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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계좌추적 압수수색영장 신중해야

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원의 기각률 역시 1%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계좌추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 현황’에 따르면 전주지검이 최근 4년간 청구한 계좌추적 압수수색영장은 모두 2,851건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713건, 한달 평균 60여건씩 계좌추적을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셈이다. 영장청구 건수도 최근 4년간 2배에 이를 만큼 급격한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법원의 기각률은 평균 1%도 채 안된다. 2001년과 2004년에는 각각 청구된 401건과 674건중 단 한건도 기각되지 않고 모두 발부됐다. 기각률은 2002년 0.4%, 2003년 2.6%, 지난해에는 0.4%이다. 특히 영장발부에 엄정한 심사방침을 밝힌 올들어서도 775건중 7건(0.9%)만 기각됐다.

 

물론 검찰과 법원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영장을 청구하고 발부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의심되는 사안까지도 압수수색, 계좌추적에 의존하는 건 개인의 인권 및 금융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고, 수사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검찰은 증거를 확보한 뒤 그 증거를 근거로 수사해야지 미비한 증거와 심증만 가지고 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 등을 남발한다면 수사편의주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기각률에서 보듯 법원도 압수수색 영장을 수사편의에서 발부해 주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을 의식해야 한다. 인신구속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판사들이 사람을 구속하는 것을 사무처리로 생각하는데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족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다"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언급처럼 당사자의 아픔을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구속됐다 무죄로 석방된 이병학 부안군수의 사례가 잘 말해준다.

 

범죄혐의를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은 불가피하지만, 의심만 있어도 영장이 청구되고 발부된다면 개인의 금융사생활이 알몸을 드러내듯 침해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런 폐단 때문에 대법원이 지금 계좌추적이나 증거물 확보에 필요한 압수수색영장 가이드라인을 마련중이다. 개인의 금융사생활에 대한 무분별한 침해가 예방될 수 있도록 보다 엄격해진 심사내용과 기준이 가이드라인에 담겨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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