명도 잇따르고 있다. ‘KOC 상임위 결정은 원천무효다’ ‘전북죽이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지난 92년에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계획’이 발표되고 곧 바로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채택된 이후 12년 동안의 공든 탑이 무너졌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번 2014년 동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결정이 무산되면서 무엇보다 큰 것은 도민들이 뼛속깊이 느끼는 좌절감일 것이다. 지금 전북에는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는 허탈감만이 팽배하다.도내 3대 현안사업으로 꼽히는 새만금의 지지부진과 함께 상처만 남긴 방폐장(원전센터)에 이어 동계오륜도 이제 물 건너가고 말았다. 아직 태권도공원에 희망을 걸어 보지만 그것도 누가 알랴.이제 냉정히 그동안의 추진과정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중지를 모아보자.이번 유치의 실패는 대외적으로 힘의 논리에 밀렸고 대내적으로 전략 면에서 미숙했지 않은가 한다. 돌이켜 보면 97년 동계U대회에 성공한 후, 98년 정부에 동계오륜 승인신청서를 제출할 때만해도 자신만만했었다. 전북만이 유일한 신청자였기 때문이다.그러나 2년 뒤 강원도가 유치경쟁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연거푸 두 번이나 뒤집기를 당하고 만 것이다. 유종근 지사는 IOC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해외로만 나돌다, 국내 결정권의 키를 쥔 KOC를 집중 공략한 강원도의 파고들기에 손을 들고 말았다.그리고 이번에는 2002년 체코 프라하에서, 2010년 개최지를 캐나다 밴쿠버로 결정하면서 강원도가 맺었던 FIS(국제스키연맹) 등 국제인맥의 손에 놀아났다. 여기에는 강원지역을 연고로 한 대기업들의 이해관계와 평창이 지역구인 노무현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 국회의원 등의 정치생명을 건 도전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결국 전북은 그들의 로비력과 정치게임에 들러리만 선 꼴이 되었다.그리고 대내적으로 전략 미숙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북은 시시각각 돌아가는 정보의 흐름에서 한참 빗겨나 있었다. KOC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FIS와 어떤 내밀한 거래가 이뤄지는지 한참 둔감했다. 2010년 강원, 2014년 전북개최라는 양 도간 합의서의 핵심은 단서조항인 ‘시설기준’에 있다. 그러나 ‘시설기준’이라는 본질은 놓아둔 채 환경 기후 등의 덫을 파놓고 몰아가는 전략에 빠져들고 말았다. 또한 KOC는 결론을 내려놓고 서둘다 보니 절차상 하자를 범했다. 그런 가운데 출처불명으로 흘러 다니는 태권도공원과의 빅딜설에 홀려 해이해진 모습을 보였다.문제는 이제부터다. 대승적으로 승복할 것인가, 아니면 법적 투쟁 등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도민들이 보기에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는 깨끗이 승복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죽은 자식 불알만지기’만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터지게 싸우고 허탈감에 빠져있는 국민들을 그대로 놔둘 것인가. 그것도 명백한 불공정 게임인데 말이다.이제 정부가 대답할 차례다. 도민들이 폭동이라도 일으켜야 쳐다볼 셈인가.
올해도 ‘얼굴없는 천사’가 어김없이 찾아왔다.지난 2000년부터 전주 중노송 2동사무소에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라”며 남몰래 성금을 전달해 온 40∼50대로 추정되는 남자가 올해도 동사무소 앞 표석에 현금 5백만원과 동전 44만8천여원이 들어있는 저금통을 놓고 갔다.지난해 이맘때도 동사무소 옆 공중전화 부스안에 5백36만여원을 쇼핑백에 담아 놓아두고 전화로 동직원에게 찾아가도록 했다. 당시 쇼핑백엔 "올해는 열심히 일해 다른 해보다 더 많이 할수 있어 너무 기쁩니다. 우리 동만이라도 결식아동이 없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힌 메모지도 함께 있었다.이 천사는 5년째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1천5백만원 가까이 성금을 기탁해오고 있다.지난해에는 언론에서 이 '얼굴없는 천사'를 찾아 나서자 자신이 알려지면 "성금 기탁을 중단하겠다"고 간접적으로 전해와 언론도 추적을 중단했었다. 얼마 전엔 부산에서 50대 중반의 남자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2천만원짜리 수표를 쾌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 남자는 수표가 든 봉투를 천원짜리 사이에 숨겨서 자선냄비에 넣고 사라져 구세군 관계자들도 그렇게 큰 금액이 들어있는 줄은 전혀 몰랐었다고 전했다. 수표가 든 봉투에는 '불우이웃돕기성금'과 함께 '뉴스에 공개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며칠 전에는 서울대 의대에 "암 연구를 위해 써달라"며 70대 노부부가 시가 88억여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 2만주를 기부해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이 노부부도 기부 당시 병원 측에 "신원이 절대 공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었다. 그러나 지난 21일 이 노부부가 모 알미늄제조업체 회장 내외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노부부가 병원 측에 강력 항의했다는 후문이다.갈수록 무관심과 냉랭함으로 삭막해지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온정의 불씨가 살아있는 것은 이같은 '얼굴없는 천사'들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엊그제 대구에서 네살짜리 아이가 장롱속에서 굶어 죽었다는 소식은 우리 사회에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주검 발견 당시 같은 또래 아이들 몸무게의 1/3수준인 5kg에 불과했다.