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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종사건 초동수사, 이리 허술해서야

지난 9월28일 익산에서 발생한 여약사 황모씨 실종사건은 결국 단순실종이 아닌 납치사건이 확실해지고 있다. 실종 당일 밤 황씨 약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은행에서 황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2백여만원이 인출된 사실과 용의자의 모습이 은행 폐쇄회로(CCTV)에 찍혔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같은 사실을 사건이 발생한지 무려 44일만인 지난 10일에야 밝혀냈다. 그러고도 열흘이 지난 엊그제 22일에야 용의자 모습을 언론에 공개하는등 뒤늦게 공개수사 체제를 갖추었다.또한 사건 발생후 황씨가 타고 나간 차량이 삼례읍에서 목격돼 경찰에 신고됐는데도 이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던 사실도 아울러 밝혀졌다.

 

경찰의 이같은 초기대응은 수사의 가장 기초인 초동수사를 소홀히 해 사건 해결의 장기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질책받아 마땅하다. 경찰은 가족이 신고한 5장의 신용카드에 대해서만 인출내역등을 조회했다고 변명하고 있는 모양이다. 참으로 어이없는 변명이다. 요즘처럼 모든 금융업무가 전산처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치’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했으면 먼저 실종자의 모든 금융거래 내역을 치밀하게 추적하는게 기본이 아닌가. 수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상식이다.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44일만에야 거래내역과 용의자 모습을 찾아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초동수사의 결정적 실수인 셈이다.

 

황씨 차량이 목격되고 CCTV화면이 확보된 뒤에는 바로 용의자를 공개했어야 했다. 황씨의 안전을 생각해 가족의 동의를 구해 공개를 미뤘다는 변명 또한 궁색하기 짝이 없다. 이미 황씨의 사진이 실린 전단이 배포되면서 사건이 공개된 상황에서 경찰의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CCTV에 찍힌 용의자의 모습이 비교적 선명해 진작 공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까지 든다.

 

경찰이 황씨 실종 직후 합심위원회를 열고 납치쪽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초동수사 부터 허점을 보여서야 노력은 빛이 바랠 수 밖에 없다. 지금 도내에서는 지난 6월 전주에서 발생한 여대생 실종사건도 6개월째 오리무중인 상태다. 혹시 이 사건도 초동수사 단계에서 소홀한 점은 없었는지 다시 철저하게 점검해보기 바란다.

 

용의자 모습이 공개된 상황에서는 시민들 협조가 필수적이다. 범인을 조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활발한 제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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