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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화의 명수

“모든 사람에게 너의 귀를 주어라, 그러나 너의 목소리는 몇 사람에게만 주어라”라고 세익스피어는 말했다.

 

오늘의 정치인이나 사회 인사들에게 한 번쯤 음미해 볼만한 교훈이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즐기는 반면 듣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세미나를 비롯한 각종 회의에 참석할 때 가끔 느끼는 일이지만 발제자가 자기의 발표만 끝내고 자리를 떠난 다든지, 지정 토론자가 자기의 순번에만 착석하여 발언하는 경우를 가끔 보고 맥 빠질 때가 있다.

 

특히 정치적인 모임이나 자치단체의 대화 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다. 3시간이상 기다린 청중들 앞에 나타난 장본인이 시종 자기의 할 만만 장황히 늘어놓고 청중들의 말은 한마디 들어 볼 생각도 없이 바쁜 일정을 이유로 “미안합니다”하고 홀연히 떠나는 경우 그 모임의 효과성을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의회 정치에서 대화의 목적은 이해와 양보로서 상호 인간의 속성을 만족시키는 수단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호감을 만족시키는 방법으로서 듣기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마련이다. 듣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신은 인간에게 말하는 입은 하나지만 듣는 귀는 두 개를 만들어 주었는지 모른다.

 

사람은 타인에게 가장 호감을 느낄 때가 자기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 줄 때라고 한다. 그러기에 충실하게 듣는 자는 말만 하는 사람 이상으로 대화의 이득을 얻기 마련이다.

 

설득의 명수 소크라테스도 아테네의 청년들에게 “먼저 자네들이 말해보게. 그것으로 나는 판단할 테니까”라고 제의하였다 하며, 공자님도 자신이 화두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제자의 질문에 따라 강론하였다고 한다.

 

최근 노사간의 대화에 있어서도 사주가 노조 측의 요구 조건을 진지한 태도로 들어주면 차분한 분위기로 해결책을 찾기 마련이다. 대화에서 1시간 이야기했다면 2시간 상대자의 말을 들어주고, 3번 이상 머리를 끄덕거려 진지함을 표시할 때 그 상대자가 나를 따라주고 믿어주지 않을 리가 만무하다.

 

내 말보다 상대편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는 성숙된 모습을 다함께 만들어 갈 때이다./전북도의원 김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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