광주에서는 30대 가장이 극심한 생활고를 못이겨 다섯살난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구멍난 어두운 단면이 아닐 수 없다. 국민소득 1만5천불시대라는 말이 정말 부끄러운 실정이다.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구세군 등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지만 우리의 기부문화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의 기부금은 2천4백1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2.8%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동모금회와 적십자사 등 14곳의 모금기관이 지난해 모은 돈은 4천2백56억원으로 GDP의 0.06%에 불과했다. 헐벗고 굶주림에 지쳐있는 이웃들의 빈곤문제는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다.성탄절을 맞아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실천하는 ‘얼굴없는 천사’들이 더욱 그리워 진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제우신의 명령을 받은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흙으로 빚어 만들어냈고 생명과 함께 아름다운 몸매와 화려한 옷, 간드러진 교태, 염치없는 욕심과 교활한 성미를 선물로 받은것으로 되어 있다.‘모든 선물을 합친 여인’이란 듯으로 판도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그리고 절대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 상자 하나를 별도로 받았다.하지만 그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상자를 열고 말았다.그러자 그 안에 담겨있었던 모든 악과 재앙이 쏟아져 나왔다.겁에 질린 판도라가 급히 뚜껑을 닫았지만 나올것은 다 나오고 맨 밑바닥에 있던 희망만 남게 되었다는게 그 유명한 ‘판도라 상자’신화의 알맹이다.판도라 상자에서 나온 온갖 재앙때문에 인간이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고 한다.그렇지만 인간의 고통스런 삶을 포기하지 않는것은 그래도 희망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고생끝에 낙이 있다’는 우리 속담이나 ‘가난한 자에게 먹일 약은 희망밖에 없다’는 서양 속담은 판도라의 상자에 남은 희망과 뜻이 통한다고 생각된다.요즘 익산시와 시민들은 판도라 상자 밑바닥에 깔려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잔뜩 갈망하며 크게 들떠 있다.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관하는 축구센터 유치에 익산시와 시민들이 사활을 걸고 총력을 기울리고 있기 때문이다.특히나 익산시의 축구센터 유치 활동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그 어떤 경쟁 지역보다 뛰어난 접근성과 지역 축구 열기, 개발 용이성, 경제성 등에 있어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전해지면서 판도라 상자의 신화에 거는 익산시와 시민들의 기대와 희망은 더더욱 커가고 있다.더우기 과거에 거대한 지역 숙원 사업이었던 경주마 육성 목장 유치를 목전에서 타지역으로 넘기고만 뼈아픈 실책을 갖고 있는 익산시와 시민들은 이제는 두번다시 실수할수 없다는 다부진 의지와 각오를 앞세워 축구센터 유치에 더욱 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익산시와 시민들의 축구센터 유치 의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지난 4월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돤 축구인프라 구축사업 설명회에 후보지역 자치단체장으로는 익산 채규정시장이 유일하게 참석하여 유치 의지를 일찌감치 보여준바 있다.이후 익산시는 범시민축구센터유치 추진단을 구성하여 그동안 20만7천여명의 도민들이 참여한 서명 운동을 전개시켜 익산시의 축구센터 유치를 범도민 운동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또한 시민 참여및 축구센터 홍보를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하여 전자 서명을 동참시키면서 유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가고 있는 익산시는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여자축구단 지원등을 약속하기도 했다.이어 익산시는 축구센터 유치시 1단계로 우선 익산시청 축구 실업팀 창단을 약속하고 2단계로 2006년 익산드림축구단을 재창단할 계획을 밝히면서 창단기금 20억원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이처럼 축구센터 유치를 위해 타지역보다 발 빠르게 만반의 준비 태세에 들어간 익산시와 시민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열기를 체육진흥공단은 깊히 고려하고 검토해주길 바란다.21일 축구센터 후보지인 익산시 금마면 갈산리 구 경주마육성목장 부지 10만7천여평에대한 현지 실사가 있었다.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현욱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장 군수가 참석한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익산 채구정시장은 익산의 축구센터 유치의 당위성과 축구에 대한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를 분명 전했다.그동안의 후회없는 축구 센터 유치 노력과 시민 열기를 다시한번 확실하게 밝힌 이날의 현장 브리핑은 축구센터 유치라는 판도라 상자를 통해 지역 발전을 보다 가속화시켜보고 싶은 도민들의 희망과 미래를 전한 깊은 속 뜻이 담겨 있었다.
