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강제규정 신설 어려워 '유명무실'
도내 각 자치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내 집 앞 눈 내가 치우기’를 골자로 한 ‘시민제설책임제’ 조례 제정이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집 주인 또는 건축물 관리자가 눈을 치우도록 강제할 규정 마련이 현행법상 불가능해 권고성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행정력 낭비를 초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빙판길 사고시 피해보상 책임을 시민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17일 ‘자연재해 대책법’을 개정해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 책임규정을 마련했다.
제설 책임규정은 집 주인 또는 건축물 관리자가 눈이 그친 때로부터 3시간 이내에 제설작업을 끝내도록 하고 있으며 일몰 후 밤 사이 눈이 내린 경우는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제설과 제빙작업을 끝내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제설작업을 않고 있다가 빙판길 사고가 나면 자기 집과 건축물 소유자, 점유자, 관리자 등의 책임 소재를 따져 민사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 법은 매년 기상이변으로 폭설이 증가하고 있으나 공무원만으로는 제설·제빙작업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시민제설책임제’ 조례를 제정해도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과태료 등의 처벌을 할 수 없어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할 소지가 크다.
상위법인 자연재해대책법에 건물주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어 조례에 강제규정을 둘 경우 그 조례는 상위법 위반으로 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건물주가 눈을 치우는데 필요한 염화칼슘과 모래 등 제설물품을 지원할 예산 마련도 쉽지않아 ‘내 집 앞 눈 내가 치우기’는 헛구호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조례 제정을 위해 타 시·군의 사례를 수집하고 있으며 작업이 마무리되는대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조례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며 “강제규정을 두지 않더라도 시민들 스스로 자기 집 앞 눈은 자기가 스스로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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