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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랑'이 함께하는 교육

교육학 용어중에 ‘하이로우의 실험’이 있다. 이는 원숭이들이 두개의 원숭이 인형중에서 철사로 만든 딱딱한 인형이 안고 있는 젖병은 거들떠보지 않고, 솜과 천으로 만든 부드러운 인형에만 몰려들었다는 심리학자 하이로우의 애정실험을 말한다. 이 실험을 토대로 교육학자들은 교사의 관심과 사랑이 학생들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찍이 교육학자 페스탈로찌도 ‘학생들에게 베푸는 교사의 사랑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교육의 수단’이라고 하였다. 조금은 다른 시각이겠지만 세계적인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사랑의 대상이 넓고 애정의 영역이 광범위한 사람만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노라고 자서전에 적고 있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었는가’에 대한 첫번째 대답으로 ‘사랑에 대한 정열’을 꼽는다.

물론, 페스탈로찌의 사랑은 아동을 변화시키는 동인(動因)인 반면, 러셀의 사랑은 인간 자신이 찾을 수 있는 행복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조금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두 위인들의 글에 담긴 행간의 뜻에서 우리는 중요한 교육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즉, 학교안에 존재하는 사랑은 학생들의 교육적 성과를 높이는 촉매제임과 동시에 교사들에게는 행복을 안겨주는 활력소라는 점이다.

몇 일전 모 일간지에 실린 부산 소재 어느 고등학교 교사의 헌신적인 제자사랑 이야기는 우리에게 남다른 시사점을 준다. 수학교사였던 김지환 선생님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뜨게 되자 그를 애도하는 학생들의 수많은 행렬이 화제가 되었다. 병원 개원이래 최다 조문 인파라는 기록이며, 그를 추모하는 행렬이 1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줄을 잇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감동케 하는 것은 ‘한번 제자는 영원한 제자’라는 그의 남다른 제자사랑과 참교육 실천을 위한 그의 헌신적인 생전의 모습이다. 그는 분명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등장하는 키팅 선생님보다도 더욱 훌륭한 선생님이며, 적어도 그의 제자들에게 있어서 만큼은 페스탈로찌, 러셀보다도 위대한 스승으로 남을 것이다. 그는 비록 짧은 생애를 비운에 마감하였지만 그의 삶은 가장 행복한 교사의 그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또한 그의 가르침은 수많은 제자들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남아 그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 가는 나침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온몸으로 사랑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그가 아닐지라도 우리 학교현장에는 수많은 훌륭한 교사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사도실천에 열정을 다하고 있다. 사랑이 있는 가르침에는 감동이 있고, 감동받은 학생은 새로운 세계로 웅비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눈물로 호소하고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 앞에 문제학생이란 있을 수 없다. 문제 학생으로 전락한 이들에게 오히려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이제 교육의 방향은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이 함께 하는 교육이야말로 교육개혁의 시발점이자 귀결점이다. 학교에서 문제는 사랑으로 접근할 때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다. ‘사랑으로 가득한 교육만이 인간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칸트의 메시지와 더불어 교육의 더 큰 보람과 사랑의 결실을 맺는 우리 학교·가정·사회를 가꾸어 나가자.

/ 문용주(전라북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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