옛부터 지도자들은 인재를 널리 구했다. 국가 경영이나 일의 성패가 어떤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재의 선택과 용인술(用人術)은 지도자의 최대 덕목중 하나로 꼽혔다.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잭 웰치는 기업경영에 있어 살아있는 전설이다. 1981년 GE사의 회장에 취임, 20년간 회사가치를 40배나 끌어 올려 세계 1위의 기업으로 만들었다. 1700여건에 달하는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대형화했고 이 과정에서 10만명 이상을 해고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했다. 이같은 과정에서도 그는 인재사관학교격인 ‘크로토빌 연수원’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초거대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내부에서 길러낸 것이다. GE사의 최상위 10%만 들어갈 수 있는 이 연수과정은 혹독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이름이 높다. 특히 차기 CEO를 길러내는데는 오랜 발굴기간과 면밀한 관찰 등을 거친다. 그리고 선택된 인재나 업적이 뛰어난 임직원에게는 감격할만한 대우를 해준다.고대 중국에도 용인술과 관련된 책자들이 많다. 삼국시대 위(魏)나라 유소가 쓴 ‘인물지’도 그중 하나다. 여기에는 “소잡는 칼로 닭을 죽일 수는 있지만 닭잡는 칼로 소를 잡으려 한다면 소를 죽일 뿐만 아니라 그 칼에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귀절이 나온다. 인재 등용의 첫째인 적재적소를 이름이다.남송(南宋) 명조때 한평원이 북벌에 실패하고도 재상까지 오른 것도 닭잡는 칼이 소잡는데 잘못 사용된 사례다. 유려한 말솜씨에 넘어가 실전 경험없는 조괄을 크게 기용했다가 망국에 이른 조(趙)나라의 비극도 마찬가지다. 이에 반해 당(唐)태종 이세민은 방현령을 기용해 천하를 얻었고 유비는 삼고초려 끝에 제갈량을 얻어 세력을 크게 키웠다.요즘 가장 잘 나가는 삼성전자의 경우를 하나 더 보자. 삼성전자는 전체 직원 5만9천여명중 핵심인력 3%를 특별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상위 3%의 인재풀은 다시 S(Super)급, A급(알파벳 첫글자), H급(High Potential)등 3계층으로 나눠진다. 이중 S급 인재에게는 사장급 이상의 연봉이 지급된다고 한다. 이들은 CEO가 직접 나서 스카웃하는 경우도 있고 내부에서 발탁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내에 이들을 전담관리하는 팀이 있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삼성 이건희 회장은 1997년 발간한 에세이집에서 삼국지에 나오는 위나라 장군 등애(鄧艾)의 예를 들며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한다. 등애는 검각이라는 험한 골짜기 앞에서 부하들이 망설이자 “내가 먼저 가겠다”며 담요 한장을 두르고 절벽아래로 굴렀다. 그러자 부하들도 따랐다는 것이다.이러한 예를 장황히 나열한 것은 인사철을 앞두고 관가의 모습이 뒤숭숭해서다. 도청이나 시군청도 연말인사를 앞두고 있다. 도청의 경우 일부 간부들은 옮겨 갈 자리만 찾느라 일손을 놓고 있다고 전해진다. 강현욱 지사가“인사청탁자는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나 청탁이 끊이질 않는 모양이다. 새만금 등 굵직한 현안을 두고 지사 혼자 동분서주할뿐 몸을 던져 일하는 등애같은 참모는 보기 어렵다고도 한다. 역대 간부진중 최고 약체라는 말도 들린다.이같은 상황을 보며 대만의 한 고위직 인사가 집무실에 내걸었다는 글귀는 참고가 될듯 싶다. 못난 지도자는 자신의 능력을 다해 일을 하고 훌륭한 지도자는 사람들이 지혜를 다해 일하도록 만든다(下君盡己之能 上君盡人之智).
지난해 7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분당되기 이전의 일이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으로 택배를 보냈다. 그 택배에는 구강청정제와 초등학교 2학년 바른생활 책이 들어 있었다. YS가 노무현 대통령에게‘틀렸다’고 독설을 퍼부은 뒤끝이었다.장 부대변인은 또‘DJ가 이적행위를 했다’고 발언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택배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거기에는 냉수와 신경안정제를 넣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언론의 질타를 받자 미수(未遂)에 그치고 말았다. 이러한 행태는 요즘에 비하면 애교 수준에 지나지 않은듯 하다.12일 열린 국회의 모습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17대 국회는 뭔가 다르리라고 국민들이 기대했다. 대폭적인 물갈이로 구태(舊態)를 벗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웬걸, 한술 더 뜨는 형국이다. 사소한 말 몇마디로 국회는 2주간 공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다시 문을 연지 이틀만에 국회 본회의장은 분노와 증오만이 판치는 ‘감정의 배설구’가 되어 버렸다.물론 이해찬 총리가 한나라당을 ‘차떼기당’이라고 몰아부친 것부터가 격에 맞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정도로 국회를 공전시킨 것도 웃기는 일이다. 모기를 보고 칼을 빼든 격이라고나 할까. 한나라당 역시 현 정부를 좌파, 주사파로 공격하고 대통령과 총리가 무식하다, 꼴통(최구식 의원)이다는 말을 거리낌없이 사용했다. 저격수 정형근 의원은 현 정부를 ‘좌파수구꼴통’이라며 “열우당(劣友黨)이 과반을 차지한 17대 국회는 해산해야 한다”고 막말을 던졌다. 정두언 의원은 현 정부를 인권유린의 대명사인 캄보디아 폴포트 정권에 비유했다.이에 질세라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결정에 대해 ‘총칼만 안든 사법쿠데타’라면서 헌재재판관을 ‘법복입은 정치인’으로 퇴진할 것을 요구했다.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해외로 떠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뒤통수에 대고 저주를 퍼부었다. ‘노대통령의 부재’는 모처럼 나라가 조용해질 기회이므로 되도록 오래 머무시라고.