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과 쑥"을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군신화의 호랑이와 곰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동굴에서 100일간 마늘과 쑥을 먹으면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말에 호랑이와 곰이 함께 마늘과 쑥을 먹었으나 호랑이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왔으나 곰은 끝까지 견뎌서 인간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마늘과 쑥만을 먹으라고 한다면, 그것도 생(生)으로 먹으라고 한다면 이보다 더한 인내와 고통이 있으랴 싶으나,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마늘빵(Garlic bread)이나 나이 드신 어른들이 좋아하는 쑥떡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한다면 호랑이가 도망가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가벼운 생각(?)도 든다.
마늘은 한의학에서는 대산(大蒜)이라고 하는데,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에서 재배되었고, 중동지방을 거쳐 기원전 2세기 경에 중국에 도입되었다고 하며,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은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적어도 고조선시대에는 오늘날과 같은 마늘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단군신화의 마늘은 지금의 마늘이 아니고 아마도 마늘의 친척 뻘인 토종의 달래나 산부추, 산마늘과 같은 것을 가리키는 것일 것이다.
이집트에서 발견된 기원전 1500년경의 파피루스에서는 두통이나 심신쇠약에 마늘을 약으로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히포크라테스도 마늘을 약으로 사용하였으며, 서양에서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 스테미너 식품으로 마늘을 먹어왔다. 다만 서양에서는 좀처럼 생마늘을 먹는 경우는 드문 듯하며, 구워서 먹거나 조리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마늘에는 독특한 향을 내는 '알리신'이라고 하는 성분이 있는데,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켑사이신'성분이 열에 강한데 비해 마늘의 '알리신'은 열에 매우 약하여 쉽게 파괴된다. 때문에 익혀도 매운 고추와 달리 마늘은 열을 가하면 매운 맛과 독한 향이 사라져 버리게 된다.
마늘은 재래종과 수입종으로 나뉘며, 재래종은 따뜻한 남쪽에서 나는 난지형(暖地型)과 중부 내륙지방에서 나는 한지형(寒地型)이 있으나, 점차로 토종의 마늘은 줄어들고 수입종의 마늘을 많이 재배하고 있다.
마늘은 냄새 한가지만 빼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하여 일해백리(一害百利)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기(氣)를 잘 돌게 해주고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해주며 풍한(風寒)을 없애고 기생충을 죽이며, 해독작용이 있고 부스럼을 낫게 하고 소화를 돕는데 사용한다.
마늘의 매운 맛은 열을 내는 작용을 하며, 속이 냉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병원성 박테리아는 마늘즙을 넣은 용액 안에서 죽게 되는데, 마늘이 지닌 강한 살균작용으로 인한다고 하겠다.
회나 삼겹살을 먹을 때에도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것은 여러모로 보아도 음식궁합으로도 무난하며, 박테리아로 인한 배탈을 예방할 수도 있는 지혜로운 식생활 방법이 될 수 있다.
뿐만아니라 암세포에 대한 항암효과도 많이 밝혀져 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 양현정 교수가 마늘의 주성분이 유방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세포실험을 작년에 발표한 바 있다. 마늘의 항암효과는 익혀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평소에 마늘을 즐겨먹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늘을 싫어하는 사람은 자극적인 맛과 나중에 남는 냄새가 문제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마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한데, 생마늘 대신에 마늘장아찌 등의 반찬으로 만들어준다든지, 익힌 마늘을 주는 것이 좋겠으며, 아주 오랜 기간동안 건강식품으로 또 정력제로 상복(常服)했던 유럽인들도 구운 마늘을 먹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마늘의 냄새를 없애기 위한 많은 방법이 있는데, 익혀먹는 방법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고, 생마늘을 먹기 전에 우유를 마시면 우유의 칼슘과 단백질 성분이 마늘의 강한 산성 성분을 흡수해서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밖에 시금치나 녹황색 야채를 함께 먹으면 냄새가 안나게 되며, 마늘을 먹은 후에라도 우유나 콩을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마늘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으뜸인 나라이다. 마늘을 즐겨먹는 우리 민족을 마늘냄새 난다고 하던 다른 나라에서도 오늘날에는 항암식품, 건강식품으로 다투어 마늘을 먹고있는 현실이다. 품질좋은 우리나라 국산 마늘을 늘 식탁에 올려놓고 가까이하며, 자녀들에게도 마늘의 좋은 점들을 알려주자. 건강한 삶의 기본은 결국 밥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 장인수 (김제 한방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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