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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N 독자세상] 대혁이 아빠에게!

정성환(전주선화학교 교사)

지난번 병원에 가는 길이라며 선생님들께 인사드리겠다고 학교에 잠깐 들렀을 때,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어서 너무나 반가웠다.

 

그동안 결혼도 하고 말하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는 대견한 아들 대혁이까지 태어났다는 말에 내 일처럼 기뻤고, 또한 너를 통해 다른 친구들의 소식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병원 검사를 받는 이유가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로 너무나 머리가 아파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라고 했었지! 물론 그 말을 듣고 나름대로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만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하나 없는 직장에서 그동안 네가 얼마나 힘들게 직장생활을 이어오고 있을까 생각하니 이래저래 마음이 편치 않았어.

 

우리가 처음 만난 것이 아마 지난 97년이지.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또한 새로 온 교사들에게 마음의 문도 쉽게 열지 않는 너희들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는구나! 그래도 이러 저런 체육대회에 나가기 위해 운동장에서 함께 뛰면서 그 결과에 때론 서로 얼싸안고 기뻐하고, 때론 진한 아쉬움을 나누면서 조금씩 서로의 마음을 이해해 갔던 시간들이 지금도 생각하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구나!.

 

그래서 이었는지 작년에 다시 선화학교로 왔을 때, 가끔 학교에 들른 졸업생들과 반갑게 안부를 나누고, 결혼식 청첩장이나 돌잔치 초대장을 보내 올 때 마다 그래도 선화학교에서 보낸 지난 6년여의 세월을 잊지 않게 해 준 너희들이 오히려 고마웠단다.

 

언제인가 다른 학교 선생님이 묻더라! “그런 학교에 있으면 제자들이 있냐고?” 물론 너희들이 비록 다른 학교 선생님들의 제자처럼 의사나 판?검사가 되어 찾아 올 수는 없다고 하여도 나는 너처럼 그 누구보다 열심히 직장생활하고 또한 가정을 이루어 든든한 남편이요, 믿음직한 아빠가 된 내 제자들이 더 자랑스럽다. 다만 네가 오늘도 처자식을 위해서 흘리는 굵은 땀방울조차도 단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대접해 주지 않는 이 사회의 지독한 차별과 편견만큼은 용납할 수가 없다.

 

아마 네 집사람이 서울에서 시집와 이곳에 친구들이 없어서 외로워한다고 했었지! 지난 번 약속처럼 시간이 되면 꼭 우리 집에 놀러와 이젠 남자로서 소주잔도 기울이면서 사는 얘기도 함께 나누고 싶구나!

 

나의 자랑스러운 제자 진이야! 우리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열심히 살아보자. 그럼 항상 건강하길 바라면서 진이 화이팅!!! 대혁이 아빠 화이팅!!!

 

/정성환(전주선화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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