최근 몇년사이 여야의 말 싸움은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야당은 여당을 빨치산집단(이규택의원) 조선노동당 2중대 1소대(김용갑의원)로 부르고 노대통령을 개구리로 빗대었다.여당도 야당을 양아치(노무현 의원)로 부르는가 하면 스스로 ‘깽판’‘계급장 떼고 붙자’고 서슴없이 말한다.각당의 패러디는 더 가관이다. 지난 7월 친노(親盧)진영 사이트에는 박근혜대표를 ‘전설의 유신공주’로 묘사하면서 등에 다카기 마사오(박정희 대통령의 창씨개명 이름)문신, 얼굴에 귀신같은 심홍색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반면 한나라당 사이트에는 노대통령의 혀를 피묻은 칼에 합성하고 북한 김일성 주석의 동상에 노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려 놓았다.옛부터 말은 사람이라 했다. 그 사람의 인격과 사상이 담겨있다. 정치는 곧 말이다. 말로 시작하고 말로 끝난다. 그런데 요즘 정치인의 말에는 살기(殺氣)가 느껴진다. 그들의 입술에는 뱀의 혓바닥보다 더한 독기가 흐른다. 그리고 그 뒤에는 비수가 숨겨져 있다.문제는 그 말이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거친 말이 반복되면 그 사회를 거칠게 만들고 국민들의 마음을 황폐화 시킨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 삭막한 시대다. 해학과 위트가 넘치는 의정단상을 기대할 수는 없을까. 정치인들의 금도(襟度)가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눈길 닿는 곳 마다 가을색이 완연하다. 설악에서 불붙기 시작한 단풍행렬은 그 영역을 남으로 넓혀 요즘 반도의 산야는 온통 오색 물결이다. 들녘에서는 농부들이 막바지 수확의 손길을 바쁘게 놀리고 있다. 쌀값 하락의 우려는 있으나 그래도 이 무렵의 농촌은 풍요의 기쁨을 구가한다. 일년 열두달중에 가장 좋다는 시월상달도 지났다. 풍요로움이 있고 단풍이 있고 청명한 날씨까지 있는 시월엔 축제가 봇물을 이뤘다. 도내 상당수 자치단체들이 이 시기에 축제의 마당을 열었다. 축제의 형태와 종류도 다양했다. 지역주민들의 화합과 단합을 위한 행사형 축제에서 부터 문화예술축제, 특산품 판매를 목적으로 한 축제가 있다. 도내에서만 한해동안 74개가 있는데 시월에만 20여개의 축제들이 판을 벌였다. 민선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이들 축제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고 자치단체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규모가 가장 큰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국비 3억원에 도비 12억원과 자체수입 및 이월금 2억4천만원을 보태 모두 18억원이 들어갔다. 전국적 행사로 자리잡은 김제 지평선축제도 국비 1억원과 시비 4억5천만원이 소요됐고 남원의 흥부제도 시비만 1억2천만원이 배정됐다. 축제 규모에 따라 많게는 수십억원에서 적게는 수천만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곰곰히 짚어보면 이렇게 많은 축제가 열리는데도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는 축제는 드물다. 축제 그 자체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게 몇개 안된다. 대부분의 축제들이 선심성이거나 일회성에 그쳤기 때문이다. 주최측이 문화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지 못한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이유다. 선출직 공무원를 비롯한 지역의 기득권층이 축제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데 관심을 쏟는 것은 또 다른 이유다. 내발적 흥을 유도해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보다는 외지 관광객 유치에만 급급한 것도 축제의 질을 떨어뜨렸다. 부실한 이벤트에다 가짓수만 많고 실속이 없는 기획력 부재의 축제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손님 초대해 놓고 물건 판매하는데 급급한 얄팍한 상업적 축제도 눈에 거슬려 외면 당하고 있다. 지역축제가 난립하고 소비지향적으로 전락한 것은 ‘관의 입김’이 작용한 탓도 크다. 대다수 지역축제는 전문성이 결여된 공무원에 의해 주도되고 민간이 주도한 일부 축제도 보이지 않게 관의 간섭을 받는다. 이렇다 보니 창의성이나 경영마인드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관의 입김에서 조금씩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하루 아침에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요인을 찾아내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단체장을 비롯한 선출직 공무원들의 낮내기와 간섭이 사라져야 한다. 당연히 기관의 입김도 축소되거나 차단돼야 한다. 그리고 지역경제와 문화를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는 주최측의 인적구조 개선도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지역의 문화자산을 이용해 만들어진 축제가 지역경제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속에 다양한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 국내외 유명 축제들을 벤치마킹할 때다. 더 이상 외면 받는 축제는 설 자리가 없다.
