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여중고 졸업...많은 여성 용기내 학교 다녔으면...
김윤덕·효녀씨 자매. 7일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교장 김형남)를 졸업한 이들 자매는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 7남매나 되는 대가족에 가정형편까지 어려워 형제들중 자매가 학업의 기회를 양보해야 했다. 지금까지 건강하고 밝게 생활해왔다. 단란한 가정도 꾸렸고 아이들도 반듯하게 키웠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 공부에의 미련은 남아있었다.
“언니가 소원 풀어주겠다며 학교 원서를 가져왔어요. 언니 덕분에 용기를 냈지요.” 성인여성들을 위한 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윤덕씨가 원서를 2장 준비했다. 자매는 나란히 학교에 입학했고, 또 나란히 졸업했다.
학교생활은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다. 효녀씨는 “공부를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도전의식도 강해졌다”고 말했다. 스스로 책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학교에 다니며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재하고 있던 피해의식도 떨쳐버렸다. 물론 기억력 감퇴탓에 어려움도 겪었다. 팔에 통증이 올 정도로 필기를 하며 암기했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렸다. 시험기간이면 아이들의 개인지도까지 받았다. 그래도 효녀씨는 한문자격증도 땄다. 앞으로 더 공부해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하는게 소원이다.
공부는 누가 더 잘했을까. 동생은 언니가, 언니는 동생이 나았다고 서로 추켜세운다. 효녀씨는 “침착하고 사려깊은 언니가 학교생활도 모범적이었다”고 하는데, 윤덕씨는 “재치있고 총명한 동생이 학교에서 돋보였다”고 한다.
자매는 최근 3년을 “내 생애 최고의 시절”이라고 말한다. 또 앞으로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현재 내 자리에 만족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도 깨달았다.
“학교에서 얻은게 너무 많아요. 그동안 학교다닌다고 소문내지 않았는데, 저희들 이야기를 보고 더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 학교에 들어올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졸업식장을 나서는 자매는 서로가 대견하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한편 7일 오전 10시 전주시 송천동 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제7회 졸업식에서는 중학교 과정에 47명, 고등학교 과정에 43명이 졸업했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생 중 50%는 대학에 진학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