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미래를 준비하고 그 주역을 길러내는 의도적 활동이다.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에서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자주적, 창의적, 협동적 자질과 능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 아울러 행복한 현재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어떤 이는 우리 교육을 가리켜 ‘20세기의 교사가, 19세기의 교육 현장에서, 21세기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이 우리 교육의 전부를 폄하한 말은 아닐지라도 오늘날 우리 교육의 일면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 아닌가 한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 교육은 질적인 변화보다는 양적인 성장에 치중하여 왔다. 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통한 자아실현보다는 교육 연한에 비례하여 신분의 수직 상승과 안정된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막연한 신념으로 교육에 투자했다고 할 수 있다. 무계획적인 양적 팽창으로 인한 학교 교육의 질적 저하로 인하여 학교는 더 이상 지역 사회를 선도하는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주의의 도입에 의한 구조 조정-정년 단축, 학교 통폐합-이 몰고 온 농어촌 교육의 공동현상은 우리 교육에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 교육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으로 교직은 이제 선망의 직업도 아니요, 천직을 자부하는 교사를 찾아보기도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우수한 인력을 교육으로 유인할 수 있는 명분은 반감하고 말았다. 더구나 자녀들에 대한 학부모의 소승적 사고 방식 때문에 학교는 소신 있는 교육을 펼쳐 나가기를 꺼리고 있다.
제7차 교육 과정 개정의 주요 방향은 학습자 중심, 특성화, 자율과 책무성, 자유와 평등, 정보화, 질 높은 교육의 추구로 압축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세계 각국은 교육 환경 개선을 통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충실한 기초·기본 교육의 바탕 위에서만 무한 경쟁의 세계 속에 설 수 있는 유능한 한국인을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난 8월18일, 제13대 전북 교육감의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식을 전후하여 우리 교육 현실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정치판을 닮아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는 전북 교육의 앞날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제는 지연·학연을 초월하여 전북 교육이 알차게 발전할 수 있도록 응집력을 발휘할 것을 시대는 요구하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최상의 의사 결정 수단은 구성원 전체의 합일점을 찾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전원일치의 방법을 찾기 어려울 경우에 다수결의 원칙이 차선의 방법으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절대적인 방법으로 여기기 쉬운 다수결의 원칙에는 다수의 의견이 소수의 의견 위에 군림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다수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전북 교육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전북 교육의 책임자로서 밝힌 소신과 열정이 재임 기간 내내 식지 않기를 바라며, 그 동안 교육자로서 그 동안 쌓아 온 경륜과 철학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진정 교원과 학생, 학부모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 행정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유권자인 교원과 학부모들의 바람은 물론 직·간접으로 교육에 관계된 모든 이들의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헌신·봉사하는 교육 시책을 마련하고 그 실천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를 위하여 자신이 내세운 공약에 더하여 선거에서 패배한 나머지 후보들의 공약까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전북 교육 발전의 아름다운 전범을 보여 주기 바란다.
전북 교육이 미래 사회를 주도할 민주 시민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 가족의 힘과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한다.
행정 당국은 교육감이 제시한 시책들이 내실있게 추진되도록 교육 현장의 실정과 학생, 교사, 학부모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야 하겠다.
교원은 모름지기 교육의 주체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과거의 답습에서 벗어나 새롭게 탐구하고 실험하는 열정을 보여야 한다.
학부모는 내 자식만 잘 되기를 바라는 이기심을 버리고, 내조자요 협조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때 학교 교육은 정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제 새 천년 새 교육을 위해서 모두가 힘을 모을 때다.
/ 오태근(부안 동남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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