도금고 선정과 관련, 후유증과 여진이 10여일째 계속 되면서 도민들 사이에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다.도내 양대 금융기관인 전북농협과 전북은행이 2년마다 사생결단식 도금고 유치전에 나서면서 서로 반목과 폄훼, 편가르기양상이 고질병처럼 되풀이되기 때문이다.첫 경쟁입찰을 벌인 지난 2000년엔 전북은행이 농협을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도금고를 선점하자 농협 조합장과 임직원 뿐만 아니라 도내 농민관련 단체까지 나서 대규모 항의집회와 성명발표, 기자회견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강력 반발했었다.특히 안전성 평가에서 전북은행보다 2.97점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나자 “농협에 대한 수모와 치욕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분기탱천했다.결국 지사가 유감을 표명하고 부지사가 직접 사과 방문을 하면서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됐었다.하지만 이번엔 농협이 0.98점이라는 초박빙의 점수차로 2차례의 패배를 설욕하자 전북은행에서 반발하고 나섰다.홍성주 은행장은 당초 선정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번복, BIS 자기자본비율평가와 출연금 가운데 기부채납 10억원을 반영한 것은 잘못됐다며 재심의를 요구했다. 재심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을땐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전북은행 노조는 도청 앞에서 2차례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고 애향운동본부와 전주상공회의소에서도 전북은행의 도금고 탈락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농협을 향한 포문도 가열됐다. 홍 행장은 농협측의 기부채납 및 고금리 제안과 관련 “지독한 꼼수” “살(殺) 은행적 금리” 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노조도 농협을 “금융질서 교란사범”이라고 규정하고 본점 사옥엔 농협의 ‘신·경(신용과 경제사업)분리에 나서겠다’는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이에맞서 농협은 “계속 매도할땐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을 피력했다.물론 패배의 쓰라림을 당해보지 않고선 그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사활을 건 경쟁일수록 패배에 따른 충격과 아픔은 더 클 것이다.하지만 도금고 선정을 둘러싸고 매번 양 기관이 감정싸움과 함께 대규모 세대결에 나선다면 지역경제와 상생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특히 도금고 유치전에 농업관련 기관과 상공단체까지 가세함에 따라 농(農)·상(商)간 대결구도로 비화되는 것은 지역발전과 화합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승자는 패자에 대한 아량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한다. 농협은 승자로서 여유보다는 4년전 패배 당시를 뒤돌아보고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전북은행에 위로와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전북은행은 평가의 문제점은 분명히 짚되 최종 결과에 대해선 승복하고 후일을 기약해야 할 것이다.전북도는 역시 그동안 평가과정에서 빚어진 문제점을 보완, 불공정 시비를 원천적으로 없애야한다. 또 꽃놀이패격인 금고의 수익성에만 치중해 과열·과당경쟁을 유발시킴에 따라 이에대한 보완책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주금고에서 탈락한 전북은행에 대해선 4년간 도금고 운영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해온 점을 감안, 적절한 배려가 필요하다.또한 도지사가 직접 양 기관의 대표를 초청, 그동안 쌓인 뒷감정을 훌훌 털어버리고 화해와 상생의 장을 마련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도내 유일의 군산항!1백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지만 향후 건설측면에서 볼 때 다른 항만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군산항의 기본계획이 상식수준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지난 5월말 완공된 군산항 6부두가 5만톤급으로 건설돼 있슴에도 6부두보다 수심이 깊은 먼바다방면으로 규모가 작은 부두를 건설토록 돼 있는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도록 항만기본계획이 수립돼 있다.6부두에서 먼바다쪽으로 3만톤급 4개선석, 2만톤급 4개선석, 1만톤급 한개선석, 2만톤급 한개선석, 3만톤급 한개선석, 10만톤급 한개선석의 순으로 건설토록 돼 있는등 부두규모가 들쭉날쭉이다.5만톤급보다 규모가 큰 부두는 10만톤급 석탄부두 한개선석이다.해양수산부가 중앙항만정책심의회를 거쳐 지난 2001년 12월에 확정, 고시한 군산항만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11년까지 부두가 건설되도록 돼 있으나 이를 본 항만관계자들은 혀를 내두르고 있다.이 기본계획대로 항만을 건설할 경우 무엇이 문제인가.현재 1만톤급은 수심이 9m, 2만톤급은 11m, 3만톤급은 12m, 5만톤급은 14m로 건설토록 설계기준이 마련돼 있다.그러나 5만톤급의 부두옆에 3만톤급의 부두가, 3만톤급의 부두옆에 2만톤급의 부두가, 그리고 2만톤급의 부두옆에 1만톤급의 부두가 건설될 경우 수심차이에 따른 뻘의 이동으로 수심 깊은 곳은 곧바로 메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경우 수심확보문제가 항상 대두됨으로써 군산항의 부두운영회사들은 선박이나 화물의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돼 준설을 해달라고 항상 아우성을 하게 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또한 해양수산부도 항만건설에 따른 투자의 효율성을 살리지 못하고 준설등에 따른 예산낭비를 자초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 뻔하다.