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동평화 구상 발표 가 임박한 가운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17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미래의 국가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강력히 비난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자살폭탄공격 예방을 내세워 요르단강 서안과 접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는 것이 '인종차별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라말라 지역의 학교들을 둘러보던 그는 우선 라이스의 발언과 관련, 기자들에게 '그녀는 우리가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도록 지시할 권리가 없다'면서 '우리는 국민들이 원하는 일만 수행하며 다른 누구로부터도 지시를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지난 주말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역 신문인 머큐리 뉴스 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부패하고 테러를 방조하고 있다면서 자치정부가 장차 팔레스타인 국가의 토대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아라파트 수반은 또 이스라엘이 전날 요르단강 서안을 따라 분리 장벽건설에 들어간 것과 관련, '시오니즘적 인종차별주의를 반영하는 끔찍한 침략행위'라고 비난했다. 아라파트 수반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장벽 구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전개하고 있는 군사작전이 아라파트 수반을 배제하고 새로운 팔레스타인 지도부를 등장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이스라엘 고위 관리의 발언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다비드 하샴 아랍 담당 보좌관은 '군사작전의 최종 목표는 아라파트를 밀어내고 팔레스타인측에서 모하메드 다흘란이나 아부 마젠, 아부 압바 스 등과 같은 새롭고 젊은 지도자들이 부상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다흘란이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치안부대장에서 물러난 올해 41세의 다흘란은 이에 대해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선출한 수반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스라엘측의 '내분 유도'를 일축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이 이번주중 팔레스타인 국가창설과 중동평화정착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 등 중동평화정착 방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과 임시 국경선을 갖춘 팔레스타인 국가의 조속한 출범에 관한 합의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불가리아를 방문중인 페레스 외무장관은 소피아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자신은 약 8주안에 팔레스타인 임시국가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군의 전면 철수가 선행돼야한다면 서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에브 에라카트 팔레스타인 수석협상대표는 최근 이스라엘군이 유엔결의 242호 및 338호에 따라 지난 1967년 중동전 당시의 국경지역으로 전면 철수하기를 바라며 이런 조건이 충족된 뒤에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창설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에라카트 수석대표는 특히 '잠정적인 해결책은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으며 우리 는 최종적인 타결을 바란다'고 거듭 강조, 이스라엘측의 양보를 촉구했다.
또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6일 각료회의에서 '잠정적이건 아니건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위한 여건이 적절하지 않다'며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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