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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왕의 남자 그들만의 잔치인가? - 라경균

라경균(법학박사,원광대 초빙교수)

‘흥주 팔백년 왕한 사백년’이라는 말이 있다. 주나라와 한나라는 각각 팔백여년과 사백여년간의 긴 태평성대를 누렸다는 말이다.

 

이는 훌륭한 참 지도자와 탁월한 명참모, 명장들이 왕의 남자로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주나라의 부국강병과 참 지도자를 선택하기 위하여 왕권까지 버린 태백과 우중 같은 인물이 있었기에 무왕은 태공망 여상을 군사로 삼아 소공과 주공 등과 함께 선정을 베풀어 민심을 모으고 군대를 정비하여 주지육림 속에 빠져 포학해진 은나라 주왕을 응징함으로써 주나라의 대업을 달성하여 천자가 되었다.

 

이후 팔백여년,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여 중국 역사상 최초로 통일국가를 이룩하여 봉건제를 폐지하고 군현제를 실시하여 강력한 중앙집권체제를 확립하였으나 만리장성의 대공사와 역사상 유례없는 분서갱유를 단행하고 아방궁 건설 등으로 욕심 만큼이나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단명의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중원엔 다시 항우의 초나라와 유방의 한나라 간에 어지러운 말발굽 소리가 진동하게 되어 천하를 다투게 된다. 마침내 유방은 영특한 소하, 장량, 한신 등의 힘을 얻어 해하의 싸움에서 항우의 창을 꺽고 천하를 지배한다.

 

허나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 되는 것! 한고조 유방의 천하통일 후 사백여년이 지나 위.오.촉 삼국의 분열이 시작된다.

 

촉의 유비는 관우.장비.제갈량.조자룡 등이, 위의 조조는 순욱.양수.사마의.하후돈 등이, 오의 손권은 주유.노숙.황개.육손 등의 명책사와 명장수가 있었기에 천하를 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사는 만사라고 했던가? 옛 중국사를 통하여 참 지도자는 친소관계를 떠나 널리 인재를 구하여 적재적소에 등용함으로써 천하를 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의 올 한해는 유독 왕의 남자 이야기가 장안의 큰 화제 거리로 연일 시끄럽다. 하나는 1000만명 이상의 최대 관객 동원과 대종상 싹쓸이 등의 영화 왕의 남자고 또 하나는 노대통령과 왕의 남자들이다.

 

이해찬 전 총리를 필두로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이종석 통일부장관, 내정 단계부터 각계의 반대 의견이 많았음에도 인사를 강행하여 오늘날 도덕적 자격시비가 제기돼 사퇴한 김병준 교육부총리,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내정설, 정연주 KBS사장 연임설, 2004년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 후 환경부장관에 앉혀 명망을 키워 이번 5.31지방선거에 대구시장 후보로 내보냈으나 또 떨어진 이재용 전 장관을 한 해 24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며 국민 보건을 책임지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에 ‘위로선물’로 주겠다는 설 등등......

 

노 정권은 제식구 챙기기의 돌려 막기식 코드인사로 국정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진정 국민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안 듣나, 아니면 못 듣나. 왕과 왕의 남자들 그들만의 잔칫상을 벌리려는지 정말 가슴 답답하다. 4500만의 대한민국 국민 중 현자와 인재는 다 어디 갔냐고 묻고 싶다.

 

인사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하지마는 널리 인재를 찾아 고루 등용하는 국가적 인사이어야 하지 대통령의 사적 인사가 되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수 없다.

 

노대통령은 지난 주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라고 하는데 코드가 안 맞는 인사를 하면 잘 된다는 것이냐, 코드가 나쁘다 낙하산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 공보 수석실에서는 인사 시스템에 의한 인사라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오작동 했나? 실험가동 했나?

 

국정에는 전 국민을 담보로 오작동도, 실험가동 등의 예행연습이란 있을 수 없다. 오직 국민을 위한 실전만이 있을 뿐 이다.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조기 경계경보가 울렸으니 우물쭈물 늑장 대응하지 말고 노대통령과 왕의 남자들은 스스로가 1년 반의 임기 동안 국민들을 불안케 하지 말고 국민지지 속에 마칠 수 있도록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라경균(법학박사,원광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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