군산항의 특성은 물론 선박의 대형화추세등을 고려치 않은 상식을 벗어난 항만기본계획이라는 비판이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 환경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등 중앙주요부처 관계자들로 구성된 중앙항만정책심의회가 국가미래발전을 위한 철학없이 책상에서만 앉아 군산항의 기본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문제는 이같은 항만기본계획이 발표됐고 시행되고 있는데도 군산해양청관계자들이 별다른 문제의식없이 그대로 시행하려고 하고 있고 군산지역항만관계자들도 이를 뜯어 고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한데 있다.향후 전북의 물류흐름에 있어 군산항만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군산항만은 군장국가산업단지는 물론 전북지역의 기업유치를 통해 군산은 물론 전북이 서해안시대의 주역이 되느냐 아니냐를 가름하는 사회간접자본시설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자산이다.현행 항만법상 항만기본계획은 10년단위로 수립하도록 돼 있으나 변경이 필요하면 변경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현행 항만기본계획대로 군산항이 건설될 경우 군산항은 갈수록 다른 항만에 비해 경쟁력을 잃게 된다.군산항만관계자들은 물론 시민들은 ‘군산항만은 곧 나의 자산이다’라는 인식하에 6부두가 5만톤급으로 건설된 만큼 먼바다방면으로 건설될 나머지 부두는 최소 5만톤급이상이 될 수 있도록 항만기본계획변경에 총력을 집주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점점 희끗해지고 듬성듬성 빠지는 머리카락, 늘어만 가는 허리둘레, 줄어드는 소득…. 이 모든 것과의 대면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마침내 피할 수 없는, 예전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노인'이란 새로운 존재로의 전환을 맞은 것이다. "집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운동으로 유명한 미국의 39대 대통령 지미 카터가 자신의 책 '나이 드는 것의 미덕'에서 한 말이다. 그는 재임기간중 치적만 놓고 보면 '실패한 대통령'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인권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국내정책의 실패와 외교분야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던 것이다.그러나 그는 퇴임후 오히려 더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 곳곳을 돌며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고, 활발한 자원봉사활동으로 가는 곳마다 대 환영이다. 가장 '성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그런 그도 나이 들며 느끼는 신체적 변화와 노인 등에 쏟아지는 편견 등으로 "나이 드는 것이 두려웠다"고 고백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그럴진대 필부(匹夫)들이야 말해 무엇할 것인가.지난해 이맘때쯤 전주노인복지병원을 취재차 들른 적이 있다. 전주시 삼천동에 자리한 도내 유일의 치매전문병원이다. 이곳에는 65세 이상의 치매와 중풍(뇌졸증) 환자 150여명을 수용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중증환자로 35%는 기초생활수급자여서 무료이지만 65%는 치료비와 간병비 등으로 매달 120만원 가량을 내는 유료환자였다. 보건복지부가 노년 삶의 질을 위해 전국에서 5번째로 설립해서 그런지 전망도 좋았고 시설이 깨끗했다. 모악산이 눈앞에 펼쳐져 외견상 노인을 위한 파라다이스처럼 보였다.하지만 병원내부로 들어가 보니 딴판이었다. 일부 활동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중증환자실에는 침대마다 식물인간 같은 환자들이 즐비하게 누워있었다. 파리한 형광불빛 아래 숨만 쉬는 모습이 고요한 바다속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하루종일 누운 상태에서 콧줄을 통해 미음만을 넘기는 모습에서 죽음의 냄새가 강하게 묻어났다. 원불교 교무인 이 병원 강대행 원장은 "환자들의 85%가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 이것을 뜯어 먹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줬다. 또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돌보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었다.한국보건사회복지연구원에 따르면 노인 10명중 8-9명은 노인성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21%인 80여만명은 치매 중풍 등에 걸려, 목욕 세수 식사 옷갈아입기 등을 혼자서 하기 힘들어 요양시설의 보호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중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보호를 받는 노인은 2만3천여명에 불과하다. 어찌 보면 요양시설에 있는 분들은 그래도 선택된 분들이다. 나 몰라라 방치되거나 집안에서 학대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런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도 20-30%는 자식과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한다. 부모가 죽어도 찾아오지 않는 자식들도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문제는 저소득층일수록 노인성 만성질환자가 많다는 점이다.병원을 나서며 나이 드는 것이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들이 바로 나의 부모요, 20-30년후 나의 자화상이었기 때문이다.2일은 유엔이 정한 노인의 날이었다. 곳곳에서 행사가 열리고 언론도 고령화에 대한 보도가 요란했다. 나이 드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죽을 수 있는 사회는 요원한 것일까.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문제로, 정부는 전북을 두번 울렸다. 