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강(江)을 끼고 일어나는 국가나 지역간 분쟁은 하천 물을 어느 쪽이 먼저 차지하느냐 하는 다툼에서 비롯됐다.대표적인 분쟁지역이 중동지역이다.전 세계에서 2개국 이상을 끼고 흐르는 214개 하천은 언제라도 물 사정이 악화되면 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지뢰밭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13억8500만㎥로 이 가운데 97.4%는 바닷물이며,담수는 2.4%에 불과하다.그나마 담수의 상당량은 지하수 형태이거나 이용이 어려운 곳에 존재하고 있다.여기에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등으로 물 소비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물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엔 세계 물위원회는 수년전 부터 ‘2025년이면 세계 인구 3명중 1명꼴인 약 27억명이 물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세계은행 부총재인 이스마엘 세라젤딘도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21세기의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과거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재로 여겼던 물이 이제는 개발과 관리를 위해서 엄청난 투자와 기간이 필요한 공공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같은 경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연간 평균 강우량은 1274㎜로 세계 평균치 보다는 많지만 조밀한 인구 때문에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치의 9%에 불과하다.게다가 올해처럼 7∼ 8월에 연간 강우량의 70% 정도가 내리기 때문에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유엔이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물의 중요성이 산업적 측면에서 크게 부각되면서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단어인 ‘물 산업(産業)’이 각광받고 있다.지난주 뉴욕타임즈는 석유보다 더 큰 이득을 안겨줄 수도 있는 새로운 산업인 물 산업에 세계 유수의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수자원 관련 설비및 서비스가 주류인 물 산업은 이미 세계적으로 4000억달러 규모 시장이 형성돼 있고,물 사정이 좋은 미국에서도 2010년 까지 1500억달러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물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동력으로 내다본 전망과 상업적 감각이 예사롭지 않다.지난 2월 ‘물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한 우리 정부와 기업도 이같은 세계적 흐름에 하루 빨리 적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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