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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게임에서 삶을 배운다, 프로게이머 이은경씨

 

 

게임아이 여성최강전 우승 등 프로 입문 후 받은 우승컵만 9개. 아이터치 베틀탑 대회 3주 연속 우승. 2001년 CNGL 동계리그 여성부 MVP. 인천방송 ‘열정게임 챔프’해설자.

 

삼성전자 ‘칸(KHAN)’주전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은경(24·전북대 전자정보공학부 3년)의 프로필이다.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스타크래프트 시장에서 당당하게 여성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 그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성 프로게이머 20여명 중 가장 오래된 경력을 자랑한다. 99년 7월 데뷔했으니 올해로 4년째다.

 

한때 길에서도 ‘어! 이은경이다’고 말할 정도로 유저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게임의 여왕’으로 통했던 그는 요즘 슬럼프다.

 

항상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다툼을 벌였던 그가 지난해 추계리그에서 8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당연한 결과죠. 게임에만 집중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데 학교까지 다니고 있으니까요. 게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한 탓이죠. 그렇다고 공부와 게임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학교 졸업’과 ‘프로게이머 활동’을 한꺼번에 이뤄내겠다는 그는 고교 졸업때 까지만 해도 ‘컴맹’이었다. 98년 전망이 밝다는 컴퓨터 분야를 공부하려고 컴퓨터과학과(전자정보공학부 전신)에 진학했다. 입학한 지 석달 쯤 지나 과선배가 하던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접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놀 수 있는 멀티게임인데다 게임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마음에 끌렸다. 전산실이 무대였고 스승은 과선배들. 학교앞 피시방 출입도 잦았다. 밤 새는 일도 허다했다.

 

99년 7월 인터넷게임 서비스업체 (주)베틀탑이 연 게임대회에 출전한 것이 프로세계로 접어든 계기가 됐다. 첫 출전만에 거둔 성적은 3위. 두달 뒤 또 3위에 오르자 매니저가 나타났다. 그때부터 프로 인생이 시작됐다.

 

게임비 걱정 없이 마음껏 게임을 즐기다 보니 성적도 부쩍 향상됐다. 같은해 11월엔 베틀탑 여성부 우승을 거머쥐었고 12월엔 제1회 한국여성게임대회 3위와 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 인기상을 수상했다.

 

“게임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상대를 먼저 제압하지 않으면 내가 당하고 마는. 게임때 마다 전혀 다른 새로운 상황에 맞딱뜨리게 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립니다.”

 

그의 아이디 ‘베리(berry)’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전략은 프로토스 질럿러시. “과선배들의 영향”이라는 그는 프로토스 유닛 콘트롤을 위해서는 많은 공력이 필요하지만 전략적 운용이 가능해 마음에 꼭 든단다.

 

셔틀 침투 등 게릴라작전을 애용하는 그는 끈질긴 승부욕과 자기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처음에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혼자서 서울로 올라와 정식 프로게이머의 길에 들어서자 가족들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적극적인 후원자로 바뀌었다는 그는 휴학하고 프로게이머로 활동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2년 6개월 동안 게임하다 느낀 것이 바로 ‘공부를 계속하자’였다.

 

지난해 초 서둘러 복학했다. 전공 대신 게임 시나리오와 마케팅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게임을 파고든 그의 집중력은 성적으로 이어져 장학금을 받았다. 하지만 학교생활이 거듭되며 게임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달 말에 동계리그가 열려요. 그 때 ‘베리는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는 그는 “공부도 열심히 해 프로게이머로 뛰면서 동시에 할 수 있는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길을 걷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게임해서 먹고 살겠냐”시던 아버지의 든든한 후원도 큰 힘이란다.

 

2003년 한해동안 ‘공부’와 ‘게임여왕 재등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신세대의 ‘문화전사’이자 ‘당당한 프로’로 우뚝 서는 이은경씨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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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묵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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