한번은 1년2개월전 방폐장 유치신청을 받아줘,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울렸다. 그러더니 엊그제는 ‘사실상 포기’발표로 찬성주민들을 울렸다.정부는 이래저래 부안주민, 나아가 전북인을 두번씩 우롱한 결과를 낳았다. 일시적으로 한쪽이 환호할 때는 다른 한쪽의 눈물이 담보되었다. 결국 공수(攻守)만 바뀌었을 뿐 전북민심은 갈기갈기 찢기고 말았다. 가난하지만 평온하던 동네를 들쑤셔 놓아 반목을 키우고 자존심을 상실케 한 것이다. 그리고 전북인들에게 ‘전북은 아무 것도 되는게 없다’는 깊은 좌절감만 안겨 주었다.지역낙후를 반전시킬 절호의 기회로 알았던 찬성측이나 안전성 등을 의심하는 반대측이나 골 깊은 상처만 남긴 것이다.이게 누구 때문인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돌이켜 보면 부안사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무소신으로 갈팡질팡한 중앙정부나 그것을 믿고 따른 무능력한 지방정부나 모두 주민들에게 고통만 안겨 주었다. 시민단체 또한 우리가 처한 에너지 수급현실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진실에 좀더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특히 이번 사태에서 정부는 18년을 끌어 온 방폐장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접근했다. 안면도, 울진, 굴업도의 기억을 잊고 처음부터 관료적 타성을 버리지 못했다. 산자부 장관이 위도 주민들에 대해 현금보상이라는 말을 꺼내는가 하면 4개 지역 우선 추진, 주민자율에 의한 유치신청, 공모를 통한 주민투표 등 오락가락 정책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또한 대통령까지 나서 유치신청을 한 부안군수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찬성과 반대, 어느 한쪽으로 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했다.그로 인해 부안은 등교거부와 고속도 점거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갔다. 인구 2만여명에 지나지 않는 읍내에 8천명의 전경이 배치되는 살벌한 코미디(?)가 연출되었다. 핵반대 격렬시위로 42명이 구속되는 등 총 358명의 전과자를 양산했고 주민과 경찰 7백여명이 다치는 상처로 얼룩졌다. 부안 경제는 황폐해져 파시(波市) 끝난 후의 썰렁함을 연상케 했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정부는 공조직의 시스템 헛점을 드러냈다.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어디로 가고 열린우리당 국민통합실천위와 청와대, 지속가능발전위가 나서 백지화 수순을 밟아갔던 것이다. 이들은 환경단체와 반핵주민대책위 등 44개 단체로 구성된 반핵국민운동과 물밑접촉을 통해 부지선정 일정중단과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 부안 백지화 등에 합의했다. 어찌 보면 정부의 공식기구인 산자부나 전북도 부안군은 삐에로(어릿광대) 노릇을 한데 불과했던 것이다.이번 사태로 얻은 것이 있다면 주민들의 폭넓은 공감대 없이 추진하는 사업이 얼마나 무모한 결과를 남기는가 하는 점이다. 초보적인 민주주의 학습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른 셈이라고나 할까.이제 남은 것은 갈등과 분열로 찢긴 지역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이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지만 획기적인 민심수습책이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더불어 지원책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여기서 정부정책을 믿고있다 발등을 찍힌 지방정부나 반대 주민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서는 안된다. 이는 또 다른 불씨를 낳기 때문이다. 그 모든 몫은 당연히 정부의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는 전북인을 또 다시 울리지 말길 바란다.
“관광이란 무엇인가,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무엇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나. 자연을 자연그대로 숨쉬게 하는 것이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새가 많아지고 그러면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북한강에 떠 있는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을 도시의 찌든 때를 마구 배설하는 장소에서 문화와 휴식공간으로 만든 장본인인 강우현사장(51)의 말이라고 한다.그는 인간이 만든 상품을 팔지 않았고 달밤과 별밤을 팔았다. 그리고 그게 좀 시들어지면 새벽 물안개를 팔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추위에 약한 대만과 싱가포르 외국인들이 몰려오자 모닥불을 팔았고 나무를 쌓아 고드름을 팔았다고 한다.그는 이같은 경영으로 연봉 1천2백원에서 억대의 연봉자로 부상했고 남이섬을 침몰하는 섬에서 국제관광지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하루 평균 6백~1천명가량의 외국인이 남이섬을 찾고 있고 지난 2000년 연간 27만명에 불과하던 입장객이 올해는 1백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 대장도등 고군산군도를 일원으로 하는 군산국제해양관광지조성을 위한 기본계획안이 최근 발표됐다.이 계획안을 보면 거창하다. 공간적범위만도 8천5백79㎢인데다 시간적범위는 2004년에서 오는 2020년까지다.또한 신시도에는 터널이나 도로를 개설하고 섬과 섬사이에 2차선의 도로를 개설해 차량을 전면 또는 제한적으로 통행시키고 섬별로 많은 시설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신시도에 산림 노인휴양시설 숙박시설, 무녀도에 숙박시설 체육시설 마리나시설, 선유도에 숙박시설 공공편익시설 상업시설, 장자도에는 교육체험시설등이 그것이다.골프빌리지, 호텔, 위락시설, 콘도, 별장등이 들어서게 된다.