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땅에서
참된 연애를 하려거든
목숨을 걸고 연애를 해야 한다 ..." 이광웅 시인의
<목숨을 걸고 中>목숨을>
사랑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
의 제목을 듣고 떠올린 詩다. 얼마나 사랑을 하기에 '죽어도 좋다'는 걸까? 목숨을 걸만큼 절박한 이유는 무얼까?
죽어도>
남자와 여자가 있다. 둘은 첫눈에 반해 신방을 차린 신혼부부. 간소하게 촛불 켜고 올린 결혼식. 부끄럽고 유쾌한 첫날밤. 두 사람의 얼굴이 찍혀있는 배게. 틈만 나면 뽀뽀. 때론 싸우고, 화해하는 일상의 부부다.
달력엔 1주일에 이틀 이상씩 꼭꼭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부부관계가 있던 날이다. 심지어는 '낮거리'라는 주석까지 꼼꼼하게 달아놓는다. 특별하다면 남자는 틀니를 닦는 일흔 세 살, 여자는 장구 치고 노래도 잘 부르는 일흔 두 살이란 점이다.
영화 <죽어도 좋아> 는 고령의 나이에 젊은 신혼 부부처럼 생활을 시작한 부부이야기다. 당장 내일이라도 인생의 시계에 마침표를 찍을 나이. 죽어도>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하고 우려하거나 비웃는 젊은이의 오만함에 영화는 일갈(一喝)한다. 노래를 배우고, 글자를 익히고, 사랑을 즐기는 이들은 노골적이고 원초적이다. 젊은이만큼.
감독은 TV용 다큐멘터리를 찍던 중 이 부부를 알았다고 한다. 주인공은 박치규(73), 이순예(72) 두 배우. 초짜 배우라 오버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들의 실제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동감 있다.
이 커플은 박중훈-최진실, 최민수-심혜진 만큼 아기자기한 결혼생활을 꾸린다. 사랑하는 장면과 싸우는 장면들은 한 컷으로 길게 가지만 시간을 잊을 정도로 밀도감이 있다.
디지털을 키네코(필름 외의 것으로 제작된 영상물을 필름으로 옮기는 작업)한 화면은 거칠고, 오디오 픽업과 믹싱문제로 관객은 두사람의 대사를 영어자막으로 이해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사는 생생히 살아 있다.
'죽어도 좋다'는 제목은 아직 젊기에 죽을 수 없다는 주제가처럼 역설적이다. 겨울에 사랑을 시작해 뜨거운 여름을 맞고, 부창부수의 청춘가를 완성한, 이 실버 신혼에게서 관객은 웃음과, 미소와, 찡함을 선사 받는다.
아름다움은 몸치장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도, 젊음은 나이에서만 오는 것도 아니다. 영화는 이러한 생각의 증거가 될 것이다. 사랑은 그 자체로 빛을 내고 젊음을 준다.
P.S) 이 영화가 칸느 영화제 비평가 주간 부문에 선정 되었단다. 비행기 값 벌었다. <죽어도 좋아> 는 첫 상영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처음 공개한 작품을 본 것이다. 행운! 죽어도>
/ 김 척 (前 전주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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