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출신이 서울 종로 인사동 중심거리에서 40여년째 고집스레 전통한지를 판매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인사동 사거리에 위치한 경일한지 백화점의 오경표 사장(65).
오 사장은 지난 6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전통문화의 중심지라는 인사동에서 한지판매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한때 값싼 중국산 화선지에 밀려 전통 한지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적잖은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는 다양한 제품개발과 판로개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면서 전통을 지켜내고 있다.
그는 한지에 대한 잠재수요에 비춰볼 때 한지산업은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양한 한지제품 개발을 통해 한지에 대한 씀씀이를 넓힌다면 전망은 매우 밝다고 했다.
그는 최근들어 웰빙바람이 불면서 한지의 사용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새집 증후군처럼 아파트내 벽지 등을 통해 배출되는 독성에 대한 문제점과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한지도배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한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한지 장판지, 황토를 섞은 한지 등 판매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공장주에 주문, 제품을 제작토록해 재고를 확보해 오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지 종사자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자신은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소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이런 그의 노력 덕분에 그를 찾는 고객들은 여타 업소에 비해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프랑스·독일·미국 등 해외에서까지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 등 한지판매업계에서 확실한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
그의 이같은 고집에는 집안내력에서 비롯됐다. 그의 조부와 부친은 고향인 완주 동상에서 직접 전통한지를 제작해 왔으며, 전주 한지업계의 대부(代父)로 불리는 전주 흑석골의 오동호씨는 그의 대부(大父)이기도 하다.
3대째 한지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들어 그의 아들이 자신의 사업을 물려받으면서 4대째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보존연한이 1천년이라는 우리의 한지는 1백년밖에 보존이 안되는 화선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면서 "우리 것을 보급시키면서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와 임실을 비롯, 안동과 원주 등 전국에 소재한 업체로부터 한지를 공급받고 있는 그는 "한지 제작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게 무척 안타깝다”면서 "전북의 경우 전통문화 계승차원에서라도 도가 나서 육성산업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아쉬워 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