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지난 20일(토) 순창고등학교(교장 서종권) 강당에서는 조촐하면서 도 이색적인‘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순창고에서 부설로 운영하고 있는 한글기초과정반 40여명의 학생(?)들이 까막눈이었던 자신들에게 한글과 산수 등을 깨우쳐준 이 학교 자원봉사 선생님들의 고마움에 대한 보답으로 마련한 자리.
이 학교는 작년부터 ‘새학교문화창조’실천항목의 일환인 특색 사업 학교로 지정돼 운영하고 있는 한글기초과정반은 지난해 5월초 7명을 대상으로 개강식을 가진후 현재는 55명이 출석 매주 나흘씩 밤 8시부터 2시간동안 한글과 산수, 한문, 영어 등의 기초과정을 가르쳐 오고 있다.
강의는 기초반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두차례 현장체험학습도 다녀오고, 한 달에 1∼2차례 관내 기관장, 사회단체장 및 의료인 등을 초청 각종 교양강좌와 건강강좌 등이 실시되고 있다.
한글기초과정반 반장인 김순남씨(55세)는 “우리 학생들의 평균 나이가 오십이다 보니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라가기가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중학과정 검정고시를 봐서 배우지 못한 한을 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한글기초과정반 담임을 맡고 있는 장교철 교사는 “농촌지역이다 보니 예상외로 한글을 모르시는 분이 많다”며 “처음엔 부끄러워 주저하고 망설였지만 지금은 신청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여건이 좋지 않아 전부 수용할 수 없고 특히 밤에 수업을 하기 때문에 면단위 학부모들이 참여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 교장은 인사말에서 “배우러 오신 분들은 대부분 농사를 짓거나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기도 하고 인근 공장에 다니신 분들이어서 몹시 피곤할텐데도 눈을 비벼가며 배우려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숙연한 마음이 든다”고 피력.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임득춘 군수는 “인근 면단위 주민들도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차량지원 등을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문 교육장도 “시종일관 가슴 뭉클한 감동적인 자리였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한편 요즈음 각 시·군마다 주부들을 대상으로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만 생활의 기본적인 한글과 셈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관심이 소홀한데 따뜻한 관심을 갖고 한글기초과정반을 마련 학생들에게 점점 각박해져 가고 있는 사제지간의 훈훈한 봉사와 보답에 대한 교훈을 보여준 행사였다는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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