도로 공사를 위한 사업비만도 계획안에 따라 1천여억원에서 3천4백여억원정도 소요된다.전북도는 내년말 관련절차를 거쳐 기본계획의 수립을 완료하고 오는 2007년부터 사업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고군산군도는 새만금방조제도로가 완공될 경우 연간 1천여만명이상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주된 휴식공간이 된다.그런 만큼 가장 우려되는 것도 환경파괴문제라고 할 수 있다.우선 당장 신시도에 터널을 개설하려고 하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다. 섬을 가로 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의 최고대상은 본래 모습 그대로 숨쉬게 하는 자연인데 굳이 섬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면서 터널을 뚫고 도로를 개설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신시도의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바다를 충분하게 조망할 수 있도록 섬주변의 일주도로를 개설하고 신시도와 무녀도에 2차선의 연륙교를 만들어 차량을 통행시키는 것다는 신시도에 선착장을 만들어 유람선으로 무녀도와 선유도 및 장자도를 오가게 하는 방안을 어떨지 생각된다.고군산군도는 처녀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같이 청초하고 청순하며 태초의 비경을 간직한 신선들이 놀던 관광의 보고이다.가장 중요한 점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고군산군도를 어떻게 국제해양관광지로 만드냐에 있다.“다른 한국의 관광지들은 어딜 가나 요란한데 여기는 조용해서 좋다”라며 남이섬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탄성섞인 발언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그리고‘ 소음을 리듬으로, 스쳐가는 경치를 운치’로 바꾼 남이섬 강사장의 의지도 반추해 볼만한 내용이다.
요즘 도정(道政)이 활력을 잃었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다는 얘기다. 굵직한 지역현안들에 짓눌려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환경문제에 발목을 잡힌데다 이해관계를 앞세운 이익단체들이 목청을 높이고 있어 더욱 그런가 싶다. 특히 새만금사업이나 방폐장, 동계올림픽, 김제공항 등 굵직한 국책사업들은 표류하거나 거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 도민들이 보기에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적 새만금이며, 언제적 동계올림픽이던가.GRDP(지역내 총생산) 등 타지역과 소득격차는 벌어지고 인구마저 190만명선을 겨우 넘긴 상황에서 도민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다. 아니, 전국 시도중 가장 못사는 동네에서 각종 국책사업으로 갈등과 분열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도지사는 지역사업의 아이템을 선정하고 추진하는 중심축이고 국회의원들은 그것을 중앙차원에서 이끌고 뒷받침하는 도민의 대리인들이다. 그런데 요새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손발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참여정부의 어법으로 말하자면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나 중앙정부를 설득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시민단체 등 민간을 아우르는 논리도 떨어진다. 지난 7월 지사와 국회의원, 시장군수 등이 참석한 워크숍도 가졌지만 인식의 차가 좁혀진 것 같지도 않다.13년을 끌어온 새만금사업만 해도 그렇다.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방폐장 문제와 함께 4대 갈등사업으로 분류했으나 이쪽에선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있다. 먼저 동진강쪽 2천만평을 복합관광레저단지로 개발하려는 구상이나 이곳에 골프장 540홀을 만드는 문제도 지난달말 총리에게 보고하기까지 도내 의원들은 금시초문이었다는 것이다. 방폐장 문제는 의원들이 아예 끼어들지 않으려는 금기사항 처럼 되어 있다. 강원도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2014년 동계오륜 유치도 마찬가지다. 강원도는 김진선 지사(한나라당)와 노무현대통령의 오른팔격인 이광재 의원(열린우리당·영월 평창)이 손을 잡고 막판 뒤집기에 들어갔다. 이들의 입김이 중앙정부나 체육회 등에 먹히고 있는 것이다. 당(黨)이 달라도 지역문제에는 하나가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의원들 사이에선 동계올림픽과 태권도공원을 빅딜하자는 얘기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김제공항과 공공기관 유치도 손발이 안맞기는 매한가지다. 김제공항의 경우 채수찬 의원 등 몇명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공기관유치는 강현욱지사가 RFT산업과 방폐장을 연계, 한전등을 끌어오려 하나 정치권에선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 정부는 신행정수도를 충남으로 옮기고 공공기관 이전에 충청권을 포함시켰다. 광주 전남에는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J프로젝트 등 노대통령이 직접 나서 ‘큰 판’을 벌이고 있다. 이웃 동네가 발빠르게 변신해 혁신의 흐름를 타고 있는데 우리만 제자리 걸음이다. 사실 강 지사는 청와대와 국회, 당내에 우군(友軍)이 많지 않은 편이다. 반면 도내 출신 의원들은“지사가 사전에 상의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만 하고 있다. 마음을 열고 공조(共助)의 길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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