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불빛속 다양한 변태영업
10일 후면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된 지 6개월째가 된다. 이 기간 동안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도내 대표적인 집창촌은 사실상 몰락했으나 은밀한 영업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23일 특별법 시행직후 잠시 위축됐다가 최근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군산지역 불법의 현장. 이제 음성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0년 9월14일 5명의 여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군산의 대표적 유흥가였던 대명동 화재사건. 2002년 1월29일 15명의 생명을 앗아간 군산 개복동 화재 참사. 2004년 3월23일 군산경찰관 4명의 미성년자와 집단 성매매 사건. 2004년 9월23일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2005년 3월10일 군산지역 유흥가의 흔들린 불빛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었다.
이날 오후 늦은 밤 군산시 경장동과 장미동, 나운동의 뮤직홀과 가요주점. 일부 택시기사들의 안내로 이뤄지는 불법 성매매업소와의 연결고리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였다.
한 택시기사는 “업소에서 3만∼5만원 정도의 소개비를 받을 수 있어 택시기사들 사이에 손님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위치만 달라졌을 뿐 대명동·개복동에서 영업형태와 똑같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미 이 같은 영업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성매매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장동 모 가요주점의 한 여성은 “1인당 10만원에 기존 맥주와 다른 저알코올 맥주를 판매하고 있고, 속칭‘2차(성매매)’비용으로 1만2천원을 별도로 받고 있다”면서 “일반 주점으로 위장하기 위해 노래방 기기까지 갖춘 채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명동과 개복동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변태영업을 하고 있고 직접적인 호객행위만 사라졌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들 신종 업소들의 업주들은 20∼30명 정도의 여성을 거느린 채 불법 성매매를 통한 이득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군산 대명동의 한 업소 여주인이 특별법 시행을 알면서도 자신의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여성들에게 모두 278회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한 뒤 이득을 챙겨 성폭력범죄의 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의 지속적인 감시대상인 집창촌과는 달리 법망을 교묘히 피하고 있는 이 같은 성매매 업소는 오히려 번창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도내 대표적인 집창촌인 속칭 전주 ‘선미촌’ 등지로 발길은 끊긴 반면 음성적인 성매매는 기승을 부리는 이른바 ‘풍선효과’라는 부작용이 팽배해지고 있다. 특별법 시행 6개월, 경찰을 비롯한 관계당국은 이제 ‘음지에서 성매매와의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집결지, 반드시 없어져야' 송경숙 전북성매매여성인권지원센터장
집결지(전업형 성매매업소 집결지)는 성매매를 금지하는 법을 사문화시키며 여성들의 인권과 생존권을 극심하게 착취하고 억압해온 대표적인 불법공간이다. 성매매업소에 유입된 여성들이 선불금 빚이 많아질수록 더욱 열악한 곳으로 매매되는데, 그 마지막 단계가 바로 집결지다.
지난해 9월 23일 성매매방지법 집행과 함께 경찰에 의한 강력한 단속이 이뤄지면서 전국적으로 집결지는 사실상 폐업 및 위축상황이 되었다.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 공창제가 실시되면서 사창이 형성되기 시작한지 100년, 윤락행위등방지법 제정(1961년)이후 묵인 방조되어온 지 40여년만에 이루어진 급격한 변화로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법의 실효성을 확보한 큰 성과중 하나로 평가된다.
정부는 법 제정 직후 ‘성매매방지종합대책안’을 통해 전국 69곳 집결지를 대상으로 하는 ‘2007년 단계적 폐쇄안’을 발표했고, 이를 위해 최근 ‘시범사업 정비법’을 입법화하고 있다. 이미 2003년 구의회를 통해 폐쇄를 결의한바 있는 인천 학익동 집결지가 지난 1월 철거에 들어가면서 집결지 폐쇄정책은 현실화 되고있다.
법 시행후 계속되는 소위 ‘부정론’ 즉, 집결지 여성들에 대한 생존권 박탈과 음성적 성매매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성매매방지법을 무력화시켜 지속적인 고수익을 챙기고자 하는 알선범죄 집단과 자신의 성적욕구를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면서라도 채우고자 하는 성매수자들의 목소리일 뿐이다.
주택가로 파고드는건 업주들이 단속을 피해 고용돼 있는 여성들을 이동하게 해 성매매 알선강요를 계속해 이윤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형적 성매매는 경찰 행정력의 보완과 수사의 전문성을 통해 지속적인 단속과 강력한 처벌로 근절시켜 나가야 한다.
업소에 남아있는 여성들은 성매매방지법과 정부의 자활지원정책에 대한 정보로부터 단절돼 있거나 왜곡된 정보를 듣고 있다. 여성들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현실적인 자활지원정책을 통해 ‘성매매아닌 삶’에 대한 비전이 구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어야 한다.
인천의 숭의동 집결지와 부산 완월동 집결지 여성들을 대상으로한 자활지원 시범사업이 지난해 12월에 시작돼 1년기간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여성들에게 6개월간 생계비지원(매월 37만원), 법률지원(민형사상 소송지원 등 250만원), 의료지원(300만원), 직업재활지원(매월 35만원), 창업자금대출(3000만원), 문화예술심리치료 등이 지원되고 있다. 정부는 2005년 집결지여성 1000명을 지원할 예산을 확보해놓고 자치단체와 집결지 여성들의 요구만 있으면 시범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집결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찰의 지속적이고 끈질긴 단속과 강력한 처벌로 업주들이 더이상 영업을 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게 해야한다. 동시에 자치단체는 집결지에 대한 도시재개발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자활지원 시범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법과 제도가 바뀌는것과 함께 문화와 인식도 달라져야한다. 우리사회가 성매매가 근절된 양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기 위해서는 법을 통한 강제 이전에 ‘성매매는 여성에 대한 성적착취’라는 인식전환을 통한 자발적 수요차단이 보다 확실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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