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한의과대학 동아리 '무침세상' 병의원 없는 농촌마을에 건강 선사
“학교에서 배운 의료지식을 의료혜택을 못 받는 농촌 노인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봉사에 나섰습니다.”
병원도, 의원도 없고 의료시설이라곤 보건소와 약국 한 곳만이 있는 농촌지역에 한의학과 대학생들이 방학시간을 쪼개 의료봉사활동을 나왔다.
지난 31일 임실군 신풍면 문화회관 2층 회의실. 고단한 농사일에 지친 몸을 달래려 침을 맞고 뜸을 뜨러 찾아 온 노인 40여명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노인들 곁엔 20∼30대 예비 한의사들이 문진을 하고 맥을 짚으며 노인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날 어깨 결림으로 침을 맞고 있던 배점례씨(62)는 “매일같이 아프지만 근처엔 의원이 없어 차를 타고 임실이나 관촌까지 나가야 한다”며 “버스도 하루에 2∼3번만 운행해 병원치료를 거르는 날도 많다”고 말했다.
40여명으로 구성된 우석대 한의과대학 동아리 ‘무침세상’(침이 필요 없는 세상, 즉 아픈 사람이 없는 세상을 뜻한다)이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된 농촌 지역에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1996년.
올해로 12년째 방학과 학기중 주말을 이용해 의료활동에 나서고 있다. 침, 뜸, 부황 시술과 더불어 한약제조까지 드는 비용은 고스란히 동아리 회원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일까지 3박4일. 회원들은 이 기간동안 식사를 미리 준비해 온 재료로 직접 해결하지만, 노인들이 고마운 마음으로 마련한 점심까지는 거절하지 못한다.
요통, 슬통, 어깨 결림 등 오래된 병을 안고 찾아오는 노인들이 하루에 100∼200여명.
무침세상과 함께 농촌의활을 진행하는 전북도립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는 “이들의 의료봉사활동이 생활과 문화, 건강에서 소외된 어른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외부의 방문이 뜸해 한적한 농촌마을들이 이들의 활동으로 활기를 찾는다”고 말했다.
의활에 나선 문정희씨(23·여)는 “노인들의 증상을 진료하고 치료하면서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며 “이 곳 노인들이 앓고 있는 질환은 대부분 만성적인데 며칠 와서 잠깐 치료하고 가는 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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